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에 시달리는 가족을 보다 못해, 본인이 처방받은 졸피뎀을 몇 알 나눠준 경험이 있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병원에서 정당하게 처방받은 약이고 돈을 받은 것도 아니니 별문제 없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마약류관리법은 이 행위를 '양도'로 보아 형사처벌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처방받은 본인이 복용하는 것과 그 약을 다른 사람에게 건네는 것은 법적으로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졸피뎀을 가족에게 준 행위가 왜 마약류관리법 위반이 되는지, 어떤 조문에 따라 어느 수위로 처벌되는지, 수사가 시작됐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정리하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졸피뎀이 향정신성의약품으로 관리되는 이유 — 마약류관리법의 기본 원칙
졸피뎀은 불면증 치료에 널리 쓰이는 수면유도제이지만,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마약류관리법) 제2조 제3호가 정한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되어 국가의 엄격한 관리를 받는 물질입니다. 중추신경계에 작용해 의존성과 오남용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필로폰 같은 마약뿐 아니라 졸피뎀·프로포폴처럼 병원에서 처방되는 의약품까지도 마약류관리법의 규율 대상으로 편입되어 있는 것입니다.
마약류관리법 제4조 제1항은 마약류취급자가 아닌 사람은 마약류를 소지·소유·사용·수수(주고받음)·관리·운반 등의 방법으로 취급할 수 없다는 원칙을 정하고 있습니다. 의사·약사 등 마약류취급자가 아닌 일반인이 향정신성의약품을 적법하게 손에 쥘 수 있는 유일한 예외는, 의사의 처방을 받아 본인이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뿐입니다. 그 예외 범위를 벗어나는 순간, 즉 처방받은 사람이 아닌 제3자가 그 약에 관여하는 순간 다시 무허가 취급의 문제로 돌아옵니다.
마약류관리법 제1조는 이 법의 목적을 마약류를 마약·향정신성의약품·대마 세 갈래로 구분해 관리함으로써 오남용으로 인한 보건상 위해를 방지하고 국민보건 향상에 이바지하는 데 두고 있습니다. 이 중 향정신성의약품은 다시 위해성 정도에 따라 여러 등급으로 세분화되어 있어, 같은 향정신성의약품이라도 어떤 등급에 속하는지에 따라 적용되는 벌칙 조문과 형량 상한이 달라지는 구조입니다. 졸피뎀은 필로폰처럼 가장 위험도가 높은 등급의 마약류와는 구분되지만, 그렇다고 처벌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실무에서 자주 오해되는 지점입니다.
마약류취급자가 아닌 사람이 향정신성의약품을 적법하게 취급할 수 있는 유일한 예외는 처방받은 본인이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뿐이다 — 그 범위를 벗어나면 다시 무허가 취급이 된다.
무상으로 나눠줘도 '양도죄'가 성립하는 이유
여기서 흔히 생기는 오해가 '판매'와 '양도'를 같은 것으로 여기는 것입니다. 마약류관리법이 규제하는 행위 유형에는 대가를 받는 매매뿐 아니라, 대가 없이 물건을 주고받는 수수·제공까지 폭넓게 포함되어 있습니다. 즉 돈을 받았는지 여부는 처벌 여부 자체를 가르는 기준이 아니라, 처벌 수위를 정하는 여러 요소 중 하나일 뿐입니다. 호의로, 가족을 걱정하는 마음에서 건넨 것이라 해도 '양도'라는 행위 자체는 이미 성립합니다.
단순 취급(소지·사용·수수·양도 등)에 대해서는 마약류관리법 제61조 제1항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정하고 있습니다. 반면 영리를 목적으로 하거나 상습적으로 이뤄진 매매·알선·수수라면 마약류관리법 제60조가 적용되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중됩니다. 가족 한 사람에게 한 번 나눠준 것과, 여러 사람에게 반복적으로 건네거나 대가를 받은 것은 이처럼 적용 조문 자체가 달라질 수 있는 문제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유의할 부분은, 양도죄는 실제로 상대방에게 약을 건네 점유가 넘어간 시점에 곧바로 완성되는 범죄라는 점입니다. 나눠준 뒤 상대방이 그 약을 복용하지 않고 그대로 가지고 있었다거나, 나중에 되돌려받았다는 사정은 이미 성립한 양도 자체를 없던 일로 만들지 못합니다. 예를 들어 30일분으로 처방받은 졸피뎀 중 며칠 치를 가족에게 덜어준 경우라면, 건넨 시점에 이미 행위는 완성되어 있고, 이후 수사 과정에서는 처방받은 총량과 실제 본인이 복용한 양, 건넨 수량 사이의 정합성이 확인 대상이 됩니다.
가족에게 대가 없이 건넨 경우 — 원칙적으로 제61조(단순 취급) 적용 대상.
지인에게 반복적으로 나눠준 경우 — 상습성이 인정되면 제60조로 가중 가능.
대가를 받고 건넨 경우 — 소액이라도 매매에 해당해 처벌 수위가 올라감.
인터넷·SNS를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유통한 경우 — 영리 목적이 추정되어 가중 적용 가능성.
