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함께 투약하던 사람이 사망하면, 방치한 나도 유기치사죄가 될까
마약 함께 투약하던 사람이 사망하면, 방치한 나도 유기치사죄가 될까
법률가이드
마약/도박

마약 함께 투약하던 사람이 사망하면, 방치한 나도 유기치사죄가 될까 

강대현 변호사

함께 마약을 투약하다가 상대방이 의식을 잃거나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면, 남은 사람은 마약 투약 자체에 대한 처벌만 걱정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형사책임은 거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위험한 상태에 빠진 사람을 그대로 두고 자리를 떠났다면, 별도로 유기치사죄가 문제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관건은 나에게 '법률상 보호의무'가 인정되는지인데, 단순히 같은 공간에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지만 마약을 제공했거나 함께 투약하도록 이끈 사정이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 글에서는 유기치사죄의 성립요건과 보호의무가 인정되는 구체적 기준, 그리고 부작위 살인과의 경계를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마약 함께 투약 후 사망사고 — 책임이 두 갈래로 갈리는 이유

마약을 함께 투약한 자리에서 누군가 급성 약물중독 등으로 사망하면, 남은 사람에게는 성격이 전혀 다른 두 종류의 형사책임이 동시에 문제됩니다. 하나는 마약을 투약·제공·구매한 행위 자체에 대한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이고, 다른 하나는 위험한 상태에 빠진 사람을 두고 아무 조치 없이 자리를 벗어난 행위에 대한 유기치사입니다. 두 죄는 보호법익도, 처벌 근거도 다르기 때문에 하나만 따져서는 실제 위험을 가늠할 수 없습니다.

실무에서 많이 나타나는 착각은 "어차피 같이 마약을 한 사이니 신고해도 나만 손해"라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방치 이후 사망이라는 결과가 발생하면, 마약 투약죄보다 훨씬 무거운 유기치사죄가 별도로 성립할 수 있고, 두 죄는 경합범으로 함께 처벌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즉 마약 투약 사실이 드러나는 것이 두려워 아무 조치도 하지 않는 선택이, 오히려 더 무거운 처벌로 이어지는 구조입니다.

수사 실무에서도 두 혐의는 분리되어 다뤄집니다. 마약 투약·소지 부분은 소변·모발 감정이나 압수한 약물로 비교적 명확히 입증되는 반면, 유기치사 부분은 사망 당시 현장에 누가 있었는지, 그 사람이 무엇을 알고 있었는지, 신고나 조치를 취할 시간적 여유가 있었는지를 별도로 재구성해야 합니다. 그래서 같은 자리에 있었던 여러 사람 중에서도 누구는 마약 투약죄만 적용받고, 누구는 유기치사까지 함께 적용받는 결과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다음 항목부터는 유기치사죄가 실제로 어떤 요건 아래 성립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유기치사죄의 성립요건 — 부조를 요하는 자와 보호의무

형법 제271조 제1항은 "노유, 질병 기타 사정으로 인하여 부조를 요하는 자를 법률상 또는 계약상 보호할 의무 있는 자가 유기한 때"를 유기죄로 규정하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유기행위로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 때에는 형법 제275조 제1항에 따라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라는 훨씬 무거운 형으로 가중처벌됩니다. 마약 과다투약으로 의식을 잃거나 호흡곤란·경련 등 위급한 증상을 보이는 상태는 "질병 기타 사정으로 부조를 요하는" 상태에 해당한다고 보는 데 무리가 없습니다.

문제는 두 번째 요건, 즉 남은 사람에게 "법률상 또는 계약상 보호할 의무"가 있는지입니다. 부부나 부모자식처럼 법률상 부양의무가 있는 관계, 계약으로 간병·보호를 맡은 관계라면 보호의무는 비교적 쉽게 인정됩니다. 그러나 함께 마약을 투약한 사이는 대개 이런 신분관계나 계약관계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단순히 마약을 같이 한 사이라는 이유만으로 유기치사죄가 성립하지 않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근거로 보호의무가 인정될 수 있는지가 이 사안의 핵심 쟁점입니다.

