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법계약해지권, 불완전판매 금융상품 1년·5년 안에 해지하는 절차와 요건
위법계약해지권, 불완전판매 금융상품 1년·5년 안에 해지하는 절차와 요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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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법계약해지권, 불완전판매 금융상품 1년·5년 안에 해지하는 절차와 요건 

강대현 변호사

금융상품에 가입한 뒤 뒤늦게 그 상품이 애초에 자신에게 맞지 않았거나, 설명받은 내용과 실제 위험이 달랐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소비자가 적지 않습니다. 이럴 때 많은 사람이 곧바로 손해배상 소송부터 떠올리지만, 손해액을 입증하고 법원의 판단을 기다려야 하는 소송은 시간과 비용의 부담이 큽니다.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은 이보다 앞서 쓸 수 있는 수단으로 위법계약해지권을 두고 있습니다. 판매 과정에서 법이 정한 원칙을 어겼다는 사실만 확인되면, 손해액을 따지지 않고도 계약 자체를 해지해 앞으로의 불이익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제도입니다. 다만 이 권리는 계약체결일부터 5년, 위반사실을 안 날부터 1년이라는 두 겹의 기한 안에서만 행사할 수 있어, 시점을 놓치면 아예 쓸 수 없게 됩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위법계약해지권이란 — 금융소비자보호법 제47조가 만든 새로운 구제수단

2021년 3월 시행된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금소법)은 그동안 자본시장법 등 일부 금융상품에만 적용되던 판매규제를 은행·보험·증권·저축은행 등 업권을 가리지 않고 거의 모든 금융상품에 확대 적용했습니다. 그중 제47조는 금융상품판매업자등이 상품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지켜야 할 다섯 가지 원칙 — 제17조 적합성원칙, 제18조 적정성원칙, 제19조 설명의무, 제20조 불공정영업행위 금지, 제21조 부당권유행위 금지 — 을 위반해 일반금융소비자와 계약을 체결한 경우, 소비자가 그 계약의 해지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합니다. 이 다섯 원칙을 흔히 '5대 판매원칙'이라 부르는데, 실제 분쟁에서 문제 되는 사례 대부분은 설명의무와 적합성원칙, 부당권유행위 세 가지에 몰려 있습니다.

이 제도가 특별한 이유는 손해배상청구나 계약 취소와 비교했을 때 소비자가 증명해야 할 부담이 훨씬 가볍다는 데 있습니다. 손해배상을 받으려면 위반행위와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 손해액까지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하지만, 위법계약해지권은 판매 과정에서 5대 판매원칙 중 하나를 어겼다는 사실만 소명하면 됩니다. 계약을 원천 무효로 돌리는 취소권과 달리 장래를 향해서만 계약을 끝내는 형성권이어서, 판매업자등이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거부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만큼 소비자 입장에서는 소송 이전 단계에서 먼저 시도해볼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수단입니다.

해지 요구의 두 기한 — 위반사실을 안 날부터 1년, 계약체결일부터 5년

위법계약해지권은 아무 때나 행사할 수 있는 권리가 아닙니다. 금소법 제47조는 위반사실을 안 날부터 1년 이내에 해지를 요구하도록 하면서, 그 1년의 기산점과 무관하게 계약체결일부터 5년의 범위 안에서만 행사가 가능하도록 이중의 제한을 둡니다. 두 요건은 선택이 아니라 동시에 충족해야 하는 관계입니다. 최근에야 위반사실을 알았더라도 계약을 맺은 지 이미 5년이 지났다면 안 날부터 1년이 남아 있어도 행사할 수 없고, 반대로 계약이 5년 안이라도 위반사실을 안 지 1년이 지났다면 마찬가지로 권리가 소멸합니다.

예를 들어 2019년에 가입한 상품에서 뒤늦게 설명의무 위반 정황을 발견했다고 해도, 지금(2026년) 시점에서는 계약체결일부터 이미 5년을 넘겼으므로 위법계약해지권 자체를 행사할 수 없습니다. 반면 2022년에 가입한 상품이라면 5년의 한도 안에 있으므로, 위반사실을 인지한 날로부터 1년 안에 서둘러 해지를 요구해야 합니다. 오래전 상품일수록 '뒤늦게 알았다'는 사정만으로는 구제받지 못할 수 있다는 뜻이므로, 의심이 드는 상품이 있다면 가입 시점부터 먼저 계산해 보는 것이 순서입니다.

