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이나 노점에서 "합법 허브", "아로마 방향제"라는 이름으로 팔리는 제품을 사서 피웠다가 마약류관리법 위반으로 수사를 받는 사례가 꾸준히 나옵니다. 판매자가 "정식 마약류 목록에 없어서 괜찮다"고 설명했다는 이유로 안심했던 사람들이 정작 그 물질이 임시마약류로 지정된 상태였다는 사실을 조사 단계에서야 알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임시마약류 지정 제도는 신종 물질을 정식 마약류 등재 이전 단계에서부터 신속하게 규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라, "목록에 없다"는 말 자체가 이미 낡은 정보인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 글에서는 임시마약류 지정 제도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합법 허브"라는 말이 왜 방어 논리가 되기 어려운지, 그럼에도 실무에서 다퉈볼 수 있는 지점은 어디인지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임시마약류 지정 제도란 — 신종마약 규제의 속도전
새로운 화학구조의 향정신성 물질이 등장할 때마다 이를 정식 마약류로 등재하려면 법령 개정에 준하는 절차를 거쳐야 해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그 사이 물질은 이미 시중에 유통되고 확산된 뒤에야 단속 근거가 마련되는 공백이 반복되자, 이를 메우기 위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5조의2가 신설됐습니다. 이 조항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마약류가 아닌 물질·약물·제제·제품 중 오용 또는 남용으로 보건상 위해가 우려되어 긴급히 마약류에 준해 취급·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는 물질을 임시마약류로 지정할 수 있습니다.
임시마약류는 위해 정도에 따라 두 단계로 나뉩니다. 1군 임시마약류는 중추신경계에 작용하거나 마약류와 구조적·효과적 유사성을 지녀 의존성을 유발하는 등 신체적·정신적 위해를 끼칠 가능성이 높은 물질이고, 2군 임시마약류는 그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물질입니다. 이 구분은 이후 다룰 처벌 수위를 가르는 기준이 되기도 합니다.
여기서 실무적으로 중요한 표현이 "마약류와 구조적·효과적 유사성을 지닌 물질"이라는 부분입니다. 신종 합성대마 제조자들은 기존에 규제된 화합물의 분자 구조를 미세하게 바꿔 규제를 피해가는 방식을 흔히 씁니다. 이 조항 덕분에 당국은 개별 화합물을 일일이 열거하지 않고도 구조가 유사한 새로운 물질을 신속히 규제 대상에 포섭할 수 있습니다. 판매자가 "이 성분은 정식 목록에 없는 새로운 물질"이라고 설명하는 것이 오히려 임시마약류 지정의 표적이 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임시마약류 지정 제도는 정식 마약류 등재 절차가 길어 신종 물질이 이미 확산된 뒤에야 규제 근거가 생기는 공백을 메우기 위해 만들어졌다.
"합법 허브"라는 말이 성립하지 않는 이유 — 지정 예고 단계부터 이미 금지
임시마약류로 지정되면 누구든지 해당 물질을 소지·소유·사용·운반·관리·수입·수출·제조·조제·투약·매매하거나 매매를 알선하거나 수수·제공하는 행위, 그리고 이를 기재한 처방전을 발급하는 행위까지 금지됩니다. 중요한 것은 이 금지가 정식 고시 효력 발생일 이후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지정 예고 또는 지정 이후에는 재배·추출·제조·수출입하거나 그럴 목적으로 소지·소유하는 행위, 매매·매매알선·수수·제공하거나 그럴 목적으로 소지·소유하는 행위가 모두 규제 대상에 들어갑니다.
"합법 허브", "아로마 오일", "방향제", "목캔디" 같은 이름으로 유통되는 제품은 대부분 정식 식품이나 화장품으로 위장해 단속의 시선을 피하려는 마케팅 방식일 뿐, 그 이름 자체가 법적 지위를 보장해주지는 않습니다. 실제로는 종이나 마른 식물 조각에 합성 카나비노이드 계열 화합물을 흡착시킨 제품인 경우가 많고, 여기 쓰인 화합물 상당수가 JWH 계열을 비롯한 합성대마류로 임시마약류나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된 이력이 있습니다.
판매자가 "정식 마약류 목록에 없는 물질이라 안전하다"고 말했더라도, 그 물질이 이미 지정 예고 단계에 들어가 있었다면 그 설명 자체가 틀렸거나 낡은 정보일 가능성이 큽니다. 문제는 소비자 입장에서 특정 화합물이 지정 예고 목록에 올랐는지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기 어렵다는 데 있습니다. 이 정보 비대칭이 바로 "합법 허브"라는 문구가 만들어내는 함정의 핵심입니다.
