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등 켜지 않은 전기 공사 중 사고와 무보험차 상해 보험금
비상등 켜지 않은 전기 공사 중 사고와 무보험차 상해 보험금
법률가이드
금융/보험

비상등 켜지 않은 전기 공사 중 사고와 무보험차 상해 보험금 

송인욱 변호사

1. 교통사고가 발생한 경우 가해차량이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을 때에 난감한 점이 많고, 안타깝게도 사망 사고가 난 경우 유가족의 생계에도 큰 문제가 생깁니다. 이러한 경우 망인의 차량에 대한 보험회사와의 사이에서 '무보험자동차에 의한 상해담보부 자동차 보험계약'을 체결해 두었다면 손해에 대한 배상이 어느 정도 가능합니다.

2. 사안의 경우 서울남부지방법원의 1심(2015가단 207925) 재판부는 작업 차량이 비상등을 켰으면 음주운전 차량이 작업 차량을 충분히 피해 운행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원고(사안의 경우 망인의 보험회사가 망인의 유가족에게 보험금을 지급한 후 망인이 위 보험계약을 중복으로 가입했던 다른 보험을 상대로 보험금을 청구하였고, 절반을 지급받았는데, 위 보험금을 후에 지급했던 보험회사가 유가족에게 처음으로 보험금을 지급했던 보험회사를 상대로 분담금을 달라는 소송을 제기한 사안임) 승소의 판결을 하였습니다.

3. 이어진 항소심에서 서울남부지방법원의 항소심은 일몰 이후였어도 사물의 식별이 어렵지 않은 시각이었던 만큼 비상등을 켜지 않았더라도 일반 운전자였다면 정상 운행을 하였을 것이라면서 원고 패소의 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2016나 51724 판결).

4. 대법원의 판단(대법원 2019. 8. 29 선고 2016다 259417 판결 [구상금])

가. 사실관계

(1) 피해자 외 2인은 일몰 시간 이후인 2011. 10. 28. 18:00경 전북 ○○군 ○○읍에 있는 △△번 국도의 ○○ 방면 편도 1차로에서 전선지중화작업을 수행하고 있었습니다.

(2) 피해자 일행이 위 작업을 수행할 당시 차폭등과 미등을 켜지 않은 상태에서 전선지중화 작업차량인 (차량번호 1 생략) 차량(이하 '피고차량1'이라고 한다)이 좌측 전방부가 도로 안쪽으로 향하도록 도로 우측에 비스듬히 정차하고 있었고, 역시 작업차량인 (차량번호 2 생략) 차량(이하 '피고차량2'라고 한다)이 피고차량1 전방에서 도로 우측에 정차하고 있었습니다.

(3) 가해자는 그 무렵 혈중알코올농도 0.287%의 술에 취한 상태에서 가해차량을 운전하여 위 작업현장 부근을 주행하다가 도로 우측에 정차하고 있던 피고차량들을 발견하지 못하고 가해차량 오른쪽 앞부분으로 피고차량1의 왼쪽 뒤 모서리 부분부터 후사경 부분까지 긁고 지나가듯 충격하고, 마침 작업을 마친 후 피고차량2에 탑승하기 위해 도로 위를 도보로 이동하던 피해자 외 2인을 연달아 들이받아 피해자 외 2인으로 하여금 다발성 장기부전 등으로 인하여 모두 사망하게 하였습니다.

(4)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도로는 편도 1차로로 그 폭이 3.3m이고, 피고차량1이 도로를 약 1m 정도 침범한 상태로 주차되어 있어 피고차량1과 중앙선 사이에 약 2.3m의 거리가 있었으며, 가해차량의 폭은 1.63m이었습니다.

나. 판단

(1)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시각이 일몰 이후라도 인공조명 없이 사물을 식별할 수 있는 이른바 시민박명 상태였던 점은 인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낮에도 점등을 한 차량과 그렇지 않은 차량 사이의 식별력은 현저한 차이를 보이는 점에 비추어, 비록 시민박명 상태라고 할지라도 피고차량들이 도로교통법에 따라 점등을 하였을 경우 그 식별력이 현저히 증가함은 당연합니다.

(2) 그렇다면 가해자가 비록 술에 만취한 상태에서 운전을 하기는 하였지만, 그렇다고 하여 피고차량들이 점등을 하였을 경우에 그렇지 않은 경우와 비교하여 가해자가 보다 멀리서 피고차량들을 발견하거나 그에 따라 감속 등의 조치를 취하였을 가능성이 없었다고 쉽게 단정할 수 없습니다.

(3) 한편 도로교통법 시행령 제11조 제1항 제1호가 따로 구분된 보도가 없는 도로의 경우 차량 우측에 0.5m 이상의 공간을 확보하도록 한 취지는 보행자들이 위험한 차량의 좌측도로 부분이 아니라 우측 공간으로 안전하게 보행하도록 하거나 동승자들이 차량의 우측출입문으로 승하차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으로 보아야 합니다.

(4) 그런데 보도와 차도가 구분되어 있지 않던 이 사건 도로의 편도 1차로의 폭은 약 3.3m, 우측 갓길의 폭은 약 0.5~0.8m이었고, 폭이 약 1.75m인 피고차량들이 사고 당시 도로를 약 1m 침범한 상태로 정차 중이었으므로 당시 피고차량들 우측에 0.5m 이상의 공간이 존재할 수 없었음은 계산상 명백합니.

(5) 또한 전선지중화작업을 위하여 필요한 전신주와 통신케이블이 도로 우측에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경험칙상 작업현장과 바로 인접한 후방에 작업차량을 정차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피해자 일행은 피고차량2의 바로 우측 전방에서 작업을 하였을 개연성이 높습니다.

(6) 따라서 이 사건 사고는 작업을 마치고 피고차량들에 탑승하기 위해 돌아오려던 피해자 일행이 피고차량들 우측에 충분한 공간이 없자 피고차량2의 좌측 문으로 승차하기 위하여 피고차량2의 좌측 도로 위를 보행하다가 당시 좌측 전방부를 도로 안쪽으로 비스듬히 정차한 피고차량1의 좌측 전방부로 인하여 시야가 가려져 가해차량이 돌진하여 오는 것을 보지 못하여 발생한 것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7) 결국 피고차량들이 도로교통법 규정에 따라 점등을 하고 우측 공간을 확보하여 정차하였다면 가해차량이 보다 멀리서 피고차량들을 발견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였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피해자 일행이 피고차량들 우측으로 보행함으로써 피해를 최소화하여 최소한 전원이 현장에서 즉사하는 사고는 피할 수 있었을 여지가 충분합니다.

(8) 그렇다면 도로교통법상 주정차방법을 위반하여 점등을 하지 않거나 도로 우측 공간을 확보하지 않은 피고차량들의 과실과 이 사건 사고의 발생 및 손해의 확대 사이에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다고 단정할 수 없고, 만취 상태에서 운전한 가해차량의 과실이 중대하다고 하여 피고차량들의 과실과 사고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가 단절되었다고 할 수도 없습니다.

(5) 따라서 원심의 판단에는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도로교통법상 주정차방법 및 상당인과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할 것입니다.

5. 결론

사안의 경우 무보험자동차에 의한 상해담보부 자동차 보험계약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받았던 피해자의 유가족을 상대로 한 소송은 아니었고, 중복보험이 가입되어 있는 각 보험회사들 사이의 분담 관계에 대한 판결인바, 참고가 될만 하다 할 것입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송인욱 변호사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634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