계약체결일부터 5년, 위반사실을 안 날부터 1년 — 둘 중 하나라도 지나면 위법계약해지권 자체를 행사할 수 없다.

대상이 되는 금융상품 — 계속적 거래이면서 해지 시 불이익이 발생하는 상품

모든 금융상품이 위법계약해지권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금소법 시행령 제38조는 그 대상을 일반금융소비자와 금융상품직접판매업자등 사이에 계속적 거래가 이루어지고, 계약을 해지할 경우 소비자에게 재산상 불이익이 발생하는 금융상품 중 금융위원회가 정하여 고시하는 상품으로 한정합니다. 한 번에 거래가 끝나는 단발성 상품이나 해지해도 별다른 손실이 없는 상품은 애초에 대상에서 빠집니다.

  • 대상에 포함되는 예 — 보장성 보험, 펀드·신탁 등 지속적으로 운용·보수가 발생하는 투자성 상품, 이자·수수료가 계속 발생하는 장기 대출계약.

  • 대상에서 제외되는 예 — 이미 만기가 지나 상환·환매가 끝난 상품, 해지해도 재산상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는 단순 예치성 상품.

  • 확인 방법 — 가입한 상품이 계속적 거래 상품인지, 지금 해지하면 위약금·손실이 발생하는 구조인지부터 점검.

위법계약해지권은 상품의 종류가 아니라 '계속적 거래 + 해지 시 재산상 불이익'이라는 구조를 갖췄는지로 대상 여부가 갈린다.

무엇이 불완전판매인가 — 다섯 판매원칙 위반의 구체적 모습

적합성원칙(제17조)은 투자성향·재산상황·투자목적 등을 파악하지 않거나 파악한 내용과 맞지 않는 상품을 권유하면 어긋납니다. 적정성원칙(제18조)은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가입을 요청한 경우에도 상품의 위험도를 확인하고 부적정하다는 사실을 고지하도록 요구하는데, 이 절차를 생략하면 위반이 됩니다. 설명의무(제19조)는 원금손실 가능성, 수수료 구조, 중도해지 시 불이익처럼 소비자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내용을 빠뜨리거나 설명서를 교부하지 않은 경우에 문제 됩니다.

불공정영업행위 금지(제20조)는 대출을 조건으로 다른 상품 가입을 사실상 강요하는 '꺾기'처럼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부당한 조건을 금지하고, 부당권유행위 금지(제21조)는 원금이 보장되는 것처럼 오인하게 하거나 손실 가능성을 숨기고 권유하는 행위를 막습니다. 파생결합펀드나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처럼 사회적으로 크게 문제가 됐던 불완전판매 사건들도 대부분 이 다섯 원칙 중 하나 이상을 위반한 데서 출발합니다. 자신이 겪은 상황이 이 중 어느 원칙에 해당하는지를 먼저 특정하는 것이 해지 요구서 작성의 출발점입니다.

실제로 자주 확인되는 정황은 "손실이 나도 원금은 결국 회복된다", "이 상품은 사실상 예금과 다름없다"처럼 위험을 축소해 전달한 발언, 투자 경험이 전혀 없는 고령자에게 고난도 상품을 권유하면서 투자성향 조사서를 형식적으로만 작성한 정황, 상품설명서를 계약서 서명란과 함께 한꺼번에 서명받아 실제로는 내용을 확인할 시간을 주지 않은 정황 등입니다. 이런 정황이 문자메시지나 녹취, 상담일지에 남아 있다면 어느 판매원칙을 위반했는지를 특정하는 근거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해지 요구 절차 — 서면 제출부터 10일 이내 통지까지

위법계약해지권은 금융상품판매업자등에게 서면 등으로 해지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행사합니다. 요구서에는 위반한 판매원칙이 무엇인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위반이 있었는지를 구체적으로 특정해 적어야 하고, 이를 뒷받침할 자료를 함께 제출하는 쪽이 이후 절차에서 유리합니다. 판매업자등은 해지 요구를 받은 날부터 10일 이내에 수락 여부를 통지해야 하고, 거절할 때는 반드시 거절사유를 함께 통지해야 합니다.

