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까지 받아냈는데도, 정작 돈을 갚아야 할 제3채무자가 지급을 거부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추심명령은 채권자에게 채무자를 대신해 돈을 받아갈 자격을 주는 결정일 뿐, 제3채무자에게 지급을 강제하는 효력까지 갖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 단계에서 많은 채권자들이 "명령을 받았는데도 왜 안 주냐"며 당황하지만, 실제로는 여기서부터가 회수의 진짜 싸움입니다. 제3채무자가 버틸 때 무엇을 먼저 확인하고, 어떤 절차로 넘어가야 실제로 돈을 받아낼 수 있는지, 그리고 제3채무자가 내세우는 항변은 어디까지 받아줘야 하는지를 이 글에서 정리합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추심명령의 효력 — 제3채무자가 거부해도 달라지지 않는 것과 달라지는 것
채권자가 채무자의 재산을 압류하고 추심명령까지 받아내면, 그 순간부터 채권자는 압류채무자를 대위할 필요 없이 스스로 제3채무자에게 채권을 추심할 수 있는 지위를 얻습니다. 민사집행법 제229조 제2항은 추심명령이 있으면 압류채권자가 대위절차 없이 압류된 채권을 추심할 수 있다고 정하고, 같은 법 제232조 제1항은 그 효력이 압류된 채권 전액에 미친다고 규정합니다. 이 단계에서 채권자는 사실상 채무자를 대신해 제3채무자에게 지급을 청구할 수 있는 권능을 갖게 되는 셈입니다. 문제는 추심명령이 제3채무자에게 지급을 강제하는 효력까지 갖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추심명령은 집행법원이 발령하는 결정일 뿐, 그 자체로 강제집행이 가능한 이행판결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채무자를 상대로 받아둔 판결이나 지급명령 같은 집행권원이 이미 있어도, 그 효력이 자동으로 제3채무자에게까지 미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놓치면 이 단계에서 헛수고를 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제3채무자가 추심명령 송달을 받고도 지급을 미루거나 아예 응답하지 않는 사례가 실무에서 드물지 않습니다. 이유는 제각각이지만, 채권자 입장에서는 어느 경우든 추심명령을 손에 쥐고도 실제 돈은 한 푼도 회수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채무자에게 받을 반대채권이 있다며 상계로 대응하겠다는 경우
압류의 효력범위나 채권 자체의 존부를 다투는 경우
같은 채권에 여러 채권자의 압류가 겹쳐 누구에게 얼마를 줘야 할지 애매하다는 경우
특별한 법적 근거 없이 시간을 끌며 단순 비협조로 버티는 경우
추심명령은 제3채무자에게 지급을 강제하는 집행권원이 아니라, 채권자에게 '받아갈 자격'을 부여하는 결정일 뿐이다. 제3채무자가 거부하면 별도의 절차로 넘어가야 실제 회수로 이어진다.
소 제기 전에 — 진술최고로 거부 이유부터 확인한다
제3채무자가 응답이 없거나 애매한 태도를 보인다고 곧바로 소송부터 준비할 필요는 없습니다. 민사집행법 제237조는 압류채권자의 신청이 있으면 법원이 제3채무자에게 채권을 인정하는지, 지급할 의사가 있는지, 다른 사람으로부터 같은 채권에 대해 청구를 받은 적이 있는지, 다른 채권자에게 이미 압류당한 사실이 있는지를 압류명령을 송달받은 날부터 1주 이내에 서면으로 진술하도록 명하는 절차를 두고 있습니다. 이를 진술최고라 부르며, 제3채무자가 진술을 게을리하면 법원이 직접 심문할 수도 있습니다.