"합법허브"·"아로마 오일"·"방향제"라는 표시는 법적 지위를 보장하는 표현이 아님
임시마약류는 정식 고시 발효 전, 지정 예고 단계부터 이미 취급 금지 대상이 될 수 있음
"정식 마약류 목록에 없다"는 판매자 설명은 실시간성이 없어 그대로 신뢰하기 어려움
처벌 수위 — 정식 마약류 취급과 사실상 동일하게 다뤄진다
임시마약류로 지정되면 마약류 취급을 금지하는 일반규정인 제3조가 그대로 준용됩니다. 즉 소지·소유·사용·운반·관리·수입·수출·제조·조제·투약·매매·매매알선·수수·제공까지, 정식 마약류에 적용되는 금지행위 전부가 임시마약류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뜻입니다. "허브"라는 이름 뒤에 숨어 있어도 법적 취급은 정식 향정신성의약품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벌칙 규정도 무겁습니다. 미성년자에게 임시마약류를 매매·수수·조제·투약·제공한 사람, 그리고 1군 임시마약류에 대해 법 제5조의2 제5항 제1호 또는 제2호를 위반한 사람은 처벌 대상이 되고, 영리를 목적으로 하거나 상습적으로 이런 행위를 하면 사형·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라는 중형까지 예정돼 있습니다. 2군 임시마약류와 관련해 제5조의2 제5항 제2호부터 제4호까지를 위반한 경우에는 별도 벌칙 조항이 적용됩니다.
실무에서는 단순 투약인지 매매·유통까지 있었는지, 대상 물질이 1군인지 2군인지에 따라 구형과 양형이 크게 갈립니다. "그냥 허브니까 가볍게 끝나겠지"라고 생각하고 대응 시기를 놓쳤다가, 실제로는 정식 향정신성의약품 사건과 다르지 않은 수준의 처벌을 받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임시마약류로 지정된 물질은 마약류 취급을 금지하는 일반규정이 그대로 준용되어, 이름과 무관하게 정식 마약류에 준하는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법원의 태도 — "공고로 정해서 몰랐다"는 항변도 쉽지 않다
임시마약류 지정을 법률 개정이 아니라 식약처의 '공고'라는 행정 형식으로 하는 것이 죄형법정주의나 포괄위임입법 금지 원칙에 어긋나는 것 아니냐는 다툼이 실제로 있었습니다. 신종 합성대마가 문제 된 사건에서 서울고등법원 2018노186 판결은 이 다툼에 대해 항소를 기각하며 합헌으로 판단했습니다.
법원이 합헌으로 본 근거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신종 마약류를 정식 입법 절차보다 신속하게 규제해야 하는 긴급한 필요성이 인정된다는 점입니다. 둘째, 법률 자체가 위임의 목적과 범위를 예측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어 포괄위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셋째, 지정 절차가 전문적·기술적 판단에 따라 이뤄진다는 점에서 행정공고라는 형식 자체가 부적절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 판단이 실무에 주는 의미는 분명합니다. "정식 법률 개정이 아니라 행정공고로 정해진 물질이라 몰랐다"는 취지의 주장은 위헌이나 무죄를 이끌어내는 논리로는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몰랐다는 사정은 수사·재판 과정에서 정상참작 사유로 고려될 여지는 있지만, 그 자체로 처벌을 면하게 해주는 방어 논리가 되지는 못한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법원 태도입니다.
그래도 다퉈볼 지점 — 엄격해석 원칙과 성분감정
대법원 2016. 8. 30. 선고 2015도5608 판결은 임시향정신성의약품 관련 준용규정 해석에 중요한 원칙을 세웠습니다. 준용 규정이 형벌법규와 관련될 때는 해석을 엄격히 해야 하고,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어긋나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같은 판결은 더 나아가, 임시향정신성의약품도 정식 향정신성의약품과 마찬가지로 중추신경계에 작용하고 오용·남용할 경우 심한 신체적 또는 정신적 의존성이 있거나 적어도 그럴 우려가 충분하다는 요건이 갖춰져야 처벌 규정이 적용될 수 있고, 이 요건에 대한 증명이 없으면 처벌할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지정됐다는 사실만으로 자동으로 처벌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 그 물질이 요건에 부합하는지가 증명 대상이라는 뜻입니다.
이 원칙이 실무에서 갖는 의미는 구체적입니다. 압수된 물질이 실제로 지정된 임시마약류 성분과 동일한지, 성분감정 절차와 시료 채취 과정에 문제는 없었는지가 다툼의 핵심이 될 수 있습니다. 성분이 지정 물질과 다르거나 감정 절차에 흠결이 있다면 무죄나 불기소로 이어질 여지가 있고, 준용규정의 엄격해석 원칙에 기대어 처벌 범위 자체를 다툴 수도 있습니다.
준용규정은 엄격해석이 원칙 — 확장·유추해석으로 처벌 범위를 넓힐 수 없음
중추신경계 작용·의존성 요건은 증명 사항이며, 입증이 없으면 처벌할 수 없음
압수물의 성분감정 결과와 감정 절차의 적정성이 실제 다툼 지점이 될 수 있음
해외직구·구매대행이면 괜찮다는 착각
해외 쇼핑몰이나 SNS를 통해 "이 나라에서는 합법인 성분"이라는 설명과 함께 구매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임시마약류 지정에 따른 금지행위에는 수입·수출이 명시적으로 포함돼 있습니다. 구매한 나라의 법이 어떻든, 그 물질을 국내로 들여오는 행위 자체가 국내법상 별개의 위반이 된다는 뜻입니다.
