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유도나 마취를 위해 병원에서 주사를 맞았을 뿐인데, 나중에야 그 주사가 정식 처방이 아니라 불법으로 투약된 에토미데이트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환자들이 있습니다. 에토미데이트는 2025년 2월 마약류(향정신성의약품)로 새로 지정되면서, 정당한 처방 없이 이를 투약받는 행위 자체가 처벌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문제는 병원 측의 불법 투약이 드러나도 "나는 의사가 시키는 대로 맞았을 뿐"이라는 말이 환자 자신의 책임을 자동으로 없애주지는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에토미데이트를 불법으로 투약받은 환자가 실제로 어떤 경우에 처벌 대상이 되는지, 의사의 책임과 환자의 책임이 어떻게 갈리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에토미데이트, 왜 2025년부터 마약류가 됐나
에토미데이트는 본래 전신마취를 유도할 때 쓰는 단시간 작용 정맥주사제입니다. 약리작용이 프로포폴과 비슷해 진정·수면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이유로 일부 병원에서 정식 마취 목적이 아닌 수면유도·미용시술 편의 목적으로 남용되는 사례가 이어졌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0년 이를 '오·남용우려의약품'으로 지정해 관리했지만, 불법 유통과 오남용이 계속 사회문제로 지적되자 2025년 2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신규 지정했습니다. 지정을 앞당긴 계기 중 하나로 서울 강남의 한 병원이 5년 동안 방문객 75명에게 5천 회 넘게 에토미데이트를 투약하고 12억원이 넘는 부당이득을 취한 사건이 알려지며, 프로포폴 규제만으로는 막지 못한 새로운 대체 남용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습니다.
지정의 실질적 의미는 작지 않습니다. 마약류관리법 제2조 제3호 라목에 해당하는 향정신성의약품이 되면, 수입·제조·유통·처방·투약에 이르는 전 과정이 취급보고와 재고관리 의무 대상이 됩니다. 정당한 의료 목적을 벗어난 사용은 전면 금지되고, 이제 에토미데이트는 프로포폴이나 벤조디아제핀계 수면제와 마찬가지로 의료인이 정당한 처방에 따라 투약하는 경우가 아니면 누구든 소지·사용·투약이 금지되는 물질이 됐습니다.
에토미데이트는 2025년 2월 마약류관리법상 향정신성의약품(라목)으로 지정되며, 정당한 처방을 벗어난 사용은 그 자체로 범죄가 됐다.
마약류관리법 제4조가 환자에게도 적용되는 이유
마약류관리법 제4조 제1항은 마약류취급자가 아닌 사람이 마약류를 소지·소유·사용·관리·수수·투약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 조문은 공급하는 쪽, 즉 의사나 유통업자만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이를 받는 쪽, 즉 환자에게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다만 예외가 있습니다. 마약류취급의료업자로부터 법에 따라 정당하게 마약류를 투여받고 그 상태를 유지하는 경우는 처벌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이 예외 조항이 사실상 이 글의 핵심입니다 — 예외가 성립하려면 '법에 따라 정당하게' 투약받았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습니다.
그런데 병원이 정식 처방전 없이, 혹은 치료 목적이 아니라 수면유도·진정·미용시술 편의 등을 위해 에토미데이트를 반복 투약했다면, 애초에 '법에 따라 정당하게' 투약받은 것이 아니게 됩니다. 이 경우 환자가 주사를 맞은 행위 자체가 제4조 제1항이 금지하는 '사용'에 해당할 여지가 생깁니다. 환자 입장에서는 그저 병원에 가서 안내에 따랐을 뿐이라고 생각했더라도, 그 투약이 애초에 정당한 의료행위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었다면 예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처벌 조항의 적용을 받을 수 있습니다.
