갚을 생각이 있었다는 걸 어떻게 증명하나요
갚을 생각이 있었다는 걸 어떻게 증명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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갚을 생각이 있었다는 걸 어떻게 증명하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동업 자금이나 회사 공금을 개인적으로 쓴 뒤 횡령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되면, 많은 분들이 가장 먼저 “저는 갚을 생각이 있었다”는 점을 강조하려 하십니다.

제가 상담한 의뢰인들 중에는 “어차피 갚을 생각이었으니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변제 능력이 있으니 걱정 안 해도 된다”는 생각으로 초기 대응을 미루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막상 수사가 시작되면 “그 갚을 생각을 무엇으로 증명할 것이냐”는 질문 앞에서 말문이 막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최근 대법원은 단순히 갚을 생각이었다는 진술이 아니라, 인출된 자금이 실제로 누구의 이익을 위해 처분됐는지를 기준으로 불법영득의사 유무를 판단하고 있습니다. 즉 증명해야 할 대상 자체가 많은 분들이 생각하는 것과 다릅니다.

아래에서는 “갚을 생각이었다”는 사정이 왜 그 자체로는 증거가 되지 못하는지, 그리고 실제로 어떤 자료가 불법영득의사를 다투는 데 도움이 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갚을 생각이었다”는 말은 그 자체로 증거가 되지 않습니다

사후에 반환·변상 의사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불법영득의사가 부정되지 않습니다.

불법영득의사란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꾀할 목적으로, 업무상 임무에 위배해 보관하고 있는 타인의 재물을 마치 자기 소유인 것처럼 처분하려는 의사를 말합니다. 실무에서 조사받는 분들이 “증명”하려 애쓰는 대상은 대개 이 인출 시점의 의사가 아니라, 그 이후에 품었던 반환 의사입니다.

업무상횡령죄에서의 불법영득의 의사는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꾀할 목적으로 업무상의 임무에 위반하여 보관하고 있는 타인의 재물을 자기의 소유인 것과 같이 사실상 또는 법률상 처분하는 의사를 말하고, 사후에 이를 반환하거나 변상, 보전하는 의사가 있다고 하더라도 불법영득의 의사를 인정함에 지장이 없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10도3399 판결).

즉 인출한 순간 이미 불법영득의사가 성립했다면, 그 뒤에 품은 반환 의사나 실제 변제 능력은 성립을 되돌리지 못합니다. 절도범이 “나중에 돌려줄 생각이었다”고 항변하는 것과 구조가 같습니다. 그래서 “갚을 생각이 있었다”는 진술 자체를 증명하려는 접근은 애초에 방향이 어긋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후적으로 품은 반환 의사는, 진술로 아무리 강조해도 그 자체만으로는 불법영득의사를 부정하는 증거가 되지 못합니다.


2. 법원은 “갚을 생각”이 아니라 “실제로 누구의 이익을 위해 썼는지”를 봅니다

인출된 자금이 소유자의 이익을 위해 처분됐는지가 불법영득의사 판단의 실질적 기준입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증명해야 유리할까요. 최근 대법원 판결이 그 기준을 보여줍니다.

보관자가 소유자의 이익을 위하여 이를 처분하는 경우에는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불법영득의 의사를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2024. 9. 12. 선고 2024도6728 판결).

핵심은 “나는 나중에 갚을 생각이었다”는 주관적 진술이 아니라, 인출된 자금이 실제로 무엇에 쓰였는가라는 객관적 사실입니다. 같은 금액을 인출했더라도, 그 돈이 동업체·회사의 거래처 대금 결제나 급여 지급 등 사업 목적에 쓰였다면 불법영득의사가 부정될 여지가 있지만, 개인 카드값이나 개인 채무 변제, 다른 개인 투자에 쓰였다면 아무리 “갚을 생각”을 강조해도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증명의 방향은 “내 마음이 어땠는지”가 아니라 “그 돈이 실제로 어디로, 누구의 이익을 위해 흘러갔는지”를 뒷받침하는 자료로 옮겨져야 합니다.

법원이 실제로 보는 것은 갚을 생각의 진정성이 아니라, 인출된 자금이 소유자의 이익을 위해 쓰였는지 여부입니다.


3. 인출 이전에 남긴 기록이 없다면, 사후 진술은 신빙성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차용증·이자 약정·동업자 동의 등 인출 당시의 문서가 결정적 증거로 작용합니다.

대법원 2006. 4. 27. 선고 2003도135 판결은, 대표이사가 가지급금 명목으로 회사 자금을 인출하면서 이자나 변제기 약정도 없고 이사회 결의 등 적법한 절차도 거치지 않았다면 횡령죄가 구성된다고 판시했습니다. 뒤집어 보면, 애초에 이런 절차와 문서를 갖춰 두었는지가 불법영득의사를 다투는 데 결정적으로 작용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동업 관계라면 동업계약서에 자금 인출 절차가 정해져 있는지, 인출 전에 다른 동업자와 주고받은 문자·카카오톡에 사전 동의나 정산 논의가 남아 있는지, 차용증을 작성했다면 이자·변제기가 구체적으로 기재됐는지, 회계장부에 가지급금·가수금 계정으로 투명하게 반영됐는지가 실질적인 증거자료가 됩니다.

