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낯선 사람과의 영상통화, 채팅 상대와 주고받은 사진 등을 빌미로 “유포하겠다”며 돈을 요구하는 몸캠피싱 상담이 눈에 띄게 늘고 있습니다. 전 연인이나 지인 사이의 협박도 마찬가지 구조로 반복됩니다.
제가 상담한 피해자분들 중 상당수는 “일단 조금이라도 보내주면 조용히 끝나겠지”라는 생각으로 요구에 응했다가, 오히려 “한 번 더 보내라”, “이번엔 액수를 올려라”는 식으로 협박이 반복되는 경험을 하셨습니다. 반대로 신고를 결심한 분들은 “신고하면 상대가 화가 나서 진짜로 뿌려버리지 않을까” 하는 공포 때문에 정작 가장 필요한 초기 대응 시점을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실제로 촬영물을 소지하고 있지 않거나 아직 유포하지 않은 단계라도, 그 존재를 방편 삼아 공포심을 일으킬 정도로 해악을 고지했다면 그 자체로 이미 범죄가 완성된다는 취지를 확인했습니다(대법원 2024. 5. 30. 선고 2023도17896 판결). 즉 유포 여부와 무관하게 협박 시점에 이미 무거운 처벌 대상이라는 뜻입니다.
아래에서는 신고와 실제 유포 사이에 법적·사실적으로 어떤 연관이 있는지, 그리고 지금 이 순간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협박범은 신고 여부를 실시간으로 알 방법이 없고, 유포는 애초부터 계획된 수순입니다
“신고하면 유포한다”는 말은 심리적 압박 수단이지, 신고 사실에 반응하는 자동 스위치가 아닙니다.
몸캠피싱을 비롯한 영상 협박 사건의 상당수는 대포폰·해외 서버 메신저·차명 계좌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가해자가 피해자의 경찰 신고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방법은 사실상 없습니다. 피해자가 상대방에게 직접 “신고했다”고 알리지 않는 이상, 신고 자체가 가해자에게 전달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실무에서는 오히려 피해자의 대응(신고·묵묵부답·일부 송금 등)과 무관하게 유포로 이어지는 사례가 다수 보고되고 있습니다. 애초에 이런 유형의 범행은 한 명의 피해자에게서 최대한 여러 차례 금전을 뜯어낸 뒤, 더 이상 돈을 받을 수 없다고 판단되는 시점에 유포 여부를 결정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즉 유포를 결정짓는 것은 “신고했는가”가 아니라 “더 뜯어낼 것이 남았는가”에 가깝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신고를 미루고 요구에 계속 응하는 선택이 유포를 막아준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오히려 대응을 미루는 시간만큼 가해자에게는 추가로 협박 자료를 가공하거나 다른 SNS 계정으로 확산을 준비할 여유가 생깁니다.
가해자는 신고 사실을 실시간으로 알 수 없고, 유포 여부는 신고가 아니라 애초의 범행 계획에 좌우됩니다.
2. 촬영물을 이용한 협박은 실제 유포 없이도 이미 완성된 중범죄입니다
협박 시점에 이미 성립하는 범죄이므로, 유포로 이어지기 전이라도 지금 바로 형사 절차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3 제1항은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촬영물 또는 복제물을 이용하여 사람을 협박한 자를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벌금형이 없는, 그 자체로 무거운 범죄입니다. 이 협박으로 상대방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 없는 일을 하게 만들었다면(강요) 제2항에 따라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형이 더 무거워지고, 상습으로 범한 경우에는 제3항에 따라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됩니다.
실무에서 자주 오해하는 지점은 “상대가 진짜 영상을 갖고 있는지 확인돼야 신고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3 제1항에서 정한 ‘촬영물 등을 이용하여’란 실제로 촬영·제작·복제 등의 방법으로 만들어진 바 있는 촬영물 등을 방편이나 수단으로 삼아 유포 가능성 등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의 해악을 고지한 이상 인정되고, 행위자가 그 촬영물 등을 현재 소지하고 있는지는 죄의 성립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취지이다(대법원 2024. 5. 30. 선고 2023도17896 판결).
다시 말해 이미 촬영된 사실이 있고 그것을 빌미로 협박했다면, 그 시점에 범죄는 완성됩니다. 아직 유포되지 않았다거나 상대의 소지 여부가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신고를 미룰 필요가 없다는 뜻입니다.
협박은 유포 이전, 그 협박 자체만으로 이미 완성된 범죄입니다.
3. 요구에 응해 돈을 보내도 협박이 멈추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송금은 협박을 끝내는 합의가 아니라, 반복 갈취의 시작 신호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상을 빌미로 금전을 요구하는 행위에는 형법 제350조의 공갈죄도 함께 적용될 수 있습니다. 사람을 공갈하여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는 무거운 범죄입니다. 몸캠피싱처럼 조직적으로 이루어지는 사건에서는 협박·공갈뿐 아니라 정보통신망법 위반까지 함께 적용되어 사건 전체의 처벌 규모가 커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협박범과 피해자 사이에는 “돈을 주면 유포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법적으로 지켜질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형사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상대방에게 그런 약속을 지킬 법적 의무가 있을 리 없고, 한 번 응한 요구는 “이 사람은 돈을 낸다”는 신호로 작용해 다음 요구로 이어지는 경우가 흔합니다.