몰랐다는 말이 통하지 않는 경우 — 미필적 고의와 공동정범
형사처벌은 원칙적으로 고의범을 전제로 하므로, 환자가 자신이 맞는 주사가 마약류이고 그 투약이 불법이라는 사실을 전혀 알 수 없었다면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러나 실무에서는 '확정적으로 알았다'는 수준까지 요구하지 않습니다. 대법원 2016. 6. 23. 선고 2014도8514 판결은 프로포폴 사건에서, 의사가 치료 목적을 벗어나 의료행위를 빙자해 반복적으로 마약류를 투약한 경우 이는 '업무 외 목적' 투약으로서 마약류관리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이 법리는 에토미데이트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간단한 시술이나 처치를 명목으로 반복해서 투약이 이뤄졌다면, 그 자체가 정당한 의료행위의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나아가 환자 쪽에도 책임이 미칠 수 있는 근거는 형법 제30조의 공동정범 법리입니다. 2인 이상이 공동의 범행 의사를 갖고 실행에 나아가면 각자를 정범으로 처벌한다는 원칙에 따라, 반복해서 대가를 지불하며 같은 시술을 받으러 다니거나 의료적 필요 없이도 진정·수면 효과 자체를 원해 투약을 요청한 정황이 있다면, 환자도 '의료 외 목적 투약'이라는 공동의 목적을 인식하고 가담한 것으로 평가될 여지가 생깁니다. 반대로 정상적인 의료기관에서 통상적인 시술 안내를 받고 처치 과정의 일부로 주사를 맞았을 뿐이라면, 이 같은 인식 자체가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가령 한 환자가 피부 시술을 받으러 갔다가 '수면 마취'라는 설명과 함께 매번 정식 진료비와 별도로 현금 10만원씩을 더 결제하고, 같은 시술 없이도 진정 효과만을 위해 6개월 사이 스무 차례 넘게 방문해 투약받았다면, 그 반복성과 별도 결제방식 자체가 '의료 외 목적'을 인식했다고 볼 수 있는 정황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반면 정형외과에서 골절 정복술을 받으며 통상적인 마취 동의서에 서명하고 단 한 차례 진정 목적으로 투약받았다면, 같은 물질이라도 평가는 전혀 달라집니다.
책임의 갈림길은 '주사를 맞았는가'가 아니라, 그 투약이 정당한 의료행위의 범위를 벗어났다는 사실을 환자가 인식했거나 인식할 수 있었는가에 있다.
처벌 수위 — 제61조가 정한 법정형과 상습 가중
마약류취급자가 아닌 사람이 향정신성의약품(라목)을 정당한 사유 없이 소지·사용·투약한 경우 마약류관리법 제61조 제1항 제5호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단순 1회성 투약과 여러 차례에 걸친 반복 투약은 양형에서 다르게 평가되며, 투약 횟수와 기간, 대가 지급 여부, 의존성 형성 여부 등이 상습성 판단의 주요 요소가 됩니다.
실제 적발 사례를 보면 처벌의 무게중심은 대부분 공급·투약을 주도한 의료기관 쪽에 쏠려 있습니다. 상습적으로 다수 환자에게 에토미데이트를 투약하고 거액의 이익을 취한 의사에게 징역 4년과 부당이득 추징이 선고된 사례가 이어지고 있고, 서울시는 2026년 상반기 관내 23개 구 77개 의료기관을 점검해 15개 기관에서 18건의 마약류관리법 위반 사항을 적발하기도 했습니다. 이 가운데는 재고량 불일치나 취급 보고 누락처럼 의료기관의 관리 소홀에 해당하는 위반도 있지만, 정당한 처방 범위를 벗어난 투약이 확인되면 형사고발로 이어질 수 있는 사안도 포함돼 있습니다. 반면 환자 쪽은 투약 횟수가 적고 대가를 별도로 지급하지 않았으며 의료 목적을 신뢰할 만한 정황이 있었다면, 기소유예나 불기소로 종결되는 경우가 실무상 드물지 않습니다.
의사 책임과 환자 책임이 갈리는 구체적 기준
실제 사건에서 환자의 책임 유무를 가르는 요소는 대체로 다음 네 가지로 정리됩니다.
투약의 명목 — 정식 진료기록·처방 근거 없이 '수면 유도'·'피로 회복' 등 애매한 명목으로 이뤄졌는지.
반복성과 빈도 — 일회성 처치였는지, 짧은 기간에 여러 차례 반복됐는지.
