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제강간(형법 제305조) 사건에서 "상대방이 성인인 줄 알았다"는 항변이 실무에서 어디까지 인정되는지, 많은 분들이 정확히 알지 못한 채 대응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연령 착오 항변은 요건이 매우 까다롭고, 수사 초기 단계에서의 대응이 결과를 크게 좌우합니다. 아래 항목들을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연령 착오 항변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할 7가지
01 의제강간의 구성요건부터 정확히 이해한다
형법 제305조는 13세 미만의 사람에 대한 간음을, 아동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청소년성보호법) 제7조는 16세 미만의 아동 청소년에 대한 간음 등을 처벌합니다. 두 조항의 핵심은 피해자의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성립한다는 점입니다. 일반 강간죄와 달리 폭행이나 협박이 없어도 연령 요건만 충족되면 범죄가 됩니다.
02 연령 착오가 법적으로 어떤 유형의 착오인지 파악한다
상대방의 나이를 잘못 인식한 경우, 이는 형법상 "사실의 착오"(형법 제15조)에 해당합니다. 구성요건적 사실(피해자 연령)에 대한 인식이 결여된 것이므로, 이론적으로는 고의가 조각될 수 있습니다. 다만 대법원은 이러한 항변의 인정 범위를 상당히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03 대법원의 판단 기준을 확인한다
대법원은 연령 착오 항변에 대하여 "행위자에게 상대방의 나이를 확인하지 아니한 점에 과실이 있는 경우에도 고의가 조각되는가"를 중요하게 봅니다. 판례는 "정당한 이유가 있는 착오"에 한하여 고의 조각을 인정하는 경향입니다. 단순히 "몰랐다"는 주장만으로는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으며, 착오에 이를 수밖에 없었던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사정이 입증되어야 합니다.
04 착오의 정당한 이유를 뒷받침할 객관적 자료를 확보한다
실무에서 연령 착오가 인정되려면, 행위 당시 상대방의 연령을 성년(또는 기준 연령 이상)으로 믿을 만한 객관적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다음과 같은 자료가 있다면 반드시 보존해야 합니다.
- 상대방이 자신의 나이를 허위로 고지한 메시지(카카오톡, 앱 대화 등)
- 만남 앱 프로필에 기재된 허위 연령 정보 캡처
- 상대방의 신분증 사본 또는 신분증을 확인한 정황
- 상대방의 외모, 직업, 생활환경 등이 기준 연령 이상임을 추정케 하는 사정
- 주변 지인 등 제3자의 진술
자료가 없는 상태에서 단순히 "성인으로 보였다"는 진술만으로는 항변이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05 미필적 고의와 과실의 경계를 이해한다
수사기관과 법원은 "설마 미성년자일 수도 있겠다"는 인식이 있었는지를 집중적으로 따집니다. 이러한 인식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미필적 고의(결과 발생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용인한 것)로 판단되어, 연령 착오 항변이 배척될 수 있습니다. 만남 경위, 대화 내용, 상대방의 외모와 행동 등을 종합하여 "미성년자일 가능성을 전혀 인식하지 못한 것이 합리적이었는가"가 핵심 쟁점이 됩니다.
06 청소년성보호법 적용 시 가중 처벌 가능성을 인지한다
형법 제305조(13세 미만 대상)뿐 아니라, 청소년성보호법 제7조에 의해 16세 미만 아동 청소년에 대한 간음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해집니다. 또한 유죄 확정 시 신상정보 등록(최소 20년), 취업제한(최대 10년), 전자장치 부착명령 등 부수적 불이익이 뒤따릅니다. 연령 착오 항변이 실패할 경우의 양형 범위와 부수 처분의 무게를 사전에 정확히 파악해 두어야 합니다.
07 수사 초기 단계에서의 진술 전략을 수립한다
연령 착오 항변의 성패는 수사 초기 진술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음 사항을 반드시 점검해야 합니다.
- 경찰 조사 전 변호인 조력을 받을 권리를 행사한다
- 상대방의 나이를 어떻게 인식했는지, 인식의 근거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정리한다
- 피의자신문조서의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후 서명한다
- 불리한 진술이 조서에 기재되었다면 정정 요청 또는 서명 거부를 고려한다
- 디지털 증거(채팅 기록, 앱 데이터)의 보전 조치를 조기에 진행한다
초기 진술에서 "나이를 물어보지 않았다" 또는 "어려 보이긴 했다"와 같은 표현이 한 번이라도 기재되면, 이후 항변의 가능성이 크게 제한됩니다. 진술의 일관성과 구체성이 항변 인정 여부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점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정리
의제강간에서의 연령 착오 항변은 이론적으로 가능하나, 실무에서 인정받기 위한 요건은 매우 엄격합니다. 착오에 정당한 이유가 있었음을 객관적으로 입증해야 하며,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면 항변은 배척됩니다. 수사 초기부터 증거를 체계적으로 확보하고, 진술 전략을 치밀하게 수립하는 것이 사건의 결과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김경숙 변호사의 코멘트
더감 법률사무소 · 경기도 수원시
의제강간 사건에서 연령 착오 항변은 실무상 인정되는 비율이 높지 않습니다. 초기 진술 한 마디가 사건 전체의 방향을 결정짓는 경우가 많으므로, 경찰 조사 전 반드시 변호인의 조력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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