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팅방이나 술자리에서 지인에게 마약을 한번 해보라고 권했을 뿐, 상대가 실제로 손도 대지 않았다면 처벌받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러나 2025년 개정된 마약류관리법은 이 생각을 정면으로 뒤집었습니다. 타인에게 마약류의 투약·흡연·섭취를 유인하거나 권유하는 행위 자체가 별도의 범죄로 신설되어, 실제 투약 여부나 상대의 동의 여부와 무관하게 처벌 대상이 됩니다. 특히 그 상대가 미성년자라면 형이 2분의 1까지 가중되고, 미수에 그쳤더라도 처벌될 수 있어 성인을 상대로 한 권유보다 훨씬 무겁게 다뤄집니다. 이 글에서는 이번에 신설된 조항이 정확히 무엇을 금지하는지, 법정형은 어느 정도인지, 그리고 어떤 상황이 실제로 여기 해당하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마약을 권유·유인만 해도 처벌 — 2025년 신설된 제3조제13호
2025년 4월 1일 개정되어 그 해 순차적으로 시행된 마약류관리법은 제3조(일반 행위의 금지)에 제13호를 새로 넣었습니다. 이 조항은 "타인에게 마약류의 투약, 흡연 또는 섭취를 유인 또는 권유하는 행위"를 금지행위로 명시합니다. 마약뿐 아니라 향정신성의약품·대마를 포함한 모든 마약류가 대상이고, "유인"과 "권유"라는 표현을 함께 써서 적극적으로 부추기는 행위는 물론 슬쩍 떠보거나 권하는 정도의 언행까지 폭넓게 포섭하도록 설계됐습니다. 다만 제18조제2항제1호 또는 제21조제2항에 따라 취급 허가를 받은 마약류, 즉 의료진이 정당한 처방·진료 목적으로 안내하는 경우는 이 조항의 적용에서 제외됩니다.
이전에도 마약류관리법 제3조 각 호에는 '매매의 유인·권유·알선'이라는 표현이 여러 차례 등장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마약을 사고파는 거래 행위에 결부된 유인·권유였을 뿐, 단순히 '한번 해보라'며 투약이나 흡연을 권하는 행위 자체를 독립적으로 처벌하는 규정은 없었습니다. 판매나 제공까지 이어지지 않고 권유에서 그친 경우, 상대가 이를 거절하거나 아직 실행에 옮기지 않았다면 형사처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던 셈입니다. 제13호는 바로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해 신설됐습니다.
신설된 제3조제13호는 실제 투약 여부나 상대의 승낙과 무관하게, 마약류의 투약·흡연·섭취를 유인 또는 권유하는 행위 자체를 독립된 범죄로 처벌한다.
왜 새로 만들었나 — 형법상 교사범 처벌의 공백
형법 제31조가 규정하는 교사범은 원칙적으로 정범, 즉 실제로 범죄를 실행한 사람이 있어야 성립합니다. 이를 공범종속성이라고 부르는데, 누군가에게 마약을 해보라고 부추겼더라도 상대가 실제로 투약하지 않았다면 교사범으로 처벌하기 어려웠습니다. 별도의 예비·음모 처벌 규정이 없는 범죄라면, 권유에 그친 사람은 원칙적으로 형사책임에서 자유로웠던 것입니다.
제3조제13호는 이 구조를 바꿉니다. 유인·권유 행위 자체를 별도의 구성요건으로 만들어, 상대방이 실제로 마약류를 투약했는지, 권유를 받아들였는지와 무관하게 권유·유인 행위만으로 범죄가 완성되도록 한 것입니다. 이런 유형의 범죄는 결과 발생이 아니라 특정 행위 자체를 처벌 대상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결과범과 구별됩니다. 청소년 사이에서 온라인 채팅방·SNS를 통한 마약 접근이 늘면서, 실제 투약으로 이어지기 전 단계에서부터 개입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려는 취지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 조항을 담은 개정안은 2025년 국회 심의 과정에서 재적 의원 대다수의 찬성으로 통과됐습니다. 마약 매매·유통에 대한 규제만으로는 또래 사이의 권유·전파를 막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공유됐던 셈입니다. 그만큼 이 조항은 도입 취지 자체가 '거래의 규제'를 넘어 '접촉·전파의 차단'에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해석될 필요가 있습니다.
