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금 일부 변제한 임대인 — 구속영장 기각 이끄는 법
사건 개요
전세가가 떨어지면서 새 임차인을 구해도 예전 보증금만큼 돈이 들어오지 않는 역전세 국면에서, 여러 채를 굴리던 임대인들이 한꺼번에 자금이 막히는 일이 드물지 않습니다. 이런 임대인 중에는 손 놓고 있지 않고, 형편이 되는 대로 임차인 몇 명에게는 보증금을 조금씩이라도 갚으며 시간을 버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도 반환받지 못한 임차인들의 고소가 이어지면, 검찰은 이를 단순한 채무불이행이 아니라 애초에 반환할 생각이 없었던 조직적 사기로 보고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실제로 상담을 청해 오는 임대인들은 한결같이 "나는 갚을 마음으로 실제로 갚아 왔는데 왜 사기범 취급을 받느냐"고 억울해합니다. 하지만 수사기관 입장에서는 다수 피해자와 미반환 액수 자체가 이미 구속수사가 필요하다는 유력한 정황으로 보입니다. 이 국면에서 결과를 가르는 것은 억울함의 크기가 아니라, 일부 변제 이력과 앞으로의 변제계획을 얼마나 구체적인 자료로 제시했는가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미 일부라도 변제해 온 사실이 있고 남은 채무를 갚을 구체적 경로를 보여줄 수 있다면, 영장실질심사 단계에서 구속영장을 기각시킬 여지는 분명히 있습니다. 다만 그 경로는 말로 다짐하는 수준이 아니라, 숫자와 시기가 박힌 계획으로 정리되어 있어야 판사를 움직입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다투어지는 지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계약 체결 당시부터 반환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는 편취의 고의(형법 제347조 사기죄의 성립요건인 기망행위·착오·처분행위)가 인정되는지, 아니면 이후 시세 하락으로 생긴 단순한 채무불이행에 그치는지입니다. 둘째, 피해액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가 정한 문턱(이득액 5억원 이상이면 3년 이상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을 넘는지, 그리고 그 이득액을 피해자별로 나누어 산정할지 합산할지입니다. 셋째, 형사소송법 제201조(제209조에서 준용하는 제70조)가 정한 구속의 사유—주거부정, 증거인멸의 염려, 도망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실제로 이 임대인에게 있는지입니다.
같은 조 제2항은 이 구속사유를 심사할 때 범죄의 중대성, 재범의 위험성, 피해자에 대한 위해 우려 등을 함께 고려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즉 피해액이 크다는 사실만으로 구속이 자동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도주·증거인멸의 개연성과 피해회복 가능성까지 종합해 판단한다는 뜻입니다. 이 지점이 바로 변제계획이 파고들 여지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편취 고의를 부정하는 정황을 구조화하기
가장 먼저 무너뜨려야 하는 것은 "처음부터 갚을 생각이 없었다"는 검찰의 전제입니다. 이 국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사실관계를 재구성합니다.
1) 계약 체결 당시의 자력과 정상 운영 정황을 소명합니다.
편취의 고의는 계약 체결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됩니다. 그래서 임대사업자 등록 이력, 계약 당시 보유하던 부동산의 시가와 담보여력, 다른 임차인들과 정상적으로 주고받은 계약·정산 이력을 모아 계약 당시에는 반환 능력이 있었고, 사업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있었다는 정황을 세웁니다. 이후의 자금경색이 시세 하락이라는 외부 요인에서 비롯되었음을 시계열로 보여 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2) 이미 실행한 변제를 '고의 없음'의 적극적 증거로 재구성합니다.
일부라도 실제로 갚은 이력—계좌이체 내역, 변제 합의서, 지급 일정을 지키려 한 정황—은 처음부터 편취할 생각이었다면 나오기 어려운 행동입니다. 이 자료를 단순한 정상참작 사유가 아니라, 애초의 반환 의사를 뒷받침하는 적극적 증거로 진술서와 함께 제출해 이번 사안의 본질이 사기가 아니라 역전세로 인한 채무불이행임을 구조적으로 보여 줍니다.
3)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적용의 전제인 이득액 산정을 다툽니다.
이득액이 5억원을 넘느냐에 따라 처벌 수위가 크게 갈리므로, 피해자별 계약을 개별적으로 산정할지 전체를 합산할지, 이미 변제한 금액을 공제한 잔액을 기준으로 삼을지를 초기 단계부터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산정 방식 하나로 적용 법조 자체가 바뀔 수 있는 지점이기 때문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변제계획 구체화로 구속의 필요성을 무너뜨리기
편취 고의를 다투는 것과 별개로, 영장실질심사에서 곧바로 승부를 가르는 것은 구속이 정말 필요한가라는 질문입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준비합니다.
1) 변제계획을 숫자와 시기로 못 박아 제출합니다.
"성실히 갚겠습니다"라는 다짐은 판사를 움직이지 못합니다. 매각을 진행 중인 부동산의 목록과 예상 매각가·진행 단계(중개계약, 매수인 협상 현황), 신규 임차보증금이 들어올 예정 시기, 가능한 대출 한도까지 포함해 언제, 얼마를, 어떤 재원으로 갚을지가 한눈에 보이는 변제계획서를 작성해 영장실질심사 자료로 제출합니다. 계획이 구체적일수록 도주할 이유가 없다는 사실도 함께 증명됩니다.
2) 도주 우려와 증거인멸 우려를 정면으로 소명합니다.
주민등록상 주거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 수사기관의 출석 요구에 계속 응해 왔다는 점, 계좌와 관련 서류를 임의로 제출하며 협조해 왔다는 점을 정리해 형사소송법 제70조가 정한 주거부정·증거인멸염려·도망염려가 낮다는 것을 구체적 행적으로 뒷받침합니다. 피해자와의 불필요한 접촉을 자제해 온 점도 함께 소명합니다.
3) 불구속수사 원칙을 정면에서 주장합니다.
형사소송법 제198조 제1항은 불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삼고 있고, 구속은 이 원칙의 예외로서 다른 방법으로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때에만 허용됩니다. 피해액의 크기만으로 구속의 상당성이 자동으로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 추가 임대차계약을 전면 중단하고 자산 처분을 진행 중이어서 재범 위험이 낮다는 점을 함께 제시해 이 사안에서 구속이 상당하지 않음을 논증합니다. 만약 이미 영장이 발부되어 구속된 상태라면, 형사소송법 제214조의2에 따른 구속적부심사를 통해 같은 논리로 다시 다툴 수 있습니다.
결론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해 고소를 당한 임대인이라도, 갚아 온 이력이 있고 남은 돈을 갚을 구체적인 길을 보여줄 수 있다면 구속을 피할 여지는 분명히 남아 있습니다. 문제는 그 길을 "곧 갚겠다"는 말로 두느냐, 자산 목록과 일정이 박힌 계획으로 만들어 두느냐입니다.
구속영장 청구 소식을 접했다면 대응할 시간은 매우 짧습니다. 지금 갖고 있는 변제 이력과 자산 현황을 어떤 형태의 자료로 정리해야 영장실질심사에서 힘을 가지는지, 한 번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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