최근에는 공항·항만 단계뿐 아니라 우편집중국 단계에서 국제우편물을 한 번 더 검사하는 절차까지 강화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합성대마 계열 물질을 헬멧이나 홍차 봉지 같은 생활용품 속에 숨겨 국제특송화물로 반입하려다 적발된 사건이 있었고, 해외 공급책과 공모해 신종마약류를 국제우편물에 숨겨 들여오다 우편 단계에서 적발된 사례도 최근 보도된 바 있습니다.
"그 나라 법으로는 합법"이라는 판단은 국내 마약류관리법 적용 여부와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해외 직구나 구매대행이라는 경로가 형량을 낮춰주지도 않을뿐더러, 오히려 수입 목적의 소지·수수까지 함께 문제 될 수 있어 단순 국내 매매 사건보다 다퉈야 할 쟁점이 더 늘어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적발됐을 때 확인해야 할 것들
먼저 확인할 것은 시점입니다. 구매·소지 시점이 그 물질의 임시마약류 지정, 또는 지정 예고 시점보다 앞서는지 뒤서는지를 따져봐야 합니다. 다만 지정 이전에 구매한 물건이라도 지정 이후까지 계속 보관·소지하고 있었다면, 그 소지 자체가 지정 이후 시점의 행위로 평가될 수 있어 단순히 "구매는 그 전이었다"는 사실만으로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소지 경위입니다. 단순히 개인 투약 목적으로 소지하고 있었는지, 아니면 판매·알선·제공까지 있었는지에 따라 적용되는 조문과 형량이 크게 달라집니다. 초범이고 단순 소지·투약에 그친다면 수사 초기 단계에서의 진술 태도, 자백과 반성 여부가 이후 처분 수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칩니다.
구매·소지 시점과 물질의 임시마약류 지정(예고) 시점의 선후관계 확인
압수물 성분감정 결과지 확보 및 지정 물질과의 동일성 검토
단순 소지·투약인지, 매매·알선·제공까지 있었는지 구분
미성년자 관련 여부 등 가중처벌 사유 해당 여부 확인
자주 묻는 질문
Q. "합법 허브"라고 광고된 제품을 사서 피웠는데도 처벌되나요?
A. 그 물질이 임시마약류로 지정됐거나 지정 예고된 상태였다면 "합법"이라는 광고 문구와 무관하게 소지·사용 자체가 금지행위에 해당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처벌 여부는 지정 시점과 구매·투약 시점의 선후관계, 압수물의 성분감정 결과에 따라 달라집니다.
Q. 임시마약류로 지정된 줄 몰랐다는 항변이 통하나요?
A. 몰랐다는 사정만으로 위헌이나 무죄를 주장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법원 태도입니다. 다만 수사·재판 과정에서 정상참작 사유로 고려될 여지는 있어, 구매 경위를 구체적으로 소명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Q. 해외 사이트에서 직구한 경우도 국내법으로 처벌받나요?
A. 예. 임시마약류 지정에 따른 금지행위에는 수입 행위도 포함돼 있어, 구매한 나라에서 합법이라도 국내로 반입하는 순간 별개의 위반이 됩니다. 국제우편물에 대한 검사도 강화되고 있어 적발 가능성도 낮지 않습니다.
Q. 임시마약류와 정식 마약류(향정신성의약품)는 처벌 수위가 다른가요?
A. 임시마약류로 지정되면 마약류 취급을 금지하는 일반규정이 그대로 준용되어 사실상 정식 마약류에 준하는 처벌 대상이 됩니다. 다만 1군인지 2군인지, 영리목적·상습성이 있는지에 따라 구체적인 형량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Q. 압수된 물질의 성분감정 결과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판례는 준용규정을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원칙과 함께, 의존성 등 요건이 증명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다는 원칙을 밝히고 있어, 감정 절차나 시료의 동일성에 문제가 있다면 다퉈볼 여지가 있습니다.
Q. 단순 투약과 매매·유통은 처벌이 어떻게 다른가요?
A. 단순 소지·투약보다 매매·알선·제공이 관련되면 적용 조문과 형량이 크게 무거워지고, 미성년자를 상대로 했거나 영리목적·상습성이 인정되면 가중처벌 대상이 됩니다. 수사 초기부터 소지 경위와 목적을 명확히 정리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맺음말
"합법 허브"라는 표현은 법적 지위를 보장하는 말이 아닙니다. 임시마약류 지정 제도는 신종 물질을 정식 등재 이전 단계에서부터 신속하게 규제하기 위해 만들어져, 지정 예고 단계부터 이미 취급을 금지합니다. 처벌 역시 정식 마약류에 준해 무겁게 다뤄지고, "몰랐다"는 사정만으로는 방어 논리가 되기 어렵다는 것이 법원의 일관된 태도입니다.
다만 압수물의 성분감정 결과, 지정 시점과 구매·소지 시점의 선후관계, 소지 경위에 따라 다퉈볼 지점은 분명히 남아 있습니다. 인계동이나 수원지검 관할 사건처럼 경기남부 지역에서도 신종마약 관련 조사와 상담 사례가 꾸준히 늘고 있는 만큼, 적발 초기 단계부터 사실관계를 정리해 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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