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장변경, 공소사실 동일성을 벗어난 신청은 법원이 허가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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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장변경, 공소사실 동일성을 벗어난 신청은 법원이 허가하지 못한다 

강대현 변호사

재판이 한창 진행되던 중에 검사가 공소장변경허가신청서를 내면, 피고인 입장에서는 그동안 준비한 방어가 통째로 흔들립니다. 그런데 검사가 신청한다고 해서 심판 대상이 무엇이든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형사소송법은 공소장변경을 허가할 수 있는 범위를 '공소사실의 동일성을 해하지 아니하는 한도'로 못 박아 두었고, 이 한도를 벗어난 신청은 법원이 허가해서는 안 됩니다. 이 글에서는 공소사실의 동일성을 법원이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는지, 동일성이 없는데도 변경이 허가됐다면 피고인은 무엇을 어떻게 다툴 수 있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공소장변경 허가 요건 — 법원에 남은 판단은 '동일성' 하나뿐

형사소송법 제298조 제1항은 "검사는 법원의 허가를 얻어 공소장에 기재한 공소사실 또는 적용법조의 추가, 철회 또는 변경을 할 수 있다"고 정하면서, 이어 "이 경우에 법원은 공소사실의 동일성을 해하지 아니하는 한도에서 허가하여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문언이 '허가할 수 있다'가 아니라 '허가하여야 한다'로 되어 있는 점이 중요합니다. 동일성이 인정되는 신청이라면 법원은 그 변경이 피고인에게 불리하다는 이유로 거부할 수 없고, 반대로 동일성을 벗어난 신청이라면 검사가 아무리 필요성을 주장해도 허가할 수 없습니다. 결국 법원이 이 국면에서 판단하는 것은 '허가할지 말지'가 아니라 '동일성이 있는지 없는지' 하나입니다. 피고인의 동의는 허가 요건이 아니므로, 동의하지 않는다는 진술만으로 변경 자체를 막을 수는 없습니다.

이런 구조가 만들어진 이유는 형사재판의 심판 대상이 공소장에 적힌 공소사실로 한정되기 때문입니다. 법원은 검사가 기소하지 않은 사실을 임의로 심판할 수 없고, 검사도 일단 기소한 뒤에는 공소장변경이라는 통로를 거치지 않고서는 심판 대상을 바꿀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이 통로를 무한정 열어 두면 검사가 재판 도중 사건을 통째로 갈아끼우며 피고인의 방어를 무력화할 수 있습니다. 동일성은 바로 그 통로의 폭을 정하는 장치이고, 그래서 '변경이 얼마나 필요한가'가 아니라 '같은 사건인가'만 따지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실무에서 이 한도가 갖는 의미는 분명합니다. 동일성 범위 안이라면 검사는 공소장변경만으로 죄명과 적용법조, 사실관계의 세부를 바꿔 유죄를 구할 수 있지만, 동일성을 벗어난 사실을 심판받게 하려면 별건으로 새로 기소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한편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5항은 공소장에 수개의 범죄사실과 적용법조를 예비적 또는 택일적으로 기재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주위적 공소사실이 인정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예비적 공소사실을 덧붙이는 형태의 변경 신청도 자주 이루어집니다. 이때도 심사 기준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추가되는 예비적 공소사실 역시 기존 공소사실과 동일성 범위 안에 있어야 허가될 수 있습니다.

법원이 공소장변경 국면에서 판단하는 것은 '허가할지 말지'가 아니라 '같은 사건인지'다 — 동일성이 있으면 반드시 허가해야 하고, 없으면 허가할 수 없다.

공소사실 동일성 판단 기준 — 기본적 사실관계에 규범적 요소를 더한다

동일성 판단의 출발점은 기본적 사실관계 동일성입니다. 공소사실의 동일성은 그 사실의 기초가 되는 사회적 사실관계가 기본적인 점에서 동일하면 인정된다는 것이 판례의 기본 틀입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 대법원 1994. 3. 22. 선고 93도2080 전원합의체 판결입니다. 이 판결은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을 판단할 때 피고인의 행위와 그 사회적인 사실관계를 기본으로 하되 규범적 요소도 아울러 고려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자연적·사회적 사실이 겹치는지만 볼 것이 아니라, 죄질과 보호법익 같은 법적 평가까지 함께 넣어 판단하라는 뜻입니다.

