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거래 현장에 차만 대준 운전자 — 방조와 공동정범 다투기
마약 거래 현장에 차만 대준 운전자 — 방조와 공동정범 다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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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거래 현장에 차만 대준 운전자 — 방조와 공동정범 다투기 

김강희 변호사


마약 거래 현장에 차만 대준 운전자 — 방조와 공동정범 다투기


사건 개요


아는 사람의 부탁으로 "약속 장소까지만 태워 달라"고 해서 차를 몰았을 뿐인데, 얼마 뒤 그 자리가 마약 거래 현장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차에서 내리지도 않았고, 돈이나 물건이 오가는 것을 직접 만지지도 않았는데, 수사기관은 운전자를 단순 목격자가 아니라 거래에 가담한 공동정범으로 입건하는 일이 적지 않습니다.

당사자 입장에서는 "그저 태워 준 것뿐"이라는 억울함이 앞서지만, 수사기관은 운전 경위, 사전 연락 내용, 동승 시간과 장소, 그 자리에서 한 행동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같은 운전이라도 어떤 사실관계로 구성되느냐에 따라 방조범(종범)에 그칠 수도, 공동정범으로 정범과 같은 책임을 질 수도 있는데, 이 둘의 형량 차이는 결코 작지 않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단순히 이동 수단을 제공한 것과 거래의 성공을 위해 역할을 분담한 것은 법적으로 전혀 다르게 취급됩니다. 문제는 수사 초기에 이 구분이 명확히 정리되지 않으면, 실제로는 방조에 그치는 가담자가 공동정범으로 기소되어 훨씬 무거운 형을 받게 될 위험이 있다는 점입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다투어지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운전자가 거래의 구체적 내용—마약의 종류·수량·거래 방식—을 사전에 인식하고 그 계획에 뜻을 함께했는지(공모, 형법 제30조의 주관적 요건)입니다. 둘째, 단순히 차를 댄 것을 넘어 장소 물색, 연락 중개, 대금 수수, 망보기 등 범행의 성공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역할을 맡았는지—즉 판례가 말하는 기능적 행위지배가 있었는지입니다. 셋째, 대가로 받은 것이 마약대금의 일부를 나눈 것인지, 아니면 단순한 교통비·호의 수준이었는지입니다. 넷째, 그 행위가 거래라는 실행행위가 끝나기 전에 있었는지, 아니면 거래가 이미 종료된 뒤의 도움이었는지입니다.

이 네 가지가 중요한 이유는, 공동정범과 방조범을 가르는 기준이 형법에 숫자로 정해져 있지 않고 사실관계의 총체적 평가로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형법 제30조는 "2인 이상이 공동하여 죄를 범한 때에는 각자를 그 죄의 정범으로 처벌한다"고만 정하고 있어, 결국 수사기관이 그러모은 정황을 어떻게 재구성하느냐에 따라 같은 사람의 같은 행동이 정범도, 종범도 될 수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공모와 기능적 행위지배의 부존재를 입증하기


수사기관이 공동정범으로 구성한 사건을 방조 내지 무죄로 되돌리는 시작점은, "역할을 나누어 함께 범행을 지배했다"는 전제 자체를 무너뜨리는 것입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사실관계를 다시 짜 맞춥니다.

1) 인식의 범위를 사실 그대로 좁힙니다.

공동정범이 성립하려면 특정 범죄를 위해 서로의 행위를 이용하기로 한 의사의 합치가 있어야 하며, 타인의 범행을 막연히 짐작하거나 사후에 알게 된 정도로는 부족합니다. 부탁을 받은 경위, 목적지를 전달받은 방식, 동승 전후의 문자·통화 내용을 재구성해 "마약 거래인지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 채, 그저 지인의 심부름으로 여겼다"는 사실을 통신기록과 진술로 뒷받침합니다. 이 인식의 폭이 좁을수록 공모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2) 역할의 소극성과 수동성을 부각합니다.