더구나 요구에 응하는 과정에서 계좌 정보, 실명, 근무지 등 개인정보가 추가로 노출되면서 오히려 협박의 강도가 세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금전 요구에 응하는 선택이 사실상 문제를 더 키우는 결과로 이어지는 셈입니다.
금전 요구에 응한다고 해서 유포를 막아준다는 법적·사실적 보장은 없습니다.
4. 실제로 유포되더라도 그 순간부터 가해자의 처벌은 더 무거워지고, 삭제·차단 조치도 가능합니다
유포는 협박과 별개의 범죄이므로, 유포됐다는 사실 자체가 가해자에게 더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촬영물을 실제로 반포·제공·전시했다면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2항에 따라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적용되고, 영리를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유포했다면 제3항에 따라 3년 이상의 유기징역까지 가능합니다. 이는 협박죄(제14조의3)와는 별개의 죄로, 협박에 이어 실제 유포까지 이루어지면 두 죄가 함께 적용되어 가해자의 형이 누적되어 무거워집니다.
즉 “신고했더니 유포됐다”는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그것은 가해자의 처벌 범위가 오히려 넓어지는 결과이지 피해자가 신고를 잘못했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또한 유포가 확인된 즉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삭제·접속차단을 요청할 수 있고,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를 통해 해시값 기반 자동 감지·차단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런 조치는 유포 정황을 인지한 시점부터 곧바로 신청할 수 있어, 신고와 삭제지원 신청을 미룰수록 확산을 막을 골든타임만 줄어듭니다.
5. 고소부터 삭제지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증거 확보와 동시 신고가 이후 수사·삭제지원 속도를 좌우합니다.
영상 협박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또는 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고소장·신고 접수 → ②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 연계 삭제지원 신청 및 피해자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가해자가 해외에 있는 경우 국제공조 수사 병행)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가해자를 특정하지 못한 상태라도 성명불상자를 상대로 고소할 수 있고, 수사기관이 계좌·IP 추적으로 신원을 확인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지금 협박을 받고 있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즉시 움직이는 것이 좋습니다.
협박 대화 내용, 영상통화 캡처, 송금 요구 내역 등 모든 증거를 캡처·백업해 둡니다.
상대방에게 신고 사실을 알리지 않고, 이후 모든 연락을 차단합니다.
경찰(112 또는 사이버수사대)과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 동시에 접수해 수사와 삭제지원을 병행 요청합니다.
이렇게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영상 협박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형사 고소와 삭제·차단 조치를 함께 진행해 피해 확산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영상 협박을 받고 있는 분들은 “신고하면 오히려 상대를 자극해 진짜로 뿌려버리지 않을까”라는 공포 때문에 정작 가장 필요한 초기 대응 시점을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직 유포되지 않은 단계에서 협박을 받고 있는 분이라면, 신고 사실이 상대에게 전달될 가능성보다 대응을 미루는 동안 요구가 반복되고 확산 준비 시간만 벌어주는 위험이 훨씬 큽니다. 이미 일부라도 유포가 시작된 분이라면, 신고를 늦출수록 삭제·차단 조치의 골든타임만 줄어든다는 점을 먼저 생각하셔야 합니다. 두 경우 모두 가장 먼저 할 일은 신고를 미루는 것이 아니라, 증거를 확보하고 조용히 수사기관과 지원센터에 연결되는 것입니다.
저는 협박이 진행 중인 초기 단계부터 실제 유포가 시작된 이후의 삭제지원·가해자 특정까지 영상 협박 사건 양쪽 단계를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대응 시점이 하루만 빨라져도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협박을 받고 계시다면, 혼자 판단해 시간을 끌지 마시고,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신고하면 정말로 협박범이 바로 유포하나요?
A. 협박범이 신고 사실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방법은 사실상 없습니다. 유포 여부는 신고에 반응해 결정되기보다, 더 이상 금전을 뜯어낼 수 없다고 판단되는 시점에 결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Q. 상대가 실제로 영상을 갖고 있는지 확실하지 않은데도 신고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대법원은 실제 촬영물을 소지하고 있는지와 무관하게, 촬영된 사실이 있는 것을 방편 삼아 공포심을 일으킬 정도로 해악을 고지했다면 그 자체로 협박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습니다.
Q. 이미 일부가 유포됐습니다. 지금이라도 삭제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삭제·차단 요청과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의 해시값 기반 자동 감지·차단 지원을 즉시 신청할 수 있고, 신고가 늦어질수록 확산 범위만 커집니다.
Q. 돈을 요구받았는데 일단 보내는 것이 안전하지 않나요?
A. 안전하지 않습니다. 금전을 지급해도 유포를 막아준다는 법적 보장이 없고, 오히려 추가 요구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Q. 상대방이 해외에 있는 것 같은데도 처벌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국제공조 수사를 통해 신원을 특정하고 처벌한 사례가 있으며,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라도 성명불상자를 상대로 고소해 수사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Q. 상대방 계정이 익명이라 누군지 모르는데 고소가 가능한가요?
A. 가능합니다. 성명불상자를 상대로 고소장을 접수하면 수사기관이 계좌 추적, IP 추적 등을 통해 신원을 확인하는 절차를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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