법정형은 얼마나 될까 — 제63조제1항제17호의 처벌 수위
제3조제13호를 위반한 행위에 대한 벌칙은 마약류관리법 제63조제1항제17호에 신설됐습니다. 이 조항은 "제3조제13호를 위반하여 타인에게 마약류의 투약, 흡연 또는 섭취를 유인 또는 권유한 자"를 제63조제1항 각 호에 함께 규정하고, 제1항 본문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실제로 마약류를 투약하거나 매매한 경우의 형량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입니다. 예컨대 필로폰 등 향정신성의약품을 매매·투약한 경우에는 마약류관리법 제60조에 따라 최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까지 처해질 수 있습니다. 권유·유인죄는 실행행위(투약·매매)에 이르지 않은 단계를 처벌하는 만큼 법정형도 그보다 낮게 설정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낮다고 가볍게 볼 사안은 아닙니다. 벌금형이 함께 규정돼 있더라도 실무에서는 마약류 관련 전과나 상습성, 대상자의 나이 등에 따라 징역형이 선고되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여기에 더해 재판 실무에서는 마약류 범죄의 특성상 벌금형만으로 종결되기보다 집행유예를 동반한 징역형이 선고되는 사례가 많다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권유·유인죄 자체는 초범이고 권유가 단발성에 그쳤다면 벌금형이나 기소유예로 마무리될 여지가 있지만, 권유 대상이 여러 명이거나 반복적으로 이뤄졌다면 그 자체로 상습성이 인정돼 형량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수사 초기 단계에서 권유의 횟수와 경위를 정확히 정리해두는 것이 이후 양형 자료로 중요하게 쓰입니다.
미성년자 대상이면 형이 2분의 1까지 가중됩니다
마약류관리법 제63조제2항제2호는 "미성년자에 대하여 제1항제17호의 죄를 범한 자"를 그 죄에 대하여 정하는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성인을 상대로 한 권유·유인죄의 법정형 상한이 징역 2년·벌금 2천만원이므로,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경우에는 그 상한이 각각 최대 징역 3년, 벌금 3천만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상대가 미성년자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하더라도, 외견상 미성년자임을 인식할 수 있었는지, 학교·나이 관련 대화가 오갔는지 등이 수사·재판 과정에서 함께 따져집니다.
더 눈여겨볼 부분은 미수범 처벌 여부입니다. 마약류관리법 제63조제3항은 제1항의 일부 죄와 제2항에 규정된 죄의 미수범을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는데, 제2항에는 미성년자 대상 가중처벌 조항(제2항제2호)이 포함돼 있습니다. 즉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권유·유인은 실제 권유가 실행에 이르지 못하고 미수에 그쳤더라도 처벌 대상이 됩니다. 반면 성인을 상대로 한 일반적인 제1항제17호의 권유·유인죄는 이 미수범 처벌 목록에 들어 있지 않아, 권유 행위 자체가 완결돼야 처벌 대상이 됩니다. 미성년자가 상대라면 권유가 결국 거절당하거나 중단됐더라도 처벌 범위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성인 대상 권유·유인 —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제63조제1항제17호), 미수범 처벌 규정 없음.
미성년자 대상 권유·유인 —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제63조제2항제2호), 미수범도 처벌 대상.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마약류 권유·유인은 형이 2분의 1까지 가중될 뿐 아니라, 미수에 그쳤더라도 처벌 대상에서 제외되지 않는다.
실제로 어떤 상황이 여기 해당할까
신설 조항은 표현 방식을 가리지 않습니다. 실무적으로 문제 될 수 있는 상황을 몇 가지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오픈채팅방·SNS 메시지로 "이거 한번 해봐", "구해줄 수 있어" 등으로 투약을 권하는 경우.