유기치사죄가 성립하려면 피해자가 부조를 요하는 상태였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방치한 사람에게 법률상 또는 계약상 보호의무가 있었는지를 별도로 따져야 한다.

"법률상 보호의무"의 근거 — 선행행위로 위험을 야기한 자의 작위의무

형법 제18조는 "위험발생을 방지할 의무가 있거나 자기의 행위로 인하여 위험발생의 원인을 야기한 자가 그 위험발생을 방지하지 아니한 때에는 그 발생된 결과에 의하여 처벌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 조문은 부작위범 전반에 적용되는 일반원칙으로, 유기죄의 보호의무를 판단할 때도 함께 작동합니다. 판례는 유기죄의 "법률상 보호의무"를 단순히 부부·친자 같은 신분법상 의무나 명시적 계약에만 한정하지 않고, 자신의 선행행위로 위험 발생의 원인을 제공한 사람에게도 그 결과를 막아야 할 작위의무를 인정해 왔습니다. 이를 흔히 선행행위로 인한 보증인적 지위라고 부릅니다.

마약을 함께 투약한 상황에 이 법리를 적용하면, 단순한 동석자와 위험 발생에 원인을 제공한 사람은 다르게 취급됩니다. 실제로 법원은 피고인이 상대방에게 필로폰을 복용하게 하여 마약을 상용하는 습성을 갖게 하고, 그 상대방이 남은 필로폰까지 가져가 투약하는 것을 알면서도 그대로 방치하여 급성 약물중독으로 사망에 이르게 한 사안에서, 피고인은 상대방이 고통으로 신음할 때 지체 없이 상태를 확인하고 의료기관에 후송해 치료를 받게 해야 할 법률상 보호의무를 부담한다고 판단한 사례가 있습니다. 마약을 제공하거나 함께 투약하도록 이끈 행위 자체가 위험발생의 원인이 되었다고 본 것입니다.

보호의무가 인정되는 구체적 기준 — 제공·인지·방치의 결합

실제 사건에서 법원이 보호의무 존부를 판단할 때 살피는 요소는 대체로 세 가지로 정리됩니다. 첫째는 위험발생에 대한 원인 제공 여부, 둘째는 피해자의 위급한 상태에 대한 인식 여부, 셋째는 그럼에도 아무 조치 없이 현장을 벗어났는지 여부입니다. 이 세 가지가 겹칠수록 유기치사죄가 인정될 가능성은 높아집니다.

  • 원인 제공 — 마약을 직접 제공·투약해 주었거나, 함께 구매·투약을 주도한 경우.

  • 위급상태 인지 — 구토, 의식 저하, 청색증, 발작, 호흡곤란 등 이상 징후를 실제로 목격한 경우.

  • 방치·이탈 — 119 신고나 병원 후송 등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자리를 떠나거나 다른 사람에게 떠넘긴 경우.

  • 사후 행적 — 발각을 피하려 시신이나 현장을 옮기거나 증거를 없앤 정황이 있는 경우, 책임이 더 무겁게 평가됨.

반대로 이 요소들이 약하게 결합되어 있다면 결론이 달라질 여지도 있습니다. 예컨대 우연히 같은 자리에 있었을 뿐 마약을 제공하지도, 위급 징후를 인지할 만한 사정도 없었다면 법률상 보호의무 자체가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마약을 함께 투약했다는 사실만으로 자동으로 형사책임이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위 세 요소를 구체적으로 따져야 한다는 점이 실무에서 자주 간과됩니다.

여러 사람이 함께 투약한 자리라면 각자의 관여 정도도 따로 평가됩니다. 마약을 실제로 건네거나 투약을 권유한 사람과, 단순히 그 자리에 동석했을 뿐인 사람은 위험발생에 대한 원인 제공 정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다만 원인 제공이 없었던 사람이라도 위급 상태를 명확히 목격하고도 아무도 신고하지 않기로 암묵적으로 합의하거나 함께 자리를 벗어났다면, 그 가담 정도에 따라 공동정범이나 방조 책임이 함께 문제될 수 있습니다.

