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기일에 이의 안 했어도 부당이득반환청구로 돌려받을 수 있는 경우
배당기일에 이의 안 했어도 부당이득반환청구로 돌려받을 수 있는 경우
법률가이드
소송/집행절차대여금/채권추심

배당기일에 이의 안 했어도 부당이득반환청구로 돌려받을 수 있는 경우 

강대현 변호사

경매 배당기일에 출석하지 못했거나, 출석했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그냥 넘어간 채권자들이 뒤늦게 묻는 질문이 있습니다. 배당표가 이미 확정됐는데, 그때 이의하지 못한 몫을 지금이라도 돌려받을 방법이 있느냐는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배당표의 확정은 채권 자체를 확정하는 것이 아니어서, 상황에 따라 부당이득반환청구로 구제받을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배당요구 자체를 하지 않았는지, 배당이의소송에서 이미 패소했는지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 글에서는 배당기일 이의를 놓친 채권자가 부당이득반환청구로 실제 구제받을 수 있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판례를 기준으로 정리하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배당표가 확정돼도 채권 자체가 확정되는 건 아니다

경매절차에서 배당기일에 출석한 채권자가 다른 채권자의 채권이나 순위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그 배당표는 그대로 확정되어 배당이 실시됩니다. 민사집행법 제153조는 배당기일에 이의가 없으면 배당표에 따라 배당을 실시하도록 정하고 있고, 이의가 제기된 부분만 배당액을 유보한 채 나머지를 확정합니다. 문제는 이 '확정'이 어디까지 효력을 갖느냐입니다.

대법원은 일관되게 배당표의 확정과 그에 따른 배당 실시가 채권자들 사이의 실체법상 권리관계까지 확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배당절차는 어디까지나 경매대금을 나누는 절차법상의 틀일 뿐이고, 누가 진짜 얼마를 받을 권리가 있었는지는 민법상 채권·담보물권의 존부와 순위라는 실체법으로 정해진다는 것입니다. 이 원칙이 바로 배당기일에 이의를 하지 못한 채권자에게도 구제의 문을 열어주는 출발점이 됩니다. 배당표가 절차적으로 확정됐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는, 원래 받을 권리가 없던 채권자가 그 돈을 가져갈 '법률상 원인'이 생기지 않기 때문입니다.

배당표의 확정은 절차법상 효력일 뿐, 채권의 존부라는 실체법상 권리관계까지 확정하는 것은 아니다 — 이 구분이 부당이득반환청구가 열리는 근거다.

배당기일에 이의하지 못했어도 부당이득반환청구가 가능한 이유

대법원 2001. 3. 13. 선고 99다26948 판결은 이 원칙을 명확히 확인합니다. 확정된 배당표에 따라 배당을 실시하는 것이 실체법상의 권리를 확정하는 것은 아니므로, 배당을 받아야 할 채권자가 받지 못하고 받지 못할 자가 받았다면, 배당을 받지 못한 채권자는 배당에 관하여 이의를 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부당이득을 받은 자를 상대로 반환청구권을 갖는다는 것이 판례의 결론입니다. 배당기일에 참석조차 못 했거나, 참석했어도 절차를 몰라 이의를 진술하지 못한 경우라도 이 법리가 그대로 적용됩니다.

실무적으로 이 법리가 의미를 갖는 상황은 다양합니다.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이 실제로는 이미 소멸했는데도 등기부상 남아 있어 배당을 받아간 경우, 채권 순위를 잘못 계산해 후순위 채권자가 선순위 몫까지 배당받은 경우, 가장채권자가 허위로 채권을 신고해 배당에 끼어든 경우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런 사정을 배당기일 당시에는 몰랐다가 나중에 알게 됐더라도, 배당표가 확정됐다는 이유만으로 청구권 자체가 소멸하는 것은 아닙니다.

배당요구는 했지만 이의는 안 한 채권자도 구제되나 — 2019년 전원합의체의 확장

한동안 실무에서는 배당절차에 참가해 배당기일에 출석까지 하고서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채권자는, 아예 절차를 몰랐던 채권자와는 달리 부당이득반환청구가 제한될 수 있다는 견해가 있었습니다. 이 쟁점을 정리한 것이 대법원 2019. 7. 18. 선고 2014다206983 전원합의체 판결입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는 배당절차에 참가해 배당기일에 출석했지만 배당표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고, 이후 다른 채권자가 배당이의소송을 거쳐 배당금을 수령하자 자신의 몫에 해당하는 안분액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라고 청구했습니다.

대법원 다수의견은 이 경우에도 부당이득반환청구가 가능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근거는 민사집행법 제155조입니다. 이 조문은 이의한 채권자가 배당기일로부터 1주 이내에 배당이의소송을 제기했다는 증명서류를 내지 못해 이의가 취하된 것으로 보게 되더라도(제154조 제3항), 그 사람이 다른 절차로 우선권이나 그 밖의 권리를 행사하는 데는 영향이 없다고 정합니다. 대법원은 이 규정을 단순한 예외조항이 아니라 '배당절차의 확정력은 실체적 권리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원칙을 확인하는 조문으로 해석했고, 그 결과 아예 이의 자체를 하지 않은 채권자에게도 같은 논리가 적용된다고 본 것입니다. 허위 채권을 걸러내려는 노력의 결과를 이의한 채권자 혼자 독점하게 두지 않겠다는 취지도 함께 제시됐습니다.