모임·클럽 등에서 지인에게 대마초 흡연이나 향정신성의약품 투약을 권하는 경우.
같은 대상에게 반복적으로 투약을 종용하며 심리적 압박을 가하는 경우.
미성년자가 포함된 단체 채팅방에서 투약 경험을 미화하며 시도를 부추기는 경우.
수사·재판 단계에서는 발언의 구체성, 반복 여부, 대상자와의 관계, 대화가 오간 매체(문자·메신저 기록)의 존재 여부 등이 유인·권유에 해당하는지를 가르는 기준이 됩니다. 단순히 마약 관련 대화를 나눈 정도로는 부족하고, 상대에게 투약·흡연·섭취를 실제로 권하거나 부추기는 취지가 객관적으로 드러나야 합니다.
예를 들어 지인 여러 명이 모인 술자리에서 "다들 한 번쯤은 해봤을 텐데 너도 궁금하지 않냐"는 취지로 대화를 이어간 경우, 단순한 화제 언급인지 실제 시도를 부추긴 것인지는 그 뒤에 실제로 마약류를 구해주겠다는 언급이 있었는지, 같은 취지의 말을 반복했는지에 따라 판단이 갈릴 수 있습니다. 반대로 뉴스나 방송에서 접한 마약 관련 사건을 대화 소재로 삼아 위험성을 이야기한 정도라면, 상대에게 실제 사용을 권하려는 의사가 드러나지 않는 한 이 조항이 적용되기는 어렵습니다.
권유가 매매·제공으로 이어지면 죄책이 달라집니다
권유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마약류를 건네거나 판매까지 나아갔다면, 제3조제13호가 아니라 제3조 각 호의 매매·제공·수수 금지 규정이나 제4조의 향정신성의약품 매매·투약·제공 규정이 함께 적용됩니다. 이 경우 법정형은 앞서 본 2년 이하 징역보다 훨씬 무거운 최대 10년 이하 징역(제60조) 또는 그 이상으로 뛰어오를 수 있습니다. 수사기관은 권유 정황을 입증하기 위해 메신저 대화 내역, 통화 기록, 계좌 이체 내역 등을 확보하는 경우가 많고, 권유에서 실제 제공까지 이어진 정황이 확인되면 두 행위가 함께 기소될 수 있습니다.
이때 권유죄와 매매·제공죄가 하나의 사건으로 함께 기소되더라도, 두 죄가 자동으로 합쳐져 더 무거운 죄로만 처벌되는 것은 아닙니다. 권유 행위와 그 이후의 제공·매매 행위가 시간적·의사적으로 별개로 평가되면 실체적 경합으로 형이 가중되는 방식으로 처리될 수 있고, 권유가 제공 행위의 준비 단계에 불과하다고 평가되면 제공죄에 흡수되는 방식으로 정리되기도 합니다. 어느 쪽으로 판단되든 권유 사실 자체가 별도의 유죄 정황으로 남는다는 점은 달라지지 않으므로, 권유에 그쳤다는 사정만으로 안심할 수 없습니다.
처벌되지 않는 경우 — 예외와 구별 기준
제3조제13호는 제18조제2항제1호 또는 제21조제2항에 따라 취급 허가를 받은 마약류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의료진이 정당한 진료·처방 과정에서 특정 마약류 사용을 안내하는 행위가 대표적입니다. 또한 마약류 오남용 예방교육처럼 공익적 목적으로 위험성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마약류의 명칭이나 효과가 언급됐다는 사정만으로는 유인·권유로 보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상대에게 사용을 부추기려는 의도가 담겨 있었는지가 핵심 판단 요소입니다.
수사 단계에서 다투게 되는 지점도 대체로 여기에 있습니다. 발언이 단순한 농담이나 취중 실언에 불과했는지, 발언 전후 맥락에 비춰 실제로 투약을 부추기려는 의도였는지는 대화 전체의 흐름과 상대의 반응, 그 이후 실제 마약류 취득 시도가 있었는지 등을 종합해 판단됩니다. 발언 일부만 떼어 봤을 때 권유처럼 읽히더라도, 대화 전체 맥락에서는 만류하거나 위험성을 경고하는 취지였다면 이 조항이 적용되지 않을 여지가 있으므로, 대화 전체 기록을 확보해 맥락을 함께 소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실제로 마약을 구해주지 않고 말로만 권했어도 처벌되나요?
