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력에 의한 간음은 폭행이나 협박 없어도 성립하나요
위력에 의한 간음은 폭행이나 협박 없어도 성립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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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강제추행 등

위력에 의한 간음은 폭행이나 협박 없어도 성립하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직장 상사와 부하 직원, 요양보호사와 요양대상자, 교사와 학생처럼 한쪽이 다른 쪽을 보호하거나 감독하는 관계에서, 그 지위를 이용해 상대방을 간음한 사건들이 잇따라 형사 문제로 번지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때리거나 협박한 적이 없다”, “그쪽도 그 자리에서 싫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처벌까지는 되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막상 수사가 시작되면 “폭행이나 협박이 없었으니 무죄다”라는 항변은 그대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추행 사건에서 ‘위력’의 범위를 폭행·협박에 한정하지 않고 사회적·경제적 지위까지 폭넓게 인정하는 기준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물리력을 행사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처벌을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아래에서는 위력에 의한 간음죄가 폭행·협박 없이 어떤 경우에 성립하는지, 법원이 ‘위력’을 어떻게 판단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위력에 의한 간음죄는 폭행이나 협박이 없어도 성립합니다

형법은 폭행·협박이 아니라 위계 또는 위력만으로 성립하는 간음죄를 별도로 두고 있습니다.

강간죄를 규정한 형법 제297조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를 처벌 대상으로 삼습니다. 그런데 형법 제303조 제1항은 이와 별도로 업무, 고용 기타 관계로 인하여 자기의 보호 또는 감독을 받는 사람에 대하여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간음한 자를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직장 상사와 부하 직원, 요양보호사와 요양대상자, 교사와 학생처럼 한쪽이 다른 쪽의 신분·처우·평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관계에서는, 굳이 손을 대거나 말로 위협하지 않아도 그 지위 자체가 상대방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억누르는 힘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형법은 이런 힘의 불균형을 폭행·협박과는 별개의 처벌 근거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그 상황에서 명확히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함께 술자리에 있었다” 같은 사정을 들어 성립 자체를 다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위력에 의한 간음죄는 상대방이 실제로 저항했는지가 아니라, 행위자의 지위나 권세가 상대방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강간죄와 달리 위력에 의한 간음죄는 폭행·협박이 아니라 지위·관계에서 비롯된 위력만으로도 성립합니다.


2. ‘위력’인지 여부는 지위와 관계, 사건 정황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법원은 유형력의 정도뿐 아니라 지위·나이·관계·경위까지 모두 살펴 위력 여부를 가립니다.

대법원은 위력의 의미를 폭행·협박에 국한하지 않고,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모든 세력으로 폭넓게 해석하고 있습니다. 유형적이든 무형적이든 묻지 않으므로, 사회적·경제적·정치적 지위나 권세를 이용하는 경우도 포함됩니다.

위력이라 함은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세력을 말하는 것으로서 유형적이든 무형적이든 묻지 아니하므로 폭행·협박뿐만 아니라 행위자의 사회적·경제적·정치적인 지위나 권세를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고, 위력으로써 간음하였는지 여부는 행사한 유형력의 내용과 정도, 이용한 행위자의 지위나 권세의 종류, 피해자와의 관계,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인 행위 태양, 범행 당시의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9. 9. 선고 2019도2562 판결).

즉 실제로 손찌검이나 협박성 발언이 없었더라도, 인사·평가·계약 갱신 등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면 그 자체가 위력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보호 또는 감독’ 관계의 범위에 관해서도 판례는 직제상의 형식적 상하관계에 한정하지 않고, 고용·업무를 매개로 한 사실상의 영향력까지 폭넓게 인정하는 경향을 보입니다(대법원 2001. 10. 30. 선고 2001도4085 판결 참조).

‘위력’ 여부는 폭행이 있었는지가 아니라, 그 지위가 상대방의 자유의사를 제압할 만했는지로 판단됩니다.


3. “동의한 줄 알았다”는 항변은 위력 앞에서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명시적으로 저항하지 않았거나 나중에 사과·합의가 있었어도 범죄 성립에는 영향이 없습니다.

위력에 의한 간음죄에서 가장 흔한 방어 논리는 “그 자리에서 싫다는 말을 하지 않았으니 동의한 것이다”라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판례는 위력으로써 간음한 이상 현실적으로 피해자의 자유의사가 제압되었는지까지 따지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위력이 존재했다는 사실 자체로 구성요건은 충족됩니다.

같은 취지는 인접한 성범죄 유형에서도 확인됩니다. 대법원은 강제추행죄에 관한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폭행·협박이 반드시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르러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시하며 종전 판례를 변경했습니다(대법원 2023. 9. 21. 선고 2018도13877 전원합의체 판결). 죄명은 다르지만, 명시적으로 저항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가 부정되지 않는다는 흐름은 위력에 의한 간음 사건에서도 마찬가지로 확인됩니다.