진술최고를 활용하면 제3채무자가 어떤 이유로 지급을 미루는지 소송 전에 미리 파악할 수 있다는 실익이 있습니다. 상계를 주장할 것인지, 채권 자체를 부인할 것인지, 압류 경합을 이유로 대는지에 따라 이후 추심의 소에서 청구취지를 어떻게 구성할지, 어떤 자료를 미리 준비해야 할지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진술 내용과 실제 사정이 다르거나 고의로 사실과 다르게 진술해 채권자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에는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질 수 있다는 점도 제3채무자를 압박하는 실질적인 지렛대가 됩니다. 다만 진술최고 자체가 지급을 강제하는 절차는 아니므로, 진술을 받았는데도 여전히 지급을 거부한다면 결국 추심의 소로 넘어가야 합니다.
추심의 소 제기 — 관할과 소송구조
제3채무자가 임의 지급을 계속 거부하면, 추심채권자는 스스로 원고가 되어 제3채무자를 상대로 이행소송, 이른바 추심의 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민사집행법 제238조는 채권자가 추심명령의 취지에 따라 제3채무자를 상대로 소를 제기할 때는 일반 관할규정에 따른 관할법원에 제기하고, 채무자에게 그 소를 고지해야 한다고 정합니다. 다만 채무자가 외국에 있거나 소재가 불분명한 경우에는 이 고지 의무가 면제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추심채권자가 채무자를 대위해서가 아니라, 추심명령으로 취득한 자신의 고유한 추심권능에 근거해 스스로 원고 지위에서 소를 제기한다는 것입니다.
청구취지는 통상 "피고(제3채무자)는 원고(추심채권자)에게 얼마를 지급하라"는 형태로 구성되며, 청구할 수 있는 금액은 압류명령에 표시된 압류채권액의 범위 안으로 제한됩니다. 관할은 민사소송법의 일반 관할규정을 따르므로 통상 제3채무자의 주소지나 채무이행지를 관할하는 법원이 되고, 청구금액에 따라 단독판사 또는 합의부 사건으로 나뉩니다. 소송이 시작되면 채무자에게도 소가 제기됐다는 사실이 통지되어, 채무자가 자신의 이해관계가 걸린 절차의 진행 상황을 알 수 있게 됩니다.
추심채권자는 채무자를 대위하는 것이 아니라, 추심명령으로 얻은 자신의 고유한 지위에서 스스로 원고가 되어 제3채무자를 상대로 이행소송을 제기한다.
제3채무자가 내세우는 항변 — 어디까지 받아주고 어디서 막히나
추심의 소로 넘어가면 제3채무자는 대부분 어떤 형태로든 항변을 내세웁니다. 원칙적으로 제3채무자는 압류된 채권에 관하여 채무자에게 주장할 수 있었던 실체법상의 모든 항변으로 추심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습니다. 이미 채무자에게 돈을 갚았다는 변제 항변, 쌍무계약에서 자신의 의무와 상대의 의무가 대가관계에 있다는 동시이행 항변, 채권 자체가 소멸시효 완성으로 없어졌다는 항변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런 항변은 채무자와 제3채무자 사이의 원래 법률관계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채권자가 바뀌었다고 해서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 실체법의 기본 원리입니다.
반면 받아들여지지 않는 항변도 있습니다. 대법원 1994. 11. 11. 선고 94다34012 판결(추심금)은 집행채권, 즉 추심채권자가 애초에 채무자에 대해 가지고 있던 채권 자체의 부존재나 소멸은 채무자가 청구이의의 소에서 다툴 사유이지, 추심의 소에서 제3채무자가 이를 항변으로 주장해 지급을 거절할 수 있는 사유는 아니라고 판시했습니다. 제3채무자는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의 원인관계에 개입할 지위가 아니고, 그 다툼은 채무자 본인이 별도 절차로 해결해야 할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실무에서 제3채무자가 "애초에 저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받을 돈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식으로 다투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추심의 소에서는 통하지 않는 항변이라는 점을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통하는 항변 — 변제 완료, 동시이행 항변, 피압류채권 자체의 소멸시효 완성, 압류범위를 넘는 부분에 대한 다툼
통하지 않는 항변 — 추심채권자가 채무자에 대해 가진 집행채권 자체의 부존재·소멸 주장(청구이의의 소 사유)
상계 항변의 특별한 요건 — 아무 반대채권이나 되는 게 아니다
실무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항변은 상계입니다. 제3채무자가 채무자에게 받을 반대채권이 있다고 주장하며 그 채권과 압류된 채권을 상계해 지급 의무를 면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상계가 추심채권자에게 대항력을 가지려면 특별한 시점 요건을 갖춰야 합니다.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당시에 제3채무자의 반대채권(자동채권)과 압류된 채권(수동채권)이 이미 상계할 수 있는 상태, 즉 상계적상에 있었거나, 그 당시 자동채권의 변제기가 아직 도래하지 않았더라도 수동채권의 변제기와 동시에 또는 그보다 먼저 도래해야 합니다.
