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추행 혐의에서 무혐의를 다투려면 특정한 하나의 ‘결정적 증거’를 찾기보다는 고소인의 진술과 맞지 않는 객관적 자료를 확보하고, 사건 전후 상황을 시간순으로 재구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형사사건의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으므로 피의자가 자신의 무죄를 완벽히 증명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실제 수사에서는 객관적인 반박자료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매우 중요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 역시 피해자의 진술이 사실상 유일한 직접증거인 성범죄 사건에서는 진술의 일관성·구체성, 객관적으로 확인되는 사실과 모순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강제추행 무혐의를 주장할 때 중요한 증거
사건마다 다르지만 다음 자료들을 우선적으로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CCTV·차량 블랙박스: 신체접촉 자체가 있었는지, 두 사람의 거리와 동선, 사건 직전·직후 모습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건 장소 내부뿐 아니라 건물 출입구, 엘리베이터, 주차장, 인근 상점 CCTV까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카카오톡·문자·SNS 대화: 사건 전후 두 사람의 관계와 당시 상황을 파악하는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상대방이 주장하는 사건 내용과 객관적으로 맞지 않는 대화가 있다면 중요할 수 있습니다. 다만 사건 이후 평소와 같은 대화를 했다는 사실만으로 강제추행이 없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대법원도 성폭력 피해자의 사건 후 반응은 사람과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함께 있던 사람의 진술: 직접 신체접촉을 목격한 사람이 가장 중요하지만, 사건 직전·직후의 두 사람 모습을 본 사람의 진술도 정황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위치·결제·출입 자료: 카드 사용내역, 택시 이용내역, 휴대전화 위치자료, 숙박업소 또는 건물 출입기록 등은 고소인이 진술한 시간과 장소가 실제 사실관계와 맞는지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사진·영상·녹음: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이나 영상, 적법하게 확보된 대화 녹음 등이 있다면 검토해야 합니다. 특히 고소 내용과 배치되는 객관적인 장면이나 발언이 있다면 의미가 커질 수 있습니다.
고소 내용의 구체적인 모순: 최초 신고 내용, 경찰 진술, 주변 사람에게 한 이야기 등이 핵심 부분에서 달라지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사소한 표현 차이만으로 진술 전체의 신빙성이 무너진다고 보기는 어렵고, 범행 장소·접촉 부위·방법·전후 행동 등 핵심적인 부분의 모순인지가 중요합니다.
본인의 일관된 초기 진술: 경찰조사에서 기억나지 않는 내용을 추측하여 답변했다가 이후 객관적 증거와 달라지면 오히려 본인 진술의 신빙성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조사 전에 시간대별로 사실관계를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신체접촉 자체를 하지 않았다는 사건이라면 CCTV, 동선, 목격자 등이 가장 직접적인 반박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반면 접촉은 있었지만 고소인이 주장하는 것과 성격이 전혀 달랐다는 사건이라면 접촉하게 된 경위와 방법, 두 사람의 관계, 주변 상황을 세밀하게 분석해야 합니다.
최근 대법원 판례에서도 이러한 구분이 중요하게 나타납니다. 2024년 대법원은 운전연수 과정에서 피해자의 허벅지를 밀친 행위가 문제된 사건에서, 단순히 신체접촉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바로 추행의 고의를 인정할 것이 아니라 당사자 관계, 행위가 이루어진 경위, 동일한 행동의 맥락 등을 살펴 추행행위와 추행의 고의가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됐는지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로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다만 과거와 달리 “강하게 저항하지 않았다”, “폭행이 심하지 않았다”는 점만을 중심으로 무혐의를 주장하는 것은 주의해야 합니다. 대법원은 2023년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강제추행죄의 폭행·협박이 피해자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로 강력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례를 변경했습니다. 상대방 신체에 대한 불법한 유형력의 행사 등이 있었다면 그 정도가 약하더라도 강제추행의 폭행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현재는 접촉의 구체적인 경위와 상대방 의사, 행위의 성격 자체를 면밀하게 따지는 대응이 더욱 중요합니다. 현행 형법 제298조의 강제추행죄 법정형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실제 법무법인 온강에서 다룬 강제추행 무혐의 사례들에서도 CCTV를 통한 동선 분석, 사건 전후 카카오톡·문자 내용, 피의자의 일관된 진술 등을 함께 분석해 고소 내용과 객관적인 정황 사이의 모순을 밝히는 방식이 중요하게 활용된 바 있습니다. 다만 다른 사건의 결과가 현재 사건에서도 그대로 나온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이미 고소를 당한 상황이라면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고소인에게 직접 연락하여 말을 맞추거나 해명을 요구하지 않는 것, 그리고 휴대전화 대화·사진 등을 삭제하지 않는 것입니다. CCTV는 보관기간이 길지 않은 장소도 있기 때문에 사건 발생일과 장소를 특정할 수 있다면 빠르게 보존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후 고소인이 주장하는 날짜·장소·접촉부위·접촉방법을 기준으로 증거를 하나씩 대조해야 무혐의 주장에 실질적인 힘이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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