해제권 행사 여부의 최고, 정해진 기간 안에 답하지 않으면 해제권을 잃는다
해제권 행사 여부의 최고, 정해진 기간 안에 답하지 않으면 해제권을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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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제권 행사 여부의 최고, 정해진 기간 안에 답하지 않으면 해제권을 잃는다 

강대현 변호사

계약 상대방에게 채무불이행 등 해제 사유가 생겼는데도, 그 상대방이 해제할지 말지 좀처럼 결정을 내리지 않아 계약 관계가 붕 떠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해제권을 가진 쪽은 느긋하게 시간을 끌 수 있지만, 반대편 당사자는 계약이 유지될지 소멸할지 알 수 없어 다른 거래도, 이행 준비도 섣불리 진행하기 어렵습니다. 민법은 이런 불안정을 해소하기 위해 상대방에게 "확답을 요구할 권리"를 따로 두고 있고, 정해진 기간 안에 답이 오지 않으면 해제권 자체가 사라지도록 못박아 두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해제권 행사 여부의 최고가 어떤 요건으로 작동하는지, 상당한 기간은 어떻게 정해지는지, 그리고 최고로 해제권이 소멸한 뒤에도 다시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경우는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해제권을 둘러싼 법적 불안정 — 최고 제도가 필요한 이유

해제권은 상대방의 승낙 없이도 일방적인 의사표시만으로 계약관계를 소급적으로 소멸시키는 형성권입니다. 이행지체나 이행불능 같은 채무불이행이 발생하면 그 즉시 상대방에게는 법률이 정한 요건에 따라 해제권이 생기는데, 문제는 해제권자가 이 권리를 언제까지 행사해야 하는지에 대해 계약서에 아무런 정함이 없는 경우가 훨씬 많다는 데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제권 발생 이후 무한정 시간이 지나야만 소멸하는 것도 아닙니다.

이 공백 상태에서 가장 곤란해지는 쪽은 오히려 해제권을 갖지 못한 상대방입니다. 계약 상대방 입장에서는 자신이 채무불이행을 저질렀다는 사정이 있어도, 상대가 해제를 택할지 이행을 계속 요구할지 알 수 없으니 후속 거래처를 구하거나 목적물을 다른 곳에 처분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기가 어렵습니다. 계약이 살아있는지 죽어있는지 모르는 상태로 시간만 흘러가는 셈입니다. 이런 불합리를 해소하기 위해 민법은 해제권행사여부의 최고권이라는 별도의 제도를 두어, 불안정한 지위에 놓인 상대방이 먼저 나서서 결론을 강제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두었습니다.

해제권자가 결정을 미루는 동안 불안정한 지위에 놓이는 것은 오히려 상대방이다 — 최고 제도는 이 상대방에게 결론을 강제할 권리를 준다.

민법 제552조의 요건 — 누가, 언제, 어떻게 최고하는가

민법 제552조(해제권행사여부의 최고권)는 "해제권의 행사의 기간을 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상대방은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해제권행사여부의 확답을 해제권자에게 최고할 수 있다"고 정하고, 이어서 "전항의 기간내에 해제의 통지를 받지 못한 때에는 해제권은 소멸한다"고 규정합니다. 조문의 구조를 뜯어보면 요건은 세 가지로 정리됩니다. 첫째, 계약이나 법률에 해제권 행사기간이 별도로 정해져 있지 않아야 합니다. 둘째, 최고를 하는 쪽은 해제권자가 아니라 그 상대방이어야 하고, 상당한 기간을 명확히 정해 확답을 요구해야 합니다. 셋째, 그 기간 안에 해제하겠다는 통지가 상대방에게 도달하지 않아야 소멸의 효과가 발생합니다.