  • 준비할 자료 — 가입 당시 받은 상품설명서·투자성향 분석 결과지, 상담 녹취나 문자·메신저 상담 내역, 가입 권유 정황을 보여주는 자료.

  • 요구서 기재사항 — 위반한 판매원칙(적합성·적정성·설명의무·불공정영업행위·부당권유 중 해당 항목), 위반이 있었던 시점과 정황, 원하는 조치(해지).

  • 제출 방법 — 내용증명 등 기록이 남는 방식으로 발송해 수신일을 명확히 해 두는 것이 10일 기산에 유리.

판매업자가 거절하면 — 정당한 사유의 판단과 소비자의 직접 해지

판매업자등이 해지 요구를 거절할 수 있는 경우는 '정당한 사유'가 있을 때로 한정됩니다. 위반사실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볼 만한 자료가 있거나, 소비자 쪽에 상품 선택에 영향을 준 귀책사유가 뚜렷한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위반사실이 소명됐는데도 뚜렷한 근거 없이 거절하거나, 10일의 통지기한 안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는다면 소비자는 판매업자등의 동의 없이도 스스로 해당 계약을 해지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실무에서는 거절사유의 정당성 여부를 놓고 판매업자등과 소비자의 입장이 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판매업자등이 절차를 지켰다고 주장하며 거절하면, 소비자로서는 곧바로 해지 효력이 있다고 단정하기보다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거나 소송으로 넘어가 다투게 되는 경우가 실무상 흔합니다. 거절 통지서에 적힌 사유를 검토해 반박 근거를 준비해 두는 것이 이 단계에서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판매업자등이 "당시 상품설명서를 교부했고 소비자가 서명했다"는 이유만으로 거절했다면, 서명 사실 자체보다 설명서에 담긴 내용이 실제로 구두 설명과 일치했는지, 소비자가 그 내용을 이해할 만큼 충분한 시간과 설명이 주어졌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형식적으로 서류를 갖췄다는 사정만으로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므로, 거절 사유가 절차 형식에만 근거하고 있는지 아니면 위반사실 자체를 실질적으로 반박하고 있는지를 구분해서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해지의 효과와 한계 — 장래효일 뿐, 이미 발생한 손실까지 돌려받지는 못한다

위법계약해지권을 행사해 계약이 해지되면, 그 효력은 해지 시점부터 장래를 향해서만 발생합니다. 계약을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되돌리는 취소와는 다릅니다. 해지에 따라 판매업자등은 수수료나 위약금 등 해지와 관련된 비용을 소비자에게 청구할 수 없고, 이 점에서 소비자는 해지 시점 이후의 추가 불이익에서는 확실히 벗어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해지 이전에 이미 발생한 투자손실, 그동안 납입한 보험료, 대출이자, 펀드 보수 등은 위법계약해지권만으로는 돌려받을 수 없습니다. 이 제도의 목적이 '해지 시점 이후의 재산상 불이익을 막는 것'에 있을 뿐, 과거의 손해를 전보하는 손해배상과는 성격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미 상당한 손실을 본 상품이라면 위법계약해지권만 행사하고 끝낼 것이 아니라, 그 손실을 회복할 별도의 절차를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위법계약해지권은 해지 시점 이후의 불이익을 막을 뿐, 이미 발생한 손실을 되돌려주는 제도가 아니다.

손해배상청구·분쟁조정과의 관계 — 위법계약해지권만으로 부족할 때

이미 발생한 손실을 돌려받으려면 금소법 제44조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를 별도로 검토해야 합니다. 제44조 제1항은 판매업자등이 고의 또는 과실로 법을 위반해 소비자에게 손해를 발생시킨 경우 배상책임을 지도록 하고, 특히 제2항은 설명의무(제19조) 위반에 한해 판매업자등의 고의·과실에 대한 입증책임을 소비자가 아닌 판매업자등이 지도록 전환해 둡니다. 설명의무 위반이 문제 되는 사안이라면 이 입증책임 전환 규정이 소송에서 큰 도움이 됩니다.

