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중단하고 잠적한 인테리어 업자, 선급금 돌려받으려면
사건 개요
상가나 주택 인테리어를 맡기며 계약금과 중도금 명목으로 공사대금의 상당 부분을 먼저 지급하는 것은 이 업계의 흔한 관행입니다. 문제는 그렇게 선급금을 받아 간 업자가 자재만 일부 들여놓거나 철거만 해 둔 채 공사를 멈추고, 전화도 받지 않고 사무실도 빼 버리는 경우입니다. 공정률은 채 절반도 안 되는데 이미 지급한 돈은 수천만 원에 이르고, 다음 세입자 입주일이나 개업일은 다가오는데 현장은 방치된 채 먼지만 쌓입니다.
실제로 이런 상담이 상당히 많습니다. 의뢰인들은 "계약서에 도장까지 찍었는데 이렇게 당해도 되느냐"며 억울해하지만, 감정적인 호소만으로는 돈이 돌아오지 않습니다. 법은 이 문제를 업자의 채무불이행이 계약 해제 요건을 갖추었는지, 그리고 이미 지급한 돈 중 얼마를 돌려받을 수 있는지라는 틀로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정당한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하고 연락을 끊은 업자를 상대로는 계약을 해제하고 과다 지급된 선급금과 그로 인한 지연손해를 함께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받아낼 수 있는 금액과 실제로 회수 가능한 금액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그 차이는 해제의 요건을 갖추었는지, 기성고를 어떻게 정리했는지, 그리고 판결 전에 상대방 재산을 확보해 두었는지에서 갈립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 결과를 가르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업자의 잠적이 최고 없이 즉시 해제할 수 있는 '이행거절'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상당한 기간을 정한 이행 최고를 거쳐야 하는 단순 이행지체에 그치는지입니다(민법 제544조). 둘째, 해제 당시 이미 시공된 부분, 즉 기성고가 얼마인지입니다. 공사가 상당히 진척된 상태라면 그 부분까지 무효로 되돌리지 않고 미완성 부분에 대해서만 계약이 실효된다는 것이 법원의 확립된 태도이기 때문입니다. 셋째, 지급한 선급금 중 기성고에 상당하는 금액을 뺀 과다 지급분이 얼마인지입니다. 넷째, 공사 지연과 재시공으로 발생한 실제 손해액을 무엇으로 증명하는지입니다.
이 네 가지가 순서대로 맞물려 있어서, 기성고 계산을 소홀히 하면 "전액을 돌려달라"는 주장 자체가 법정에서 힘을 잃습니다. 그리고 설령 승소하더라도 업자가 이미 재산을 빼돌렸다면 판결문은 종잇조각에 그칩니다. 그래서 이런 사건은 소송 전 단계의 준비가 결과의 대부분을 결정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해제 요건을 갖추고 기성고를 정리해 반환 범위를 확정하기
가장 먼저 부딪히는 벽은 "해제가 유효한가"입니다. 업자 측에서 나중에 "공사를 그만둔 게 아니라 자재 수급 문제로 잠시 미룬 것뿐"이라고 다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해제 통보 이전에 절차를 촘촘히 밟아 둘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접근합니다.
1) 이행거절 정황과 최고 절차를 동시에 남깁니다.
연락두절과 현장 철수가 겹치면 실무상 이행거절로 볼 여지가 크지만, 다투어질 가능성을 남기지 않기 위해 내용증명으로 상당한 기간(통상 1~2주)을 정해 이행을 최고하고, 그 기간 안에도 응답이 없으면 그 자체로 계약 해제 의사표시를 함께 발송합니다. 업자가 공사를 재개할 의사가 전혀 없음을 명확히 밝힌 문자·통화 녹취가 있다면 최고 절차 없이 즉시 해제도 가능하지만(민법 제544조 단서), 그런 명백한 증거가 없는 한 최고 절차를 함께 밟아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2) 기성고 비율을 객관적으로 확정합니다.
