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수신 강연에 섰다가 공범 몰렸다면 — 보수와 공모 부정
유사수신 강연에 섰다가 공범 몰렸다면 — 보수와 공모 부정
법률가이드
기타 재산범죄사기/공갈

유사수신 강연에 섰다가 공범 몰렸다면 — 보수와 공모 부정 

김강희 변호사


유사수신 강연에 섰다가 공범 몰렸다면 — 보수와 공모 부정


사건 개요


재무 설계나 경제 강의를 해 온 강사, 은퇴한 금융권 출신, 자산관리 관련 자격증을 가진 전문가들에게 종종 이런 제안이 들어옵니다. "저희 회사 투자설명회에서 경제 전망 강연을 한 번 해 주실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강연료도 나쁘지 않고, 주제도 평소 하던 대로 금리·물가·자산배분 이야기라 큰 고민 없이 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몇 달, 길게는 1~2년이 지난 뒤 그 회사가 유사수신 또는 사기 혐의로 수사를 받으면서 시작됩니다.

수사기관과 피해자들은 "그 강연 때문에 회사를 믿고 투자했다"고 진술하고, 강연자는 어느 순간 참고인이 아니라 피의자로 신분이 바뀌어 있습니다. 강연자 본인은 "나는 그 회사의 상품을 팔라고 한 적도 없고, 그저 초청받아 일반적인 경제 이야기를 하고 정해진 강연료를 받았을 뿐"이라고 억울해합니다. 하지만 수사기관은 강연자가 회사 명함이 박힌 자료로 강연했다는 점, 강연료가 여러 차례에 걸쳐 지급됐다는 점, 강연 이후 투자자가 실제로 늘었다는 점을 근거로 공범 관계를 의심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단순히 강연을 하고 정해진 보수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공범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강연의 내용, 보수의 성격, 강연자가 회사의 실체를 어디까지 알고 있었는지에 따라 결과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 세 가지를 어떻게 구성하고 입증하느냐가 무혐의와 유죄를 가르는 실질적인 기준입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다투어지는 지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강연 내용이 일반적인 경제·재테크 지식 전달에 그쳤는지, 아니면 그 회사의 구체적인 투자 상품을 직접 권유하거나 원금·수익을 보장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는지입니다. 둘째, 강연료의 성격이 통상적인 정액 강연료였는지, 아니면 강연 이후 유치된 투자금이나 신규 회원 수에 연동된 실적 수당에 가까웠는지입니다. 셋째, 강연자가 강연 시점에 그 회사가 인허가 없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는 사실, 즉 회사 사업의 불법성을 인식하고 있었는지입니다.

이 세 지점은 각각 형법 및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상 공동정범과 방조범, 그리고 무혐의를 가르는 경계선과 정확히 겹칩니다. 판례상 공동정범이 성립하려면 범죄를 함께 실현하려는 공동가공의 의사와 실제로 범행에 본질적으로 기여하는 기능적 행위지배가 모두 있어야 하고, 방조범이 성립하려면 최소한 정범의 범행을 인식하면서 그 실행을 용이하게 했다는 방조의 고의와 인과관계가 있어야 합니다(형법 제32조). 강연 한 번, 보수 한 번 받았다는 사실만으로는 이 요건들이 당연히 채워지지 않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강연과 보수를 회사의 범행과 분리해 재구성하기


공범 혐의를 벗어나는 첫걸음은 "나는 그 회사가 하는 일과 무관한 활동을 했다"는 사실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막연히 "몰랐다"고 진술하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사실관계를 정리합니다.

1) 강연 원고와 자료로 발언 범위를 특정합니다.

강연 당시 사용한 PPT, 강연 원고, 사전에 주고받은 강연 요청 메일이나 문자를 최대한 확보합니다. 여기서 확인해야 할 것은 강연자가 직접 그 회사의 특정 투자 상품명을 언급하며 가입을 권유했는지, 아니면 금리·경기·자산배분 같은 일반론에 머물렀는지입니다. 강연 녹취나 참석자 후기, 행사 진행표 등도 같은 목적으로 확보해, "상품 권유가 아니라 일반 강의였다"는 사실을 문서로 남깁니다. 강연 중 청중의 개별 질문에 즉흥적으로 답한 발언이 있다면, 그 맥락까지 정확히 재구성해 두어야 나중에 발췌·왜곡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2) 보수 지급 구조를 정액 강연료로 특정합니다.

