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한 명예훼손, 고소당한 의뢰인을 변호로 경찰의 불송치 처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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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한 명예훼손, 고소당한 의뢰인을 변호로 경찰의 불송치 처분 

서아람 변호사

불송치

안녕하세요, 서아람 변호사입니다.

아파트는 수백 세대가 함께 살아가는 작은 공동체입니다. 입주자대표회의, 층간소음, 주차 문제, 관리비, 공용시설 사용 등 사소한 갈등이 생기더라도 서로 얼굴을 마주치며 살아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은 적당히 참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갈등이 깊어지면 상황은 전혀 달라집니다. 상대방에 대한 민원이 반복되고, 주민 단체 대화방이나 주민 모임에서 서로를 비난하는 말이 오가기 시작하며, 결국에는 민사소송이나 형사고소로 이어지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사건 역시 그러했습니다. 의뢰인은 같은 아파트 주민으로부터 "허위 사실을 퍼뜨려 자신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이유로 형사고소를 당했습니다. 고소장에는 의뢰인이 주민 한 명에게 "고소인이 과거 중대한 범죄를 저질러 처벌받은 사람"이라는 취지의 허위사실을 이야기하였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사건의 경위를 살펴보니 고소장에서 주장하는 내용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의뢰인은 고소인이 주장하는 것과 같은 말을 한 적이 없었고, 오히려 장기간 이어진 갈등 속에서 자신이 느끼던 불안과 걱정을 가까운 주민에게 털어놓았을 뿐이라고 일관되게 주장했습니다. 결국 경찰은 충분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여 증거불충분 불송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실제 수사 과정에서 어떤 쟁점들이 문제 되었는지,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억울한 명예훼손 혐의를 벗어날 수 있었는지 자세히 소개해드리겠습니다.

 

 

1. 사건 개요 및 수사과정 진행 방식

 

블로그에 기재된 사례들은 모두 의뢰인 보호를 위하여 세심하게 각색됩니다.

 

의뢰인 김○○(가명)은 수도권의 한 대단지 아파트에 거주하는 평범한 회사원이었습니다. 특별히 주민 활동을 즐기는 편은 아니었지만, 아이들이 같은 학교를 다니다 보니 자연스럽게 주민 모임에도 참석하고, 관리사무소에서 진행하는 여러 행사에도 얼굴을 비추는 정도였습니다.

 

문제가 시작된 것은 입주자대표회의를 둘러싼 갈등이었습니다.

같은 동에 거주하던 박○○(가명)은 주민들 사이에서 목소리가 큰 사람이었습니다. 관리비 문제나 공용시설 운영 문제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냈고, 주민 온라인 카페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했습니다. 처음에는 의뢰인 역시 박씨를 적극적인 주민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조금씩 틀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주민회의에서 의견 충돌이 반복되었고, 온라인 카페에 올라온 글을 두고도 서로 생각이 달랐습니다. 어느 순간부터는 박씨가 의뢰인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여러 주민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따지거나, 단체 대화방에서 의뢰인을 겨냥한 듯한 글을 올리는 일도 생겼습니다.

 

의뢰인은 처음에는 그냥 참고 넘어가려고 했습니다.

"같은 아파트에서 계속 살아야 하는데 괜히 싸움을 키우고 싶지 않다."

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먼저 연락해 오해를 풀려고도 했고, 불필요한 충돌을 피하기 위해 주민 모임 참석도 줄였습니다.

 

그러나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박씨는 계속해서 의뢰인에게 공개적인 사과를 요구했고, 주민 단체방에서도 의뢰인의 행동을 문제 삼는 글을 여러 차례 게시했습니다. 의뢰인은 점점 심리적으로 위축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저녁, 의뢰인은 평소 가까이 지내던 같은 동 주민과 단둘이 저녁 식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의뢰인은 최근 계속되는 갈등 때문에 너무 힘들다는 이야기를 하며 자신의 답답한 심정을 털어놓았습니다.

"저 사람은 왜 이렇게 법적인 일을 잘 아는 걸까."

"예전에도 다른 사람들과 분쟁이 많았던 건 아닐까."

대부분 자신의 두려움과 걱정을 이야기하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나 며칠 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박씨는 의뢰인이 주민들에게 "박씨가 과거 중대한 범죄를 저질러 처벌받은 사람이라고 말했다."며 명예훼손으로 경찰에 고소한 것입니다.

의뢰인은 상대방이 주장하는 것처럼 특정 범죄를 단정하거나, 실제 있었던 일인 것처럼 말한 적이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오히려 자신이 느끼는 막연한 불안과 걱정을 가까운 주민에게 털어놓았을 뿐이며, 그 과정에서 일부 표현이 전달되는 과정에서 과장되거나 왜곡된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었습니다. 이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도 일관되게 유지된 핵심 입장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상황은 결코 낙관적이지 않았습니다.