여기서 최고를 보내는 주체와 받는 주체를 혼동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채무불이행을 저질러 상대에게 해제권을 발생시킨 쪽이, 오히려 그 상대(해제권자)를 향해 "해제할 것인지 답해달라"고 최고를 보내는 구조입니다. 실무에서는 매매대금 지급이 지연되거나 목적물 인도가 늦어지는 등 이행지체 상태가 길어질 때, 계약 관계를 정리하고 싶은 쪽이 상대방에게 이 최고를 보내 교착 상태를 끊어내는 방식으로 많이 활용됩니다. 최고의 방식 자체에 법률상 제한은 없지만, 상당한 기간을 정했다는 사실과 그 기간이 상대방에게 도달했다는 사실을 뒤에 입증해야 하므로 구두보다는 서면, 특히 내용증명우편을 이용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상당한 기간을 어떻게 정하나 — 법원이 보는 기준

조문은 "상당한 기간"이라고만 정해 놓았을 뿐 며칠이라는 구체적인 일수를 못박지 않았습니다. 상당한 기간인지는 계약의 성질, 목적물의 특성, 확답을 하는 데 필요한 검토 시간, 당사자 사이의 종전 거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개별 사안마다 판단됩니다. 단순한 금전지급 여부만 확인하면 되는 계약이라면 비교적 짧은 기간으로도 상당하다고 인정될 수 있는 반면, 목적물의 인도·검수까지 확인해야 하거나 제3자와의 관계가 얽혀 있는 계약이라면 그만큼 더 긴 시간이 필요하다고 볼 여지가 큽니다.

실무에서 최고를 보내는 쪽은 지나치게 짧은 기간을 정해 상대방이 사실상 답할 기회조차 갖지 못하게 하는 방식을 피해야 합니다. 형식적으로는 최고를 했더라도 정한 기간이 객관적으로 지나치게 짧다면, 그 기간이 지났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해제권 소멸의 효과가 발생한다고 보기는 어렵고, 통상 상당하다고 인정될 수 있는 기간이 경과한 시점부터 소멸의 효과를 따지는 방향으로 다투어질 수 있습니다. 최고를 받는 해제권자 쪽에서도 정해진 기간이 지나치게 짧다고 판단되면, 그 부당함을 서면으로 지적하면서 필요한 검토 시간을 확보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확답이 없으면 벌어지는 일 — 해제권 소멸의 효과

최고를 받은 해제권자가 정해진 기간 안에 "해제하겠다"는 통지를 상대방에게 도달시키지 못하면, 민법 제552조 제2항에 따라 그 해제권은 그대로 소멸합니다. 여기서 실무자가 자주 놓치는 지점이 통지의 기준입니다. 민법 제111조가 정한 도달주의 원칙상, 기간 안에 우편물을 발송하기만 해서는 부족하고 그 통지가 실제로 상대방에게 도달해야 기간을 준수한 것으로 인정됩니다. 발송일만 믿고 있다가 우편이 늦게 도착하면 기간 도과로 해제권을 잃을 수 있으므로, 여유를 두고 서둘러 통지를 보내야 합니다.

해제권이 소멸하면 그 사유를 근거로는 더 이상 계약을 해제할 수 없고, 계약관계는 확정적으로 유지된 것으로 처리됩니다. 해제권자는 이제 해제가 아니라 상대방에게 원래의 채무 이행을 계속 청구하는 방향으로만 대응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최고를 보낸 상대방 입장에서는 계약이 살아있다는 점이 확정되므로, 더 이상 해제 여부를 둘러싼 눈치싸움 없이 이행 준비나 후속 절차를 진행할 수 있게 됩니다.

이 소멸 효과는 그 사유에 의한 해제권에만 미친다는 점도 함께 짚어둘 필요가 있습니다. 최고를 보낸 상대방이 최고를 하면서 여러 사유를 함께 적었다면, 그 사유들 각각에 대해 확답이 없었는지를 따로 살펴야 하고, 일부 사유만 최고에 포함되어 있었다면 포함되지 않은 사유에 대해서까지 해제권이 소멸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최고문을 작성할 때 어떤 사유를 근거로 확답을 요구하는지 구체적으로 특정해 두어야 나중에 소멸 범위를 둘러싼 다툼을 줄일 수 있습니다.

통지는 발송이 아니라 도달을 기준으로 기간 준수 여부를 따진다 — 발송일만 믿고 미루면 기간 도과로 해제권을 잃을 수 있다.

최고 이후에도 다시 해제할 수 있는 경우 — 새로운 해제사유

최고로 특정 사유에 의한 해제권이 소멸했다고 해서, 그 계약 관계에서 앞으로 영원히 해제를 할 수 없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 2005. 12. 8. 선고 2003다41463 판결은 최고에 의해 해제권이 소멸하더라도 그 이후 새로운 사유로 발생한 해제권까지 함께 소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밝히고 있습니다. 즉 최초의 이행지체를 이유로 한 해제권이 최고로 사라졌다 하더라도, 그 뒤 상대방에게 또 다른 채무불이행이나 별개의 해제 사유가 생긴다면 그 새로운 사유를 근거로 다시 해제권이 발생하고, 이를 행사하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습니다.

