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 취소하면 사건 끝날까, 죄명에 따라 결과가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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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 취소하면 사건 끝날까, 죄명에 따라 결과가 다릅니다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고소를 취소하거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히면 사건이 곧바로 끝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지만, 실제로는 죄명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지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합의도 했고 고소도 취소했으니 이제 끝난 거 아니냐”고 안심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사기나 횡령처럼 애초에 고소 자체가 처벌의 조건이 아닌 범죄라면, 고소를 취소해도 수사와 기소는 그대로 진행되어 당혹스러운 상황을 맞기도 합니다. 반대로 이미 1심 판결이 선고된 뒤에야 고소취소서를 제출하고 사건이 끝나기를 기대했다가, 취소의 효력 자체가 인정되지 않아 낭패를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고소취소와 처벌불원 의사표시의 효력을 죄의 성질과 시기에 따라 엄격하게 구분해서 판단하고 있습니다. 같은 “취소”라는 말을 쓰더라도 어떤 범죄인지, 언제 의사를 밝혔는지에 따라 사건의 결말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래에서는 고소취소가 사건 종결로 이어지는 범죄와 그렇지 않은 범죄를 구분하고, 취소 가능한 시기와 실무상 확인해야 할 절차를 살펴보겠습니다.


1. 고소가 있어야만 처벌할 수 있는 범죄와 그렇지 않은 범죄는 출발선이 다릅니다

범죄는 고소와의 관계에 따라 친고죄, 반의사불벌죄, 일반범죄 세 갈래로 나뉩니다.

형사절차에서 고소는 대부분 수사를 시작하는 단서일 뿐, 처벌 여부를 좌우하는 조건은 아닙니다. 그런데 일부 범죄는 예외적으로 고소가 있어야만 검사가 공소를 제기할 수 있고, 또 다른 일부는 고소와 무관하게 기소되더라도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면 절차가 멈춥니다.

전자를 친고죄, 후자를 반의사불벌죄라 부릅니다. 나머지 대부분의 범죄, 예를 들어 사기·횡령·배임·강도 같은 일반 형사범죄는 고소가 없어도 수사기관이 인지하면 수사하고 기소할 수 있는 비친고죄·비반의사불벌죄입니다.

문제는 실무에서 이 구분을 정확히 모른 채 “고소를 취소했다”, “합의서를 냈다”는 사실만으로 사건이 끝났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어떤 범죄인지에 따라 고소취소·처벌불원의 법적 효과는 전혀 다릅니다.

범죄는 고소와의 관계에 따라 친고죄·반의사불벌죄·일반범죄로 나뉘고, 그에 따라 고소취소의 효력도 완전히 달라집니다.


2. 친고죄는 고소가 취소되면 공소기각으로 사건이 끝납니다

다만 그 취소는 제1심 판결이 선고되기 전까지만 효력이 있습니다.

성폭력범죄가 2013년 6월 19일 법 개정으로 친고죄에서 제외되면서, 지금 형법상 남아 있는 친고죄는 모욕죄, 사자명예훼손죄, 비밀침해죄, 업무상비밀누설죄 등으로 범위가 크게 줄었습니다. 이들 범죄는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만 검사가 공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232조 제1항은 고소를 제1심 판결 선고 전까지 취소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327조 제5호는 친고죄에서 고소가 취소된 때 법원이 공소기각 판결을 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즉 친고죄는 고소취소서가 접수되는 순간 사건이 종결 수순을 밟습니다.

그런데 이 시한을 넘기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실무에서는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합의가 아직 안 됐지만 곧 될 것 같다”는 이유로 취소 시점을 늦추다가 1심 선고를 넘겨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뒤늦은 고소취소는 아무런 효력이 없습니다.

친고죄에 있어서의 고소의 취소는 제1심판결 선고 전까지만 할 수 있다고 형사소송법 제232조 제1항에 규정되어 있어 제1심판결 선고 후에 고소가 취소된 경우에는 그 취소의 효력이 없다(대법원 1985. 2. 8. 선고 84도2682 판결).

항소심에 가서야 합의서를 제출해도 이미 지나간 1심 선고를 되돌릴 수는 없다는 뜻입니다. 친고죄 사건은 취소를 결심했다면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친고죄의 고소취소는 제1심 판결 선고 전까지만 유효하고, 그 시한을 넘기면 취소해도 사건은 그대로 진행됩니다.


3. 반의사불벌죄는 처벌불원 의사표시로 끝나지만 친고죄와는 요건이 다릅니다

고소를 하지 않은 피해자도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만으로 절차를 멈출 수 있습니다.