반대로 조사가 시작된 뒤에야 뒤늦게 작성한 차용증이나 합의서는, 작성 시점 자체가 의심받아 증거가치가 크게 떨어집니다. 문자메시지나 이메일처럼 타임스탬프가 남는 자료로 인출 이전에 이미 그런 논의와 합의가 있었음을 뒷받침할 수 있는지가 관건입니다.

인출 시점 이전에 남긴 문서와 대화 기록이 있는지가, 사후 진술의 신빙성을 좌우합니다.


4. 갚을 생각의 진위와 별개로, 처벌 수위는 유용 금액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득액 규모가 형법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중 어느 조항이 적용되는지를 가릅니다.

형법 제355조는 횡령죄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고, 업무상 임무를 위배해 저지른 경우에는 형법 제356조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중됩니다.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제3조가 적용돼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습니다.

“갚을 생각이었다”는 사정은 앞서 본 것처럼 범죄 성립 자체를 막지는 못하지만, 성립을 전제로 한 양형 단계에서는 실질적으로 작용합니다. 다만 이때도 막연한 진술이 아니라 실제 반환 여부, 반환 시기, 전체 이득액 대비 반환 비율, 자백 및 재범 여부 같은 객관적 사정이 참작 대상입니다.

즉 조사 초기부터 반환 자료를 준비해 두는 것은, 무죄를 다투는 증거로서보다는 처분 수위를 낮추는 자료로서 의미를 가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5. 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자료는 이 순서로 준비해야 합니다

고소·조사 전 자료 정리가 대응 방향 전체를 결정합니다.

횡령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또는 인지 수사 개시 → ②피의자·참고인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이득액이 특경법 구간이라면 구속 수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갚을 생각이 있었다”는 사정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하려면, 감정적인 진술을 준비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객관적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인출 전후로 동업자·관계자와 주고받은 문자·카카오톡에 사전 동의나 정산 논의가 남아 있는지 확인합니다.

  2. 인출된 자금이 실제로 사업 목적에 쓰였는지 영수증·세금계산서·거래내역 등 객관적 증빙으로 대조합니다.

  3. 차용증이나 합의서를 작성했다면, 그 작성 시점이 인출 이전인지를 타임스탬프가 남는 자료로 뒷받침할 수 있는지 점검합니다.

이런 자료를 바탕으로 불법영득의사 다툼 여지와 양형 자료를 함께 검토하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수사 초기 대응 방향을 훨씬 구체적으로 세울 수 있습니다.


마치며

“갚을 생각은 있었다”는 말은 억울함의 표현으로는 진심일 수 있지만, 그 진심을 법정에서 인정받으려면 결국 자료로 뒷받침돼야 합니다. 이 간극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자금을 관리하다 의심을 받게 된 쪽에서는 인출 이전에 어떤 절차와 기록을 남겼는지, 그 자금이 실제로 누구의 이익을 위해 쓰였는지를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반대로 자금을 맡겼다가 문제를 제기하는 쪽에서도 사전 동의나 절차가 실제로 있었는지를 같은 자료로 확인해야 정확한 대응이 가능합니다.

저는 동업·회사 자금을 둘러싼 분쟁에서 자금을 관리한 쪽과 문제를 제기한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어떤 자료를 언제 준비했는지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조사받기 전에 미리 “갚겠다”는 문자를 상대방에게 보내두면 도움이 되나요?

A. 인출 이후에 보낸 문자는 사후적 반환 의사 표시로 취급돼 불법영득의사 인정에 지장을 주지 못합니다. 도움이 되는 것은 인출 이전에 사전 동의나 정산 논의가 있었음을 보여주는 기록입니다.

Q. 이미 전액을 갚았는데도 처벌될 수 있나요?

A. 될 수 있습니다. 판례상 사후 반환·변상 의사나 실제 반환 사실은 불법영득의사 인정에 지장이 없다고 보되, 양형 단계에서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됩니다.

Q. 동업자 동의 없이 차용증만 작성해 두면 괜찮은가요?

A. 부족할 수 있습니다. 동업자 전원의 동의나 절차 없이 일방적으로 작성한 차용증은 증거가치가 낮게 평가될 수 있어, 사전 동의를 뒷받침하는 별도 자료가 함께 필요합니다.

Q. 사업 목적으로 썼다는 것은 어떻게 증명하나요?

A. 인출된 자금과 지출 내역을 연결하는 영수증, 세금계산서, 거래처 입금 내역 등 객관적 증빙으로 대조하는 방식이 가장 신빙성이 높습니다.

Q.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은 얼마부터 적용되나요?

A. 이득액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가능합니다. 여러 차례 인출한 금액은 포괄일죄로 합산될 수 있습니다.

Q. 형사 조사와 별개로 민사 소송도 준비해야 하나요?

A. 상황에 따라 함께 준비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형사 수사 기록이 민사상 반환청구의 입증자료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아, 병행 전략을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Q. 경찰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 선임은 언제가 좋은가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어떤 자료를 어떤 순서로 제시할지가 초기 진술 단계에서부터 사건 전체의 방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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