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 양도로 지급정지·전자금융거래 제한까지 걸렸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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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장 양도로 지급정지·전자금융거래 제한까지 걸렸다면 

김강희 변호사


통장 양도로 지급정지·전자금융거래 제한까지 걸렸다면


사건 개요


급전이 필요해 찾아본 아르바이트 공고에서 "통장만 빌려주면 하루 이용료를 드리겠다"는 제안을 받아본 적이 있는 분들이 있습니다. 혹은 지인이 "사업 자금이 잠깐 필요하니 계좌를 며칠만 빌려달라"고 부탁해 별 의심 없이 통장과 카드, 비밀번호를 건넨 경우도 있습니다. 문제는 몇 달이 지난 뒤 은행에서 "귀하의 계좌가 지급정지되었습니다"라는 문자를 받으면서 시작됩니다.

지급정지만으로 끝나면 그나마 다행입니다. 실제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전자금융거래제한대상자로 지정되었다는 통보가 뒤따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되면 지급정지된 그 계좌 하나만이 아니라 명의인이 가진 다른 은행의 계좌까지 이체·출금이 막히고, 새 계좌를 개설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해집니다. 같은 시기에 경찰서에서는 전자금융거래법위반(접근매체양도) 혐의로 출석을 요구하는 통지서까지 도착합니다.

이 시점에서 당사자는 세 가지를 한꺼번에 마주하게 됩니다. 통장을 넘긴 대가로 받은 것은 몇만 원, 혹은 아무 대가도 없었는데 형사 입건이 되었다는 당혹감, 생활비가 들어 있던 계좌부터 다른 계좌까지 묶여 버린 금융 마비, 그리고 이 두 문제를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지 모르는 막막함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 두 절차는 근거 법이 다르지만 실무적으로는 함께 풀어야 시간과 자료를 아낄 수 있습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결과를 가르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통장을 넘길 당시 그것이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았는지, 즉 고의가 있었는지입니다(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 제49조 제4항 제1호). 둘째, 대가를 받았는지, 받았다면 그 액수와 명목이 무엇이었는지입니다 — 대가의 유무와 규모는 고의를 추단하는 핵심 정황으로 작용합니다. 셋째, 사기에 이용될 것을 알고도 넘긴 정황까지 인정되면 접근매체양도죄와 별개로 사기방조죄(형법 제347조, 제32조)까지 문제될 수 있는지입니다. 넷째, 지급정지와 전자금융거래제한대상자 지정을 어떤 절차와 소명자료로 풀어낼 수 있는지입니다.

앞의 세 가지가 형사 절차의 축이라면, 마지막 하나는 통신사기피해환급법(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이라는 별도의 법에 근거한 축입니다. 그리고 이 두 축은 완전히 분리되어 있지 않습니다. 형사 절차에서 확보한 '몰랐다', '대가 없었다'는 사실관계는 그대로 지급정지 이의제기의 소명자료로 옮겨 쓸 수 있고, 반대로 지급정지·전자금융거래제한이 풀리면 형사 절차에서도 유리한 정상 자료가 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형사 절차에서 '고의 없음'을 사실관계로 구성하기


접근매체양도죄는 대가를 받았는지와 무관하게 '양도' 그 자체를 금지 행위로 규정하고 있어(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 통장을 넘긴 사실 자체는 부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이런 사건의 실제 방어는 양도 사실을 다투는 것이 아니라, 그 양도에 범죄 이용에 대한 인식이 있었는지를 사실관계로 다투는 데 집중됩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접근합니다.

1) 양도 경위를 시간순으로 재구성합니다.

통장을 넘기게 된 계기가 구인구직 사이트의 채용 공고였는지, 대출 알선을 빙자한 요구였는지, 지인의 부탁이었는지에 따라 고의 판단이 크게 달라집니다. 당시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채용 공고 캡처, 통화 녹음, 계좌 입출금 내역 등 당시 시점에 남은 객관적 자료를 최우선으로 확보합니다. 사건이 불거진 뒤에 작성한 진술서보다 사건 당시에 남긴 기록이 훨씬 신빙성 있게 받아들여지기 때문입니다.

