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성범죄로 고소를 당한 뒤, 상대방이 처음부터 합의금을 노리고 신고했다는 정황을 발견해 억울함을 호소하는 상담이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의뢰인 중 상당수는 처음엔 “괜히 시끄러워지느니 합의금을 주고 조용히 끝내자”는 생각으로 접근합니다. 그런데 막상 합의 논의를 시작하면 상대방이 “고소를 취하해줄 테니 얼마를 달라”는 식으로 구체적인 금액을 먼저 제시하거나, 거부하면 “그럼 그냥 재판까지 가보자”며 액수를 계속 올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정황이 반복되면 애초에 신고 자체가 합의금을 받아내기 위한 수단이었던 것은 아닌지 의심하게 됩니다.
최근 법원은 고소권이라는 정당한 권리 행사의 외형을 갖췄더라도, 그 실질이 상대방을 겁주어 재산상 이익을 얻어내려는 것이라면 별도로 공갈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습니다. 고소 사실의 진위, 요구 금액의 규모, 협박의 방식과 정도를 종합적으로 살펴 판단합니다.
아래에서는 성범죄 고소를 빌미로 한 합의금 요구가 어떤 경우에 공갈죄로 평가되는지, 그리고 역고소를 검토할 때 무엇부터 준비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성범죄 고소를 빌미로 합의금을 요구하면 공갈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고소는 정당한 권리지만, 그 권리를 지렛대로 삼아 재산상 이익을 얻으려 하면 별개의 범죄가 됩니다.
형법 제350조는 사람을 공갈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를 공갈죄로 처벌합니다. 공갈죄가 성립하려면 상대방을 겁먹게 할 정도의 협박이나 위력이 있어야 하고, 그 협박으로 상대방이 겁을 먹은 상태에서 재물을 교부하거나 재산상 이익을 제공했다는 인과관계가 인정돼야 합니다.
성범죄 고소 자체는 피해를 주장하는 사람의 정당한 권리 행사입니다. 그러나 실무에서는 고소장을 접수하기 전이나 접수한 직후 “합의금을 주면 고소를 취하하겠다”는 취지의 연락을 반복하면서, 거부하면 “형사처벌을 받게 하겠다”는 식으로 겁을 주고 구체적인 금액을 제시하는 경우가 문제가 됩니다. 이 과정에서 요구 금액이 통상적인 합의금 수준에 비해 현저히 과다하거나, 고소 취하를 명시적인 대가로 내걸었다면 단순한 합의 시도를 넘어 공갈의 실행행위로 평가될 여지가 커집니다.
특히 고소 사실 자체가 처음부터 허위이거나 과장된 것이었다면, 그 고소를 지렛대로 삼아 금전을 요구한 행위는 정당한 권리 행사로 보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실제 피해가 있었더라도, 그 권리를 행사하는 수단과 방법이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범위를 벗어났다면 역시 공갈죄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고소권 행사라는 외형을 갖췄더라도, 그 실질이 재산상 이익을 얻기 위한 협박이었다면 공갈죄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2. 고소권 행사라도 도를 넘으면 정당한 권리 행사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협박의 정도가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범위를 벗어났는지가 핵심 판단 기준입니다.
법원이 정당한 권리 행사와 공갈죄를 구별할 때 살피는 요소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고소 내용의 진실성과 근거입니다. 신고한 피해 사실이 실제로 있었는지, 과장되거나 왜곡된 부분은 없는지를 봅니다. 둘째, 요구한 금액의 규모와 산정 근거입니다. 통상적인 합의금 시세를 현저히 벗어난 금액을 일방적으로 제시했는지가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셋째, 협박의 방식과 강도입니다. 단순히 “합의가 안 되면 처벌을 원할 수밖에 없다”는 취지의 언급은 고소권자의 통상적인 의사표시로 볼 여지가 있지만, 특정 기한을 정해 금액을 요구하거나 응하지 않으면 형사고소 이외의 불이익까지 함께 거론했다면 협박의 정도가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수준을 벗어난 것으로 평가되기 쉽습니다.
이 판단은 개별 사건의 대화 내용, 문자·메신저 기록, 통화 녹음 등 구체적인 정황 증거에 크게 좌우됩니다. 따라서 역고소를 검토한다면 상대방이 합의금을 요구한 정확한 시점과 표현, 금액, 반복 여부를 시간 순서대로 정리해두는 작업이 선행돼야 합니다.
고소 내용의 진실성, 요구 금액의 상당성, 협박의 강도 세 가지가 공갈죄 성립 여부를 가르는 핵심 잣대입니다.
3. 애초 고소 내용이 허위였다면 무고죄까지 함께 문제됩니다
공갈죄와 무고죄는 보호법익이 달라 두 죄가 동시에 성립할 수 있습니다.
형법 제156조는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수사기관에 허위의 사실을 신고한 자를 무고죄로 처벌합니다. 성범죄 고소 내용 자체가 애초부터 사실과 다르거나, 있지도 않은 일을 꾸며냈다면 무고죄가 별도로 성립할 수 있습니다.