대가 지급 방식 — 정식 진료비·보험 청구 없이 현금으로 별도 결제했는지.
요청의 주체 — 의료진의 의학적 판단으로 이뤄졌는지, 환자가 먼저 투약을 요청했는지.
이 네 가지 요소가 여러 개 겹칠수록 환자도 '의료 외 목적'을 인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되고, 반대로 정식 진료기록이 남아 있고 통상적인 진료 절차를 거쳤다면 환자의 책임은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다만 이 기준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개별 사건의 구체적 정황을 종합해 판단되므로, 같은 병원에서 투약받은 환자들 사이에서도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제 적발 사례에서도 이 차이는 뚜렷하게 갈립니다. 같은 병원에서 투약받은 환자 중에서도, 진료기록에 정식 시술명과 투약 용량이 남아 있고 보험 청구나 카드 결제로 비용을 치른 환자는 대부분 참고인 조사만으로 종결되는 반면, 진료기록 없이 현금으로만 결제하고 오직 진정·수면 효과를 위해 반복 방문한 환자는 함께 입건되는 경우가 실무상 확인됩니다. 결국 관건은 투약이라는 행위 자체가 아니라, 그 행위를 둘러싼 기록과 결제 방식이 정상적인 의료 절차의 흔적을 남기고 있는가입니다.
형사처벌과는 별개로 — 치료보호 제도가 적용될 수 있다
에토미데이트도 프로포폴처럼 반복 투약하면 의존성이 형성될 수 있다는 점에서, 형사처벌 여부와는 별도로 마약류관리법 제40조의 치료보호 제도가 함께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보건복지부장관 또는 시·도지사는 마약류 사용자에 대해 치료보호기관에서 중독 여부를 가리는 판별검사를 받게 하거나, 중독자로 판명된 사람에게 치료보호를 받게 할 수 있습니다. 판별검사 기간은 1개월 이내, 치료보호 기간은 12개월 이내이며, 어느 절차든 치료보호심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합니다.
예를 들어 반복해서 에토미데이트를 투약받아 온 환자가 수사 과정에서 의존 증상을 보인다고 판단되면, 형사절차와 함께 혹은 형사처벌과 별개로 치료보호 절차가 진행될 수 있습니다. 이 절차는 처벌이 아니라 치료를 목적으로 하므로, 스스로 판별검사를 신청하고 치료 이력을 남겨두는 것이 이후 수사·재판 단계에서 반성과 재범 방지 노력을 보여주는 유리한 정황으로 고려될 수 있습니다.
수사가 시작됐을 때 환자가 유의해야 할 점
병원의 불법 투약 정황이 적발되면 수사기관은 진료기록과 투약 대장, 결제 내역을 확보해 투약받은 환자 명단을 추려 순차적으로 조사합니다. 처음에는 병원 측 비리를 밝히기 위한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가 시작되더라도, 진술 과정에서 반복 투약 사실이나 대가 지급 정황이 드러나면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될 수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 환자가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사실관계를 축소하거나 진료기록과 다르게 진술하는 일입니다. 진료기록·결제내역은 이미 수사기관이 확보한 객관적 자료이므로, 이와 다른 진술은 오히려 신빙성을 떨어뜨리고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자신이 어떤 설명을 듣고 투약에 응했는지, 의료 목적이라고 믿을 만한 근거가 무엇이었는지를 시간순으로 정리해 진술하는 편이 유리합니다. 투약 횟수가 적고 초범이며 의료 목적을 신뢰할 만한 정황이 뚜렷하다면 기소유예로 종결될 가능성도 있으므로, 조사 초기 단계부터 정황을 정리해 대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실무 유의점 — 병원의 불법성을 몰랐다는 것을 입증하려면
환자 입장에서 자신의 책임을 다투려면, 투약이 정당한 의료행위라고 신뢰할 수밖에 없었던 근거를 구체적으로 확보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진료 안내 시 어떤 설명을 들었는지, 정식 진료비로 결제됐는지, 진료기록에 시술명과 투약 내역이 정상적으로 기재돼 있었는지가 대표적인 자료입니다.
