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 못 보내준 게 사기로 고소당했는데 환불하면 끝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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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거래 못 보내준 게 사기로 고소당했는데 환불하면 끝나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당근마켓, 중고나라 같은 중고거래 플랫폼 이용이 늘면서, 물건값만 받고 발송하지 못한 판매자가 구매자로부터 사기 고소를 당해 경찰 조사 통보를 받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판매자분들 중 상당수는 “일단 환불해주면 없던 일이 되지 않겠냐”, “돈만 돌려주면 고소도 취하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대응을 미루다가, 정작 경찰서에서 출석요구서를 받고 나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는 경우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환불을 마치고 나서도 조사가 계속 진행되면, “돈 다 돌려줬는데 왜 아직도 조사하냐”며 당황하는 일이 반복됩니다.

최근 대법원은 사기죄에서 편취의 고의가 있었는지를 대금을 주고받던 거래 당시를 기준으로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물건을 못 보내준 사정이 있었다고 해서 전부 사기가 되는 것도 아니지만, 반대로 환불을 마쳤다고 해서 이미 성립한 혐의가 저절로 없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아래에서는 중고거래에서 물건을 보내주지 못한 경우가 어떤 기준으로 사기죄가 되는지, 그리고 환불이 실제로 어떤 의미를 갖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물건을 못 보내줬다고 전부 사기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형사상 사기와 민사상 채무불이행을 가르는 기준은 ‘처음부터 보낼 생각이 있었는가’입니다.

형법 제347조는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기망행위로 상대방을 착오에 빠뜨리고, 그 착오에 기해 대금을 지급받았으며, 그 행위에 애초부터 편취의 고의가 있었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합니다.

중고거래에서 판매자가 실제로 물건을 갖고 있었고 발송할 생각과 능력도 있었는데, 이후 택배 사고나 개인 사정, 일시적인 자금 경색 같은 이유로 발송이 늦어지거나 결국 보내지 못한 경우라면 원칙적으로 이는 민사상 채무불이행에 그칠 뿐 형사상 사기죄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반면 애초에 팔 물건이 없었거나 이미 다른 사람에게 판 물건을 다시 올려 대금을 받은 경우, 또는 동일한 상품을 여러 명에게 동시에 판매글로 올려 먼저 입금한 사람 것만 챙기고 나머지에게는 물건을 보낼 생각도 능력도 없었던 경우라면 기망행위로 평가될 소지가 큽니다.

물건을 못 보내준 결과가 같더라도, 거래 당시 보낼 생각과 능력이 있었는지에 따라 민사와 형사가 갈립니다.


2. 편취의 고의는 ‘대금을 받던 순간’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나중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가 아니라, 거래 당시 무엇을 알고 있었는지가 핵심입니다.

실무에서 가장 많이 오해하는 지점이 바로 이 판단 시점입니다. 대법원은 소비대차나 물품대금 편취가 문제되는 사건에서, 사기죄 성립 여부는 거래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법리를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사기죄가 성립하는지는 거래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므로, 거래 당시에는 이행할 의사와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비록 그 후에 이행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단순한 민사상의 채무불이행에 불과할 뿐이고, 이러한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아니하는 이상 범행 전후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16. 4. 28. 선고 2012도14516 판결).

이 법리는 차용금 사건에서 나온 것이지만, 물품대금을 먼저 받고 나중에 물건을 보내주는 중고거래 구조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즉 수사기관과 법원은 판매자가 대금을 받던 순간 실제로 그 물건을 갖고 있었는지, 발송할 여력이 있었는지를 재구성해서 봅니다.

따라서 조사 단계에서는 판매 당시 실제 재고나 매입 내역을 보여주는 자료, 발송이 늦어진 구체적 사유를 구매자에게 미리 알린 대화 기록 같은 것이 편취 고의를 부인하는 핵심 증거가 됩니다. 반대로 동일 상품을 여러 명에게 동시에 판매글로 올려 중복으로 대금을 받은 정황이 확인되면, 처음부터 전부에게 보낼 능력이 없었다는 사실이 강하게 추정됩니다.

편취의 고의는 사후 사정이 아니라, 대금을 받던 그 순간의 재력·정황으로 판단됩니다.


3. 환불했다고 해서 사기 혐의가 저절로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환불은 죄가 없었다는 증거가 아니라, 죄가 있었더라도 형을 낮추는 사정입니다.

사기죄는 친고죄도 반의사불벌죄도 아닙니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거나 대금을 전액 돌려받았다고 해서 검찰이나 법원이 자동으로 사건을 종결하지는 않습니다. 앞서 본 것처럼 사기죄 성립 여부는 거래 당시를 기준으로 이미 확정되고, 이후의 환불은 그 판단 시점을 되돌리지 못합니다.

다만 실무적으로 환불이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대금을 전액 돌려주고 피해자와 처벌불원 합의서를 작성했다면, 이는 초범이거나 이득액이 크지 않은 사건에서 기소유예나 불송치로 이어지는 유리한 정상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미 재판에 넘겨진 단계라면 벌금형이나 집행유예를 받는 데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칩니다.

