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지 않고 자녀도 없는 형제자매가 사망하면 그 재산은 누구에게 돌아갈까요? 부모가 모두 돌아가셨다면 형제자매뿐만 아니라 조카도 함께 상속받는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조카는 삼촌이나 이모, 고모의 재산을 곧바로 상속받는 사람이 아닙니다. 먼저 사망한 사람의 자녀와 부모가 있는지 확인해야 하고, 형제자매가 상속인이 되는 경우에도 조카의 부모가 살아 있다면 원칙적으로 조카에게는 상속권이 없습니다.
오늘은 미혼인 형제자매가 사망했을 때 법정상속인은 누구인지, 조카가 대습상속인이 되는 경우와 상속받는 비율, 유언이 있을 때는 결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미혼으로 사망하면 형제자매가 바로 상속받을까요?
결혼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형제자매가 곧바로 상속인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민법이 정한 법정상속 순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자녀·손자녀 등 직계비속
부모·조부모 등 직계존속
형제자매
4촌 이내의 방계혈족
따라서 미혼으로 사망했더라도 자녀가 있다면 자녀가 1순위 상속인이 됩니다.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낳은 자녀라도 법률상 친자관계가 확인된다면 마찬가지입니다. ‘미혼’과 ‘자녀가 없음’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자녀가 없지만 부모 중 한 명이라도 살아 있다면 부모가 2순위 상속인이 됩니다. 이 경우에도 형제자매와 조카는 상속받지 못합니다.
사망한 사람에게 법률상 배우자와 자녀가 없고 부모·조부모도 모두 사망한 경우에 이르러서야 망인의 형제자매가 상속인이 됩니다. 형제자매가 여러 명이면 원칙적으로 같은 비율로 나누어 상속합니다.
형제자매가 살아 있다면 조카도 함께 상속받을까요?
사망한 A씨에게 배우자·자녀·부모가 없고 여동생 B씨와 조카 C씨가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 경우 상속인은 여동생 B씨입니다.
B씨가 살아 있는 이상 그 자녀인 C는 어머니와 함께 A씨의 재산을 상속받지 않습니다. 조카를 친자식처럼 돌봤거나 오랫동안 경제적으로 지원했다는 사정만으로 법정상속인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또한 여동생의 남편도 A씨와 인척관계에 있을 뿐이므로, 여동생이 살아 있는 상태에서는 A씨의 법정상속인이 아닙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망인 A씨의 여동생이 살아 있다면→여동생이 상속하고 조카와 여동생의 남편은 상속하지 않음
형제자매가 여러 명이라면→생존한 형제자매들이 원칙적으로 같은 비율로 상속
조카에게 직접 재산을 주고 싶다면→유언이나 생전증여 등 별도의 방법이 필요
조카라는 이유만으로 부모와 함께 삼촌·이모·고모의 재산을 나누어 갖는 것은 아닙니다.

조카가 부모를 대신해 대습상속하는 경우는 언제일까요?
조카가 상속인이 되는 대표적인 경우는 조카의 부모인 형제자매가 피상속인보다 먼저 사망한 경우입니다. 이를 ‘대습상속’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미혼인 A씨에게 형 B씨와 여동생 C씨가 있었는데, 형 B씨가 A씨보다 먼저 사망하고 B씨의 자녀 D가 살아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후 A씨가 배우자·자녀·부모 없이 사망하면 C씨와 조카 D씨가 상속인이 됩니다.
이때 D씨는 C씨와 별도로 새로운 상속분을 받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 B씨가 살아 있었다면 받았을 상속분을 대신 받습니다. A씨의 재산이 2억 원이고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C씨가 1억 원, B씨를 대신한 D씨가 1억 원을 상속하는 방식입니다. B씨의 자녀가 두 명이라면 B씨 몫인 1억 원을 두 조카가 나눠 갖습니다.
다만 형제자매가 상속을 포기했다는 이유로 그 자녀가 곧바로 대습상속인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상속포기는 대습상속 사유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형제자매가 상속을 포기하면 다음 순위 상속인에게 상속이 넘어갈 수 있으므로, 가족 중 누가 상속포기를 하는지에 따라 전체 상속관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한편 먼저 사망한 형제자매에게 배우자와 자녀가 있다면, 그 배우자도 일정한 경우 자녀와 함께 대습상속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형제자매가 먼저 사망했다고 해서 조카가 그 몫을 항상 단독으로 상속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사람에게 재산을 준다는 유언이 있다면 조카는 상속받을 수 있을까요?
조카가 대습상속 요건을 갖췄더라도 피상속인이 적법한 유언으로 재산을 다른 사람이나 단체에 남겼다면 법정상속분대로 재산을 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특히 헌법재판소는 2024년 형제자매의 유류분을 인정한 민법 조항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에 따라 형제자매와 그 지위를 대신하는 조카는 유언으로 상속에서 제외되더라도, 직계비속이나 배우자처럼 유류분을 주장해 일정 재산을 돌려달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미혼인 사람이 자신의 조카에게 재산을 남기고 싶다면 (조카보다 앞선 순위의 상속인이 있거나 조카의 부모가 살아 있다면 조카에게 법정상속권이 없으므로) 조카의 인적 사항과 물려줄 재산을 명확하게 적은 유언을 준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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