위법계약해지권과 손해배상청구는 양자택일 관계가 아니라 함께 활용할 수 있는 절차입니다. 먼저 위법계약해지권으로 해지 시점 이후의 불이익부터 차단한 뒤, 이미 발생한 손실은 손해배상청구나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의 분쟁조정으로 다투는 방식이 실무에서 흔히 쓰입니다. 분쟁조정은 소송보다 절차가 간명하고 비용 부담이 적다는 장점이 있지만, 판매업자등이 조정안을 수락하지 않으면 결국 소송으로 넘어가게 되므로 처음부터 증거자료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두는 편이 유리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이미 손실을 본 투자상품, 위법계약해지권으로 손실까지 돌려받을 수 있나요?

A. 아니요. 위법계약해지권은 해지 시점 이후의 재산상 불이익을 막는 장래효만 있어, 해지 이전에 이미 발생한 투자손실이나 납입한 보험료·이자는 이 권리만으로는 돌려받지 못합니다. 이미 발생한 손실을 회복하려면 금소법 제44조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나 금융분쟁조정을 별도로 진행해야 합니다.

Q. 계약한 지 5년이 넘었는데 최근에야 불완전판매 사실을 알았다면 방법이 없나요?

A. 위법계약해지권 자체는 계약체결일부터 5년이 지나면 행사할 수 없습니다. 다만 손해배상청구권은 위법계약해지권과 시효 기산점이 달라 별도로 검토할 여지가 있으므로, 계약 시점과 위반사실을 안 시점을 각각 확인해 어떤 구제수단이 아직 남아 있는지 따져봐야 합니다.

Q. 이미 만기가 지나 상환이 끝난 대출도 위법계약해지권을 쓸 수 있나요?

A. 위법계약해지권은 계속적 거래이면서 해지 시 재산상 불이익이 발생하는 상품을 대상으로 하므로, 이미 상환이나 환매가 끝나 더는 해지할 계약관계가 남아 있지 않은 상품에는 적용되기 어렵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손해배상청구 등 다른 구제수단을 검토하는 것이 맞습니다.

Q. 판매사가 거절하면 곧바로 소송부터 해야 하나요?

A. 정당한 사유 없는 거절이나 10일 내 무응답이면 소비자가 직접 해지 효력을 주장할 수 있지만, 판매업자등이 사유의 정당성을 다투면 실무상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을 먼저 시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정에서도 해결되지 않으면 그때 소송 절차로 넘어가게 됩니다.

Q. 위법계약해지권과 청약철회권은 어떻게 다른가요?

A. 청약철회권은 위반사실과 무관하게 보장성 상품 15일, 대출성 상품 14일, 투자성 상품 7일처럼 짧은 기간 안에 무조건 계약을 철회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반면 위법계약해지권은 판매원칙 위반이 있어야 인정되지만 계약체결일부터 5년까지로 행사 기간이 훨씬 깁니다.

Q. 해지를 요구하면서 어떤 자료를 준비해야 유리한가요?

A. 가입 당시 받은 상품설명서와 투자성향 분석 결과지, 상담 녹취나 문자·메신저 상담 내역처럼 판매 과정에서 어떤 설명과 권유가 있었는지 보여주는 자료가 핵심입니다. 이런 자료를 갖추고 위반한 판매원칙을 구체적으로 특정해 요구서를 작성할수록 판매업자등이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기 어려워집니다.

맺음말

위법계약해지권은 손해액을 입증해야 하는 소송의 문턱을 낮춰, 판매원칙 위반 사실 하나만으로 계약에서 벗어날 길을 열어주는 제도입니다. 다만 계약체결일부터 5년, 위반사실을 안 날부터 1년이라는 두 기한을 모두 지켜야 하고, 이미 발생한 손실까지 돌려주지는 않는다는 한계도 분명합니다.

가입한 금융상품에 대해 설명받은 내용과 실제 위험이 달랐다거나, 자신의 상황에 맞지 않는 상품을 권유받았다는 의심이 든다면, 우선 계약체결일과 위반사실을 인지한 시점부터 계산해 아직 위법계약해지권을 쓸 수 있는 기한 안인지 확인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이미 상당한 손실이 발생한 경우라면 해지 요구와 함께 손해배상청구나 분쟁조정 절차를 같이 준비하는 편이 실질적인 회복에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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