이 법리가 실무에 주는 의미는 분명합니다. 최고로 해제권이 한 번 소멸했다는 사실이 계약 상대방에게 면죄부처럼 작용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계약이 유지되는 것으로 확정된 이후에도 상대방이 이행을 계속 미루거나 또 다른 방식으로 계약을 위반한다면, 그 새 사실관계를 근거로 별도의 최고나 해제 절차를 다시 밟을 수 있습니다. 다만 이때도 "동일한 사유의 반복"인지 "진짜 새로운 사유"인지를 구분해야 하므로, 처음 최고를 보낼 때 어떤 사유를 근거로 삼았는지 그 경위를 기록으로 남겨 두는 것이 이후 분쟁에서 유리합니다.

약정해제권에도 적용되는 최고 제도

민법 제552조는 법률 규정에 따라 당연히 발생하는 법정해제권뿐 아니라, 당사자가 계약서에 "이러이러한 사유가 생기면 해제할 수 있다"고 스스로 정해둔 약정해제권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됩니다. 약정해제권은 발생 원인이 당사자의 합의라는 점에서 법정해제권과 다르지만, 일단 발생한 뒤에는 행사 방법이나 효과에서 법정해제권과 다르게 취급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 계약서에 해제 사유만 정하고 행사기간을 정하지 않았다면, 그 사유가 실제로 발생한 뒤에도 상대방은 552조에 따라 최고를 보낼 수 있습니다.

  • 반대로 계약서에 "해제권은 사유 발생일로부터 O개월 내 행사한다"처럼 행사기간을 명시했다면, 552조의 최고 절차 없이 그 정해진 기간의 경과만으로 곧바로 해제권이 소멸합니다.

  • 따라서 계약서 작성 단계에서 해제 사유와 함께 행사기간까지 구체적으로 못박아 두면, 이후 최고 여부를 둘러싼 다툼 자체를 줄일 수 있습니다.

해제권 제척기간과의 관계 — 최고가 없어도 소멸하는 경우

최고에 의한 소멸은 상대방이 적극적으로 최고를 보내야 작동하는 절차입니다. 그런데 상대방이 아무런 최고를 하지 않고 그냥 시간만 흘러갈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에도 해제권이 영구히 살아있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 2014. 6. 26. 선고 2013다63356 판결은 해제권이 형성권이라는 성질상 당사자 사이에 행사기간을 약정한 경우에는 그 기간 내에, 약정이 없는 경우에는 그 권리가 발생한 때로부터 10년 내에 행사해야 하고, 이 기간을 넘기면 제척기간의 경과로 해제권이 소멸한다는 법리를 밝히고 있습니다.

결국 해제권을 소멸시키는 경로는 두 갈래입니다. 상대방이 552조의 최고를 보내 상당한 기간 안에 확답을 받지 못하는 경로, 그리고 아무도 최고를 하지 않더라도 해제권 발생일로부터 10년이 지나면 제척기간 도과로 자동 소멸하는 경로입니다. 두 소멸사유는 서로 독립적으로 작동하므로, 최고를 받지 않았다고 해서 해제권을 무한정 쥐고 있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함께 기억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실무에서 최고를 활용하는 법 — 절차와 유의점

계약 상대방의 결정을 기다리는 입장이라면, 최고를 보낼 때 몇 가지를 함께 챙기는 것이 좋습니다. 상당한 기간을 구체적인 날짜로 특정하고, 그 기간 안에 해제 여부에 대한 확답을 받지 못하면 해제권이 소멸한다는 취지를 명시하며, 발송 및 도달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을 사용해야 합니다. 반대로 최고를 받은 해제권자 입장이라면, 정해진 기간을 넘기기 전에 해제 여부를 결정해 서면으로 명확히 통지하고, 그 통지가 상대방에게 실제로 도달했는지까지 확인해 두어야 합니다.

