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마약전문 우지훈 변호사입니다.
최근 상담을 오시는 분들 중에는 "이거 함정수사 아닌가요?"라는 질문부터 꺼내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SNS에 함께 투약할 사람을 구한다는 글을 올렸다가, 혹은 그런 글을 보고 연락했다가 상대방이 경찰이었던 것으로 밝혀지며 체포되는 사례가 실제로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 40대 남성은 소셜미디어에서 함께 투약할 사람을 구한다는 글을 보고 해당 장소에 나갔다가 경찰에 체포되어 마약류 관리법 위반으로 구속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검거된 마약류 사범은 2만 3,000명을 넘어 3년 연속 2만 명대를 기록했고수사기관에 단속된 마약류 사범은 2만3403명으로 전년 대비 1.7% 증가했으며 이는 3년 연속 2만명대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대면 거래보다 다크웹과 텔레그램을 통한 비대면 거래 비중이 커지는 추세입니다.
마약 범죄 패턴이 기존 대면 거래 위주에서 다크웹과 텔레그램 등을 통한 비대면 거래 중심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수사기관 입장에서는 위장 신분으로 직접 거래에 뛰어드는 것 외에는 마땅한 증거 확보 수단이 없는 경우가 많아, 마약수사에서 함정수사(위장수사)는 이제 예외적 기법이 아니라 핵심 수사 도구가 되었습니다.
문제는 이 기법이 자칫 범죄 의사가 없던 사람에게 없던 범죄를 만들어낼 위험이 있다는 점이며, 그래서 어디까지가 적법한 수사이고 어디부터가 위법한 함정인지를 두고 오랫동안 치열한 법리 다툼이 이어져 왔습니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1. 왜 유독 마약 수사에서 함정수사가 많이 쓰일까
마약범죄는 폭행이나 절도와 달리 피해를 호소하는 사람이 따로 없는, 이른바 암수범죄에 해당합니다. 범죄는 발생했지만 그 피해가 외부로 쉽게 드러나지 않는 범죄를 암수범죄라 하는데, 대표적인 예로 마약범죄를 들 수 있습니다. 거래에 관여한 사람 모두가 처벌 대상이다 보니 자발적인 신고를 기대하기 어렵고, 거래 자체도 점조직·비대면 방식으로 은밀하게 이뤄집니다.
그래서 수사기관은 수사관이나 정보원을 매수자 또는 판매자로 위장시켜 거래 현장에 직접 들어가는 방식을 오래전부터 활용해 왔습니다. 마약수사 함정수사가 다른 범죄 수사보다 유독 자주, 그리고 정교하게 쓰이는 이유입니다.
2. 함정수사, 기회제공형과 범의유발형으로 나뉩니다
법조계와 판례는 함정수사를 크게 두 유형으로 구분합니다.
기회제공형
이미 범행 의사를 가지고 있던 사람에게 단순히 범행 기회를 제공하거나 범행을 용이하게 해준 경우입니다. 이 경우 판례는 수사방법으로서 상당성이 인정되어 적법하다고 판단합니다.
범의유발형
원래 범행 의사가 전혀 없던 사람에게 수사기관이 사술이나 계략을 사용해 새롭게 범죄 의사를 만들어낸 경우입니다. 이는 국가 수사기관에 요구되는 염결성과 적법절차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 위법하다고 판단됩니다본래 범의를 가지지 아니한 사람에 대하여 수사기관이 사술이나 계략 등을 써서 범의를 유발하게 하여 범죄인을 검거하는 함정수사는 위법하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입니다.
문제는 이 두 유형의 경계가 실무에서 그리 뚜렷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대법원은 범죄의 종류와 성격, 수사관이나 정보원이 어떤 지위와 역할로 접근했는지, 접근한 경위와 방법, 그에 대한 상대방의 반응, 상대방의 기존 처벌 전력, 유인 행위 자체가 위법했는지 여부 등을 두루 종합해 사안별로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른바 종합설)을 취하고 있습니다.