이 요건이 엄격한 이유는 분명합니다. 만약 압류 이후에 발생했거나 압류 이후에야 변제기가 도래하는 채권으로도 자유롭게 상계할 수 있다면, 제3채무자가 압류 소식을 듣고 나서 사후적으로 반대채권을 만들어내거나 변제기 도래 시점을 조작해 추심 자체를 무력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공사대금 채권이 압류됐는데 도급인인 제3채무자가 그 이후에 발생한 하자보수 관련 손해배상채권을 근거로 상계를 주장한다면, 그 손해배상채권이 압류 효력 발생 당시 이미 발생해 변제기 요건까지 충족했는지가 실제 소송에서 핵심 쟁점이 됩니다.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상계 주장이라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고, 제3채무자는 결국 지급 의무를 면하지 못합니다.
압류가 여러 건 겹쳤다면 — 공동소송참가와 배당절차
같은 채권에 다른 채권자의 압류나 가압류가 먼저 또는 나중에 겹쳐 있는 경우, 이른바 압류의 경합 상황이 자주 발생합니다. 이때 민사집행법 제249조는 제3채무자가 추심의 소를 제기당한 경우, 첫 변론기일까지 집행력 있는 정본을 가진 다른 채권자들에게 공동소송인으로 소송에 참가하도록 명해줄 것을 법원에 신청할 수 있게 정하고 있습니다. 여러 채권자가 관여된 분쟁을 하나의 절차에서 통일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압류가 경합된 상태에서 추심채권자가 승소하더라도, 그 판결이 확정된 금액을 추심채권자 혼자 독차지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채권자들의 배당요구가 함께 걸려 있다면 별도의 배당절차를 거쳐 각 채권자의 채권액 비율에 따라 안분해 나눠 받는 구조로 정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 실제로 손에 쥐는 금액이 처음 압류했던 채권액 전부가 아니라 다른 채권자와 나눈 몫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을 미리 계산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제3채무자로서는 이런 경합 상황을 지급을 미루는 명분으로 삼는 경우도 있지만, 다음 항목에서 살펴볼 공탁 제도를 이용하면 이 문제를 스스로 정리하고 소송에서 벗어날 수도 있습니다.
승소 판결 이후 — 강제집행과 제3채무자의 공탁으로 위험 관리
추심의 소에서 승소해 판결이 확정되면, 그 판결문 자체가 새로운 집행권원이 됩니다. 그런데도 제3채무자가 여전히 임의로 지급하지 않는다면, 추심채권자는 이 판결문을 근거로 제3채무자의 예금이나 부동산, 다른 재산에 대해 다시 강제집행 절차를 밟아 실제 회수에 나서야 합니다. 추심명령 하나만으로 끝나지 않고, 소송과 별도의 집행 절차까지 거쳐야 비로소 돈을 손에 쥐게 되는 셈입니다.