공사가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에서 해제되면, 판례는 미완성 부분에 대해서만 계약이 실효되고 이미 시공된 부분은 도급인에게 귀속되며 그에 상당하는 보수는 지급해야 한다고 봅니다(대법원 1992. 3. 31. 선고 91다42630 판결). 이때 기성고 비율은 실제 지출 비용이 아니라 전체 공사비 중 이미 완성된 부분에 소요되는 공사비가 차지하는 비율로 계산됩니다. 그래서 해제 직후 현장 사진·동영상, 자재 반입 내역, 필요하면 감정을 통해 기성고를 객관적 수치로 못박아 두어야, 나중에 업자가 "사실은 90% 다 해놨다"는 식으로 부풀리는 항변을 막을 수 있습니다.
3) 과다 지급된 선급금을 원상회복·부당이득 두 축으로 구성합니다.
기성고에 상당하는 공사대금을 넘어 지급된 선급금은 계약 해제에 따른 원상회복 의무(민법 제548조)이자 동시에 부당이득(민법 제741조)의 성격을 갖습니다. 지급 계좌이체 내역과 계약서상 대금 지급 조건을 대조해 "얼마를 언제 지급했는데 기성고는 얼마이므로 차액이 얼마"라는 계산식을 소장에 그대로 옮길 수 있을 정도로 명확히 정리해 두면, 재판부가 금액을 다투는 대신 지급명령이나 조기 화해로 넘어갈 여지도 커집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지연손해를 증명하고 잠적한 업자의 재산을 먼저 확보하기
선급금 반환청구권을 인정받아도, 상대방에게 갚을 재산이 없으면 승소는 숫자에 그칩니다. 게다가 계약 해제와 손해배상 청구는 서로 영향을 주지 않으므로(민법 제551조), 선급금 반환과 별개로 지연으로 인한 손해도 함께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챙깁니다.
1) 대체 업체 재시공 비용을 손해액의 근거로 확보합니다.
"공사가 늦어져서 손해를 봤다"는 주장만으로는 금액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미시공·부실시공 부분을 다른 업체가 이어받아 마무리하는 데 드는 실제 견적서, 원래 계약했던 공사비와의 차액, 입주·개업이 늦어지며 발생한 임대료 이중 부담이나 영업손실 자료를 확보해 손해액을 구체적 숫자로 제시합니다. 견적을 최소 2곳 이상에서 받아 두면 금액의 객관성도 함께 높아집니다.
2) 반환할 선급금에는 받은 날부터의 이자를 함께 청구합니다.
계약이 해제되어 반환할 금전에는 그 돈을 받은 날부터의 이자를 가산해야 한다는 것이 민법의 원칙입니다(민법 제548조 제2항). 계약서에 지체상금 조항이 있다면 그 약정 요율을 우선 적용하고, 별도 약정이 없다면 법정이율에 따른 지연손해금을 함께 청구해, 업자가 반환을 미룰수록 부담이 커지도록 설계합니다.
3) 잠적 사업자의 재산을 선제적으로 가압류하고, 편취 고의가 보이면 형사도 함께 검토합니다.
연락이 끊긴 업자는 소송이 끝나기 전에 계좌를 비우거나 사업자 명의 재산을 정리해 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해제 통보와 거의 동시에 사업자 명의 예금채권이나 부동산·차량에 대한 가압류를 신청해 집행 가능성을 먼저 확보해 둡니다. 아울러 처음부터 공사를 이행할 의사나 능력 없이 선급금만 받고 잠적한 정황(계약 직후 자재 발주도 없이 잠적, 다른 현장에서도 동일한 방식이 반복된 정황 등)이 확인되면 형법상 사기죄 고소도 함께 검토해, 민사 절차와 병행해 소재 파악과 합의 압박의 수단으로 활용합니다.
결론
공사가 멈추고 업자와 연락이 끊긴 순간부터, 시간은 의뢰인 편이 아닙니다. 현장을 방치한 채 항의만 반복하는 동안 상대방은 재산을 정리할 시간을 벌고, 기성고를 다툴 증거는 흐려집니다.
해제의 요건을 갖추었는지, 기성고를 얼마로 확정할 것인지, 그리고 판결 전에 상대방 재산을 확보했는지가 회수 가능 여부를 가릅니다. 지금 공사가 중단된 채 업자와 연락이 닿지 않는 상황이라면, 내용증명 발송과 재산 확보 중 무엇을 먼저 해야 할지 시점을 놓치기 전에 한 번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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