처방은 '본인 사용'에 한정된 허가라는 법리
의료법상 처방은 의사가 특정 환자 개인의 증상을 진단해 그 사람의 치료를 위해 발급하는 것입니다. 처방받은 사람 본인이 복용하는 동안에는 마약류관리법 제4조 제1항의 예외 범위 안에 있지만, 그 약을 다른 사람에게 건네는 순간 애초에 그 예외를 성립시켰던 근거, 즉 '이 사람에 대한 처방'이라는 조건 자체를 벗어나게 됩니다. 처방이라는 적법 사유가 더 이상 그 상황을 감싸주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는 처방전 자체를 타인 명의로 발급받는 대리처방 문제와는 결이 다릅니다. 대리처방은 의료법 제17조의2가 정한, 의사가 환자를 직접 진찰하지 않고는 처방전을 내줄 수 없다는 원칙을 어기는 별개의 위반이고, 여기서 다루는 상황은 본인이 정당한 절차로 처방받은 이후, 그 약을 가족에게 건네는 두 번째 단계의 문제입니다. 실제로 문제 되는 사례를 보면 배우자가 같은 불면증을 겪어 나눠준 경우, 불면을 호소하는 부모님께 자녀가 자신의 처방약을 드린 경우, 여행 중 잠을 이루지 못하는 지인에게 소량을 건넨 경우 등 다양한데, 이 모두가 법적으로는 동일하게 '취급'에 해당한다는 점을 실무에서 놓치기 쉽습니다.
두 단계를 구분해서 이해하면 혼란이 줄어듭니다. 첫 번째 단계는 '처방을 받는 과정'이고, 두 번째 단계는 '처방받은 약을 사용·처분하는 과정'입니다. 첫 번째 단계에서 본인 명의로 정당하게 진료를 받고 처방받았다면 그 자체로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문제는 두 번째 단계, 즉 이미 적법하게 손에 넣은 약을 처방 목적과 다르게 다른 사람에게 넘기는 순간부터 시작됩니다. 처방 과정이 완전히 정당했다는 사실은, 그 이후 약을 어떻게 처분했는지에 대한 위법성 판단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처벌 수위를 가르는 기준 — 수량·횟수·영리성·상습성
수사기관과 법원이 양형을 정할 때 살펴보는 요소는 대체로 정해져 있습니다. 1회성인지 반복적인지, 대가를 받았는지 순수한 호의였는지, 건넨 수량이 며칠 치 소량인지 다량인지, 그리고 유통 경로가 가족·지인 사이의 폐쇄적 관계인지 아니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했는지입니다. 같은 '졸피뎀을 나눠줬다'는 사실이라도 이 요소들의 조합에 따라 처분 결과는 크게 달라집니다.
실무 경향을 보면 1회성으로 소량을 무상 제공했고 초범이며 수사 단계에서 경위를 솔직하게 진술한 경우에는 기소유예나 약식명령(벌금)으로 마무리되는 사례가 있습니다. 반대로 여러 차례에 걸쳐 나눠줬거나, 금전이 오갔거나, 다수에게 유통한 정황이 확인되면 정식기소를 거쳐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수량과 횟수는 통화 내역이나 계좌 거래, 진술 등을 통해 수사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확인되는 부분이라, 처음부터 사실관계를 정리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약식명령으로 벌금형이 확정되는 경우라도, 이는 마약류관리법 위반 전과로 남는다는 점은 짚어둘 필요가 있습니다. 단순히 벌금을 내고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이후 유사한 사안이 다시 문제 될 경우 초범이 아니라는 사정이 가중 요소로 작용할 수 있고, 특정 자격이나 취업 과정에서 범죄경력이 조회되는 상황과도 맞물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기소유예처럼 전과로 남지 않는 처분을 받을 수 있는지, 처음부터 어떤 자료와 진술로 그 가능성을 뒷받침할 수 있는지를 따져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같은 '가족에게 졸피뎀을 나눠줬다'는 사실이라도, 횟수·수량·대가 유무·유통 범위에 따라 기소유예로 끝날 수도, 정식기소·실형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긴급 상황에서 나눠줬어도 예외가 인정되기 어려운 이유
가족이 며칠째 잠을 못 자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급한 마음에 약을 건넸다면, 이를 형법 제22조가 정한 긴급피난으로 정당화할 수 있는지 묻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긴급피난이 인정되려면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위난이 있어야 하고, 그 위난을 피하기 위한 행위에 상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며, 다른 적법한 수단이 없었다는 보충성까지 갖춰야 합니다. 단순히 잠을 이루지 못해 힘들다는 사정만으로는 생명·신체에 대한 '현재의 위난'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워, 이 항변이 법정에서 받아들여지는 사례는 많지 않습니다.
다만 긴급피난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런 사정이 전혀 고려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가족을 걱정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행동이었다는 점, 대가를 받지 않았다는 점, 반성하고 있다는 점은 정식 위법성조각사유는 아니더라도 양형 단계에서 참작될 수 있는 사정입니다. 수사·재판 과정에서 이런 경위를 뒷받침할 자료를 미리 정리해두는 것이 실질적인 도움이 됩니다.
