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강간은 합의해도 처벌되나요 합의하면 뭐가 달라지나요
준강간은 합의해도 처벌되나요 합의하면 뭐가 달라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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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강제추행 등

준강간은 합의해도 처벌되나요 합의하면 뭐가 달라지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준강간 사건 상담을 하다 보면, 피고소인 측에서 피해자와 합의를 진행하면서도 “합의만 하면 처벌은 피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유독 많이 받습니다.

실제로 “피해자분이 합의서에 서명해주셨고 합의금도 받으셨으니 이제 사건은 끝난 것 아닌가요”, “고소를 취하하겠다고 하셨으니 처벌은 없겠죠”라고 안심하시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준강간은 폭행이나 협박이 없었다는 사정만으로도, 또 합의가 됐다는 사정만으로도 수사와 재판 절차 자체가 멈추지 않는 범죄입니다.

최근 대법원은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자의 처벌 의사와 무관하게 국가가 소추권을 행사한다는 원칙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준강간죄는 2013년 형법·성폭력처벌법 개정으로 친고죄·반의사불벌죄 규정이 전면 폐지된 범죄에 포함되어,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히더라도 그 자체로 공소권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아래에서는 준강간죄가 정확히 어떤 범죄이고, 합의가 실제로는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그리고 형량과 절차 진행에서 무엇이 달라지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준강간죄는 폭행·협박 없이도 강간죄와 동일하게 처벌됩니다

상대방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한 간음·추행은 강간죄·강제추행죄의 예에 따라 처벌됩니다.

형법 제299조는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는 제297조, 제297조의2 및 제298조의 예에 의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심신상실은 술이나 약물, 수면 등으로 정상적인 판단·저항 능력을 상실한 상태를, 항거불능은 심리적·물리적으로 저항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를 뜻합니다.

간음, 즉 성관계에 이르렀다면 강간죄(제297조)의 예에 따라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 추행에 그쳤다면 강제추행죄(제298조)의 예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이 적용됩니다. 폭행이나 협박이 전혀 없었다는 사정은 무죄 사유가 아니라, 애초에 준강간·준강제추행이 성립하는 전제 그 자체입니다.

실무에서 가장 흔한 유형은 술자리 이후 발생한 사건입니다. 상대방이 만취해 의식이 흐릿하거나 잠든 상태에서 간음·추행이 이뤄졌다면, 그 순간 명시적인 거부 의사 표시가 없었다는 사정만으로 처벌을 피하기는 어렵습니다. 대법원도 음주로 인한 심신상실 여부는 음주량과 속도, 체내 흡수·경과 시간, 평소 주량, 사건 전후 언행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로 기준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18도9781 판결 참조).

준강간죄는 폭행·협박이 없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처벌을 피할 수 없고, 강간죄와 동일한 법정형이 적용됩니다.


2. 합의는 처벌 자체를 없애는 소추조건이 아닙니다

준강간죄는 친고죄도 반의사불벌죄도 아니어서, 합의만으로는 사건이 종결되지 않습니다.

친고죄는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처벌할 수 있는 범죄이고, 반의사불벌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입니다. 폭행죄나 협박죄처럼 합의로 처벌 자체가 사라지는 범죄가 있다 보니, 준강간도 비슷할 것이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2013년 6월 형법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개정되면서, 상습범을 제외한 강간과 추행의 죄 대부분에서 친고죄 규정이 전면 폐지됐습니다. 준강간죄와 준강제추행죄도 이 개정 대상에 포함되어, 피해자의 고소나 처벌불원 의사와 무관하게 검사가 공소를 제기할 수 있고, 법원도 실체 판단을 해야 합니다.

따라서 피해자와 합의서를 작성하고 합의금을 지급했다고 하더라도, 그 자체로 수사가 중단되거나 불기소·공소기각으로 종결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합의가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며, 그 실질적 효과는 처벌 여부가 아니라 처벌 수위, 즉 양형에서 드러납니다.

합의는 준강간 사건의 소추 조건이 아니라, 형량을 정하는 단계에서 참작되는 사정입니다.


3. 합의는 형을 없애지 못해도 형량의 폭은 크게 바꿉니다

실질적 피해 회복 여부는 실형과 집행유예를 가르는 핵심 양형 사유입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성범죄 양형기준에서는 피해자와의 합의, 진지한 반성, 실질적인 피해 회복 노력을 형을 낮추는 방향의 감경 요소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합의 없이 수사·재판 단계까지 피해가 회복되지 않았다면 가중 요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합의 시점도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수사 초기에 자발적으로 피해 회복에 나선 경우와, 재판이 임박해서야 합의를 시도하는 경우는 참작 정도에서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합의서에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가 명확히 기재돼 있는지, 합의금의 액수와 지급 경위가 어떠한지도 함께 검토됩니다.

다만 피해자가 연락처 노출을 꺼려 직접 합의를 거부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을 위해 2022년 12월 9일부터 공탁법 제5조의2에 따른 형사공탁 특례제도가 시행되어,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알지 못해도 사건번호만으로 법원에 피해 회복금을 공탁할 수 있게 됐습니다. 다만 공탁은 피해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직접 합의보다는 양형에서 인정되는 정도가 낮게 평가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합니다.