판례는 해당 범죄의 종류와 성질, 유인자의 지위와 역할, 유인의 경위와 방법, 유인에 따른 피유인자의 반응, 피유인자의 처벌 전력 및 유인행위 자체의 위법성 등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3. 위법한 함정수사로 인정되면 어떻게 될까
범의유발형 함정수사에 기초해 공소가 제기된 경우, 법원은 유죄냐 무죄냐를 따지는 실체 판단으로 나아가지 않고 공소제기 절차 자체가 법률 규정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보아 공소기각 판결을 내립니다.
범의유발형 함정수사, 즉 위법한 함정수사에 기한 공소제기는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인 때에 해당하여 유무죄를 판단하지 않고 기각하는 공소기각 처분을 하게 됩니다.
무죄 판결과는 법적 성격이 다르지만,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결과는 동일합니다. 다만 이 주장이 받아들여지려면 수사기관이 처음 접근한 경위, 본인의 기존 정황, 접근 당시 오간 대화 등을 구체적으로 재구성해 재판부를 설득해야 하는 만큼, 초기 단계부터 사실관계를 세밀하게 정리하는 작업이 필수적입니다.
4. 2026년 법 개정, 마약수사에도 '위장수사'가 공식 제도화됩니다.
특히 주목해야 할 변화가 있습니다. 그동안 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 성범죄 수사에만 허용되던 신분비공개수사·신분위장수사 제도가, 2026년 4월 2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을 통해 마약범죄 수사에도 도입되었습니다지난달 2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마약 범죄 위장 수사 허용을 담은 마약류관리법 개정안이 마련되었습니다.
개정법에 따르면 수사관은 위장 신분으로 마약류를 매매·소지·광고·수수·운반·수입하는 것까지 할 수 있게 되며, 이를 위한 신분증 등 문서·전자기록 변경도 법원의 허가를 받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번 법 개정으로 수사관은 위장 신분으로 마약류 매매·소지·광고·수수·운반·수입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이를 위한 신분증 등 문서 및 전자기록 변경도 법원의 허가를 받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부득이한 사유로 위장수사 과정에서 경미한 위법행위가 있었더라도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없다면 처벌하지 않는다는 면책 조항도 함께 마련되었는데, 정작 '부득이한 사유'의 범위가 불분명해 현장에서 혼란이 예상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사법경찰관리가 신분비공개수사 또는 신분위장수사 중 부득이한 사유로 위법행위를 한 경우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없다면 벌하지 않는다는 면책 조항이 마련되었지만, '부득이한 사유'가 무엇인지 모호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 법은 공포 후 1년이 경과한 2027년 5월경 시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개정안은 내년 5월 시행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는 판매자로 위장한 수사관이 직접 마약류 판매 광고를 올리고, 이를 보고 연락해 온 사람과 실제 거래를 진행하는 방식의 수사까지 제도권 안으로 들어온다는 의미입니다. 수사기관의 권한이 넓어지는 만큼, 그 권한 행사가 '기회제공'의 한계를 넘어 '범의유발'로 흘렀는지, 면책 조항이 예정한 '부득이한 사유'의 범위를 벗어나지는 않았는지를 다투는 변호인의 역할은 앞으로 오히려 더 중요해질 전망입니다.
5. 마무리하며
마약 함정수사, 위장수사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몇 가지 정황만으로 단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수사기관이 처음 접근한 경위, 그 전후로 어떤 대화와 정황이 있었는지, 본인에게 동종 전과나 관련 정황이 있었는지에 따라 같은 유형의 사건도 정반대의 결론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수사기관의 접근 방식이 석연치 않다고 느껴지신다면, 초기 단계에서 마약전문변호사와 함께 사실관계를 정리해 대응 방향을 잡으시길 권해 드립니다.
#마약함정수사 #마약위장수사 #범의유발형함정수사 #기회제공형함정수사 #마약류관리법위반 #공소기각 #마약수사대응 #마약전문변호사 #마약변호사상담 #신분위장수사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마약] 마약수사의 함정수사(위장수사), 어디까지 적법할까](/_next/image?url=https%3A%2F%2Fd2ai3ajp99ywjy.cloudfront.net%2Fassets%2Fimages%2Fpost%2Fguide_title.jpg&w=3840&q=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