이 사건은 장물취득죄로 유죄판결이 확정된 피고인을 두고 강도상해로 다시 기소할 수 있는지가 문제된 사안이었습니다. 대법원은 두 공소사실이 범행의 일시·장소와 수단·방법이 다르고 침해되는 법익과 죄질에도 차이가 있다고 보아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하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물건 하나를 매개로 이어진 사건이라도, 그것을 빼앗은 행위와 빼앗긴 물건을 넘겨받은 행위는 법적으로 별개의 사건이라는 것입니다. 동일성 문제는 이렇게 공소장변경의 한계를 정할 때뿐 아니라, 확정판결의 효력이 어디까지 미치는지를 정할 때도 똑같은 기준으로 작동합니다.

규범적 요소를 함께 보는 이유는 두 방향의 위험을 동시에 막기 위해서입니다. 동일성을 지나치게 넓게 인정하면 검사가 사실상 다른 사건을 '변경'이라는 형식으로 끌어와 피고인의 방어를 흔들 수 있고, 확정판결의 효력 범위도 과도하게 넓어집니다. 반대로 지나치게 좁게 보면 사소한 일시나 금액 정정에도 매번 새 기소가 필요해져 절차가 비효율적으로 늘어지고 피고인의 지위도 오래 불안정해집니다. 법원이 실제로 대조하는 표지는 범행 일시와 장소, 행위의 태양과 수단, 범행 객체와 피해자, 침해된 보호법익, 그리고 죄질입니다.

동일성은 사회적 사실관계가 기본적인 점에서 같은지를 보되, 규범적 요소까지 함께 고려해 판단한다 — 대법원 93도2080 전원합의체 판결.

동일성이 인정되는 변경과 부정되는 변경 — 실제로 갈리는 지점

실무에서 문제되는 변경 신청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뉩니다. 하나는 사실관계의 뼈대는 그대로 두고 법적 평가나 세부 사항만 손보는 변경이고, 다른 하나는 사건의 뼈대 자체를 바꾸는 변경입니다. 앞의 것은 대체로 동일성이 인정되어 허가되고, 뒤의 것은 허가될 수 없습니다. 같은 '변경 신청'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어도 성격이 전혀 다르므로, 신청서를 받으면 어느 쪽인지부터 가려야 합니다.

  • 법적 평가만 달라지는 변경 — 같은 일시·장소·상대방 사이의 하나의 행위를 두고 적용법조나 죄명만 바꾸는 경우.

  • 일시·장소·금액의 정정 — 증거조사 결과에 맞춰 범행 시각이나 편취 금액 같은 세부를 바로잡는 정도의 수정.

  • 포괄일죄 내부의 조정 — 상습범이나 계속적 편취처럼 하나의 죄로 평가되는 범위 안에서 개별 행위를 추가하거나 철회하는 경우.

  • 예비적 공소사실의 추가 — 주위적 공소사실이 인정되지 않을 때를 대비한 추가이되, 그 예비적 사실이 동일성 범위 안에 있어야 함.

반대로 다음과 같은 신청은 형식이 '변경'이어도 실질은 새로운 기소에 해당해 허가될 수 없습니다. 이런 신청이 그대로 받아들여지면 피고인은 애초에 방어를 준비한 적 없는 사실로 유죄를 선고받게 되므로, 동일성 부정은 피고인 방어권의 마지막 방벽 역할을 합니다.

  • 다른 일시·장소에서 이루어진 별개 행위로 사실관계를 통째로 교체하는 변경.

  • 행위 태양과 보호법익이 근본적으로 다른 죄로 바꾸는 변경 — 재물을 빼앗은 사실과 그 물건을 넘겨받은 사실의 관계처럼.

  • 실체적 경합 관계에 있는 별개 범죄를 '추가' 형식으로 끌어오는 변경 — 이는 추가기소로 처리해야 할 사항.

다만 이 분류는 기계적인 공식이 아닙니다. 죄명이 같아도 사실관계가 완전히 다른 사건으로 바뀌면 동일성이 부정될 수 있고, 죄명이 크게 달라져도 하나의 행위에 대한 법적 평가만 달라지는 것이라면 동일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결국은 앞서 본 표지들을 하나씩 대조해 사회적으로 같은 사건이라고 볼 수 있는지를 따지는 작업입니다. 그래서 변경 신청을 받은 쪽에서는 기존 공소사실과 변경 후 공소사실을 나란히 놓고 일시·장소·행위·객체·피해자·보호법익을 항목별로 비교한 자료를 먼저 만들어 두는 편이 다투기에 유리합니다.