실제 분쟁에서는 최고문 자체를 받았는지, 받았다면 언제 도달했는지를 두고 다투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런 다툼을 피하려면 최고를 보내는 쪽은 등기우편이나 내용증명처럼 발송·도달 시점이 우체국 기록으로 남는 방법을 쓰고, 확답을 하는 해제권자 쪽도 같은 방식으로 회신해 통지 시점을 객관적으로 남겨두는 것이 좋습니다. 계약 규모가 크거나 다른 채권자·이해관계인이 얽혀 있는 사안이라면, 최고를 보내기 전에 사유를 어떻게 특정할지, 기간을 며칠로 정할지를 미리 검토해 두는 편이 이후 절차를 지연 없이 진행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최고문은 내용증명우편으로 발송하고 상당한 기간을 구체적인 날짜로 특정할 것.

  • 해제권자는 기간 도과 전 확답을 도달주의 기준으로 여유 있게 발송할 것.

  • 확답 없이 침묵하면 해제권이 소멸한다는 사실을 최고문에 함께 고지해 두면 이후 분쟁을 줄일 수 있음.

  • 새로운 채무불이행 등 별개 사유가 이어서 발생하면 그에 대해서는 별도로 최고·해제 절차를 다시 검토할 것.

자주 묻는 질문

Q. 계약서에 해제권 행사기간을 미리 정해두면 552조 최고가 필요 없나요?

A. 맞습니다. 계약이나 법률에 해제권 행사기간이 별도로 정해져 있다면 552조의 최고 제도는 적용되지 않고, 그 정해진 기간이 지나면 곧바로 해제권이 소멸합니다. 552조는 행사기간을 정하지 않은 경우를 보충하는 규정입니다.

Q. 최고는 반드시 서면으로 해야 하나요?

A. 법률상 특별한 방식 제한은 없어 구두로도 가능합니다. 다만 상당한 기간을 정했다는 사실과 도달 시점을 뒤에 입증해야 하므로, 실무에서는 내용증명우편으로 발송하는 방식이 일반적으로 쓰입니다.

Q. 상당한 기간을 지나치게 짧게 정해 최고하면 어떻게 되나요?

A. 객관적으로 지나치게 짧은 기간은 상당한 기간으로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어, 그 기간 경과만으로 곧바로 해제권 소멸 효과가 발생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통상 상당하다고 인정될 만한 기간이 지난 시점부터 소멸 여부를 다시 따지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Q. 최고 기간 안에 확답 없이 이행을 완료해 버리면 해제권은 어떻게 되나요?

A. 해제권자가 확답 대신 채무 이행을 완료하거나 수령하면 해제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의사로 볼 수 있어, 해제권은 소멸한 것으로 처리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다만 사안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명확한 서면 확답을 남기는 편이 안전합니다.

Q. 최고로 해제권이 소멸한 뒤 상대방이 또 이행을 미루면 다시 해제할 수 있나요?

A. 최초 사유에 대한 해제권은 최고로 이미 소멸했더라도, 그 이후 새로 발생한 채무불이행 등 별개의 사유가 있다면 이를 근거로 새로운 해제권이 발생해 다시 해제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Q. 상대방이 아무런 최고도 하지 않으면 해제권을 계속 쥐고 있어도 되나요?

A. 최고가 없더라도 해제권은 형성권으로서 행사기간 약정이 없으면 발생일로부터 10년의 제척기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소멸합니다. 최고에 의한 소멸과 제척기간에 의한 소멸은 별개의 경로로 함께 작동합니다.

맺음말

해제권행사여부의 최고는 해제권을 쥔 쪽이 결정을 미루는 사이 불안정한 지위에 놓이는 상대방에게, 상당한 기간을 정해 결론을 강제할 수 있는 권리를 준 제도입니다. 기간 안에 확답이 도달하지 않으면 해제권은 그대로 소멸하고 계약은 유지된 것으로 확정되지만, 그 뒤에도 새로운 사유가 생기면 별도의 해제권이 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최고가 없더라도 10년의 제척기간이 지나면 해제권 자체가 자동으로 소멸한다는 점도 함께 기억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수원을 비롯한 경기남부 지역에서는 매매대금 지급 지연이나 공사대금·용역대금 정산을 둘러싼 계약 분쟁이 수원지방법원에 꾸준히 접수되는 만큼, 해제 여부가 애매한 상태로 시간만 흘려보내기보다 최고 절차를 통해 계약관계를 명확히 정리해 두는 편이 이후 분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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