배당기일에 출석해 이의를 진술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 2014다206983 전원합의체 판결의 결론이다.

반대로 부당이득반환청구가 막히는 경우 — 배당요구 자체를 안 했다면

이의를 못 했다고 늘 구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가장 뚜렷한 예외가 적법한 배당요구 자체를 하지 않은 채권자입니다. 대법원 1998. 10. 13. 선고 98다12379 판결은, 실체법상 우선변제청구권이 있더라도 배당요구의 종기까지 적법한 배당요구를 하지 않아 배당에서 제외된 것으로 배당표가 작성·확정됐다면, 그가 배당요구를 했더라면 받았을 금액이 다른 채권자에게 돌아갔다고 해서 그것이 법률상 원인 없는 이득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두 판례의 차이는 결국 '절차에 참가할 자격을 갖췄는데 이의만 놓쳤는지', 아니면 '애초에 절차 참가 요건 자체를 갖추지 못했는지'에 있습니다. 민사집행법 제88조 제1항제148조 제2호는 집행력 있는 정본이 없는 채권자나 첫 경매개시결정등기 후 등기된 담보권자가 아닌 채권자(임차인의 확정일자부 채권, 가압류채권자 등) 등에게 별도의 배당요구를 요구하는데, 이 요구를 배당요구 종기까지 하지 않으면 그 사람은 애초에 배당표에 이름을 올릴 자격 자체가 없었던 것으로 취급됩니다. 반면 첫 경매개시결정등기 이전에 이미 등기된 근저당권자·전세권자처럼 별도 배당요구 없이도 당연히 배당에 참가하는 채권자라면 이 예외는 적용되지 않고, 원래의 원칙대로 이의 여부와 무관하게 부당이득반환청구가 열립니다. 예를 들어 임차인이 확정일자는 받아뒀지만 배당요구 종기까지 배당요구 신청서를 내지 않아 배당에서 아예 빠졌다면, 이후 다른 채권자가 그 몫까지 배당받았더라도 돌려받을 방법이 없습니다.

  • 배당요구는 했으나 이의만 안 한 경우 — 부당이득반환청구 가능(99다26948, 2014다206983).

  • 적법한 배당요구 자체를 안 한 경우 — 부당이득반환청구 불가(98다12379).

  • 배당이의소송을 제기해 본안판결까지 받은 경우 — 그 판결의 기판력이 이후 부당이득반환청구에도 미쳐, 같은 쟁점을 다시 다툴 수 없음.

실제로 청구하려면 무엇을 증명해야 하나

부당이득반환청구는 배당이의소송과 달리 배당기일이나 그 직후의 짧은 기한에 얽매이지 않는 일반 민사소송입니다. 그만큼 청구하는 쪽이 스스로 입증해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자신이 실체법상 정당한 채권자로서 배당을 받았어야 했다는 사실입니다. 채권의 발생 원인과 액수를 뒷받침하는 계약서·차용증·판결문 등과, 근저당권이라면 등기부등본상의 순위를 함께 제시해야 합니다. 둘째, 상대방이 받아간 배당금이 실체법상 근거 없는 이득이라는 사실입니다. 상대방 채권이 이미 변제로 소멸했다거나, 순위가 실제로는 자신보다 뒤였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밝혀야 합니다.

실무에서는 배당표와 배당계산서, 경매기록 중 채권신고서·배당요구서를 법원에서 열람·복사해 확보하는 절차가 선행됩니다. 상대방의 근저당권이 허위이거나 이미 소멸했다는 의심이 있다면, 그 채권의 발생 경위와 변제 내역을 확인할 자료(계좌 거래내역, 영수증, 통화·문자 기록 등)를 함께 준비해야 소송에서 실질적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 청구 상대방은 배당표대로 자신에게 배당된 금액을 수령한 채권자이며, 집행법원이나 국가를 상대로 하는 청구가 아니라는 점도 유의할 부분입니다.

언제까지 청구할 수 있나 — 소멸시효와 서둘러야 하는 이유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민법 제741조에 근거한 채권으로, 별도의 단기 소멸시효 규정이 없는 한 일반채권과 같은 소멸시효 기간이 적용됩니다. 배당이 잘못됐다는 사실을 안 날로부터가 아니라 부당이득이 발생한 시점, 즉 배당이 실시된 때부터 소멸시효 기간이 진행된다고 보는 것이 실무의 일반적 접근입니다. 시효가 완성되기 전에 청구해야 한다는 원칙 자체는 다른 부당이득반환청구와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시효 문제와 별개로 서둘러야 할 현실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배당금을 수령한 상대방이 이미 그 돈을 소비하거나 다른 채무 변제에 써버리면, 승소 판결을 받아도 실제로 회수하기가 어려워집니다. 상대방의 재산 상태가 악화되기 전에 가압류 등 보전처분을 함께 검토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배당표를 열람할 수 있게 된 시점부터 시간을 끌수록 회수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움직이는 것이 실무상 안전합니다.