동일성 없는 공소장변경이 허가됐다면 — 취소와 상소로 다투는 법

문제는 법원이 동일성 판단을 그르쳐 허가해 버린 경우입니다. 이때 곧바로 항고로 다툴 수는 없습니다. 공소장변경 허가결정은 판결 전 소송절차에 관한 결정이어서 형사소송법 제403조 제1항에 따라 원칙적으로 독립해 항고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손쓸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 2001. 3. 27. 선고 2001도116 판결은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는 등 허가결정에 위법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허가를 한 법원이 스스로 그 결정을 취소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실무적으로는 이 판례가 열어 준 길이 가장 현실적인 대응 창구입니다. 허가결정이 난 직후 공판정에서 동일성이 없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진술해 조서에 남기고, 기존 공소사실과 변경된 공소사실을 항목별로 대조한 의견서를 제출해 법원이 스스로 허가를 취소하도록 요청하는 것입니다. 위 사건에서도 원심이 횡령의 주위적 공소사실과 사기의 예비적 공소사실 사이에 동일성이 없다고 보아 앞서 한 공소장변경 허가결정을 취소한 조치가 정당하다고 인정되었습니다. 법원이 취소하지 않고 그대로 심리를 진행하더라도, 그 진술과 서면은 뒤에 상소이유를 뒷받침하는 기록으로 남습니다.

법원이 끝내 동일성 없는 공소사실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다면 그때는 상소로 다툽니다. 심판 대상이 될 수 없는 사실을 심판한 것이므로, 법원은 기소되지 않은 사실을 심판할 수 없다는 원칙에 어긋나고 판결에 영향을 미친 법령 위반이 됩니다. 항소이유서에는 두 공소사실의 차이를 일시·장소·행위 태양·보호법익별로 특정해 적고, 원심이 어느 지점에서 동일성 판단을 그르쳤는지를 짚어야 합니다. 반대로 허가 자체는 적법한데 방어 준비 시간이 부족했던 것이 문제라면, 다투는 축은 동일성이 아니라 뒤에서 볼 절차적 방어권 쪽으로 옮겨 갑니다.

동일성 없는 허가결정은 항고 대상이 아니지만, 허가한 법원이 스스로 취소할 수 있고 그대로 유죄판결이 나면 상소로 다툴 수 있다 — 대법원 2001도116 판결.

공소장변경 없이도 유죄가 나는 범위 — 축소사실과 '실질적 불이익'

검사가 공소장변경을 신청하지 않았다고 해서 공소장에 적힌 죄명 그대로만 판단되는 것도 아닙니다. 판례는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없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공소장이 변경되지 않았더라도 법원이 직권으로 공소장에 기재된 공소사실과 다른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봅니다. 기준은 죄명이 같은지가 아니라, 피고인이 재판 과정에서 실제로 방어할 기회를 가졌던 범위 안인지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이른바 축소사실의 인정입니다. 기소된 공소사실 안에 이미 포함되어 있는 더 가벼운 사실을 인정하는 경우로, 피고인은 큰 사실을 다투는 과정에서 그 안의 작은 사실도 함께 방어한 셈이 되므로 별도의 변경 절차 없이 유죄 인정이 가능합니다. 사실관계는 그대로 두고 법률적 평가만 달리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로 봅니다. 반면 피고인의 가담 방식이나 행위의 구체적 내용과 태양이 달라져 새로 방어해야 할 사항이 생긴다면, 그때는 공소장변경 절차를 거치지 않고 다른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없습니다.

이 법리는 방어 전략에 직접 영향을 줍니다. 주된 공소사실만 반박하고 그 안에 포함된 가벼운 사실은 사실상 인정해 버리면, 공소장변경이 없어도 축소사실로 유죄가 선고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위험한 물건을 휴대해 상해를 가했다는 취지로 기소된 사건에서 물건을 휴대했다는 부분만 집중적으로 다투고 상해 사실 자체는 다투지 않으면, 법원은 별도의 변경 없이 상해에 해당하는 범위에서 유죄를 인정할 여지가 있습니다. 그래서 방어는 기소된 죄명뿐 아니라 그 안에 잠재된 축소사실까지 함께 놓고 설계해야 합니다.

