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빌려주는 자리에서 지인이 옆에서 "제가 연대보증을 서겠습니다"라고 말했다는 이유만으로 안심하고 돈을 빌려주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민법은 보증 계약이 성립하려면 반드시 보증인 본인의 기명날인 또는 서명이 있는 서면이 있어야 한다고 못 박고 있어, 아무리 여러 사람 앞에서 확실하게 구두로 약속을 받았어도 서면이 없으면 보증채무 자체가 법적으로 발생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특히 연대보증은 일반 보증보다 보증인에게 훨씬 무거운 책임을 지우는 제도인 만큼, 서면 요건이 지켜졌는지가 나중에 채권을 실제로 회수할 수 있는지를 가릅니다. 이 글에서는 말로만 이루어진 연대보증이 왜 무효가 되는지, 그리고 서면 요건을 둘러싼 실무상 쟁점과 예외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보증이 서면 없이는 효력을 갖지 못하는 이유 — 민법 제428조의2의 취지
원래 보증계약은 민법상 낙성·불요식 계약이어서 당사자의 합의만 있으면 구두로도 성립하는 것이 원칙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원칙이 오히려 보증인을 위험에 빠뜨린다는 문제의식에 따라 2015년 2월 3일 민법 개정으로 제428조의2가 신설되었고, 2016년 2월 4일부터 시행되었습니다. 이 조항 제1항은 "보증은 그 의사가 보증인의 기명날인 또는 서명이 있는 서면으로 표시되어야 효력이 발생한다"고 정해, 보증만큼은 예외적으로 서면이라는 방식을 갖춰야 하는 요식계약으로 바꿔놓았습니다. 부칙에 따라 이 조항은 시행일 이후 체결하거나 기간을 갱신하는 보증계약부터 적용됩니다.
이런 서면 요건이 도입된 이유는 분명합니다. 보증인은 대개 아무런 대가 없이 타인의 채무를 떠안는 입장인데, 지인 사이의 인정이나 그 자리의 분위기에 이끌려 별생각 없이 승낙했다가 나중에 감당하기 어려운 책임을 떠안는 사례가 반복되었기 때문입니다. 서면화를 요구하면 보증인은 서명하기 전에 자신이 지게 될 책임의 범위를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고, 채권자 입장에서도 훗날 분쟁이 생겼을 때 보증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명확한 자료로 증명할 수 있게 됩니다. 실제로 지인이 대여 자리에서 함께 있으면서 "내가 보증인이 되겠다"고 여러 차례 말했더라도, 그 발언을 뒷받침하는 서면이 남아 있지 않다면 법적으로는 보증계약이 아예 성립하지 않은 것으로 취급됩니다.
보증은 그 의사가 보증인의 기명날인 또는 서명이 있는 서면으로 표시되어야 비로소 법적 효력이 발생한다 — 구두 합의만으로는 보증채무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연대보증인은 왜 더 무거운 책임을 지는가 — 최고·검색의 항변권 배제
민법 제437조 본문은 보증인에게 최고·검색의 항변권을 인정합니다. 채권자가 보증인에게 먼저 이행을 요구하면, 보증인은 주채무자에게 변제할 자력이 있고 집행이 쉽다는 사실을 들어 주채무자에게 먼저 청구·집행하라고 항변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그런데 같은 조 단서는 "보증인이 주채무자와 연대하여 채무를 부담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정해, 연대보증인에게는 이 방어수단 자체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 결과 채권자는 주채무자의 자력이나 변제 의사와 무관하게 연대보증인에게 곧바로 채무 전액을 청구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주채무자보다 연대보증인이 먼저 강제집행을 당하는 일도 벌어집니다. 이렇게 무거운 책임을 지는 결정임에도 실무에서는 오히려 지인 간의 정에 이끌려 채무 범위나 기간을 자세히 따지지 않은 채 "그렇다면야 내가 보증인이 되어주겠다"는 식으로 가볍게 구두 승낙이 오가는 경우가 흔합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서면 요건의 의미가 더 커집니다. 서면에 채무 범위·금액·기간 등을 적고 직접 서명하는 과정 자체가, 최고·검색의 항변권도 없는 연대보증인에게 자신이 지게 될 책임의 무게를 자각시키는 최소한의 안전장치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연대보증인은 민법 제437조 단서에 따라 최고·검색의 항변권이 없어 주채무자보다 먼저 전액을 추궁당할 수 있다 — 그만큼 서면으로 신중하게 확인하는 절차가 중요하다.