A. 네. 제3조제13호는 유인·권유 행위 자체를 처벌 대상으로 삼기 때문에, 실제로 마약류를 구해주거나 건네지 않고 말로만 투약을 권했더라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상대가 실제로 마약류를 구하거나 투약했는지는 이 죄의 성립과 무관하며, 권유·유인 행위 자체가 완결되면 범죄가 성립합니다. 다만 단순한 농담이나 일회적 발언인지, 실제로 투약을 부추기려는 의도가 담긴 언행인지는 구체적 정황에 따라 판단됩니다.
Q. 상대방이 미성년자인지 몰랐다면 가중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나이를 전혀 알 수 없었던 경우라면 고의가 부정될 여지가 있지만, 외견이나 대화 내용으로 미성년자임을 인식할 수 있었던 정황이 있다면 몰랐다는 주장만으로 가중처벌을 피하기는 어렵습니다. SNS 프로필이나 재학 중인 학교, 나이가 언급된 이전 대화 등이 남아 있다면 미성년자임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정황으로 쓰일 수 있습니다. 상대의 나이를 정말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점을 뒷받침할 구체적 자료를 함께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권유는 했지만 상대가 거절했다면 처벌되지 않나요?
A. 상대가 미성년자라면 미수범도 처벌 대상이어서 거절당했더라도 처벌될 수 있습니다. 다만 상대가 성인인 경우 일반적인 제1항제17호의 권유·유인죄는 미수범 처벌 규정이 없어, 권유 행위 자체가 완결됐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Q. 권유만 했는데도 실제 투약자와 같은 수준으로 처벌받나요?
A. 아닙니다. 권유·유인죄의 법정형은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으로, 실제 투약이나 매매(최대 10년 이하 징역)보다 낮게 설정돼 있습니다. 권유에 그친 단계와 실제 실행행위로 나아간 단계는 법정형 자체가 다르게 설계돼 있어, 수사·재판에서도 이 둘은 구분해 다뤄집니다. 다만 권유 이후 실제 제공·매매까지 이어졌다면 그 행위에 대해 별도로 더 무거운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Q. 메신저 대화가 유일한 증거인데 그것만으로 유죄가 될 수 있나요?
A. 메신저 대화 내역은 유인·권유의 정황을 입증하는 핵심 증거로 자주 활용됩니다. 대화의 문맥, 반복성, 구체성에 따라 유죄 판단의 근거가 될 수 있어 대화 내용을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됩니다.
Q. 조사 단계에서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좋을까요?
A. 권유의 의도가 있었는지, 단순한 대화였는지를 구체적 정황과 함께 소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화가 오간 시점과 전후 상황, 상대와의 관계 등을 시간 순으로 정리해두면 진술의 신빙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초기 진술이 이후 재판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조사 단계부터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진술 방향을 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맺음말
2025년 신설된 마약류관리법 제3조제13호는 실제 투약이 이뤄지지 않았더라도 마약류의 투약·흡연·섭취를 권유하거나 유인하는 행위 자체를 별도로 처벌합니다. 법정형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실제 투약·매매보다는 낮지만, 상대가 미성년자라면 형이 2분의 1까지 가중되고 미수에 그쳤더라도 처벌될 수 있어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범죄입니다.
메신저 대화나 SNS 게시물이 수사기관의 핵심 증거로 쓰이는 만큼, 권유의 의도가 있었는지 단순한 언급에 그쳤는지는 구체적 정황을 세밀하게 따져야 하는 문제입니다. 특히 수원지검이나 인계동 일대 경찰서에서 마약류 사건 조사가 늘고 있는 만큼, 조사 통보를 받은 단계라면 초기 진술 방향부터 정확한 법리 검토를 거쳐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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