공소장변경 절차와 방어권 — 부본 송달·고지·공판절차 정지

형사소송규칙 제142조는 공소장변경을 서면 절차로 정하고 있습니다. 검사는 그 취지를 기재한 공소장변경허가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해야 하고, 여기에 피고인 수에 상응하는 부본을 첨부해야 하며, 법원은 그 부본을 피고인 또는 변호인에게 즉시 송달해야 합니다. 이 절차는 형식적인 요식행위가 아닙니다. 판례는 검사의 서면 신청이 있는데도 법원이 부본을 송달·교부하지 않은 채 공소장변경을 허가하고 그 공소사실에 관하여 유죄판결을 했다면, 그 잘못은 판결에 영향을 미친 법령 위반에 해당한다고 봅니다.

다만 같은 조 제5항은 예외를 둡니다. 피고인이 재정하는 공판정에서는 피고인에게 이익이 되거나 피고인이 동의하는 경우에 한해 구술에 의한 공소장변경을 허가할 수 있습니다. 뒤집어 말하면 피고인에게 불리한 변경을 동의도 없이 법정에서 말로만 처리하는 것은 규칙이 예정한 방식이 아닙니다. 법정에서 구술 변경이 이루어지려 하는데 그 내용이 불리하다면, 동의하지 않는다는 뜻을 분명히 밝히고 서면 신청과 부본 송달을 요구하는 것이 절차상 정당한 대응입니다.

변경이 이루어진 뒤의 방어 준비도 법이 보장합니다. 형사소송법 제298조 제3항은 법원이 추가·철회·변경의 사유를 신속히 피고인 또는 변호인에게 고지하도록 정하고, 제298조 제4항은 그 변경이 피고인의 불이익을 증가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될 때 직권으로 또는 피고인·변호인의 청구에 의해 결정으로 필요한 기간 공판절차를 정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공소사실이 바뀌면 다투어야 할 쟁점과 필요한 증거가 함께 바뀌므로, 이 청구를 그냥 넘기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 변경된 공소사실의 구성요건 요소를 하나씩 나열하고, 기존 방어 논리가 어디까지 그대로 쓰이는지 확인.

  • 이미 동의한 증거 중 새 공소사실과 관련성이 없거나 다시 다투어야 할 것이 있는지 재검토.

  • 새 공소사실을 전제로 다시 물어야 할 부분이 있으면 이미 신문한 증인에 대한 재신문 신청.

  • 방어 준비에 시간이 필요하면 제298조 제4항에 따른 공판절차 정지를 청구.

  • 변경으로 법정형이 올라갔다면 양형자료와 피해 회복 관련 자료도 새 기준에 맞춰 다시 정리.

공소장변경이 바꾸는 것들 — 공소시효·관할·판결의 효력 범위

공소장변경은 심판 대상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절차 전반에 파급됩니다. 먼저 공소시효입니다. 대법원 2001. 8. 24. 선고 2001도2902 판결은 공소장변경이 있는 경우 공소시효의 완성 여부는 당초의 공소제기가 있었던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할 것이고 공소장변경 시를 기준으로 삼을 것은 아니라고 판시했습니다. 다만 같은 판결은 공소장변경절차에 의하여 공소사실이 변경됨에 따라 법정형에 차이가 있는 경우에는 변경된 공소사실에 대한 법정형이 공소시효기간의 기준이 된다고 밝혔습니다. 시효를 재는 시점은 처음 기소한 때로 고정되지만, 시효기간의 길이는 바뀐 죄의 법정형을 따른다는 뜻입니다.

관할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8조 제2항은 단독판사의 관할사건이 공소장변경에 의하여 합의부 관할사건으로 변경된 경우 법원은 결정으로 관할권이 있는 법원에 이송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가벼운 죄로 단독 재판을 받던 중 변경으로 중한 죄가 되면 사건이 합의부로 넘어가고, 그만큼 절차가 다시 시작되는 셈입니다. 재판부가 바뀌면 그동안의 진행 경과가 그대로 이어지지 않는 부분이 생기므로, 검사의 변경 신청이 관할 변동까지 부르는 내용인지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동일성은 확정판결의 효력 범위와도 직결됩니다. 일사부재리의 효력은 공소사실과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까지 미칩니다. 동일성이 넓게 인정될수록 검사는 공소장변경으로 그 안의 사실을 끌어올 수 있는 대신, 판결이 확정되면 그 범위 전부에 대해 다시 기소할 수 없게 됩니다. 반대로 동일성이 부정되면 그 사실은 이번 재판에서 심판될 수 없지만 별건으로 새로 기소될 수 있습니다. 동일성 다툼이 단순한 절차 논쟁이 아니라 사건 전체의 향방을 정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한편 형사소송법 제298조 제2항은 법원이 심리의 경과에 비추어 상당하다고 인정할 때 공소사실 또는 적용법조의 추가 또는 변경을 요구하도록 정하고 있지만, 판례는 이 공소장변경요구를 법원의 재량으로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법원이 변경을 요구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위법이 되지는 않습니다.

