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사건에서 수사기관이 재산을 추적하기 시작하면, 유죄 판결이 나오기도 전에 계좌와 부동산이 먼저 묶이는 상황을 마주하게 됩니다. 법원이 검사의 청구를 받아들여 추징보전명령을 내리면 해당 재산은 처분이 금지되고, 당사자는 결정문을 받아든 순간 무엇을 어떻게 다퉈야 하는지부터 막막해합니다. 특히 '항고'와 '준항고'라는 두 단어가 함께 언급되면서 어느 절차를 밟아야 하는지 혼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둘은 다투는 대상 자체가 다른 별개의 제도입니다. 이 글에서는 추징보전명령에 불복하는 올바른 경로와 그 과정에서 놓치기 쉬운 함정들을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추징보전명령이란 — 재판 확정 전에 재산부터 묶어두는 결정
마약류 범죄를 무겁게 처벌하는 이유 중 하나는 범행으로 얻은 이익을 철저히 박탈하는 데 있습니다. 마약류 불법거래 방지에 관한 특례법 제16조는 몰수 대상 재산을 몰수할 수 없거나 몰수가 상당하지 않다고 인정되는 경우, 그 가액을 범인으로부터 추징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수사와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피의자·피고인이 재산을 처분하거나 빼돌리면, 나중에 유죄가 확정되어도 정작 추징할 재산 자체가 남아 있지 않게 된다는 점입니다. 이런 공백을 막기 위해 법은 재판이 끝나기 전 재산을 미리 묶어두는 절차를 따로 마련해 두었습니다.
이 절차가 바로 추징보전명령입니다. 같은 법 제52조에 따라 법원은 추징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상당한 이유가 있고, 추징재판을 집행할 수 없게 되거나 집행이 현저히 곤란해질 염려가 있다고 인정되면, 검사의 청구 또는 법원의 직권으로 특정 재산에 대해 처분을 금지하는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아직 재판이 확정되지 않은 단계에서, 앞으로 있을지 모를 추징 집행을 담보하기 위해 재산의 현상을 그대로 얼려두는 잠정적 조치라는 점이 핵심입니다. 실무에서는 마약류 유통으로 형성된 것으로 의심되는 계좌 잔액이나, 그 돈으로 취득한 것으로 보이는 부동산이 주된 대상이 되는데, 은행 계좌라면 예금채권 자체에 처분금지가 걸려 이체·인출이 막히고 부동산이라면 등기부에 처분금지 사실이 공시되어 매매나 담보 설정이 불가능해집니다.
이 명령은 기소 이후뿐 아니라 기소 전(제53조)에도 발령될 수 있습니다. 수사 단계에서 검사가 지방법원 판사에게 추징보전명령을 청구할 수 있고, 사법경찰관은 검사에게 신청해 이를 요청하는 구조입니다. 따라서 정식 기소장이 접수되기도 전, 수사 초기 단계에서 계좌나 부동산이 먼저 묶이는 사례도 드물지 않습니다.
발령 요건 — 추징 필요성에 대한 상당한 이유 + 집행 불능·현저한 곤란의 염려
신청권자 — 검사의 청구 또는 법원의 직권
발령 시점 — 기소 전(제53조)과 기소 후(제52조) 모두 가능
대상 — 보전액을 정한 뒤 특정 재산(부동산·예금채권 등)을 지정, 유체동산은 목적물을 특정하지 않을 수 있음
추징보전명령은 유죄를 전제로 한 확정 처분이 아니라, 재판이 끝나기 전 추징 집행을 담보하기 위해 재산을 잠정적으로 묶어두는 결정이다.
