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재산분할심판, 조정부터 거쳐야 할까 — 진행 순서 정리
상속재산분할심판, 조정부터 거쳐야 할까 — 진행 순서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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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재산분할심판, 조정부터 거쳐야 할까 — 진행 순서 정리 

김강희 변호사


상속재산분할심판, 조정부터 거쳐야 할까 — 진행 순서 정리


사건 개요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상속인들 사이에 재산을 어떻게 나눌지 협의가 되지 않아, 결국 가정법원에 상속재산분할심판을 청구하기로 마음먹은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사건을 맡은 변호사가 "심판청구서를 내기 전에 먼저 조정을 신청해야 한다"고 안내하면, 대부분 당황합니다. "심판을 청구하겠다는데 왜 조정부터 하라는 거냐", "형제들끼리 말이 안 통해서 여기까지 온 건데 조정이 무슨 의미가 있냐"는 반응이 흔합니다.

실제로 상속재산분할 사건은 형제자매·계모자·이복형제 등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서로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조정 단계를 "어차피 안 될 절차, 빨리 넘겨야 할 요식행위"로 여기고 소홀히 준비했다가, 정작 조정에서 유리하게 정리할 수 있었던 부분을 놓치거나, 반대로 조정이 성립되지 않은 뒤 심판절차에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몰라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상속재산분할심판은 법이 정한 조정전치주의의 적용을 받는 사건이라 원칙적으로 조정을 먼저 거쳐야 합니다. 다만 이 조정 단계는 형식적인 통과의례가 아니라, 준비하기에 따라 심판까지 가지 않고도 사건을 끝낼 수 있는 실질적인 기회이자, 이후 심판절차를 유리하게 끌고 갈 발판이 됩니다.


핵심 쟁점


조정과 심판의 순서를 둘러싸고 실제로 확인해야 할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상속재산분할심판이 조정전치주의가 적용되는 마류 가사비송사건인지입니다(가사소송법 제2조 제1항 제2호 나목 10호, 민법 제1013조 제2항). 둘째, 조정 신청 없이 곧바로 심판을 청구하면 어떻게 처리되는지입니다(가사소송법 제50조). 셋째, 조정이 성립되지 않으면 처음부터 심판을 다시 신청해야 하는지, 아니면 자동으로 넘어가는지입니다. 넷째, 조정 단계와 심판 단계에서 각각 무엇을 준비해야 결과가 달라지는지입니다.

이 네 가지를 미리 알고 접근하는 것과, "일단 청구부터 하고 보자"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사건이 마무리되는 시점과 결과 모두에서 차이를 만듭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조정 단계를 형식이 아니라 '결론을 낼 기회'로 설계하기


상속재산의 분할에 관한 처분, 즉 상속재산분할심판은 가사소송법 제2조가 정한 마류 가사비송사건 10호에 해당합니다. 같은 법 제50조 제1항은 마류 가사비송사건을 가정법원에 청구하려는 사람은 먼저 조정을 신청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어, 상속재산분할심판 역시 원칙적으로 조정을 거쳐야 합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조정을 "어차피 결렬될 절차"로 취급하지 않고, 다음과 같이 준비합니다.

1) 조정 없이 심판부터 청구했더라도 당황할 필요는 없습니다.

의뢰인이 이미 조정을 거치지 않고 심판청구서부터 제출한 상태로 상담을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도 절차가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가사소송법 제50조 제2항에 따라 가정법원이 그 사건을 직권으로 조정에 회부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상대방을 공시송달이 아니면 소환할 수 없거나, 사건을 조정에 회부해도 성립될 가능성이 없다고 법원이 인정하는 경우에는 조정에 회부하지 않고 곧바로 심판절차로 진행될 수 있으므로, 상대방의 소재와 사건의 성격을 먼저 짚어 어느 경로로 갈지를 예측합니다.

2) 조정기일 전에 '협상 자료'를 먼저 완성합니다.