'말로만 선 연대보증'이 무효가 되는 구체적 요건
민법 제428조의2가 요구하는 요건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보증인 본인의 의사표시일 것, 그 의사표시에 보증인의 기명날인 또는 서명이 있을 것, 그리고 그 전체가 서면의 형태를 갖출 것입니다. 이 셋 중 하나라도 빠지면 보증계약은 효력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실무에서 흔히 나타나는 사례는 이렇습니다. 채권자와 주채무자, 보증인 세 사람이 함께 자리해 대화만 나누고 정작 각서나 차용증에는 보증인 서명란 자체가 없거나 공란으로 남아 있는 경우, 또는 애초에 문서 자체를 전혀 작성하지 않고 "그럼 내가 보증인 할게"라는 말만 오간 경우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보증인이 실제로 그렇게 말했다는 사실이 녹취록이나 목격자 진술로 명백하게 입증되더라도, 기명날인이나 서명이 있는 서면이 없는 이상 보증계약 자체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습니다.
각서·차용증에 채무자 서명만 있고 보증인란이 공란인 문서 — 보증 서면 요건 미충족.
녹취나 목격자 진술로 "보증 서겠다"는 말은 확인되지만 기명날인·서명 자체가 없는 경우 — 무효.
보증인 본인이 아닌 대리인이 서명한 서류 — 대리권 존부를 별도로 확인해야 함.
보증인이 도장을 맡겨두어 타인이 대신 날인한 경우 — 진정성립 자체가 별도로 다투어질 수 있음.
보증인 본인의 기명날인 또는 서명이 없는 서면은 아무리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도 보증으로서 효력이 없다.
문자메시지·카카오톡으로 남긴 승낙은 서면으로 인정될까
민법 제428조의2 제1항 단서는 "다만, 보증의 의사가 전자적 형태로 표시된 경우에는 효력이 없다"고 정해, 전자적 형태의 의사표시는 애초에 서면 요건을 충족하는 수단에서 제외해두었습니다. 카카오톡 대화창에 "제가 보증인이 되겠습니다"라고 답을 남기거나, 문자메시지로 보증 의사를 명확히 표현했더라도 이는 전자적 형태의 의사표시에 해당해 여전히 서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합니다.
다만 법리와 증거가치는 구분해야 합니다. 카카오톡이나 문자 기록 자체가 무의미한 것은 아니고, 훗날 분쟁이 벌어졌을 때 보증인이 실제로 그런 취지의 말을 했다는 정황을 뒷받침하는 증거로는 활용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보증채무라는 법적 효력 자체가 발생하지는 않는다는 점이 다릅니다. 정황증거로서의 가치와 서면 요건 충족 여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따라서 연대보증을 안전하게 받고자 한다면 종이 문서에 보증인이 직접 서명하거나 도장을 찍은 형태를 갖추는 것이 원칙이고, 전자문서나 이메일, 전자서명 등도 같은 이유로 원칙적으로 서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점을 함께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민법 제428조의2 제1항 단서는 전자적 형태로 표시된 보증 의사에는 효력이 없다고 명시한다 — 문자·카카오톡으로 남긴 승낙만으로는 서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이미 갚은 돈은 돌려받지 못한다 — 이행 부분에 대한 무효 주장의 한계
민법 제428조의2 제3항은 "보증인이 보증채무를 이행한 경우에는 그 한도에서 제1항 및 제2항에 따른 방식의 하자를 이유로 보증의 무효를 주장할 수 없다"고 정합니다. 즉 서면 없이 구두로만 연대보증을 섰더라도, 보증인이 스스로 채권자에게 돈을 갚아버렸다면 그 갚은 금액에 대해서는 나중에 "애초에 서면이 없었으니 무효였다"며 반환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구두로 연대보증을 선 사람이 주채무자가 채무를 갚지 못하자 채권자의 독촉에 못 이겨 일부라도 대신 갚았다면, 이후 서면 요건 미비를 이유로 그 갚은 돈을 돌려달라고 해도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서면 무효 항변은 어디까지나 아직 이행하지 않은 나머지 채무에 대해서만 유효하게 쓸 수 있는 방어수단입니다.