합의는 처벌을 없애지 못해도, 실형과 집행유예를 가르는 폭넓은 양형 요소로 작용합니다.


4. 피해자 나이·관계·범행 수법에 따라 처벌 수위가 크게 달라집니다

피해자가 미성년자이거나 친족관계, 흉기 휴대·합동범 등이 결합되면 성폭력처벌법이 적용되어 형이 무거워집니다.

기본형인 형법상 준강간죄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지만, 여기에 특정 요소가 결합되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우선 적용됩니다. 피해자가 미성년자인 경우, 친족관계에 있는 경우, 흉기를 휴대하거나 2인 이상이 합동한 경우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런 사건에서는 하한이 크게 높아지고, 집행유예 선고 자체가 사실상 어려워지는 구간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또한 준강간 범행이 인정되지 않더라도, 피해자가 실제로는 항거불능 상태가 아니었던 것으로 밝혀지는 경우 곧바로 무죄가 되는 것이 아니라 준강간죄의 불능미수로 처벌될 수 있다는 점도 실무에서 자주 쟁점이 됩니다(대법원 2018도16002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즉 “정말 심신상실 상태였는지”만 다투는 것으로는 처벌을 완전히 피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초범인지, 범행 후 태도, 피해자와의 관계 회복 가능성 등은 성립 자체를 좌우하지는 않지만 구체적인 선고형을 정하는 단계에서 폭넓게 고려됩니다.


5. 고소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초기 진술과 자료 정리가 이후 합의·양형 전략 전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준강간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사건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또는 인지수사 개시 → ②고소인·피고소인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사안에 따라 구속영장이 청구될 수도 있습니다.

수사 초기 대응이 이후 합의와 양형 전략 전체를 좌우하는 만큼,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1. 사건 당일의 음주량·경과 시간·대화 내용 등 기억나는 사실관계를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2. 문자·통화 내역·CCTV·목격자 등 당시 상황을 뒷받침할 객관적 자료를 최대한 확보합니다.

  3. 피해자와의 접촉 여부, 합의 가능성, 형사공탁 활용 여부를 변호사와 함께 검토합니다.

준강간 혐의로 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첫 조사 전에 사실관계와 법리를 함께 점검해 어떤 진술이 사건 전체의 방향을 어떻게 바꾸는지 미리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치며

준강간 사건은 “합의만 하면 되겠지”라는 생각과 “정말 그런 일이 있었나”라는 억울함이 뒤섞이면서,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해를 당했다고 생각하는 쪽에서는 감정적인 대응보다, 당시 상황을 뒷받침할 자료와 진술을 정리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기억과 증거는 흐려지기 마련입니다.

반대로 혐의를 받는 쪽에서도 “합의했으니 괜찮겠지”라는 막연한 기대만으로는 결과가 달라지지 않습니다. 심신상실·항거불능 상태에 대한 인식이 있었는지, 실제로 합의가 양형에 얼마나 반영될 수 있는지는 사실관계와 법리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준강간을 포함한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를 주장하는 쪽과 혐의를 받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 대응 방식에 따라 결론이 크게 갈리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합의를 진행해야 할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준강간으로 고소당했는데 피해자와 합의하면 불기소로 끝날 수 있나요?

A. 합의만으로 불기소가 보장되지는 않습니다. 준강간죄는 친고죄도 반의사불벌죄도 아니어서 검사가 재량으로 기소 여부를 판단하며, 합의는 그 판단과 이후 양형에서 참작되는 사정 중 하나입니다.

Q. 합의금을 얼마나 줘야 하나요?

A. 정해진 금액 기준은 없습니다. 사안의 경위와 피해 정도, 지역과 관행에 따라 편차가 크며, 액수 자체보다 합의 시점과 처벌불원 의사가 합의서에 명확히 기재됐는지가 더 중요하게 검토됩니다.

Q. 피해자가 연락을 거부해서 합의를 못 하는 경우엔 방법이 없나요?

A. 형사공탁 특례제도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2022년 12월부터 사건번호만으로 법원에 피해 회복금을 공탁할 수 있게 됐지만, 직접 합의보다는 양형에서 인정되는 정도가 낮게 평가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Q. 술에 취해서 정확히 기억이 안 나는데, 그것도 준강간이 되나요?

A. 상대방이 심신상실·항거불능 상태였는지가 핵심이지, 본인의 기억 여부 자체가 판단 기준은 아닙니다. 다만 당시 음주량·언행 등 정황을 다투는 것은 방어권 행사에서 중요한 부분입니다.

Q. 준강간과 준강제추행은 어떻게 다른가요?

A. 간음, 즉 성관계에 이르렀는지 추행에 그쳤는지의 차이입니다. 준강간은 강간죄(3년 이상 유기징역), 준강제추행은 강제추행죄(10년 이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 벌금)의 예에 따라 처벌됩니다.

Q. 경찰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만나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 내용이 이후 합의 전략과 양형 방향 전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조사 전 사실관계와 법리를 함께 정리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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