단순 동석과 적극적 방치는 다르다 — 인과관계의 문제

보호의무가 인정된다고 해서 곧바로 유기치사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유기행위와 사망이라는 결과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방치하지 않고 즉시 119에 신고하거나 병원으로 옮겼다면 사망이라는 결과를 피하거나 늦출 수 있었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이미 치사량을 넘는 약물이 체내에 흡수되어 어떤 조치를 취했어도 결과가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사정이 명확히 증명된다면, 유기행위와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가 다투어질 수 있습니다.

다만 이 항변이 받아들여지려면 상당히 구체적인 의학적·정황적 근거가 필요합니다. 마약 과다투약으로 인한 사망은 시간에 따라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는 경우가 많아, "어차피 살릴 수 없었다"는 주장은 법원에서 쉽게 인정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오히려 신고가 늦어질수록, 혹은 신고 자체가 없었을수록 인과관계는 더 쉽게 인정되는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결국 위급 상황을 인지한 즉시 신고와 후송 조치를 취했는지가 인과관계 판단에서도 핵심 요소가 됩니다.

수사 단계에서는 통화기록, 문자메시지, 목격자 진술, 부검 감정서상 사망 추정 시각 등을 통해 방치 시점부터 사망까지 걸린 시간과 그 사이에 어떤 조치가 가능했는지를 재구성합니다. 신고를 늦춘 이유가 단순히 무서워서였는지, 아니면 다른 사람에게 신고를 미루다가 시간이 흘렀는지 같은 세부 경위도 인과관계와 별개로 유기의 고의를 판단하는 데 함께 고려됩니다.

유기치사와 부작위 살인의 경계 — 사망에 대한 고의 유무

방치의 결과가 같은 사망이라도, 그 방치 당시 어떤 마음가짐이었는지에 따라 적용되는 죄명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유기치사는 사망이라는 결과에 대한 고의 없이 유기행위만으로 사망이라는 무거운 결과가 발생한 경우에 성립하는 결과적 가중범입니다. 반면 방치 당시 "이대로 두면 죽을 수도 있는데 상관없다"는 인식, 즉 사망에 대한 미필적 고의까지 인정된다면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로 의율될 수 있습니다. 형법 제250조 제1항이 정한 살인죄는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유기치사보다 형량 범위가 훨씬 무겁습니다.

실무에서 두 죄를 가르는 정황으로는 피해자 상태의 심각성을 어느 정도까지 인식했는지, 방치 이후 신고를 피하기 위해 도주했는지, 시신이나 현장을 옮기거나 은폐를 시도했는지, 사후에 어떤 행적을 보였는지가 종합적으로 고려됩니다. 죽음을 목격하고도 처벌이 두려워 오히려 흔적을 지우려 한 정황이 드러나면, 단순한 유기가 아니라 살인의 고의가 있었던 것으로 평가될 위험이 커집니다.

신고를 망설이게 만드는 이유와 마약류관리법상 자수 감경

이런 사고에서 신고가 늦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신고하는 순간 자신의 마약 투약 사실도 함께 드러난다는 두려움입니다. 그러나 법은 이런 상황에서 신고를 유도하기 위한 장치를 함께 두고 있습니다.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에는 이 법에 규정된 죄를 지은 사람이 수사기관에 자수한 경우 그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이 있어, 신고와 조치를 스스로 취한 사정은 마약 관련 처벌 국면에서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유기치사 성립 여부에서도 신고 여부가 결정적이라는 점입니다. 위급 상황을 인지한 즉시 119에 신고하고 구조를 요청했다면, 그 자체로 유기행위가 성립하지 않거나 책임이 크게 줄어들 여지가 있습니다. 반대로 마약 투약 사실이 드러날 것이 두려워 신고를 미루거나 아예 하지 않았다면, 그 시간만큼 사망이라는 결과와의 인과관계는 더 뚜렷해지고 처벌 수위도 함께 올라갑니다. 결국 눈앞의 마약 처벌을 피하려는 선택이, 훨씬 무거운 유기치사 또는 부작위 살인이라는 결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 이 사안의 근본적인 함정입니다.