그래서 구두로 보증 요구를 받은 사람이 서면이 없다는 사실만 믿고 안심하고 있다가, 채권자의 독촉에 밀려 일부라도 지급해버리면 그 순간부터 방어권이 약해집니다. 지급하기 전에 서면 요건 미비를 먼저 명확히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지급을 보류한 채 법적 대응을 검토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언제 체결한 연대보증인지가 갈림길 — 2016년 2월 시행 전후
민법 제428조의2는 2015년 2월 3일 신설되어 2016년 2월 4일부터 시행되었고, 부칙에 따라 이 조항은 시행 후 체결하거나 기간을 갱신하는 보증계약부터 적용됩니다. 따라서 시행일 이전에 체결된 구두 연대보증에는 이 조항이 적용되지 않아, 종전의 불요식 계약 원칙에 따라 구두 합의만으로도 유효하게 성립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시행일 이후 계약 기간이 갱신되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그 갱신 시점을 기준으로 새로 서면 요건이 적용되기 때문에, 오래전 구두로 시작된 연대보증이라도 그 사이 기간이 갱신된 적이 있다면 최근 갱신 시점 이후부터는 서면이 없을 경우 무효를 다툴 여지가 생깁니다. 특히 계속적 거래에 수반되는 근보증처럼 기간이 반복적으로 갱신되는 구조라면 이 점이 특히 중요합니다.
그러므로 구두로 선 연대보증의 무효를 다투려는 쪽은 먼저 그 보증 약정이 정확히 언제 이루어졌는지, 그 이후 갱신이 있었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체결·갱신 시점을 특정하지 않은 채 무조건 서면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무효를 주장하면 정작 핵심 쟁점을 놓칠 수 있습니다.
구두 연대보증 상황에서 실제로 무엇을 해야 하나
채권자 입장이라면, 구두 약속만 믿고 돈을 빌려준 뒤 뒤늦게 서면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지금이라도 보증인에게 서면 작성을 요청해 기명날인·서명을 받아두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민법 제428조의2 제1항은 보증 의사가 서면으로 '표시'되어야 효력이 발생한다고 정할 뿐 그 시점을 소급 제한하지 않으므로, 뒤늦게라도 보증인 본인의 기명날인·서명이 있는 서면을 갖추면 그 시점부터 보증의 효력이 발생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보증인 입장이라면, 구두로 승낙한 사실을 후회하거나 그 범위가 불명확하다고 느낀다면 서면에 서명을 요구받기 전까지는 언제든 승낙을 철회할 수 있습니다. 이미 서면 서명을 요구받았다면 채무 범위·금액·기간을 정확히 확인한 뒤 서명 여부를 결정해야 하고, 애매한 상태에서 성급하게 서명부터 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이미 분쟁이 소송으로 번진 경우라면, 서면 없는 연대보증의 무효를 다투기 위해 상대방이 제출하는 보증계약서·차용증·문자기록 등에 보증인 본인의 기명날인·서명이 실제로 존재하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없다면 그 서류가 서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항변을 적극적으로 제기하는 것이 대응의 출발점입니다.
채권자 — 뒤늦게라도 보증인의 기명날인·서명이 있는 서면을 확보할 것.
보증인 — 서면 서명 전까지는 구두 승낙만으로 이행을 강요받지 않는다는 점을 인지할 것.
소송 대응 시 — 상대가 제출한 서류에 보증인 본인의 기명날인·서명이 실제로 있는지부터 확인할 것.