기능적 행위지배는 범행의 성패를 좌우하는 실질적 역할을 요구합니다. 거래 장소·시간·수량을 정하는 협상에 관여하지 않았는지, 마약이나 대금을 직접 만지지 않았는지, 거래 상대방과 직접 접촉한 적이 없는지를 블랙박스 영상, 동승자 진술, 통화내역으로 확인해 운전이라는 물리적 행위 외에 아무 역할도 맡지 않았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드러냅니다. 이 지점이 흐려지면 "차만 댔다"는 주장은 진술로만 남고, 지워지면 방조 인정의 발판이 됩니다.

3) 대가의 성격을 명확히 구분합니다.

수고비 명목이라도 그 돈이 마약대금에서 분배된 것인지, 순수한 교통비·용돈 수준인지는 책임의 무게를 가르는 핵심 정황입니다. 계좌 이체 내역과 금액의 규모, 지급 시점을 거래 대금의 흐름과 대조해, 받은 돈이 수익 배분이 아니라 호의에 대한 사례에 불과했음을 입증합니다. 반복적으로 정기 지급된 돈이 아니라 1회성의 소액이었다는 점도 함께 정리해 둡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방조로 인정되는 경우의 형량 최소화 전략


사실관계상 방조 자체를 완전히 부정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는 다투는 지점을 "무죄냐 유죄냐"에서 "정범이냐 종범이냐, 종범이라면 형이 얼마나 감경되느냐"로 옮겨야 합니다.

1) 필요적 감경 조항을 적극적으로 주장합니다.

형법 제32조 제1항은 타인의 범죄를 방조한 자를 종범으로 처벌하도록 하고, 제2항은 "종범의 형은 정범의 형보다 감경한다"고 정해 필요적 감경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60조는 향정신성의약품의 매매·매매알선·수수 등을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는데, 종범으로 인정되면 이 법정형을 기준으로 반드시 형이 감경되어야 하므로, 정범과 동일한 양형 기준으로 구형·선고되지 않도록 수사·공판 단계에서부터 이 지위를 명확히 해 둡니다.

2) 실행행위 종료 시점과의 선후 관계를 짚습니다.

방조는 정범의 실행행위가 끝나기 전에 이루어져야 성립합니다. 거래가 이미 완료된 뒤에 단순히 자리를 벗어나도록 태워 준 것이라면, 그 시점의 행위는 애초의 거래 자체에 대한 방조로 평가되기 어렵습니다. 운전이 있었던 시각과 실제 대금·물건 수수가 끝난 시각을 통화기록·CCTV로 특정해, 관여 시점이 거래 종료 전인지 후인지를 분명히 가려냅니다.

3) 가담의 경미성을 뒷받침할 양형자료를 갖춥니다.

같은 종범이라도 구체적 양형은 가담의 정도, 초범 여부, 생계형 부탁이었는지 등에 따라 갈립니다. 마약류 관련 전과가 없다는 점, 거래 자체로 얻은 이익이 없거나 극히 미미하다는 점, 수사 초기 단계부터 사실관계를 있는 그대로 진술해 협조했다는 점을 정리한 자료를 준비해, 방조가 인정되더라도 그 안에서 가능한 가장 낮은 형이 선고되도록 대응합니다.


결론


"차만 대줬다"는 사실은 같아도, 그 앞뒤에 어떤 인식과 역할이 있었는지에 따라 공동정범과 방조범, 나아가 무혐의까지 결과가 크게 갈립니다. 이 차이는 감정적 호소가 아니라 통신기록·계좌내역·동선처럼 객관적으로 확인 가능한 사실로만 다툴 수 있습니다.

수사기관의 조사에 응하기 전, 자신이 실제로 무엇을 알았고 무엇을 하지 않았는지를 시간 순서대로 정리해 두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입건 통보를 받았거나 참고인·피의자로 조사를 앞두고 계시다면, 인식의 범위와 역할의 실질을 어떻게 정리해 소명할지 미리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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