항고인가 준항고인가 — 다투려는 대상이 무엇인지부터 구별해야 한다
추징보전명령을 받은 당사자가 가장 먼저 헷갈리는 지점이 항고와 준항고 중 무엇을 선택해야 하느냐입니다. 두 절차는 이름은 비슷해도 다투는 대상이 전혀 다릅니다. 형사소송법 제402조는 "법원의 결정에 대하여 불복이 있으면 항고를 할 수 있다"고 정하는데, 추징보전명령은 검사나 사법경찰관이 아니라 법원(판사)이 스스로 발령하는 결정이므로, 원칙적으로 이 조항이 정한 항고의 대상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확인해야 할 조문이 형사소송법 제403조 제1항입니다. 법원의 관할 또는 판결 전의 소송절차에 관한 결정에 대해서는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고 특별히 정한 경우가 아니면 항고 자체를 할 수 없다는 제한 규정인데, 추징보전명령은 소송 진행 중에 곁가지로 나오는 절차적 결정이 아니라 재산권을 직접·독립적으로 제한하는 재판이므로 이 제한의 적용을 받지 않습니다. 마약류 불법거래방지법에도 추징보전명령 자체에 즉시항고를 하도록 명시한 조문은 없습니다(제3자의 참가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처럼 이 법이 별도로 즉시항고를 정해 둔 경우와는 다릅니다). 그 결과 추징보전명령에 대한 불복은 제402조가 정한 원칙, 즉 통상항고(보통항고)로 다투는 것이 실무의 해석입니다.
반면 준항고(형사소송법 제417조)는 대상 자체가 다릅니다.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구금, 압수 또는 압수물의 환부에 관한 처분, 변호인 참여에 관한 처분처럼 수사기관이 스스로 내린 처분을 다투는 절차입니다. 추징보전명령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법원이 발령하는 결정이므로, 이 명령 자체에 대해서는 준항고를 할 수 없습니다. 다투려는 것이 '법원의 결정'인지 '수사기관의 처분'인지를 먼저 가리는 것이, 항고와 준항고 중 어느 쪽으로 갈지를 정하는 출발점입니다.
법원(판사)이 내린 추징보전명령 자체 — 형사소송법 제402조에 의한 항고
검사·사법경찰관이 수사 과정에서 한 압수·환부 등 처분 — 형사소송법 제417조에 의한 준항고
마약류 불법거래방지법은 추징보전명령 자체에 즉시항고를 별도로 정하지 않음 → 통상항고 절차 적용
추징보전명령은 법원의 결정이므로 항고의 대상이고, 준항고는 검사·사법경찰관의 처분을 다투는 별개의 절차다.
항고, 기간 제한은 없지만 집행정지는 저절로 되지 않는다
추징보전명령에 대한 불복이 즉시항고가 아니라 통상항고라는 점은 실무상 두 가지 상반된 의미를 가집니다. 먼저 형사소송법 제404조에 따라 통상항고는 즉시항고와 달리 정해진 제기기간이 없어, 원심결정을 취소할 실익이 있는 한 언제든 제기할 수 있습니다. 즉시항고처럼 짧은 불변기간에 쫓기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당사자에게 유리한 부분입니다.
문제는 형사소송법 제409조입니다. "항고는 즉시항고 외에는 재판의 집행을 정지하는 효력이 없다"고 명시하고 있어, 항고장을 낸다고 해서 묶여 있던 재산이 자동으로 풀리지 않습니다. 항고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추징보전명령의 처분금지 효력은 그대로 유지된다는 뜻입니다. 재산을 실제로 움직여야 할 사정이 급하다면, 항고와 별도로 원심법원이나 항고법원에 집행정지 결정을 신청해 재판이 있을 때까지 집행을 멈춰달라고 구해야 합니다.
항고는 원심법원, 즉 추징보전명령을 발령한 법원에 항고장을 제출하는 방식으로 시작합니다. 원심법원이 항고에 이유가 있다고 인정하면 스스로 결정을 경정할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사건을 항고법원으로 보내 심리를 받게 됩니다. 항고장에는 단순히 억울하다는 주장만 담기보다, 보전의 필요성이 애초에 없었다는 점 또는 보전액이 과도하게 산정되었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함께 제시하는 쪽이 유리합니다. 집행정지를 함께 구하려면 항고장과 별도로 집행정지신청서를 내면서, 재산이 묶여 어떤 구체적 피해(급여 계좌 동결로 생활비 지급이 막히는 경우, 담보로 잡혀 있던 부동산의 매매 계약이 무산될 위기에 놓인 경우 등)가 발생하고 있는지를 소명하는 것이 인용 가능성을 높이는 실무적 방법입니다.