보수가 강연 시간·횟수에 따른 정액이었는지, 아니면 그날 강연을 듣고 가입한 투자자 수나 투자금 규모에 연동된 모집 수당 성격이었는지는 결정적입니다. 계약서나 견적서, 세금계산서·원천징수영수증, 계좌 입금 내역상 지급 시점과 금액의 패턴을 정리해, 지급이 강연 실적이 아니라 강연 자체의 대가였음을 뒷받침합니다. 반대로 지급 시점이 신규 회원 모집 실적 발표 이후로 몰려 있거나 금액이 들쭉날쭉하다면, 그 이유를 먼저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3) 불법성 인식 시점을 명확히 합니다.

수사기관은 흔히 "언론 보도나 소문으로 알 수 있었을 것"이라는 식으로 인식을 추정합니다. 이를 방어하려면 강연을 수락한 시점, 회사의 사업자등록·금융업 인허가 여부를 확인했던 정황(있다면), 강연 이후 문제를 인지하고 추가 강연 요청을 거절하거나 관계를 끊은 시점을 시간순으로 정리해 둡니다. 문제를 인지한 뒤에도 강연을 계속했다면 그 시점부터는 평가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인지 시점과 그 이후 행동을 분리해 다루는 것이 중요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이미 공모로 구성된 경우 죄책의 범위를 좁히기


수사가 이미 진행되어 공동정범으로 입건된 상태라면, 무혐의를 곧바로 다투는 것과 별개로 죄책의 성격과 범위를 줄이는 방어가 필요합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이 단계에서 다음을 함께 검토합니다.

1) 공동정범이 아니라 방조범 수준임을 다툽니다.

공동정범이 인정되려면 단순한 인식·묵인을 넘어 범행의 본질적 부분을 분담하는 기능적 행위지배가 있어야 합니다. 강연자가 자금 모집 방식을 설계하거나, 모집책을 관리하거나, 회사의 의사결정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면 이는 공동정범이 아니라 정범의 실행을 용이하게 한 방조에 가깝습니다. 방조범은 정범보다 형이 감경되므로(형법 제32조 제2항), 이 구분을 명확히 하는 것만으로도 처벌 수위가 크게 달라집니다.

2) 방조의 인과관계 부존재를 주장합니다.

방조범이 성립하려면 그 행위가 정범의 범행 결의를 강화하거나 실행을 촉진했다는 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합니다. 강연이 없었더라도 회사가 이미 다른 경로로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었다는 사실, 강연 참석자 중 실제로 투자로 이어진 인원이 극히 적었다는 사실 등을 자료로 정리하면, 강연과 피해 확대 사이의 인과관계를 다툴 여지가 생깁니다.

3)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이득액 산정에서 분리를 주장합니다.

사기죄로 함께 의율되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적용되는 경우, 이득액이 5억 원 이상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가중됩니다(같은 법 제3조). 이때 강연자 본인에게 귀속된 이득은 강연료뿐인데도 회사 전체의 피해액을 기준으로 가중처벌 구간이 적용될 위험이 있습니다. 강연자의 가담 정도와 실제 취득 이익이 회사 전체 피해액과 무관하다는 점을 분리해 주장하는 것이 양형에서 핵심적인 방어선이 됩니다.


결론


강연 요청을 수락하는 순간에는 그 회사가 나중에 어떤 문제를 일으킬지 알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강연을 하기로 했다면 강연 자료와 보수 지급 방식을 처음부터 명확히 남겨 두는 습관이 훗날 큰 차이를 만듭니다.

이미 공범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면, 강연 내용과 보수의 성격, 불법성을 인식한 시점을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무혐의부터 방조범 수준의 감경까지 결과의 폭이 크게 달라집니다. 지금 이런 상황에 놓여 계시다면, 강연과 보수 관계를 어떻게 정리하고 소명할지 점검을 한 번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17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