 

고소인은 자신이 직접 들은 것이 아니라, 다른 주민을 통해 전해 들었다고 주장하고 있었고, 경찰 역시 제3자를 통해 전달된 말을 토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만약 참고인의 진술만으로도 의뢰인이 허위사실을 말한 것으로 인정된다면 형사처벌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경찰 조사에 들어가기 전부터 철저하게 방어 전략을 세우기 시작했습니다.

 

 

2. 서아람 변호사의 조력

 

형사사건은 민사와 다릅니다.

민사소송에서는 어느 한쪽의 주장이 조금 더 설득력 있으면 승소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형사사건에서는 피의자가 실제로 범죄를 저질렀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로 증명되어야 합니다.

조금이라도 합리적인 의심이 남는다면 그 이익은 피의자에게 돌아갑니다. 저는 바로 그 원칙을 이번 사건의 중심에 두었습니다.

 

먼저 수사기록을 검토하면서 가장 주목했던 것은 참고인의 진술 변화였습니다. 고소인은 자신이 문제의 발언을 직접 들은 것이 아니라, 같은 아파트 주민으로부터 전해 들었다고 주장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참고인의 진술을 자세히 살펴보면 결정적인 특징이 있었습니다. 참고인은 자신의 기억에 자신이 없는 듯한 진술을 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수사기관에서는 종종 참고인이 "대충 그런 취지였다."라고 진술하면 이를 하나의 사실처럼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명예훼손 사건에서는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특히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에서는 어떤 사실을 적시했는지가 특정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저 사람 이상한 사람이다."라는 말과 "저 사람은 과거 횡령죄로 처벌받았다."라는 말은 전혀 다릅니다.

첫 번째는 의견이나 평가일 가능성이 있지만, 두 번째는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입니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는 참고인이 기억하는 내용, 고소장이 적시하는 내용, 의뢰인이 인정하는 내용이 모두 달랐습니다. 이처럼 핵심 내용 자체가 계속 달라지는 상황에서는 수사기관도 쉽게 범죄사실을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저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도 의뢰인이 이 부분을 반복해서 강조할 수 있도록 꼼꼼하게 사전 준비를 거쳤습니다.

"피의자가 실제로 어떤 문장을 말했는지가 먼저 확정되어야 합니다."

"그 문장이 확정되지 않으면 허위 여부도 판단할 수 없습니다."

"허위 여부를 판단하기 전에 사실 적시가 무엇인지부터 특정되어야 합니다."

이것은 매우 기본적인 논리이지만 의외로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음으로 중요했던 것은 허위성이었습니다.

고소인은 "피의자가 내가 과거 범죄를 저질러 처벌받았다고 말했다."

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의뢰인은 처음부터 끝까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일관되게 진술했습니다.

오히려 "혹시 그런 일을 겪은 적이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그래서 법적인 부분을 잘 아는 것 아닐까."

라는 정도의 추측과 걱정을 말했을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둘은 법적으로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 대법원도 여러 차례 사실을 단정적으로 적시하는 것과 막연한 의견이나 추측의 표현은 명확히 구별해야 한다고 판시해 왔습니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해서 자백을 받아내려는 강한 추궁이 있었으나, 그런 심리적인 압박을 이겨내고 일관된 진술을 유지할 수 있게 옆에서 의뢰인을 적극적으로 조력했습니다.

 

조사를 마친 뒤에도 저는 사건을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좋은 진술을 했다고 해서 자동으로 불송치가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조사가 끝난 이후에도 수사기록을 다시 검토하면서, 이번 사건에서 경찰이 반드시 판단해야 하는 쟁점을 다시 한번 정리해 의견을 전달했습니다.

 

 

3. 사건 결과

 

경찰 조사가 모두 끝난 뒤에도 의뢰인은 쉽게 마음을 놓지 못했습니다.

조사를 성실하게 받았고,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설명했음에도 불구하고 혹시라도 사건이 검찰로 송치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계속 남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명예훼손 사건을 상담하다 보면 이런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변호사님, 저는 정말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는데 상대방이 끝까지 우기면 어떻게 되나요?"

"참고인이 저를 불리하게 진술하면 그걸로 처벌되는 건가요?"

"억울하다는 사람은 다 억울하다고 할 텐데 경찰이 제 말을 믿어줄까요?"

충분히 할 수 있는 걱정입니다.

그러나 형사사건은 누가 더 강하게 주장하느냐로 결론이 나는 절차가 아닙니다.

객관적인 증거를 종합하여 범죄가 합리적인 의심이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는지를 판단하는 절차입니다.

이번 사건에서도 마지막까지 핵심은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얼마 후 경찰의 최종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결과는 증거불충분에 따른 불송치 결정이었습니다. 경찰은 피의자에게 범죄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결정문에는 왜 이러한 결론에 이르렀는지가 비교적 상세하게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가장 먼저 경찰이 살펴본 것은 허위사실 적시의 존재였습니다.