이미 신고를 하지 못한 채 시간이 흘러 수사가 시작된 경우라도, 수사 초기에 어떤 경위로 신고가 늦어졌는지, 방치 당시 어떤 조치를 시도했는지를 정확히 정리해 두는 것이 이후 유기치사 성립 여부나 양형에서 유리한 자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진술이 오락가락하거나 사후에 정황을 숨기려 한 흔적이 드러나면, 단순한 결과적 가중범을 넘어 고의가 있었다는 의심으로 이어질 위험이 커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그냥 같이 있었을 뿐인데도 유기치사로 처벌받나요?

A. 단순히 동석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법률상 보호의무가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마약을 제공했거나 함께 투약하도록 이끈 선행행위가 있고, 상대방의 위급한 상태를 인지하고도 방치했다면 보호의무를 인정받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Q. 119에 신고하면 저도 마약 투약으로 처벌받나요?

A. 신고 사실만으로 마약 투약에 대한 처벌 자체를 피할 수는 없지만,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은 자수한 사람에 대해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는 규정을 두고 있고, 신고와 조치를 취한 사정은 유기치사 성립 여부와 양형 모두에서 유리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Q. 유기치사와 부작위 살인은 어떻게 다른가요?

A. 유기치사는 사망에 대한 고의 없이 방치로 인해 결과적으로 사망에 이른 경우에 성립하는 결과적 가중범이고, 부작위 살인은 방치 당시 상대방이 죽어도 상관없다는 인식까지 있었던 경우에 성립합니다. 방치 후 도주하거나 시신·현장을 옮기는 등의 사후 행적은 고의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Q. 구급차를 부르고 자리를 떠났다면 책임을 면할 수 있나요?

A. 신고와 초동 조치를 취했다는 사정은 유기행위 자체를 부정하거나 책임을 감경하는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신고 이후 구급대가 도착하기 전 현장을 벗어나 결과적으로 구조가 늦어졌다면, 그 경위에 따라 책임 여부가 다르게 판단될 수 있습니다.

Q. 사망 원인이 순전히 약물 자체 때문이라도 처벌될 수 있나요?

A. 유기치사는 유기행위와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면 성립하므로, 즉시 병원으로 옮겼다면 살릴 수 있었던 상황이었는지가 중요한 쟁점이 됩니다. 방치하지 않았어도 결과가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사정이 구체적으로 증명되어야 인과관계를 다툴 수 있습니다.

Q.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과 유기치사는 함께 처벌되나요?

A. 마약을 투약하거나 제공한 행위에 대한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죄와, 방치로 사망에 이르게 한 유기치사죄는 보호법익이 다른 별개의 범죄로 각각 성립해 경합범으로 함께 처벌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맺음말

함께 마약을 투약하다 동석자가 위급한 상태에 빠졌을 때, 남은 사람의 책임은 그 자리에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마약을 제공하거나 함께 투약을 주도했는지, 위급한 상태를 인지했는지, 그럼에도 신고나 후송 없이 방치했는지가 법률상 보호의무와 유기치사 성립 여부를 가르는 실질적인 기준입니다. 처벌이 두려워 신고를 미루는 선택은 마약 투약죄보다 훨씬 무거운 유기치사, 경우에 따라서는 부작위 살인이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미 신고를 미룬 채 시간이 지났거나, 수사가 시작되어 유기치사 혐의로 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보호의무의 근거와 인과관계, 사망에 대한 고의 유무를 초기 단계부터 정리해 두는 것이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과 유기치사가 함께 적용되는 사안은 죄명이 겹치는 만큼 쟁점도 복잡해지므로, 수사 초기 단계에서부터 각 혐의의 성립요건을 따로 분리해 대응 방향을 잡는 것이 필요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강대현 변호사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26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