사건 이후 가해자로 지목된 쪽이 사과하거나 합의를 시도했다는 사정, 혹은 피해자가 한동안 평소와 다름없이 지냈다는 사정도 범죄 성립 자체를 뒤집는 근거가 되지는 못합니다. 다만 이런 사정은 이후 양형 단계에서 참작될 수 있는 요소입니다.

저항이 없었다는 사정이나 사후의 사과·합의는 위력에 의한 간음죄의 성립 자체를 막지 못합니다.


4. 폭행·협박이 없어도 처벌 수위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법정형은 7년 이하 징역이고, 미성년자·장애인 대상이면 형이 더 무거워질 수 있습니다.

형법 제303조 제1항 위반 시 법정형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같은 조 제2항은 법률에 의해 구금된 사람을 감호하는 사람이 그 사람을 간음한 경우에도 동일한 형으로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어, 보호·감독 관계의 범위를 폭넓게 다루고 있습니다.

피해자가 미성년자이거나 심신미약자인 경우에는 형법 제302조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별도의 가중처벌 규정이 적용될 수 있어 형량이 더욱 높아질 수 있습니다.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의 관계, 반복성, 피해 정도에 따라 실제 선고 형량은 크게 달라집니다.

2013년 형법 개정으로 성범죄의 친고죄 규정이 전면 폐지되면서, 피해자의 고소가 없더라도 수사기관이 인지한 이상 수사와 기소가 진행될 수 있습니다. 유죄가 확정되면 벌금형이라 하더라도 신상정보 등록 등 부수적인 불이익이 뒤따를 수 있어, 그 여파를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닙니다.


5. 고소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초기 진술과 자료 확보가 이후 수사·재판 전체의 방향을 좌우합니다.

위력에 의한 간음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또는 인지수사 개시 → ②고소인·피고소인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보호·감독 관계나 위력 인정 여부가 쟁점이 되는 사건은 수사 초기 진술이 이후 전체 방향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위력에 의한 간음이 의심되거나 그런 혐의를 받고 있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1. 피해자와 행위자 사이의 보호·감독 관계를 뒷받침할 자료(근로계약서, 조직도, 업무 지시 내역 등)를 확인합니다.

  2. 사건 경위와 관련된 문자, 메신저 대화, 통화 녹음 등 정황 증거를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3. 사건 이후 피해자와 행위자 사이의 접촉 내용(사과, 합의 시도, 태도 변화 등)을 빠짐없이 기록해 둡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위력에 의한 간음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위력 인정 여부와 보호·감독 관계의 실질을 다투는 구체적인 방향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위력에 의한 간음 사건은 폭행이나 협박처럼 눈에 보이는 증거가 남지 않는 경우가 많아, 피해를 입은 쪽도 혐의를 받는 쪽도 초기 대응 시점을 놓치기 쉽습니다.

피해를 입은 쪽은 “이 정도로 신고까지 해도 되는 걸까”라는 생각에 시간을 흘려보내기 쉽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문자·메신저 같은 정황 증거는 흐려지고 기억도 희미해집니다. 반대로 혐의를 받는 쪽도 “폭행이나 협박은 없었으니 괜찮을 것”이라는 안이한 생각으로 조사에 임했다가 불리한 진술을 남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보호·감독 관계에서 비롯된 위력 사건에서 피해를 주장하는 쪽과 혐의를 받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사실관계라도 위력의 정도를 어떻게 입증하고 방어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확인해 왔습니다.

폭행·협박이 없었다는 사정만으로 안심하거나 체념하기에는 이릅니다. 지금 상황을 구체적으로 점검해야 할 시점이라면,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정말 폭행이나 협박이 전혀 없어도 처벌되나요?

A. 네. 형법 제303조는 위계 또는 위력만으로도 간음죄가 성립하도록 정하고 있어, 폭행·협박이 없었다는 사정만으로 무죄가 되지는 않습니다.

Q. 직장 상사와 부하 직원 사이가 아니어도 적용되나요?

A. 적용될 수 있습니다. 조문은 업무·고용 관계를 예로 들 뿐이고, 판례는 그 밖에도 사실상 보호·감독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는 관계 전반을 폭넓게 인정하고 있습니다.

Q. 상대방이 그 자리에서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면 동의한 것 아닌가요?

A. 아닙니다. 위력에 의한 간음죄는 명시적 저항 여부가 아니라, 행위자의 지위가 상대방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했는지로 판단합니다.

Q. 나중에 사과하거나 합의를 시도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범죄 성립 여부 자체에는 영향이 없습니다. 다만 합의나 반성의 정도는 이후 양형 단계에서 참작될 수 있는 사정입니다.

Q. 피해자가 고소하지 않으면 수사가 진행되지 않나요?

A. 성범죄의 친고죄 규정은 2013년 형법 개정으로 이미 폐지되어, 고소가 없어도 수사기관이 인지하면 수사와 기소가 이뤄질 수 있습니다.

Q. 벌금형만 받으면 큰 문제는 없는 건가요?

A. 벌금형이라도 유죄 확정이라는 점은 같고, 사안에 따라 신상정보 등록 등 부수적인 불이익이 뒤따를 수 있어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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