가령 배당기일로부터 한참 지난 뒤에야 근저당권이 이미 소멸했었다는 사실을 다른 소송 기록에서 우연히 알게 되는 경우가 실제로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도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면 청구 자체는 가능하지만, 상대방이 이미 배당금을 사업자금이나 다른 채무 변제에 써버렸다면 승소 판결을 받고도 강제집행할 재산이 남아있지 않아 사실상 회수하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사실관계를 파악한 즉시 상대방의 재산 상태부터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보전처분을 먼저 검토하는 순서가 실무에서는 더 안전합니다.

배당이의소송과 부당이득반환청구, 어느 쪽을 택해야 하나

배당기일에 이의를 진술했고 아직 1주일의 소제기 기한이 남아 있다면, 원칙적인 절차는 배당이의의 소입니다. 이 소송은 배당절차 자체를 다투는 것이어서 승소하면 배당표가 그 자리에서 경정되고, 별도로 상대방에게 반환을 강제집행할 필요 없이 집행법원이 바로 잡아줍니다. 반면 이미 배당이 실시되고 상대방이 돈을 수령한 뒤라면, 배당표를 경정할 절차 자체가 남아있지 않으므로 부당이득반환청구라는 일반 민사소송으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두 절차의 관계에서 주의할 점은, 배당이의소송에서 이미 본안판결을 받아 패소가 확정됐다면 그 판결의 기판력이 배당수령권의 존부에 미친다는 것입니다. 배당이의소송에서 진 채권자가 같은 쟁점을 다시 부당이득반환청구로 우회해 다투려 해도, 기판력에 막혀 배척됩니다. 반대로 말하면 부당이득반환청구는 배당이의소송을 아예 제기하지 못했거나 절차적 이유로 진행되지 못한 채권자에게 열려 있는 보완적 구제수단이지, 이미 다툰 쟁점을 다시 심리해달라는 절차는 아닙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배당기일에 아예 출석하지 못했는데도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대법원 99다26948 판결은 이의 여부와 관계없이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인정하고 있어, 출석 자체를 못 한 경우도 같은 법리가 적용됩니다. 다만 자신이 실체법상 정당한 채권자였다는 사실은 별도로 입증해야 합니다.

Q. 배당요구를 아예 안 했는데도 나중에 부당이득으로 돌려받을 수 있나요?

A. 어렵습니다. 대법원 98다12379 판결에 따르면 적법한 배당요구를 하지 않아 배당에서 제외된 경우, 배당요구를 했더라면 받았을 금액이 다른 채권자에게 돌아갔더라도 법률상 원인 없는 이득으로 보지 않습니다.

Q. 배당이의소송에서 이미 패소했는데 부당이득반환청구로 다시 다툴 수 있나요?

A. 원칙적으로 어렵습니다. 배당이의소송 본안판결의 기판력이 배당수령권의 존부에 미치므로, 같은 쟁점을 부당이득반환청구로 다시 주장해도 그 판결에 막혀 배척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Q. 부당이득반환청구 소송은 누구를 상대로 제기해야 하나요?

A. 집행법원이나 국가가 아니라, 배당표에 따라 실제로 배당금을 수령한 채권자를 상대로 제기합니다. 자신이 받았어야 할 금액을 대신 가져간 특정 채권자를 상대방으로 특정해야 합니다.

Q.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하려면 어떤 증거를 준비해야 하나요?

A. 자신의 채권 발생 원인과 순위를 뒷받침하는 계약서·등기부등본과, 상대방의 배당수령이 근거 없다는 점을 보여줄 채권 소멸·순위 오류 관련 자료가 핵심입니다. 배당표와 배당계산서, 채권신고서는 경매기록 열람으로 확보할 수 있습니다.

Q. 부당이득반환청구도 시간이 지나면 아예 못 받게 되나요?

A. 부당이득반환청구권도 채권으로서 소멸시효의 적용을 받으므로 무한정 기다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시효와는 별개로 상대방이 배당금을 이미 써버리면 회수 자체가 어려워지므로,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에는 서둘러 대응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맺음말

배당기일에 이의를 하지 못했다는 사정 하나만으로 보증금이나 채권을 영영 포기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배당표의 확정은 절차적 효력일 뿐 실체법상 권리관계까지 정리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배당요구를 적법하게 마쳤던 채권자라면 이의 여부와 무관하게 부당이득반환청구로 구제받을 길이 남아 있습니다. 다만 배당요구 자체를 놓쳤거나 배당이의소송에서 이미 패소가 확정된 경우에는 결론이 달라지므로, 자신이 어느 상황에 해당하는지부터 정확히 가려야 합니다.

수원지방법원을 비롯한 경기남부 지역 경매 사건에서도 배당표가 확정된 뒤에야 순위 오류나 허위 채권 정황을 뒤늦게 발견하는 사례가 드물지 않습니다. 배당기록 열람부터 증거 정리, 소멸시효 관리까지 단계마다 챙길 것이 많은 만큼, 배당표를 확인한 시점에 바로 대응 방향을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강대현 변호사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13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