공갈죄는 재산권을, 무고죄는 국가의 형사사법 작용이라는 서로 다른 법익을 보호합니다. 따라서 허위 고소를 빌미로 합의금까지 요구한 경우라면, 하나의 행위처럼 보여도 공갈죄와 무고죄가 함께 성립해 실체적 경합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다만 무고죄가 성립하려면 신고자가 허위성을 인식하고도 신고했다는 고의가 인정돼야 합니다. 단순히 진술이 엇갈리거나 증거가 부족해 불기소·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무고죄가 되는 것은 아니므로, 허위성을 뒷받침할 구체적 자료를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공갈죄와 무고죄는 서로 다른 법익을 보호하므로, 허위 고소로 합의금을 요구했다면 두 죄가 함께 문제될 수 있습니다.
4. 공갈·무고가 함께 인정되면 형량은 훨씬 무거워집니다
상습성·경합 여부에 따라 처벌 수위는 크게 벌어집니다.
공갈죄는 형법 제350조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미수에 그친 경우에도 형법 제352조에 따라 처벌 대상이 되고, 상습으로 공갈을 저지른 경우에는 형법 제351조에 따라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될 수 있습니다.
무고죄는 형법 제156조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공갈죄와 무고죄가 함께 인정되면 각 죄의 형을 단순 합산하지는 않지만, 실체적 경합 관계로 처리되어 가장 무거운 죄에 정한 형의 장기에 그 2분의 1까지 가중한 범위에서 처벌 수위가 정해질 수 있습니다.
원래 성범죄 고소 내용, 예를 들어 강제추행이 형법 제298조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하는 범죄라는 점을 감안하면, 합의금을 노린 허위·과장 고소가 드러났을 때 신고자가 감수해야 하는 형사책임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5. 공갈 혐의로 역고소하더라도 절차는 일반 형사 고소와 동일하게 진행됩니다
역고소를 결심했다면 조사에 앞서 증거부터 정리해야 합니다.
공갈죄로 역고소를 진행하는 절차는 일반 형사 고소와 다르지 않습니다.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 ②고소인·피고소인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다만 기존 성범죄 고소 사건과 역고소 사건이 같은 수사기관에서 병행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두 사건의 진행 상황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공갈 혐의를 의심하게 됐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합의금을 요구한 문자·메신저·통화 녹음 등 구체적인 정황 자료를 시간 순서대로 정리합니다.
원래의 성범죄 고소 사건이 어느 단계까지 진행됐는지, 처분 결과나 조사 일정을 확인합니다.
역고소로 얻을 수 있는 실익과 원 고소 사건에 대한 방어 전략을 함께 검토합니다.
이러한 준비 없이 감정적으로 역고소부터 진행하면 오히려 무고 시비 등으로 사건이 복잡해질 수 있으므로, 공갈·무고 사건 대응 경험이 있는 변호사와 함께 전략을 세우는 것이 안전합니다.
마치며
성범죄로 고소를 당한 상황에서는 억울함과 동시에 “괜히 맞대응했다가 상황이 더 나빠지는 것은 아닐까”하는 두려움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합의금을 요구받는 입장에서는 상대방의 요구가 정당한 합의 절차인지, 아니면 고소를 지렛대로 삼은 부당한 압박인지부터 구분해야 합니다. 반대로 실제 피해를 입고 정당하게 합의를 논의하는 입장에서도, 대화 방식이나 요구 금액에 따라 뜻하지 않게 공갈로 오해받을 수 있다는 점을 함께 유의해야 합니다.
저는 성범죄 고소·역고소 사건에서 합의금을 요구받은 쪽과, 정당하게 피해를 주장하며 합의를 진행하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사실관계를 어떻게 정리하고 어떤 법리를 먼저 세우느냐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상대방이 합의금을 요구했다는 사실만으로 공갈죄가 성립하나요?
A.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요구 금액의 상당성, 협박의 정도, 고소 내용의 진실성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권리 행사 범위를 벗어났는지를 판단합니다.
Q. 상대방의 고소가 진실이었다면 역고소는 의미가 없나요?
A.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실제 피해가 있었더라도 그 권리를 행사하는 방식이 협박에 이르렀다면 공갈죄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 무고죄까지 함께 주장하기는 어렵습니다.
Q. 문자로 합의금을 요구한 내용만 있어도 증거가 되나요?
A.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다만 문구 자체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어, 요구 시점·금액·반복 여부와 원 고소 사건 진행 상황을 함께 정리해두는 것이 유리합니다.
Q. 공갈로 역고소하면 원래 성범죄 고소 사건에 영향을 주나요?
A. 두 사건은 별개로 진행되지만 같은 수사기관에서 함께 살펴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역고소 진행 상황이 원 사건의 신빙성 판단에 참고자료가 될 수는 있습니다.
Q. 합의금을 실제로 지급한 뒤에도 공갈죄로 고소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이미 재산상 이익을 취득했다는 사정은 오히려 공갈죄의 기수 요건과 관련될 수 있어, 지급 이후에도 고소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Q. 역고소가 잘못되면 저도 무고죄로 처벌받을 수 있나요?
A. 허위 사실을 알면서 고소했다면 무고죄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감정적으로 진행하기보다 구체적인 정황 증거를 갖춘 뒤 변호사와 함께 진행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 경찰 조사를 받게 됐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 내용이 공갈죄와 무고죄 성립 여부를 가르는 핵심 증거가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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