조정은 판사와 조정위원 2인으로 구성된 조정위원회 앞에서 진행되는데, 감정에 기대어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만으로는 상대방을 움직이기 어렵습니다. 상속재산의 목록과 시가 자료, 특별수익·기여분에 관한 자료를 조정기일 전에 정리해 제출하면, 조정위원이 사건의 실질을 파악하고 중재안을 제시하는 데 근거로 삼습니다. 준비된 쪽의 주장이 조정 테이블에서 실제로 더 무겁게 받아들여집니다.

3) 조정이 성립되면 그 자리에서 사건이 끝난다는 점을 활용합니다.

조정이 성립되어 작성되는 조정조서는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 즉 확정된 심판과 동일한 효력을 가집니다(가사소송법 제59조). 이는 별도의 항고 없이 곧바로 등기 이전이나 예금 인출 등 집행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협의 여지가 있는 쟁점은 심판까지 끌고 가기보다, 조정 단계에서 매듭짓는 쪽이 시간과 비용 모두에서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조정이 성립되지 않아도 시간을 잃지 않도록 심판절차를 미리 대비하기


조정이 성립되지 않았다고 해서 사건이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닙니다. 가사소송법 제49조는 가사조정에 관하여 민사조정법을 준용하도록 정하고 있고, 이에 따라 조정이 성립되지 않은 사건은 별도의 재청구 절차 없이 조정을 신청한 때에 이미 심판이 청구된 것으로 보아 자동으로 심판절차로 이행됩니다. 이 흐름을 미리 알고 있는지에 따라 조정이 성립되지 않은 이후의 대응 속도가 달라집니다.

1)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을 놓치지 않습니다.

조정이 원만히 성립되지는 않았지만 완전히 결렬된 것도 아닌 상황이라면, 조정담당판사가 당사자들의 이익과 사정을 참작해 직권으로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이 결정은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이 있고, 당사자가 조서 정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2주 안에 이의를 신청하지 않으면 그대로 확정됩니다. 이의신청 기한을 놓치면 원하지 않는 내용으로 사건이 종결될 수 있으므로, 결정문의 내용과 기한을 즉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심판절차로 넘어가면 증거조사 국면이 본격화된다는 점을 준비합니다.

조정에서는 당사자 간 협의를 중재하는 데 무게가 실리지만, 심판절차로 넘어가면 법원이 직권으로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증거를 조사하는 국면으로 바뀝니다. 상대방이 상속재산의 존재나 처분 내역을 밝히지 않을 때는 금융기관·등기소 등을 상대로 한 사실조회, 부동산이 있다면 시가감정 신청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집니다. 조정 단계에서 상대방이 자료 제출을 거부한 정황이 있었다면, 그 사실 자체를 심판절차의 사실조회·감정 신청 사유로 곧바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3) 조정에서 다루지 못한 쟁점은 심판절차의 심문기일에서 다시 정리합니다.

조정 단계에서는 시간 제약상 특별수익이나 기여분처럼 복잡한 쟁점까지 충분히 다루지 못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판절차로 이행되면 심문기일을 통해 이런 쟁점을 정식으로 주장·증명할 기회가 다시 열리므로, 조정에서 미처 정리하지 못한 자료나 주장을 심문기일 전에 서면으로 재구성해 제출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결론


상속재산분할심판을 준비하며 "조정부터 하라"는 안내를 받았다면, 이는 절차를 늦추려는 것이 아니라 법이 정한 순서입니다. 마류 가사비송사건인 상속재산분할심판은 원칙적으로 조정을 먼저 거치고, 조정이 성립되면 그 자리에서 확정된 심판과 같은 효력으로 마무리되며, 성립되지 않으면 별도의 재청구 없이 곧바로 심판절차로 이어집니다.

결과를 가르는 것은 이 순서를 아는지가 아니라, 조정 단계부터 상속재산 자료와 주장을 얼마나 준비해 두었는가입니다. 조정에서 매듭지을 수 있는 사건인지, 심판까지 갈 수밖에 없는 사건인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면, 청구서를 작성하기 전에 사건의 성격과 준비 방향을 함께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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