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하며 챙긴 노트북과 거래처 자료, 횡령·배임이 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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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하며 챙긴 노트북과 거래처 자료, 횡령·배임이 되는 이유 

김강희 변호사


퇴사하며 챙긴 노트북과 거래처 자료, 횡령·배임이 되는 이유


사건 개요


퇴사를 앞둔 직원이 업무용 노트북을 그대로 갖고 나가거나, 거래처 명단·견적 자료·영업 관련 파일을 개인 이메일이나 외장하드로 옮겨두는 일이 드물지 않습니다. 본인은 "어차피 내가 만든 자료", "나중에 참고용" 정도로 여기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전혀 다르게 보입니다. 반환을 요구해도 "지금 바쁘다", "이미 지웠다"는 식으로 미루거나, 퇴사와 동시에 연락이 끊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실제로 상담을 청해 오는 회사들은 "노트북을 안 돌려준다"는 문제와 "고객 명단을 갖고 나가 경쟁사에 취업했다"는 문제를 한꺼번에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 둘은 법적으로 전혀 다른 틀로 다뤄야 합니다. 눈에 보이는 물건을 돌려주지 않는 문제와 자료·정보라는 무형의 것을 무단으로 반출한 문제는 적용되는 법과 성립요건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 둘을 뭉뚱그려 접근하면 정작 처벌이 가능한 지점을 놓치거나, 반대로 되지도 않을 주장에 시간을 허비하게 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회사 소유 노트북 등을 반환하지 않는 행위는 형법상 횡령죄로, 거래처 자료 등 정보의 무단 반출은 업무상배임죄 또는 부정경쟁방지법위반죄로 각각 별도의 요건을 따져 접근해야 합니다. 둘 중 하나만 살펴서는 대응이 반쪽에 그칩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안에서 실제로 다투어지는 지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노트북 등 유체물에 대해서는 퇴사자가 그 물건을 정당한 위탁관계 하에 보관하다가 반환을 거부한 것인지, 아니면 처음부터 자기 것으로 여기고 가져간 것인지, 즉 불법영득의사가 있는지입니다(형법 제355조 제1항, 제356조). 둘째, 거래처 자료·고객 명단 등 정보에 대해서는 그것이 부정경쟁방지법상 영업비밀의 세 요건(비공지성·경제적 유용성·비밀관리성)을 갖추었는지입니다(같은 법 제2조 제2호). 셋째, 설령 영업비밀 요건에는 못 미치더라도 그 자료가 회사가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들여 만든 '영업상 주요한 자산'에 해당해 업무상배임죄(형법 제356조, 제355조 제2항)로 다툴 수 있는지입니다.

이 세 갈래를 분리하지 않으면, 회사는 "영업비밀이 아니라서 처벌이 안 된다"는 말만 듣고 물러서기 쉽습니다. 그러나 노트북 반환 거부는 영업비밀과 무관하게 횡령죄로, 자료 반출은 영업비밀이 아니어도 업무상배임죄로 다툴 여지가 남아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회사 자산(유체물) 반환 문제를 횡령죄와 민사 반환청구로 동시에 압박하기


가장 먼저 정리해야 할 것은 노트북처럼 눈에 보이는 물건입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접근합니다.

1) 위탁관계와 반환거부 시점을 먼저 특정합니다.

노트북·사원증·법인카드처럼 회사가 업무 목적으로 내어준 물건은 퇴사와 동시에 위탁관계가 종료됩니다. 이 시점 이후에도 정당한 이유 없이 돌려주지 않으면 형법 제355조 제1항의 횡령죄, 업무 중 보관하던 물건이라면 제356조의 업무상횡령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이때 밀린 급여나 정산 문제가 있다는 사정은 반환 거부를 정당화하는 사유가 되지 못한다는 것이 실무의 확립된 태도입니다. 채권이 있다면 별도의 법적 절차로 다툴 문제이지, 회사 재물을 임의로 붙잡아 둘 근거가 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반환을 요구한 일시와 방법(문자·이메일·내용증명)을 명확히 남겨, 반환거부 의사가 언제부터 분명해졌는지를 특정해 둡니다.