취소청구 — 항고와는 다른 별도의 구제 통로
항고가 '처음부터 이 결정이 잘못됐다'고 다투는 절차라면, 마약류 불법거래방지법 제57조가 정한 취소청구는 결이 다릅니다. 법원은 추징보전의 이유 또는 필요가 없게 되거나 추징보전기간이 부당하게 길어진 경우, 검사·피고인·피의자나 그 변호인의 청구 또는 법원의 직권에 의한 결정으로 추징보전명령의 전부 또는 일부를 취소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발령 당시에는 요건을 갖췄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사정이 바뀌면(예컨대 다른 재산으로 이미 추징을 담보할 수 있게 되었거나, 보전 상태가 지나치게 장기화된 경우) 이를 근거로 취소를 구할 수 있는 별도의 창구가 마련되어 있는 것입니다. 항고가 기각되어 명령 자체는 유지되더라도, 이후 사정변경이 생기면 취소청구로 다시 다툴 여지가 남는다는 점에서 두 절차는 서로 배타적이지 않고 상황에 따라 함께 활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취소청구를 기각하는 결정에 대해서도 다시 항고로 다툴 수 있다는 점은 동일합니다. 결국 어느 시점에 문제를 제기하느냐, 즉 발령 당시의 위법·부당이면 항고, 발령 이후의 사정변경이면 취소청구에 따라 적절한 절차를 골라야 합니다.
준항고가 실제로 문제되는 상황 — 수사기관의 부수적 처분
추징보전명령 자체는 준항고 대상이 아니지만, 같은 수사 과정에서 수사기관이 별도로 내리는 처분에 대해서는 준항고가 실제로 쓰입니다. 예컨대 계좌 관련 자료나 서류를 압수하는 처분, 압수물의 환부(돌려주기)를 거부하는 처분, 신문 과정에서 변호인의 참여를 제한하는 처분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형사소송법 제417조는 이런 수사기관의 처분에 불복이 있으면 그 직무집행지를 관할하는 법원 또는 검사 소속 검찰청에 대응하는 법원에 처분의 취소나 변경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실무에서는 마약 사건 하나에서 추징보전명령(법원의 결정)과 압수·환부 관련 처분(수사기관의 처분)이 동시에 문제 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이때 두 절차를 혼동해 잘못된 창구에 서류를 내면 각하되거나 시간만 허비할 수 있으므로, 다투려는 대상이 '누가 내린 무엇'인지부터 정확히 특정한 뒤 항고와 준항고 중 맞는 절차를 골라야 합니다. 예를 들어 계좌 자체가 처분금지된 것은 추징보전명령이라 항고 대상이지만, 그 계좌 관련 통장·거래내역 서류를 수사기관이 압수해 간 뒤 돌려주지 않는 것은 검사·사법경찰관의 처분이라 준항고 대상이 되는 식으로, 서류 하나하나가 어느 쪽에 속하는지 나눠 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해방금 공탁 — 항고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재산을 풀어내는 방법
추징보전명령이 정당하다고 인정되더라도, 당장 그 재산이 묶여 생업이나 가족의 생계에 지장이 크다면 다른 길이 있습니다. 제52조 제3항에 따라 법원은 추징보전명령을 낼 때 피고인·피의자가 일정 금액을 공탁하면 명령의 집행정지나 취소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해방금을 함께 정해야 합니다. 다투는 대신 그 금액을 현금으로 공탁하면, 특정 재산에 걸려 있던 처분금지가 풀리는 구조입니다.
제56조는 이후 절차도 함께 규정합니다. 해방금이 공탁된 뒤 추징재판이 확정되거나 가납재판이 선고되면 공탁된 금액 범위에서 추징 또는 가납재판의 집행이 이루어진 것으로 처리되고, 만약 확정된 추징금액이 공탁액보다 적다면 법원은 그 초과액을 돌려주어야 합니다. 다만 해방금은 항고와 달리 명령의 위법·부당을 다투는 절차가 아니라, 현금을 대신 걸어두고 재산의 처분 자유를 되찾는 방법이라는 점에서 성격이 다릅니다. 항고로 명령 자체를 다툴지, 해방금을 공탁해 우선 재산을 풀어낼지는 사안의 급박함과 자금 여력에 따라 함께 검토할 문제입니다.
