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금 안 주는 건축주, 하자 상계 방어법
잔금 안 주는 건축주, 하자 상계 방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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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금 안 주는 건축주, 하자 상계 방어법 

김강희 변호사


잔금 안 주는 건축주, 하자 상계 방어법


사건 개요


공사를 계약대로 마치고 건물을 인도했는데도, 정작 잔금 지급일이 되면 건축주의 태도가 달라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여기저기 하자가 있으니 그것부터 고쳐 놓으라"며 잔금 전액을 미루는 것입니다. 실제로 손볼 곳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문제는 그 하자의 경중과 잔금 유보의 크기가 전혀 비례하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마감재 색상 차이나 경미한 균열 몇 곳을 이유로, 수천만 원에서 억대에 이르는 잔금 전부를 묶어 버리는 식입니다.

수급인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밖에 없습니다. 자재비와 인건비를 먼저 지출하고 공사를 끝냈는데, 정작 대금을 받아야 할 시점에 "하자"라는 말 한마디로 지급이 무기한 밀리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무작정 소송부터 밀어붙이면, 실제로 존재하는 하자 부분까지 함께 다투게 되어 오히려 회수가 늦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법은 이 문제를 "하자가 있다, 없다"의 이분법으로 보지 않습니다. 하자가 실제로 얼마만큼 있고, 그 하자를 이유로 건축주가 잔금 지급을 미룰 수 있는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를 따집니다. 하자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잔금 전액의 지급을 거절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그 유보의 범위와 근거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무너뜨리느냐에 따라 회수 시점과 금액이 크게 달라집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다투어지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건축주가 지적하는 부분이 민법 제667조가 말하는 '하자'에 해당하는지, 해당한다면 그 정도가 얼마나 되는지입니다. 둘째, 건축주가 하자를 이유로 잔금 지급을 미룰 수 있는 동시이행항변권의 범위가 잔금 전액에 미치는지, 아니면 하자에 상응하는 금액으로 한정되는지입니다. 셋째, 건축주가 "하자 있으니 안 준다"는 말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적법한 상계의 요건을 갖췄는지—손해배상채권의 액수를 특정해 상계 의사표시를 했는지—입니다. 넷째, 하자와 무관한 기성 부분에 대해 별도로 지급을 구할 수 있는지입니다.

민법 제667조는 도급인이 하자보수를 청구하거나, 보수에 갈음해 또는 보수와 함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하면서(제1항·제2항), 이 하자보수청구권·손해배상청구권이 수급인의 공사대금채권과 동시이행관계에 있다고 정합니다(제3항, 제536조 준용). 즉 도급인에게 유보할 권리 자체는 법이 인정합니다. 문제는 그 유보가 무제한이 아니라는 점이며, 승패는 이 네 지점을 얼마나 구체적인 근거로 채우는가에서 갈립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막연한 하자 주장을 객관적 수치로 바꾸기


가장 먼저 무너뜨려야 할 것은 "하자가 많다"는 막연한 주장 그 자체입니다. 건축주가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어느 정도 잘못되었는지 특정하지 못한 채 잔금만 붙들고 있는 경우가 실제로 상당히 많습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대응합니다.

1) 인도 시점의 기록과 계약 기준을 먼저 확보합니다.

준공검사·사용승인 서류, 인도 당시 작성된 확인서나 사진, 그리고 애초 계약서·설계도서·시방서를 모읍니다. 건축주가 지적하는 부분이 처음부터 계약 기준을 벗어난 것인지, 아니면 계약 범위 안에서 정상적으로 이루어진 시공인지를 이 자료로 먼저 가려냅니다. 인도 당시 별다른 이의 없이 건물을 넘겨받았다면, 그 이후 뒤늦게 제기되는 하자 주장의 신빙성을 다투는 근거도 됩니다.

2) 건축 감정을 신청해 하자를 구체적인 금액으로 특정합니다.

건축주의 "하자가 많다"는 말을 그대로 두면 잔금 전체가 계속 묶여 있게 됩니다. 이를 감정을 통해 항목별 하자 존재 여부와 보수비용으로 못박으면, 유보의 근거가 막연한 인상에서 구체적인 숫자로 바뀝니다. 감정 결과 하자보수비가 소액으로 확인되면, 그 자체가 다음 단계에서 잔금 유보 범위를 좁히는 핵심 근거가 됩니다.

3) 시공상 하자와 자연마모·사용상 손상을 구분합니다.

인도 후 상당 기간이 지나 발생한 손상이나, 통상적인 사용·유지관리 소홀로 생긴 변화까지 시공 하자로 뭉뚱그려 주장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계약 당시 사양과 준공 시점의 상태를 대조해, 애초 시공 잘못이 아닌 부분은 감정 과정에서부터 하자 목록에서 제외시켜 다툼의 범위 자체를 줄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잔금 유보의 범위를 좁혀 실제로 받아내기


하자의 실체를 숫자로 특정한 다음에는, 그 숫자를 근거로 얼마를 지금 받아낼 수 있는지를 설계합니다. 하자가 있다는 사실이 인정되더라도, 그것이 잔금 전액을 계속 묶어 둘 이유가 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1) 동시이행항변권의 범위를 하자상당액으로 제한하도록 다툽니다.

대법원은 미지급 공사대금에 비해 하자보수비가 현저히 적은 경우, 도급인이 동시이행항변으로 유보할 수 있는 범위는 공평과 신의칙에 비추어 하자 및 손해에 상응하는 금액으로 한정된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01. 9. 18. 선고 2001다9304 판결). 감정으로 확인된 하자보수비가 잔금 전체에 비해 작다면, 이 판례를 근거로 "하자상당액을 넘는 나머지는 즉시 지급하라"는 청구를 구성할 수 있습니다.

2) 적법한 상계가 이루어졌는지를 따집니다.

대법원은 도급인이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채권을 자동채권으로, 수급인의 공사대금채권을 수동채권으로 삼아 상계의 의사표시를 한 다음날부터 비로소 도급인이 이행지체에 빠진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1989. 12. 12. 선고 88다카18788 판결). 뒤집어 보면, 건축주가 손해배상액을 구체적으로 특정해 상계 의사표시를 하지 않은 채 막연히 "안 준다"고만 버티는 상태라면, 적법한 상계로 보기 어렵습니다. 이 점을 근거로 지연손해금 기산일과 유보의 정당성을 함께 다툽니다.

3) 다툼 없는 부분부터 분리해 청구합니다.

잔금 전체 중 하자와 무관하게 확정된 기성 부분, 건축주도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이를 먼저 분리해 지급명령이나 소송으로 청구합니다. 하자와 관련된 다툼이 있는 부분만 별도로 정리해 다투면, 회수 가능한 부분의 지급 시기를 앞당기고 전체 분쟁의 쟁점도 단순해집니다.


결론


하자가 있다는 말 한마디로 잔금 전액이 묶이는 것은 정당하지 않습니다. 법은 하자의 정도와 유보의 범위가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고 보고 있으며, 그 균형을 무너뜨리는 쪽은 대개 "하자가 있다"는 사실만 반복할 뿐 구체적인 금액과 범위를 특정하지 못하는 쪽입니다.

인도 시점의 기록을 평소에 남겨 두고, 하자를 이유로 잔금이 막히는 순간 곧바로 감정 등 객관적 근거를 확보하는 것이 회수 속도를 가장 크게 좌우합니다. 지금 잔금이 하자를 이유로 묶여 있는 상황이라면, 유보의 범위가 정당한 수준인지, 어떤 근거로 얼마를 지금 청구할 수 있는지 한 번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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