한편 제3채무자 입장에서는 압류가 경합되어 있거나 채권 자체에 다툼의 여지가 있을 때 소송까지 가지 않고 위험을 정리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민사집행법 제248조는 제3채무자가 압류와 관련된 금전채권의 전액을 법원에 공탁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고, 배당요구가 있거나 압류·가압류가 거듭된 경우에는 청구가 있으면 공탁 의무까지 부과합니다. 이 권리공탁 제도는 제3채무자가 누구에게 얼마를 줘야 할지 스스로 판단하는 부담과 이중으로 지급할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주는 장치입니다. 추심채권자로서는 제3채무자가 이런 식으로 공탁으로 빠져나갈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추심 이후에는 민사집행법 제236조에 따라 지체 없이 추심 사실을 신고하는 등 후속 절차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울러 소를 제기하기 전 단계에서부터 제3채무자의 재산 상태를 함께 살펴보는 것도 실무적으로 의미가 있습니다. 어렵게 승소 판결을 받아도 제3채무자에게 집행할 만한 재산이 없다면 그 판결은 서류로만 남을 수 있기 때문에, 진술최고 답변이나 신용정보 조회 등을 통해 제3채무자의 자력을 함께 확인해두면 소송을 진행할지, 다른 회수 방법을 병행할지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추심명령을 받으면 제3채무자가 당연히 지급해야 하나요?
A. 추심명령은 지급을 강제하는 집행권원이 아니라 추심채권자에게 채무자 대신 이행을 청구할 수 있는 자격을 주는 결정입니다. 제3채무자가 임의로 응하지 않으면 별도로 추심의 소를 제기해 집행권원을 새로 받아야 합니다.
Q. 제3채무자가 아무 응답도 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요?
A. 법원에 진술최고를 신청해 채권 인정 여부와 지급 의사를 서면으로 밝히도록 요구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응하지 않거나 지급을 거부한다면 추심의 소로 넘어가 이행판결을 구하면 됩니다.
Q. 제3채무자가 채무자에게 받을 돈이 있다며 상계를 주장하면 그대로 인정되나요?
A. 압류 효력 발생 당시 상계적상에 있었거나 반대채권의 변제기가 피압류채권과 동시 또는 그보다 먼저 도래한 경우에만 상계로 대항할 수 있습니다. 압류 이후의 사정으로 만들어지거나 변제기가 늦게 도래하는 반대채권으로는 대항할 수 없습니다.
Q. 제3채무자가 원래 채권 자체가 없었다고 주장하면 이길 수 없나요?
A. 집행채권의 부존재나 소멸은 채무자가 청구이의의 소로 다툴 사유일 뿐이라는 것이 대법원 판례입니다. 추심의 소에서 제3채무자가 이를 항변으로 내세워 지급을 거절할 수는 없습니다.
Q. 추심의 소에서 승소하면 바로 돈을 받을 수 있나요?
A. 승소 판결이 확정되면 그 자체가 새로운 집행권원이 됩니다. 그런데도 제3채무자가 여전히 지급하지 않으면 그 재산에 대해 다시 강제집행 절차를 밟아 실제로 회수해야 합니다.
Q. 다른 채권자도 같은 채권을 압류했다면 소송이 복잡해지나요?
A. 압류가 경합된 경우 제3채무자의 신청으로 다른 채권자들이 공동소송인으로 참가하게 될 수 있습니다. 승소해도 추심채권자가 단독으로 받는 것이 아니라 배당절차를 거쳐 채권액 비율대로 나눠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맺음말
추심명령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제3채무자가 지급을 거부하면 진술최고로 이유를 확인하고, 그래도 해결되지 않으면 추심의 소로 넘어가 별도의 집행권원을 받아내야 실제 회수로 이어집니다. 소송 과정에서 제3채무자가 어떤 항변을 낼 수 있는지, 특히 상계 항변이 언제 인정되고 언제 인정되지 않는지를 미리 파악해두면 불필요하게 시간을 끌리지 않고 대응할 수 있습니다.
압류가 여러 채권자와 겹쳐 있거나 제3채무자가 공탁으로 빠져나가려는 상황까지 겹치면, 절차가 예상보다 복잡해지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수원지방법원 관할 사건을 비롯해 추심금 소송은 진술최고 신청 시점부터 강제집행 단계까지 놓치기 쉬운 절차가 이어지는 만큼, 제3채무자가 지급을 거부하는 시점부터 전체 흐름을 염두에 두고 대응 순서를 정하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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