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이 먼저 돈 요구, 만남 불발인데 미수로 입건됐다면
사건 개요
채팅 애플리케이션이나 오픈채팅방에서 대화를 나누다 상대방이 스스로 나이를 청소년이라 밝히거나, 나중에 청소년으로 밝혀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문제가 된 대화를 다시 들여다보면, 먼저 대가를 언급하고 만남을 제안한 쪽은 상대방이었고, 정작 만남 장소나 시간을 확정하기도 전에 대화가 끊기거나 상대방이 나타나지 않아 실제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그럼에도 얼마 뒤 경찰서에서 출석 요구서를 받아보면 죄명란에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성매수 등) 미수"라는 문구가 적혀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의뢰인들은 "실제로 만나지도 못했는데 왜 기수도 아니고 미수로 입건되느냐"며 억울해하지만, 정작 다투어야 할 지점은 억울함의 정도가 아니라 그 죄명 구성 자체가 법률상 성립할 수 있는가라는 부분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아동·청소년을 상대로 한 성매수죄(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3조 제1항)는 미수범을 처벌하는 규정 자체가 없습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무혐의로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수사기관이 처벌 공백을 메우기 위해 같은 조 제2항의 유인·권유죄로 죄명을 바꿔 의율하는 경우가 실무상 흔히 있고, 이 단계에서 사실관계를 어떻게 정리해 두었는지에 따라 결과가 크게 갈립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다투어지는 지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형법 제29조는 "미수범을 처벌할 죄는 각칙에 정한다"고 규정하는데,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3조는 제1항(성매수)에 대해서는 미수범 처벌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실제 성행위에 나아가지 못한 이상, 제1항만으로는 애초에 처벌할 근거 자체가 없습니다.
둘째, 그렇다면 수사기관이 대안으로 꺼내는 것이 같은 조 제2항, 즉 "아동·청소년의 성을 사기 위하여 아동·청소년을 유인하거나 성을 팔도록 권유한 자"를 처벌하는 조항입니다. 이 조항은 미수 개념이 아니라 유인·권유 행위 자체가 완성되면 그것으로 기수가 되는 별개의 범죄여서, 실제 만남이나 성행위로 이어졌는지와 무관하게 처벌될 수 있습니다.
셋째, 그래서 결국 승부는 대화 내용으로 넘어갑니다. 대가를 먼저 언급하고 만남을 제안한 주체가 누구였는지, 의뢰인의 대화가 상대방의 제안에 대한 단순한 확인·응답에 그쳤는지 아니면 적극적으로 유인하거나 권유하는 수준이었는지가 제13조 제2항의 성립 여부를 가르는 실질적 기준입니다. 이 순서와 표현은 초기에 확보해 두지 않으면 나중에 재구성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미수' 죄명 구성 자체의 법리적 허점을 정면으로 지적하기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수사기관이 실제로 어떤 법조를 근거로 입건했는지입니다. 이 단계를 놓치면, 처벌 규정이 없는 죄명이 그대로 공소장까지 올라가는 경우가 실제로 발생합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대응합니다.
1) 입건 통지서와 피의사실요지의 적용 법조를 정확히 특정합니다.
출석요구서나 피의사실요지에 적힌 죄명이 "성매수(등) 미수"로 되어 있다면, 그 근거가 제13조 제1항인지, 제2항인지, 혹은 두 항이 뒤섞여 표기된 것인지를 먼저 정확히 확인합니다. 실무에서는 수사 초기 단계에 관행적으로 "미수"라는 표현이 붙는 경우가 있는데, 제1항에 대한 미수는 애초에 구성요건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개념이므로 이 단계에서 짚어 두는 것이 이후 절차 전체의 방향을 바꿉니다.
2) 처벌 규정 부재를 서면으로 명확히 제출합니다.
이 주장은 사실관계를 다투는 것이 아니라 순수한 법률상 주장이므로, 진술보다는 의견서·법리검토서 형태의 서면으로 수사 초기에 제출하는 편이 효과적입니다. 형법 제29조의 죄형법정주의 원칙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3조의 조문 구조(제1항은 미수 처벌 규정 없음, 제2항만 유인·권유를 별도 기수범으로 규정)를 함께 적시해, 수사기관이 죄명 구성을 재검토하도록 유도합니다.
3) 성인 대상 성매매 처벌 구조와의 정합성을 함께 짚습니다.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역시 같은 구조입니다. 미수범 처벌 규정(제23조)은 강요행위(제18조)와 알선·영업행위(제19조)에만 적용되고, 성을 사는 행위 자체(제21조)의 미수는 처벌하지 않습니다. 아동·청소년 대상 성매수 역시 같은 입법 체계 위에 있다는 점을 함께 제시하면, "미수는 왜 처벌 대상이 아닌가"라는 논리가 훨씬 명확하게 전달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유인·권유죄로 넘어간 경우, '누가 먼저였는가'를 대화 로그로 재구성하기
미수 죄명이 정리되더라도, 수사기관이 제13조 제2항의 유인·권유죄로 의율을 전환하면 다시 사실관계 싸움으로 돌아갑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확보합니다.
1) 대화 전체를 시간순으로 원본 그대로 복원합니다.
캡처본 일부가 아니라 대화 개시 시점부터 종료 시점까지 전체 로그를 확보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대가·만남 장소·시간을 먼저 꺼낸 쪽이 누구인지, 의뢰인의 답변이 언제 어떤 문구로 이어졌는지를 메시지 하나하나의 순서대로 재구성합니다. 이 순서가 뒤바뀌어 보이면 유인·권유 여부에 대한 판단 자체가 달라집니다.
2) 의뢰인의 발화를 '수동적 응답'과 '능동적 유인·권유'로 구분합니다.
제13조 제2항은 "유인하거나 ... 권유한 자"를 처벌 대상으로 삼는데, 이는 피고인 쪽에서 상대방을 성매매로 이끄는 능동적 행위를 전제로 한 구성요건입니다. 상대방이 이미 대가를 요구하며 만남을 제안한 상태에서, 의뢰인이 "얼마인지", "가능한지"를 확인하거나 조건을 되묻는 수준에 그쳤다면 이는 상대방 제안에 대한 소극적 반응이지, 스스로 유인하거나 권유를 개시한 행위로 보기는 어렵다는 논리를 세웁니다.
3) 만남이 성사되지 못한 경위를 함께 정리합니다.
유인·권유죄는 실제 만남 여부와 무관하게 성립할 수 있는 죄이지만, 대화가 구체적인 합의 없이 흐지부지 끊긴 경위, 의뢰인이 먼저 대화를 중단하거나 조건을 거절한 정황이 남아 있다면 이는 능동적 권유가 아니었다는 정황 증거로 함께 활용할 수 있습니다. 대화 종료 시점의 문맥까지 빠짐없이 확보해 두는 것이 이 지점에서 특히 중요합니다.
결론
"만나지도 못했는데 왜 미수냐"는 억울함은 실제로 법률상 근거가 있는 지적입니다. 아동·청소년 성매수죄는 미수범 처벌 규정이 없고,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최초 입건 죄명의 구성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지점을 넘어서면, 수사기관이 유인·권유죄로 죄명을 바꿔 의율할 가능성이 남아 있고, 그때부터는 대화의 선후관계와 표현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어느 조항으로 다투든 핵심은 같습니다. 적용 법조를 먼저 정확히 특정하고, 대화 로그를 시간순으로 빠짐없이 확보해 두는 것입니다. 지금 이와 비슷한 상황으로 출석 요구를 받았거나 입건 통지를 받으셨다면, 적용된 죄명이 무엇인지부터 다시 한번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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