정리하면, 환불은 “혐의가 없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카드가 아니라 “혐의가 있더라도 형을 낮추고 싶다”는 정황증거에 가깝습니다. 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환불 자체보다, 거래 당시 편취의 고의가 없었다는 점을 뒷받침할 자료를 함께 준비하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환불은 처벌을 없애는 카드가 아니라, 처벌 수위를 낮추는 카드입니다.


4. 피해 금액과 반복 횟수에 따라 처벌 수위가 크게 달라집니다

한 번의 소액 거래인지, 여러 명을 상대로 반복됐는지가 형량을 가릅니다.

형법상 사기죄의 법정형은 앞서 본 대로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이지만, 이득액이 커지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됩니다.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같은 법 제3조에 따라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형이 무거워지고,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습니다.

개별 중고거래는 대개 소액이지만, 같은 수법으로 여러 명에게 반복해서 대금을 받아 챙긴 경우에는 범의의 단일성·계속성, 범행 방법의 동일성이 인정되어 포괄일죄로 이득액이 합산될 수 있습니다. 수십 명에게 소액씩 받은 금액이 누적되면 특경법 가중처벌 구간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합니다.

피해자 수, 반복 기간, 초범 여부, 피해 회복 정도는 성립 자체보다는 이후 양형 단계에서 크게 작용하는 사정입니다. 특히 여러 피해자를 상대로 한 사건은 벌금형보다 실형이 선고되는 비율이 높아지므로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5. 고소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되고, 이렇게 준비하면 됩니다

고소장이 접수되기 전, 어떤 자료를 정리해두느냐가 사건의 흐름을 바꿉니다.

중고거래 사기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거래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 ②피고소인(판매자)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피해자가 여럿이거나 이득액이 특경법 구간에 이르면 구속 수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고소를 당했거나 당할 가능성이 있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1. 판매 당시 실제로 그 물건을 보유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매입 내역·사진·재고 현황부터 확보합니다.

  2. 구매자와 주고받은 대화에서 발송 지연 사유를 언제, 어떻게 알렸는지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3. 환불·합의 진행 여부와 그 시점, 동일 상품을 다른 사람에게도 판매했는지를 함께 확인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중고거래 사기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편취 고의 유무를 다투는 형사 대응과 함께 피해 회복 방안도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중고거래 사기 고소는 “일단 환불부터 해주면 된다”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환불로 급한 불을 껐다고 안심하다가, 정작 조사 출석 통보를 받고 나서야 당황하는 것이 가장 흔한 패턴입니다.

물건을 받지 못한 채 돈만 보낸 구매자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항의보다, 거래 당시 판매자의 편취 고의를 뒷받침할 대화 기록과 판매 정황을 정리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반대로 사정이 있어 발송이 늦어졌을 뿐인데 사기로 몰린 판매자 입장에서도 “환불했으니 괜찮겠지”라는 생각만으로는 조사에 대응이 되지 않습니다. 거래 당시 실제로 보낼 생각과 능력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자료가 결과를 가릅니다.

저는 중고거래를 비롯한 편취형 사기 사건에서 대금을 돌려받지 못한 쪽과 반대로 사기 혐의로 조사받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거래 당시의 정황을 어떻게 재구성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환불했다고 안심하고 있다가 조사 통보를 받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구매자에게 전액 환불해주면 고소가 자동으로 취하되나요?

A. 아닙니다. 사기죄는 친고죄나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라서 피해자가 고소를 취하해도 수사와 기소가 진행될 수 있습니다. 다만 처벌불원 합의는 기소유예나 양형에서 유리하게 참작됩니다.

Q. 택배 분실 사고로 못 보낸 건데도 사기가 되나요?

A. 원칙적으로는 아닙니다. 거래 당시 실제로 물건을 갖고 있었고 보낼 생각이 있었다면 민사상 채무불이행에 가깝습니다. 다만 그 사실을 뒷받침할 매입 내역·발송 시도 기록 같은 자료가 필요합니다.

Q. 같은 물건을 여러 명에게 올려 먼저 입금한 사람 것만 보내면 사기인가요?

A. 사기로 평가될 소지가 큽니다. 나머지 구매자들에게는 애초에 물건을 보낼 능력이 없었다는 점이 편취의 고의를 뒷받침하는 정황이 되기 때문입니다.

Q. 이득액이 얼마부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되나요?

A. 이득액 5억원 이상이면 특경법 제3조가 적용되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가능합니다. 여러 피해자에게 반복한 경우 이득액이 합산될 수 있습니다.

Q. 경찰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에서 거래 당시의 정황을 어떻게 설명하느냐가 사건 전체의 방향을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Q. 형사합의를 하면 전과가 남지 않나요?

A. 자동으로 그런 것은 아닙니다. 이득액과 전과, 반복 여부에 따라 기소유예나 불송치로 이어질 수도 있지만, 사안에 따라 정식 기소되는 경우도 있어 개별 사건별 검토가 필요합니다.

Q. 형사 고소와 별개로 돈을 돌려받을 방법이 있나요?

A. 있습니다. 지급명령이나 소액소송 같은 민사 절차를 통해 별도로 반환을 청구할 수 있고, 형사재판에서 배상명령을 함께 신청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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