2) 대가의 유무와 규모를 명확히 정리합니다.

대가 없이, 혹은 소액의 이용료만 받고 통장을 넘긴 경우와 상당한 금액을 받고 반복적으로 계좌를 대여해 온 경우는 고의 인정 여부에서 전혀 다르게 취급됩니다. 통장을 빌려주고 받은 금원의 성격이 취업을 위한 최소한의 실비였는지, 계좌 이용 자체의 대가였는지를 계좌 거래내역으로 특정해, 속아서 넘겨준 것인지 아니면 대여의 대가성이 있었는지를 명확히 구분해 제시합니다.

3) 사기방조 혐의로 번지지 않도록 진술 방향을 세웁니다.

수사기관은 접근매체 양도 사실을 넘어, 사기 범행 자체를 알고 가담했는지를 함께 살핍니다. 초기 조사에서의 진술 하나하나가 이후 사기방조 혐의 인정 여부에 그대로 영향을 미치므로, 사실관계와 증거를 먼저 정리한 뒤 조사에 임하도록 준비합니다. 특히 통장을 여러 차례 대여한 이력이 있다면 그 각각의 경위를 별도로 소명할 자료를 미리 갖추어, 하나의 사정만으로 전체 혐의가 확대 해석되지 않도록 관리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지급정지 이의제기로 전자금융거래제한대상자 지정까지 함께 푸는 전략


형사 방어와는 별개로, 묶여 있는 계좌를 풀어내는 절차가 따로 있습니다.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은 명의인에게 지급정지에 대한 이의제기권을 보장하고 있고, 이 절차가 받아들여지면 전자금융거래제한대상자 지정까지 함께 풀립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이 절차를 진행합니다.

1)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제7조에 따라 이의제기를 준비합니다.

명의인은 지급정지 공고일부터 2개월이 지나기 전에, 해당 계좌가 사기이용계좌가 아니라는 사실을 객관적 자료로 소명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같은 법 제7조). 계좌를 넘긴 경위, 사기 범행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는 점 등 앞서 형사 절차에서 정리한 자료를 그대로 옮겨 제출합니다. 이 기간을 넘기면 이의제기 자체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어 시점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2) 제한 해제와 제한대상자 지정 취소의 연동 구조를 활용합니다.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제13조의2는 지급정지 사실이 있었던 명의인을 금융감독원이 전자금융거래제한대상자로 지정하도록 정하면서도, 같은 법 제8조에 따라 지급정지 등이 해제되면 그 지정을 취소하도록 함께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지급정지 하나만 별도로 다투는 것이 아니라, 이 해제가 인정되도록 소명자료를 갖추면 다른 계좌까지 묶인 전자금융거래제한대상자 지위도 함께 풀리는 구조입니다.

3) 형사 절차의 진행 경과를 소명자료로 함께 관리합니다.

수사기관에서 혐의없음 처분을 받거나 사기방조 혐의가 배제되는 방향으로 정리되면, 그 결과는 지급정지 이의제기의 소명력을 크게 높여 줍니다. 반대로 형사 절차가 먼저 마무리되기를 기다리다 이의제기 기간을 넘기면 절차 자체가 막힐 수 있으므로, 이의제기는 기간 안에 먼저 진행하고 형사 절차의 진행 상황을 추가 소명자료로 순차 제출하는 방식으로 두 절차의 일정을 함께 계산해 병행합니다.


결론


통장을 넘긴 순간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겨졌던 일이, 몇 달 뒤 지급정지 통보와 형사 출석 요구서로 한꺼번에 돌아오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두 절차 모두 시간이 지날수록 소명할 수 있는 자료가 흩어지고, 이의제기 기간처럼 놓치면 되돌릴 수 없는 기한도 있습니다.

지급정지, 전자금융거래제한, 그리고 형사 절차는 근거 법이 다를 뿐 결국 하나의 사실관계에서 출발합니다. 통장을 넘기게 된 경위를 지금 갖고 있는 자료로 얼마나 촘촘히 재구성할 수 있는지가 두 절차의 결과를 함께 좌우하므로, 지급정지 통보를 받은 직후 대응 방향을 한 번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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