고소인은 의뢰인이 자신에 대하여 특정한 허위사실을 말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유일한 직접 증거인 참고인의 진술을 검토한 결과, 참고인 스스로도 정확한 표현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으며, 자신이 일부 내용을 편집하거나 잘못 이해했을 가능성까지 인정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하였습니다.

또한 술자리에 함께 있었던 사람이 두 사람뿐이어서 이를 보강할 제3자의 객관적인 진술도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경찰은 피의자가 실제로 고소장 기재와 같은 구체적인 허위사실을 적시하였다고 보기에는 합리적인 의심이 남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다음으로 경찰은 허위성을 검토하였습니다.

명예훼손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실제로 적시된 내용이 무엇인지입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에 대해

"아마 그런 일이 있었을 수도 있다."

라고 말한 것과

"그 사람은 실제로 그런 범죄를 저질렀다."

라고 단정적으로 말한 것은 법률적으로 동일하게 볼 수 없습니다.

이번 사건에서는 바로 이 부분이 명확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설령 참고인의 진술을 그대로 받아들인다고 하더라도, 핵심이 되는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 자체가 입증되지 않는 이상 허위성 역시 함께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는 제가 조사 초기부터 계속 주장했던 논리와 정확히 일치하는 부분이었습니다.

 

또 하나 눈여겨볼 부분은 공연성에 관한 판단입니다.

명예훼손죄는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야 성립합니다.

대법원은 상대방이 다른 사람에게 말을 전달할 가능성을 예견하거나 용인하였다면 공연성이 인정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전파 가능성 자체가 명확하지 않거나, 전파된 내용이 원래 발언과 동일한지도 확정되지 않는다면 공연성 판단 역시 매우 신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사건에서도 경찰은 바로 이 점을 검토하였습니다.

참고인이 다른 사람에게 전달한 내용이 실제 피의자의 발언인지, 아니면 참고인의 기억이나 해석이 섞인 것인지 불분명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전파 가능성을 논하기 이전에 무엇이 실제 발언인지부터 확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의뢰인은 경찰의 불송치 처분을 받고 저에게 가장 먼저 연락을 주셨습니다. 제가 해외 출장을 가 있을 때도 와이파이도 잘 안 터지는 곳에서 겨우겨우 카카오톡으로 상담을 이어가며 팔로업할 만큼 신경쓰던 사건이라, 좋은 결과가 나온 것이 저로서도 정말 기뻤습니다!!

수사 초기 상담 당시만 해도 의뢰인은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주민들과 마주치는 것조차 두려워하고 있었습니다.

혹시라도 자신이 형사처벌을 받게 되면 직장생활에도 영향이 생기지 않을까, 가족들에게까지 피해가 가지 않을까 걱정하며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다행히 경찰 단계에서 사건이 종결되면서 의뢰인은 긴 시간 이어졌던 심리적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4. 마치며

 

이번 사건은 형사사건에서 진술과 증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던 사례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명예훼손 사건에서는 상대방이 "저 사람이 그런 말을 했다."고 주장하면 그것만으로 처벌되는 것이 아니냐고 걱정합니다.

그러나 형사재판과 형사수사는 어디까지나 증거재판주의가 원칙입니다.

누군가의 기억만으로, 그것도 여러 사람을 거치면서 전달된 기억만으로 사람을 범죄자로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초기 대응의 중요성입니다.

만약 의뢰인이 조사 과정에서 당황하여 실제 기억하지 못하는 부분까지 추측으로 답변했더라면 결과는 달라질 수도 있었습니다.

수사기관의 질문에 맞추어 즉흥적으로 설명하다 보면 스스로 모순된 진술을 하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형사사건에서는 조사 전에 기록을 충분히 분석하고, 예상 질문을 검토하며, 기억하는 사실과 기억하지 못하는 사실을 명확히 구분하여 진술하는 준비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번 사건에서도 조사 전 예상 문답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진술 방향을 충분히 준비한 것이 일관성 있는 진술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는 형사사건을 수행하면서 항상 같은 원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억울한 사람을 무조건 감싸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인 증거를 가장 먼저 분석하고 그 증거가 실제로 무엇을 증명하는지를 끝까지 따져보는 것입니다.

 

형사사건은 감정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결국 기록과 증거, 그리고 치밀한 법리 검토가 결과를 결정합니다.

혹시 비슷한 상황에서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하셨거나, 경찰 출석을 앞두고 어떻게 진술해야 할지 고민하고 계시다면 혼자 판단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초기 대응에 따라 사건의 방향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서아람 변호사는 앞으로도 의뢰인의 억울함을 객관적인 증거와 법리에 따라 끝까지 밝히고, 가장 적절한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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