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고죄 성립 여부: 성명불상자 경우
무고죄 성립 여부: 성명불상자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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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고죄 성립 여부: 성명불상자 경우 

이동규 변호사

특정되지 않은 성명불상자에 대한

무고죄가 성립할까?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전체에서 인구 대비 무고범죄가 가장 많은 국가입니다.

그 결과 수많은 피해자들이 무고로 고통받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무고범죄에 대한 처벌 수위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형법상 무고죄란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 또는 공무원에 대하여 허위의 사실을 신고한 경우 성립하는 범죄인데요,

만약 이때 타인이 특정되지 않은 성명불상자인 경우에도 무고죄가 성립할까요?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대한중앙 이동규 변호사입니다.

오늘은 성명불상자를 무고하였다는 혐의로

무고 및 위계에의한 공무집행방해죄로 기소된 피고인이

원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았다가,

대법원에서 무죄취지의 파기환송 판결을 받은 사안을 통해

법원이 공소장의 변경 없이 직권으로

공소장에 기재된 공소사실과 다른 범죄사실을 인정하기 위한 요건과 특정되지 않은 성명불상자에 대한

무고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공소사실

피고인이 무고와 위계에의한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대법원 2020도11754 판결의 공소사실은 다음과 같습니다.

“피고인의 아버지 공소외인은 골프연습장을 운영하며

피고인 명의의 농협은행 계좌를 사용하고 있다.

피고인은 2018. 11. 무렵 위 계좌와 연결된 통장을 재발급받아

2018. 11. 29.부터 2019. 2. 1.까지 합계 1,865만 원을 몰래 인출해 유흥비 등으로 사용하였다.

피고인은 2019. 2. 8. 공소외인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의정부시에 있는 의정부경찰서 민원실에서

‘농협은행 계좌에서 본인도 모르는 출금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2018. 11. 29.부터 의심됩니다.

본인의 통장은 아버지와 회사 관리부장 외에는 접근이 불가능한 통장입니다.

두 분 다 모르는 상태에서 계속 간헐적인 출금이 되고 있습니다.

최근 2019. 2. 1.에도 출금이 이루어진 듯합니다.

본인의 예금거래 내역서와 함께 제출하오니 출금자의 신원을 밝혀주세요.’라고 기재한 고소장을 제출하고,

같은 날 참고인 조사를 받으며 같은 취지로 진술하여 수사를 요청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이 위 계좌에서 예금을 인출한 것이므로 다른 사람이

위 계좌에서 예금을 인출한 사실이 없었다.

이로써 피고인은 성명불상자로 하여금 형사처벌을 받게 할 목적으로 무고하였다.”

원심(서울중앙지법 2020. 8. 14. 선고 2019노3783 판결)은 공소장의 변경 없이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쟁점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습니다.

다음은 원심 판결의 이유입니다.

“피고인은 무단 출금자의 신원을 밝혀 달라는 취지로 자신의 주거지와 멀리 떨어진 의정부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하면서, 위 경찰서 관할지역 회사에서 계좌 관리를 하는 관리부장에게 의심이 가도록 진술도 하였다. 피고인의 고소 보충 진술에 따라 위 관리부장을 비롯한 다른 사람이 자칫 용의선상에 오를 수 있었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피고인의 신고로 수사권이 발동함으로써 장래에 신고행위의 피무고자가 특정될 수도 있고, 그 결과 피고인의 신고로 인하여 부당하게 수사절차의 대상이 되지 않을 법적 이익을 침해받는 사람이 존재하게 되므로, 이를 자기무고나 허무인에 대한 신고라고 할 수는 없다.피고인에게 적어도 타인이 형사처분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결과의 발생에 대한 목적과 미필적인 인식이 있었다고 볼 것이다.”

즉 원심은 피고인이 성명불상자를 무고한 행위로 인하여 관리부장 등 타인이 용의선상에 오를 수 있기 때문에 피고인의 행위는 형법상 무고죄에 해당한다고 본 것입니다.

>>대법원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의 이러한 판결에 불복하여 대법원에 상고하였고,

대법원은 피고인의 상고가 이유있다고 보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였습니다.

다음은 대법원 판결이유입니다.

원심의 이러한 조치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검사는 이 사건 쟁점 공소사실과 같이 특정되지 않은 ‘성명불상자’를 무고한 것만으로도 무고죄가 성립한다고 보아 기소하였다. 그런데 원심은 피고인이 제출한 고소장 기재 내용과 고소 보충 진술을 통해 피무고자가 ‘관리부장 등’으로 특정되었다고 보았는데, 이는 공소사실에 포함되지 아니한 사실을 인정하거나 공소사실에 적시된 바 없는 사실을 일부 추가하여 인정한 것이다. 그런데 이와 같이 유죄판결의 이유로서 명시되어야 하는 범죄사실이 공소사실에 기재되지 아니한 새로운 사실을 인정하거나 행위의 내용과 태양을 달리하는 것이 분명하다면, 비록 그에 대하여 공판절차에서 어느 정도 심리가 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 부분을 유죄로 인정하기 위하여는 공소장변경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앞서 본 바와 같이 특정되지 아니한 ‘성명불상자’에 대한 무고죄는 성립하지 아니하므로 ‘관리부장 등’에 대한 무고행위와 그 행위의 내용과 태양이 서로 달라서 그에 대응할 피고인의 방어행위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결국 원심이 공소장변경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쟁점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 불이익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위와 같은 원심의 조치에는 공소장변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즉, 대법원은 피고인의 행위가 관리부장 등에 대한 무고가 될 수는 있으나, 검사의 공소장에는 성명불상자에대한 무고로 공소가 제기되었고, 이러한 경우 공소장변경절차를 거치지 않은 원심이 검사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불이익을 초래하였기 때문에 무죄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또한 대법원은 본 판결에서 “법원이 공소장의 변경 없이 직권으로 공소장에 기재된 공소사실과 다른 범죄사실을 인정하기 위하여는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이어야 할뿐더러 또한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없어야 한다(대법원 2010. 4. 29. 선고 2010도2414 판결 등 참조). 한편 특정되지 않은 성명불상자에 대한 무고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공무원에게 무익한 수고를 끼치는 일은 있어도 심판 자체를 그르치게 할 염려가 없으며 피무고자를 해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9도5073 판결 참조).”는 법리를 제시하였습니다.

>>>> 대법원 판결의 의의

대법원의 본 판결을 피고인의 형사소송법 상의 방어권을 철저히 보장하였다는 점과 성명불상자에 대한 무고는 성립할 수 없다는 것을 재확인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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