공소시효 완성 여부는 당초 공소제기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하되, 시효기간의 길이는 변경된 공소사실의 법정형을 따른다 — 대법원 2001도2902 판결.

자주 묻는 질문

Q. 공소장변경에 피고인의 동의가 필요한가요?

A. 동의는 허가 요건이 아닙니다. 형사소송법 제298조 제1항은 공소사실의 동일성을 해하지 않는 한도에서 법원이 허가하여야 한다고만 정하고 있어, 동일성이 인정되면 피고인이 반대해도 허가됩니다. 다만 공판정에서 구술로 하는 공소장변경만은 형사소송규칙 제142조 제5항에 따라 피고인에게 이익이 되거나 피고인이 동의하는 경우에만 가능합니다.

Q. 검사가 신청하면 법원이 재량으로 거부할 수도 있나요?

A. 동일성이 인정되는 신청이라면 거부할 수 없습니다. 조문이 '허가하여야 한다'로 되어 있어, 변경이 피고인에게 불리하다거나 심리가 지연된다는 이유만으로 막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법원이 허가하지 않을 수 있는 경우는 동일성을 벗어난 신청뿐입니다.

Q. 동일성이 없어 허가되지 않으면 그 사실은 처벌되지 않나요?

A. 그 재판에서 심판되지 않을 뿐, 검사가 별건으로 새로 기소하면 처벌 가능성은 그대로 남습니다. 동일성이 없다는 것은 애초에 다른 사건이라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 그 사실에 대한 공소시효는 새로 이루어지는 기소 시점을 기준으로 따지게 됩니다.

Q. 항소심에서도 공소장변경이 되나요?

A. 항소심은 사실심이므로 공소장변경이 허용되고, 법원이 제298조 제2항에 따라 변경을 요구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반면 법률심인 상고심에서는 공소장변경이 허용되지 않습니다. 항소심에서 변경이 이루어지면 1심에서 준비한 방어 구조를 짧은 기간에 다시 짜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Q. 공소장변경 허가결정에 바로 항고할 수 있나요?

A. 판결 전 소송절차에 관한 결정이어서 원칙적으로 독립해 항고할 수 없습니다. 대신 허가한 법원이 위법을 인식하면 스스로 취소할 수 있고, 취소되지 않은 채 유죄판결이 선고되면 상소로 다투게 됩니다. 그래서 허가 직후에 동일성이 없다는 의견을 기록에 남겨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Q. 공소장이 바뀌면 형이 더 무거워지나요?

A. 변경된 공소사실의 법정형에 따라 달라집니다. 더 무거운 죄로 바뀌면 선고형의 범위뿐 아니라 공소시효 기간과 사물관할까지 함께 움직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검사가 가벼운 사실을 예비적으로 추가하는 형태의 변경도 있으므로, 신청서의 내용을 먼저 정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맺음말

공소장변경은 검사의 신청만으로 완성되는 절차가 아닙니다. 법원은 공소사실의 동일성이라는 한 가지 기준으로 허가 여부를 판단해야 하고, 동일성을 벗어난 신청은 필요성이 아무리 크더라도 허가할 수 없습니다. 동일성은 기본적 사실관계가 같은지를 보되 죄질과 보호법익 같은 규범적 요소까지 함께 고려해 판단하며, 그 범위는 그대로 확정판결의 효력이 미치는 범위이기도 합니다.

피고인 입장에서 할 일은 비교적 분명합니다. 신청서를 받으면 기존 공소사실과 변경 후 공소사실을 일시·장소·행위 태양·객체·보호법익별로 대조해 동일성 여부부터 가리고, 동일성이 없다면 그 근거를 공판정 진술과 서면으로 남겨 법원이 스스로 허가를 취소할 여지를 만들어 두어야 합니다. 동일성이 인정되는 변경이라면 다툼의 축을 절차로 옮겨, 부본 송달과 공판절차 정지 청구를 통해 새 공소사실에 맞는 방어를 다시 준비하는 것이 실질적인 대응이 됩니다.

수원지방법원을 비롯한 경기남부 지역 형사재판에서도 심리 도중 공소장이 바뀌면서 쟁점이 통째로 이동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변경 신청서를 받아 든 시점이 대응의 폭이 가장 넓은 때이므로, 허가 결정이 나기 전에 동일성과 절차를 함께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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