항고가 기각됐다면 — 재항고와 남은 대응
항고법원에서도 원심 결정이 정당하다고 판단해 항고를 기각하면, 그다음 단계는 형사소송법 제415조가 정한 재항고입니다. 항고법원 또는 고등법원의 결정에 대해서는 재판에 영향을 미친 헌법·법률·명령 또는 규칙 위반이 있다는 사유로만 대법원에 즉시항고(재항고)를 할 수 있습니다. 사실관계를 다시 다투는 절차가 아니라, 하급심 판단에 법령 위반이 있었는지를 좁게 심사받는 절차라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또한 추징보전명령은 몰수(추징)의 선고 없이 본안 재판이 확정되면 제58조에 따라 자동으로 효력을 잃습니다. 무죄나 추징을 선고하지 않는 판결이 확정되면 별도의 취소 신청 없이도 보전의 근거가 사라진다는 뜻입니다. 다만 그 확정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으므로, 재판이 끝날 때까지 재산이 묶인 채로 있는 불이익을 줄이려면 항고·취소청구·해방금 공탁 중 사안에 맞는 절차를 그때그때 활용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추징보전명령을 받으면 무조건 항고해야 하나요?
A. 반드시 항고가 유일한 방법은 아닙니다. 발령 당시부터 요건이 갖춰지지 않았다고 보면 항고로 다투고, 시간이 지나 사정이 바뀌었다면 마약류 불법거래방지법 제57조에 따른 취소청구가 더 적합할 수 있습니다. 재산을 급히 풀어야 한다면 해방금 공탁도 함께 검토할 만합니다.
Q. 항고를 하면 묶여 있던 재산이 바로 풀리나요?
A. 아닙니다. 형사소송법 제409조에 따라 통상항고는 재판의 집행을 정지시키는 효력이 없어, 항고 중이라도 처분금지는 그대로 유지됩니다. 재산을 급히 움직여야 한다면 항고와 별도로 집행정지 신청을 함께 내야 합니다.
Q. 준항고는 언제 사용하는 절차인가요?
A. 준항고는 법원의 결정이 아니라 검사나 사법경찰관이 수사 과정에서 내린 처분, 예를 들어 압수나 압수물 환부 거부, 변호인 참여 제한 같은 처분을 다툴 때 쓰는 절차입니다. 추징보전명령 자체는 법원의 결정이므로 준항고가 아니라 항고의 대상입니다.
Q. 항고에는 제기기간 제한이 있나요?
A. 즉시항고와 달리 통상항고에는 정해진 기간 제한이 없어, 형사소송법 제404조에 따라 결정을 취소할 실익이 있는 한 원칙적으로 언제든 제기할 수 있습니다. 다만 사정이 바뀌어 다툴 실익 자체가 사라지면 그 시점부터는 항고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Q. 항고가 기각되면 더 다툴 방법이 없나요?
A. 항고법원의 기각 결정에 대해서는 형사소송법 제415조에 따라 재판에 영향을 미친 헌법·법률·명령·규칙 위반을 이유로 대법원에 재항고할 수 있습니다. 다만 사실관계를 다시 다투는 절차가 아니라 법령 위반 여부만 좁게 심사하는 절차입니다.
Q. 해방금을 공탁하면 항고를 포기하는 건가요?
A. 아닙니다. 해방금 공탁은 현금을 대신 걸어 재산의 처분 자유를 되찾는 절차일 뿐, 명령 자체의 위법·부당을 다투는 것을 포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해방금을 공탁해 재산을 우선 풀어내면서도 별도로 항고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맺음말
마약 사건에서 추징보전명령을 받았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이 결정이 누구에게서 나왔는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법원이 내린 결정이라면 형사소송법 제402조에 따른 항고로, 검사나 사법경찰관의 개별 처분이라면 제417조에 따른 준항고로 다퉈야 하며, 이 둘을 혼동해 절차를 잘못 고르면 시간만 허비하게 됩니다.
항고는 기간에 쫓기지 않는 대신 집행정지 효력이 없다는 함정이 있고, 발령 당시가 아니라 이후 사정이 바뀐 경우라면 취소청구라는 별도의 길도 있습니다. 급하게 재산을 풀어야 한다면 해방금 공탁을, 항고가 기각된 뒤에도 법령 위반이 뚜렷하다면 재항고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특히 마약 사건은 수원지검이나 안산 관할에서 초기 압수·보전 조치가 빠르게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결정문을 받은 즉시 어떤 절차로 대응할지 판단을 서두르는 쪽이 재산을 지키는 데 유리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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