수사가 시작됐다면 지금 해야 할 대응
경찰이나 검찰로부터 연락을 받았다면, 무작정 진술부터 하기보다 사실관계를 먼저 정리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누구에게, 언제, 얼마나, 왜 건넸는지를 시간순으로 정리하고, 처방전이나 약 봉투, 복약 기록처럼 애초에 정당하게 처방받은 약이었다는 사실을 뒷받침할 자료를 확보해두어야 합니다. 이런 자료는 적어도 대가를 받고 유통한 것이 아니라 처방받은 본인의 약을 나눠준 것이라는 사실관계를 뒷받침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형법 제52조는 수사기관에 발각되기 전 스스로 신고한 경우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어, 자진 신고나 협조적인 진술 태도는 처분 수위에 긍정적으로 반영될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자수에 해당하는지, 어느 시점에 어떤 방식으로 진술하는 것이 유리한지는 사건마다 다르게 판단되는 부분이라, 첫 진술 전에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방향을 정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가족 간 흔한 오해 — '내 약이니 괜찮겠지'가 통하지 않는 경우들
실제 상담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되는 상황들이 있습니다. 대부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인식 자체가 없었던 경우입니다.
배우자가 같은 불면증을 겪어 본인 처방약을 몇 알 나눠준 경우.
부모님이 잠을 못 이뤄 힘들어하셔서 자녀가 자신의 처방약을 드린 경우.
여행지에서 지인이 잠을 못 자 소량을 건넨 경우.
먹고 남은 약이 아까워 처분 삼아 지인에게 준 경우.
처방일수보다 많이 받아 여분이 생겨 가족에게 나눠준 경우.
공통점은 모두 '나쁜 의도 없이', '내 명의로 정당하게 받은 약'이라는 인식에서 비롯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마약류관리법은 취급자의 자격과 처방의 범위를 기준으로 판단하지, 건넨 사람의 선의를 기준으로 판단하지 않습니다. 남은 약을 처분해야 한다면 다른 사람에게 나눠주기보다, 약국이나 보건소를 통한 정식 폐기 절차를 이용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제가 처방받은 약을 가족에게 그냥 준 것뿐인데도 처벌되나요?
A. 대가를 받지 않았더라도 마약류관리법상 무허가 취급(양도)에 해당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1회성 소량 제공이고 초범이라면 기소유예나 약식명령으로 마무리되는 사례도 있습니다.
Q. 부부 사이에 처방약을 나눠 먹은 것도 문제가 되나요?
A. 배우자 관계라 해도 처방은 처방받은 본인에게만 유효한 허가이므로, 다른 가족구성원이 복용하면 원칙적으로 무허가 취급에 해당합니다. 실제 처분 수위는 수량과 경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Q. 돈을 받지 않았으니 판매는 아니지 않나요?
A. 마약류관리법은 판매뿐 아니라 대가 없는 수수·제공까지 처벌대상으로 정하고 있어, 판매가 아니라는 사정만으로는 처벌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영리 목적이 없었다는 점은 양형에서 참작될 수 있습니다.
Q. 남은 약을 버리기 아까워 나눠준 경우도 같은가요?
A. 처분 목적이었다는 사정과 무관하게 타인에게 넘기는 행위 자체가 취급에 해당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남은 약은 나눠주기보다 약국 등을 통한 정식 폐기 절차를 이용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 수사기관에서 연락이 왔다면 바로 자백해야 하나요?
A. 사실관계를 정리하고 처방 경위를 뒷받침할 자료를 준비한 뒤 진술하는 것이 유리하며, 자진 신고나 협조적 태도는 자수 감경 등 양형에 긍정적으로 반영될 수 있습니다. 진술 전 변호인과 상의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 초범이고 소량이면 실형까지는 안 가나요?
A. 1회성 소량 무상 제공이고 초범이며 반성 태도가 분명하면 기소유예나 벌금형으로 마무리되는 사례가 있지만, 이는 사건마다 다르게 판단되는 부분이라 일률적으로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맺음말
본인 명의로 정당하게 처방받은 약이라도, 그것을 가족에게 건네는 순간 처방이라는 법적 근거를 벗어나 마약류관리법상 무허가 취급, 즉 양도에 해당하게 됩니다. 대가를 받았는지, 목적이 무엇이었는지와 무관하게 처벌 대상이 될 수 있고, 수량·횟수·영리성·상습성에 따라 적용되는 조문과 처벌 수위가 크게 달라집니다.
좋은 뜻으로 한 행동이 형사처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낯설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단 수사가 시작된 이상, 사실관계를 정리하고 처방 경위를 뒷받침할 자료를 확보해두는 것이 이후 처분 결과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원을 비롯한 경기남부 지역에서도 이런 사정으로 문의해 오시는 분들이 드물지 않습니다. 졸피뎀을 비롯한 향정신성의약품과 관련해 수사가 시작됐거나 앞으로의 대응이 걱정되신다면, 초기 단계부터 사실관계와 자료를 함께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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