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서 없는 건축공사, 하자 책임 물을 수 있을까?
계약서 없는 건축공사, 하자 책임 물을 수 있을까?
해결사례
건축/부동산 일반

계약서 없는 건축공사, 하자 책임 물을 수 있을까? 

강병권 변호사

일부승소

구두로 맡긴 건축공사, 계약서가 없어도 하자보수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요?

1. 계약서 없이 맡긴 건축공사, 하자가 발생했다면?

건축공사는 적지 않은 비용과 긴 시간이 들어가는 만큼 공사가 끝난 뒤 하자가 발견되면 건축주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정식 공사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친척이나 지인에게 구두로 공사를 맡겼다면, 이후 문제가 발생했을 때 실제 계약관계부터 다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번 사건에서도 원고는 피고에게 상가주택 신축공사를 맡겼지만 별도의 서면계약서나 견적서를 작성하지 않았습니다. 이후 건물 외장재 문제, 누수, 조경수 고사, 설계도와 다른 자재 시공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하면서 손해배상 소송으로 이어졌습니다.

쟁점은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계약서가 없는 상태에서도 피고를 실제 공사를 맡은 수급인으로 인정할 수 있는지, 그리고 원고가 주장한 각 항목을 실제 하자로 인정할 수 있는지였습니다.

2. 피고는 “공사를 맡은 사람이 아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피고는 자신이 실제 시공을 맡은 수급인이 아니라 설계사와 시공업자를 소개하고 공사비를 대신 관리해 준 사람에 불과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만약 이러한 주장이 인정된다면 피고에게 공사상 하자에 관한 책임을 묻기 어려울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법원은 단순히 계약서가 존재하는지만 살펴본 것이 아니라 실제 공사 과정에서 누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종합적으로 살펴봤습니다.

특히 원고가 누구에게 공사대금을 지급했는지, 공사 방법에 관한 요청을 누구에게 전달했는지, 하자가 발생한 후 누구에게 보수를 요구했는지, 그 요구에 누가 대응했는지 등이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됐습니다.

3. 문자메시지와 공사대금 지급내역이 중요한 자료가 됐습니다

원고 측은 피고가 실제 수급인이라는 점을 입증하기 위해 당사자 사이의 문자메시지와 공사대금 지급관계, 세무자료, 하자보수 정황 등을 제출했습니다.

문자메시지에는 원고가 구체적인 시공방식에 관해 피고에게 요청하고 피고가 이에 대응한 내용이 있었고, 하자보수 과정에서도 피고가 공사와 관련해 직접 대응한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또한 원고가 공사 관련 대금을 피고에게 지급한 점과 피고가 해당 건물에 건설 용역을 제공했다는 취지의 세무 관련 자료도 계약관계를 판단하는 자료로 활용됐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여러 정황을 종합해 원고와 피고 사이에 실제 공사계약이 존재했고, 피고가 이 사건 공사의 수급인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계약서가 없다는 사정만으로 계약관계를 부정하지 않은 것입니다.

4. 건물의 모든 문제를 하자로 인정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실제 건축하자 소송에서는 계약관계가 인정되더라도 원고가 주장하는 모든 문제에 대해 자동으로 책임이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번 사건에서도 감정인의 감정결과와 사진, 도면, 사실조회 자료 등을 토대로 각각의 항목을 개별적으로 판단했습니다.

그 결과 외장 석재 오염, 일부 시설 미시공, 외장재 문제, 특정 세대의 누수, 조경수 고사, 설계도와 다른 자재 사용, 타일 및 계단 관련 문제, 비가림막 누수 등 상당수 항목에 대해서는 하자 또는 보상이 필요한 부분으로 인정됐습니다.

반면 일부 미시공 주장이나 주차장 바닥의 물고임, 에어컨 배관 및 주방후드 관련 주장 등은 제출된 자료만으로 하자를 인정하기 부족하다는 이유 등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이는 건축하자 사건에서 단순히 “시공이 잘못됐다”고 주장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각 항목별로 하자의 존재와 원인, 보수 필요성을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5. 계약서가 없어도 실제 공사의 흐름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법원은 최종적으로 피고가 실제 공사의 수급인이라고 인정하고, 감정을 통해 확인된 여러 하자의 보수비용과 누수로 인해 발생한 일부 추가 손해 등에 대해 배상책임을 인정했습니다. 다만 증거가 부족하거나 하자로 보기 어려운 일부 항목에 대해서는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번 사건에서 주목할 부분은 별도의 서면계약서가 없었다는 점입니다. 건축공사 계약서를 작성해 두는 것이 가장 안전하지만, 계약서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책임을 물을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누가 공사대금을 받았는지, 시공방법을 누구와 협의했는지, 공사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누구와 연락했는지, 하자보수 요청에 누가 대응했는지 등을 확인하면 실제 계약 당사자를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찾을 수 있습니다.

또한 하자를 주장하려면 사진이나 영상뿐 아니라 설계도면, 문자메시지, 공사 관련 자료, 감정결과 등을 항목별로 체계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구두로 건축공사를 맡긴 뒤 누수나 미시공, 설계도와 다른 시공 등으로 분쟁이 발생했다면 먼저 실제 계약관계를 입증할 자료와 각 하자의 존재를 보여주는 자료를 구분해 검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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