반대로 병원 측이 처음부터 '마약류라서 조심스럽다'는 식의 언급을 했거나, 현금 결제·비공식 예약을 요구했거나, 진료기록에 남기지 않는 방식으로 투약이 이뤄졌다면 이는 환자에게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정황입니다. 이런 정황이 있었다면 조사 단계에서부터 법률 조력을 받아 진술 방향을 정리하고, 자신이 인식할 수 있었던 범위와 인식할 수 없었던 부분을 구분해 설명하는 것이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여러 환자가 동시에 조사 대상이 되는 사건에서는, 초기에 어떤 자료를 제출하고 어떤 진술을 남기느냐에 따라 이후 검찰의 처분 방향이 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진료기록 사본, 결제 영수증, 예약 문자 등은 시간이 지날수록 확보하기 어려워지므로, 조사 통지를 받은 초기 단계에서 관련 자료부터 정리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병원에서 준 주사가 마약류인지 몰랐다면 무조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완전히 몰랐고 몰랐던 데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면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진료기록 없이 현금으로 반복 결제했거나 통상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투약이 이뤄졌다면, 몰랐다는 주장이 그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Q. 딱 한 번만 투약받았는데도 처벌 대상이 되나요?
A. 이론적으로는 1회 투약도 마약류관리법 제4조 위반에 해당할 수 있지만, 실무에서는 투약 횟수가 적고 의료 목적을 신뢰할 만한 정황이 뚜렷하면 기소유예나 불기소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사건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어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Q. 처벌을 주도한 것은 병원인데 환자도 똑같이 처벌받나요?
A. 원칙적으로 공급자인 의료진의 책임이 더 무겁게 평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의사는 마약류취급의료업자로서 처방·조제·투약 전 과정에 대한 관리 의무를 지므로, 부당이득 규모나 투약 횟수가 클수록 형량도 함께 커집니다. 다만 환자가 의료 외 목적 투약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도 반복해서 투약을 요청했다면 공동정범으로 평가돼 환자 역시 별도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Q. 수사기관에서 참고인으로 불렀는데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A. 진료기록과 결제내역 등 객관적 자료와 다르게 진술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신이 투약 당시 어떤 설명을 듣고 어떤 목적으로 이해했는지를 시간순으로 정리해 진술하는 편이 유리합니다.
Q. 에토미데이트 투약이 2025년 2월 지정 이전이었다면 어떻게 되나요?
A. 향정신성의약품 지정 이전 투약은 마약류관리법 위반으로 처벌하기 어렵고, 대신 의료법·약사법 등 다른 법령 위반 여부가 별도로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는 투약 시점이 지정 이전으로 명확히 확인되는 경우에 한정되므로, 투약 시점부터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Q. 초범이면 실형까지는 가지 않나요?
A. 초범이고 투약 횟수·기간이 짧으며 자백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면 벌금형이나 집행유예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상습성이 인정되거나 대가를 지급하며 반복 투약한 사정이 확인되면 실형이 선고될 수도 있습니다.
맺음말
에토미데이트가 마약류로 지정된 이후, 병원에서 받은 주사 한 대가 환자에게도 형사책임으로 돌아올 수 있는 시대가 됐습니다. 몰랐다는 말은 여전히 중요한 방어수단이지만 그 자체로 자동 면책되는 것은 아니며, 투약의 명목·반복성·대가 지급 방식 같은 구체적 정황에 따라 결론이 달라집니다. 정식 진료 과정에서 통상적인 마취·진정 목적으로 투약받은 환자와, 진료기록도 없이 오직 진정 효과만을 원해 반복 방문한 환자는 같은 물질을 맞았더라도 법적으로 전혀 다른 평가를 받습니다.
병원의 불법 투약이 적발돼 조사 대상이 됐다면, 자신이 투약받을 당시 실제로 무엇을 인식하고 있었는지와 그 근거가 되는 자료부터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특히 인계동을 비롯해 수원지검·수원구치소 관할에서 이런 조사를 받게 됐다면, 초기 단계부터 정황을 정리해 대응하는 쪽이 이후 결과에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