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각버섯 키트로 재배했다면 — 재배와 제조, 처벌이 갈린다
사건 개요
온라인 직구나 SNS에서 '버섯 재배 키트'라는 이름으로 팔리는 상품 중 상당수는 실제로 환각버섯(Psilocybe 계열) 균사체·포자 배양 키트입니다. 구매자 대부분은 '관상용', '식용버섯 실습용' 정도의 설명만 보고 주문한 뒤, 배양통에 물을 뿌리고 온·습도를 맞춰가며 버섯이 자라는 과정을 지켜봅니다. 호기심으로 시작했다가 다 자란 버섯을 따서 말리거나 나눠 갖고, SNS에 자랑삼아 사진을 올렸다가 신고와 수사로 이어지는 경우가 실제로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런 사건에서 당사자들이 가장 당혹스러워하는 지점은 "포자를 산 것 자체는 죄가 안 된다고 들었는데 왜 나는 입건됐느냐"는 것입니다. 실제로 포자 자체는 현재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돼 있지 않아 소지만으로는 처벌 대상이 아닙니다. 문제는 그 포자를 발아시켜 균사체를 키우고 버섯(자실체)으로 길러내는 순간부터입니다. 사일로시빈·사일로신은 마약류관리법 제2조 제3호 가목이 정한 향정신성의약품 중에서도 가장 엄격한 등급으로 지정돼 있고, 그 성분을 품은 버섯을 만들어낸 행위 자체가 법이 금지하는 '제조'로 평가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재배 키트를 구입해 버섯을 길러낸 행위는 단순한 '재배'로 가볍게 끝나지 않고 마약류관리법이 정한 '제조' 범죄로 다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재배 단계·규모·가공 여부, 그리고 무엇을 기르고 있었는지에 대한 인식 유무에 따라 결과는 크게 갈립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다툼이 벌어지는 지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화학적 합성 없이 포자를 발아시켜 버섯을 키운 행위도 향정신성의약품의 '제조'(마약류관리법 제4조 제1항 제1호)에 해당하는지입니다. 둘째, 적발 당시 상태 — 균사체 단계였는지, 자실체까지 자랐는지, 채취해 말리거나 가루로 만들었는지 — 가 죄명과 형량을 어떻게 가르는지입니다. 셋째, 피고인이 자신이 기르는 것이 향정신성의약품 성분을 가진 버섯이라는 사실 자체를 인식하고 있었는지, 즉 고의(범의)가 인정되는지입니다.
이 세 가지는 서로 맞물려 있습니다. 제조로 인정되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라는 무거운 법정형(같은 법 제58조 제1항)이 적용되지만, 재배가 초기 단계에 그쳤거나 자가소비 목적의 단순 소지·투약에 머물렀다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벌금으로 형량이 크게 낮아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느 단계에서, 무엇을 인식한 채로 적발됐는지를 처음부터 정교하게 정리해두는 것이 결과를 가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재배 행위의 '제조' 해당성과 단계를 다투기
첫 방어선은 "재배 = 제조"라는 등식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데서 시작합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사실관계를 재구성합니다.
1) 적발 당시의 재배 '단계'를 객관적으로 특정합니다.
포자가 발아해 균사체만 형성된 단계와, 버섯(자실체)이 자라 갓과 대가 완성된 단계는 향정신성의약품 성분의 함유량과 완성도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압수된 배양체의 사진·감정 결과, 배양 개시일과 적발일 사이의 기간을 근거로 아직 자실체까지 자라지 않은 초기 단계였음을 구체적으로 소명하면, 완성된 '제조'가 아니라 미수·예비 단계로 평가받을 여지를 다툴 수 있습니다.
2) 건조·분말화 등 후속 가공 여부를 가립니다.
실제로 버섯을 재배한 뒤 말려 가루로 만들어 유통을 준비한 사안은 제조로 인정돼 무거운 형이 선고된 사례가 보도된 바 있습니다. 반대로 자란 버섯을 그대로 두거나 소량만 채취해 별도 가공 없이 보관한 경우라면, 적극적인 '제조' 행위로 나아갔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을 부각해 소지·투약 수준으로 죄명을 좁히는 전략이 가능합니다.
3) 판매·유통 목적 유무를 분리합니다.
다크웹 등에서 판매 광고를 내고 반복적으로 재배한 사안과, 순수하게 개인적 호기심으로 한 차례 키운 사안은 같은 '제조'라도 양형에서 크게 다르게 취급됩니다. 재배 횟수, 결과물의 수량, 판매 의사를 뒷받침할 정황(광고 게시, 대화 내역, 결제 흔적)이 없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정리해 자가소비 목적임을 뒷받침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몰랐다'는 인식을 다투기 — 사실의 착오와 법률의 착오 구별
두 번째 방어선은 고의, 즉 "내가 기르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는가"입니다. 이 지점에서는 형법이 구분하는 두 가지 '착오'를 정확히 가려 써야 합니다.
1) 무엇을 기르는지 몰랐다는 주장 — 사실의 착오(형법 제13조)
판매 페이지에 '관상용 버섯', '식용 버섯 재배 체험 키트' 등으로 표기돼 있어 종(種) 자체를 착각한 경우라면, 죄의 성립요소인 사실 — 자신이 향정신성의약품 성분을 가진 버섯을 기르고 있다는 사실 — 을 인식하지 못한 것이므로 형법 제13조에 따라 고의가 조각될 여지가 있습니다. 구매 페이지 캡처, 상품 설명, 판매자와의 대화 내역이 이 주장을 뒷받침하는 핵심 증거가 됩니다.
2) 위법한 줄은 몰랐다는 주장 — 법률의 착오(형법 제16조), 인정 폭이 훨씬 좁습니다.
반면 자신이 기르는 것이 환각버섯이라는 사실은 알았지만 "재배까지는 처벌되는 줄 몰랐다"는 주장은 법률의 착오에 해당합니다. 판례는 이런 법률의 부지(不知)에 대해 정당한 이유를 거의 인정하지 않습니다. 이 주장만으로는 무죄를 기대하기 어렵고, 오히려 반성·자수 등 양형 요소로 방향을 돌려 실질적인 처벌 수위를 낮추는 전략이 현실적입니다.
3) 초기 대응에서 진술을 일관되게 관리합니다.
수사 초기 "재배 사실은 있으나 무엇인지 몰랐다"는 주장과 "재배 사실 자체를 몰랐다"는 주장은 전혀 다른 결과를 낳습니다. 사실관계를 부정확하게 진술했다가 번복하면 오히려 신빙성을 잃습니다. 압수물·통신 내역과 모순되지 않는 범위에서, 인식하지 못한 지점을 처음부터 일관되게 정리해 진술하는 것이 방어의 출발점입니다.
결론
환각버섯 재배 키트는 '포자 소지는 합법'이라는 반쪽짜리 정보만 믿고 접근하기에는 위험이 큰 물건입니다. 발아시켜 기르는 순간부터는 향정신성의약품을 '제조'하는 행위로 평가될 수 있고, 법정형은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이를 만큼 무겁습니다.
다만 같은 재배라도 단계·가공 여부·판매 목적, 그리고 무엇을 기르고 있었는지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소명되느냐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집니다. 이미 적발된 상태이거나 관련 배송·구매 이력이 걱정되신다면, 초기 진술을 어떻게 정리할지부터 한 번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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