2) 형사 고소와 별개로 민사상 반환청구·가처분을 함께 준비합니다.

횡령죄로 형사 고소를 하더라도 물건 자체가 곧바로 돌아오는 것은 아닙니다. 민법 제213조의 소유물반환청구권에 근거해 물건 인도를 구하는 민사소송을 병행하고, 상대방이 물건을 처분하거나 은닉할 우려가 있다면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을 함께 검토합니다. 형사 절차의 압박과 민사 절차의 실효성을 같이 가져가야, "돌려주지 않아도 그만"이라는 상대의 계산을 깨뜨릴 수 있습니다.

3) 물건에 남아 있던 자료의 삭제·반출 여부도 함께 확인합니다.

노트북 반환 국면에서는 그 안에 있던 파일이 삭제되었는지, 외부로 복제되었는지도 함께 다투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환받은 노트북의 접속 기록, 파일 삭제·복사 이력을 포렌식으로 확인해 두면, 단순 물건 반환 문제를 넘어 아래 자료 유출 쟁점과 곧바로 연결할 수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거래처 자료의 성격을 가려 영업비밀 침해와 업무상배임을 분리 대응하기


물건과 달리 자료·정보는 성격에 따라 적용 법이 갈립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이 단계를 다음과 같이 나누어 봅니다.

1) 반출된 자료가 영업비밀 세 요건을 갖췄는지 먼저 점검합니다.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는 영업비밀을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않고(비공지성),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지니며(경제적 유용성), 비밀로 관리된(비밀관리성) 정보로 정의합니다. 세 요건을 모두 충족한다면 같은 법 제10조의 금지청구, 제11조의 손해배상청구, 나아가 제18조의 형사처벌까지 검토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접근권한 제한, 비밀유지서약서, 자료 등급 표시 같은 '비밀관리성'을 갖추지 못한 회사가 실제로 적지 않아, 이 요건에서 막히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미리 감안해야 합니다.

2) 영업비밀 요건에 못 미치더라도 '영업상 주요한 자산'으로 업무상배임을 구성합니다.

대법원은 직원이 자신 또는 경쟁업체의 이익을 위해 자료를 무단으로 반출한 경우, 그 자료가 영업비밀에는 해당하지 않더라도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되지 않고 보유자를 통하지 않고는 통상 얻을 수 없으며, 취득·개발에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들어 경쟁상 이익을 줄 수 있는 정도라면 '영업상 주요한 자산'에 해당해 업무상배임죄(형법 제356조, 제355조 제2항)가 성립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11. 7. 14. 선고 2010도3043 판결). 고객 명단, 견적·단가 자료, 영업 전략 문서 등이 여기에 해당할 여지가 큽니다. 영업비밀 요건이 부족하다고 곧바로 포기하지 않고, 이 자산성 판단으로 방향을 옮겨 대응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3) 반출 경위를 기술적으로 재구성해 '무단성'과 '이용 의사'를 밝힙니다.

업무상배임이든 영업비밀 침해든, 자료를 어떤 경로로 언제 반출했는지, 이후 경쟁업체 취업이나 유사 영업에 실제로 사용했는지가 성립 여부를 가릅니다. 회사 서버·클라우드의 접속 로그, 이메일 전송 기록, 외장저장장치 연결 이력을 확보하고, 퇴사 시점과 반출 시점의 간격, 반출 자료의 범위를 시계열로 정리해 업무상 정당한 이용이 아니라 자신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한 무단 반출이었음을 뒷받침합니다.


결론


노트북을 안 돌려준다는 사실과 자료를 빼돌렸다는 사실은 한 사건 안에서 함께 벌어지지만, 법정에서는 서로 다른 문 앞에 서게 됩니다. 유체물은 횡령죄, 정보는 영업비밀 침해 또는 업무상배임이라는 각각의 틀에 맞춰 증거를 준비해야 어느 한쪽도 놓치지 않습니다.

지금 퇴사자가 회사 물건이나 자료를 돌려주지 않고 있다면, 무엇이 '물건'이고 무엇이 '정보'인지부터 나누어 어떤 절차로 접근해야 할지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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