이미 일부를 대신 갚았다면 그 부분은 무효 주장이 제한된다는 점을 감안해 전략을 세울 것.
서면 없는 연대보증이라도 뒤늦게 보증인의 기명날인·서명을 받으면 그 시점부터 효력이 발생할 수 있다 — 무효는 저절로 확정되는 것이 아니라 다투어야 하는 항변사유다.
자주 묻는 질문
Q. 말로만 연대보증을 섰다고 인정한 대화 녹음이 있어도 무효인가요?
A. 네, 대화 녹음이나 목격자 진술로 연대보증 의사를 명백히 입증할 수 있어도 민법 제428조의2에 따라 보증인의 기명날인 또는 서명이 있는 서면이 없으면 법적으로 보증채무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녹음은 추후 분쟁에서 정황 증거로는 쓰일 수 있지만 서면 요건 자체를 대신하지는 못합니다.
Q. 카카오톡 메시지로 "제가 보증할게요"라고 답했다면 서면으로 인정되나요?
A. 인정되지 않습니다. 민법 제428조의2 제1항 단서는 보증 의사가 전자적 형태로 표시된 경우 효력이 없다고 명시하고 있어, 문자메시지나 카카오톡 대화는 서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합니다.
Q. 서면 없이 연대보증을 섰는데 이미 일부를 갚았다면 돌려받을 수 있나요?
A. 돌려받기 어렵습니다. 같은 조 제3항은 보증인이 보증채무를 이행한 경우 그 한도에서 방식의 하자를 이유로 무효를 주장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어, 이미 지급한 부분은 반환청구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아직 갚지 않은 나머지 채무에 대해서만 무효 항변을 쓸 수 있습니다.
Q. 2016년 이전에 구두로 선 연대보증도 무효인가요?
A. 아닙니다. 민법 제428조의2는 2016년 2월 4일 시행 후 체결하거나 기간을 갱신하는 보증계약부터 적용되므로, 그 이전에 체결된 구두 연대보증은 이 조항의 적용을 받지 않아 종전 법리에 따라 유효하게 성립했을 수 있습니다.
Q. 서면이 없다는 사실은 누가 먼저 주장해야 하나요?
A. 법원이 직권으로 무효를 인정해주지 않으므로, 보증인 스스로 소송이나 협상 과정에서 서면 요건 미비를 항변사유로 명확히 제기해야 합니다. 상대방이 제출한 자료에 보증인 본인의 기명날인·서명이 없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지적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Q. 뒤늦게라도 서면을 작성하면 그 전 구두 약속이 유효해지나요?
A. 조문은 보증 의사가 서면으로 표시되어야 효력이 발생한다고 정할 뿐 시점을 제한하지 않으므로, 사후에라도 보증인이 직접 기명날인·서명한 서면을 작성하면 그 시점부터 보증의 효력이 발생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이전 기간 동안의 구두 약속만으로는 여전히 효력이 없습니다.
맺음말
연대보증은 최고·검색의 항변권조차 없는 무거운 책임이라, 민법은 서면 요건을 두어 보증인이 신중하게 판단할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해두었습니다. 말로만 이루어진 연대보증은 아무리 구체적으로 약속했어도 보증인 본인의 기명날인·서명이 있는 서면이 없으면 무효이고, 문자메시지나 카카오톡 같은 전자적 형태의 승낙도 마찬가지로 서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합니다.
다만 이미 이행한 부분은 무효 주장이 제한되고, 2016년 시행일 이전에 체결된 계약에는 적용되지 않는 등 함께 살펴야 할 예외도 있습니다. 실제 분쟁에서는 서면의 존부, 기명날인·서명의 진정성립, 이행 여부, 계약 체결·갱신 시점을 하나씩 따져야 비로소 결론이 납니다.
특히 수원과 경기남부 지역에서는 지인 간 사적인 대여 관계에서 이런 구두 연대보증 분쟁이 유독 흔하게 발생합니다. 서면 요건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분쟁이 커지기 전에, 보증 약정의 체결 경위와 이행 상황부터 함께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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