폭행죄, 협박죄, 과실치상죄, 명예훼손죄 같은 반의사불벌죄는 애초에 고소가 없어도 수사기관이 인지하면 기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친고죄와 출발이 다릅니다. 대신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히면,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에 따라 법원이 공소기각 판결을 합니다.

여기서 실무상 자주 헷갈리는 지점이 있습니다. 친고죄의 고소취소는 원래 고소했던 사람만 할 수 있지만, 반의사불벌죄의 처벌불원 의사표시는 애초에 고소를 하지 않았던 피해자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형사소송법 제233조의 고소불가분 원칙, 즉 공범 1인에 대한 고소·취소가 다른 공범에게도 효력이 미친다는 원칙은 친고죄에만 적용되고 반의사불벌죄에는 준용되지 않습니다. 공범이 여럿이면 피해자 의사표시의 효력 범위를 개별적으로 따져야 합니다.

시기 제한은 친고죄와 같습니다. 형사소송법 제232조 제3항이 제1항을 준용하기 때문에, 처벌불원 의사표시도 제1심 판결 선고 전까지만 할 수 있고 그 이후의 의사표시는 효력이 없습니다.

반의사불벌죄에서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의 철회 또는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는 제1심판결 선고 전까지 할 수 있고, 그 의사표시가 있었다고 인정하려면 피해자의 진실한 의사가 명백하고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표현되어야 한다(대법원 2021. 10. 28. 선고 2021도10010 판결).

단순히 합의서 양식에 서명만 받아두는 것이 아니라, 처벌불원의 뜻이 실제로 진지하고 명확하게 표현되었는지가 쟁점이 되는 경우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반의사불벌죄의 처벌불원 의사표시는 고소 여부와 무관하게 가능하지만, 시기와 진정성 요건은 엄격하게 심사됩니다.


4. 사기·횡령 같은 일반범죄는 고소를 취소해도 수사와 기소가 그대로 진행됩니다

고소는 수사의 단서일 뿐, 처벌 여부를 좌우하는 조건이 아닙니다.

사기죄, 횡령죄, 배임죄처럼 실무에서 가장 많이 다뤄지는 재산범죄는 친고죄도 반의사불벌죄도 아닙니다. 피해자의 고소는 수사기관이 사건을 인지하는 계기가 될 뿐, 일단 수사가 개시되고 기소 단계까지 가면 고소를 취소하더라도 형사소송법상 공소기각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사기 사건에서 “합의했으니 고소를 취소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데, 원칙적으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형법 제347조는 사기죄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정하고 있고, 이득액이 5억원을 넘으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제3조가 적용되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은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가능합니다. 이 형량 구조는 고소취소 여부와 무관하게 그대로 적용됩니다.

다만 예외적으로 직계혈족·배우자·동거친족 등 가까운 친족 사이의 재산범죄에는 형법 제354조, 제361조가 준용하는 친족상도례가 별도로 작용해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최근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적용 범위가 조정되고 있는 영역이어서, 친족 간 사건이라면 일반적인 사기·횡령 사건과 같은 잣대로 단정하지 말고 개별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고소취소나 합의가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공소제기 여부나 유·무죄 판단 자체를 바꾸지는 못하지만, 실제 반환 여부·합의 경위·피해 회복 정도는 양형 단계에서 집행유예 여부를 가르는 핵심 요소로 작용합니다.

사기·횡령 등 일반범죄는 고소를 취소해도 기소·처벌 자체를 막지 못하고, 합의는 양형에서 참작될 뿐입니다.


5. 취소 여부에 따라 이후 절차가 달라지므로 시기와 방법을 정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고소취소서 제출 시점과 접수 확인이 사건의 결론을 가릅니다.

형사 절차는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사건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및 수사 → ②고소인·피고소인 조사 → ③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기소 여부 결정 → ④기소되면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고소취소나 처벌불원 의사표시는 이 중 어느 단계에서든, 즉 경찰 수사 중이든 검찰 송치 후든 1심 재판 중이든 할 수 있지만, 1심 판결이 선고되는 순간 그 문은 닫힙니다.

취소하는 쪽 입장에서는 서면으로 명확히 남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구두로 “취소하겠다”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나중에 다툼의 여지가 남고, 처벌불원의 경우 앞서 본 것처럼 “진실한 의사가 명백하고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표현”되었는지가 쟁점이 되기 때문입니다.

취소를 고려하고 있다면, 아래 순서로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해당 죄명이 친고죄, 반의사불벌죄, 일반범죄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부터 확인합니다.

  2. 현재 수사·재판 단계와 1심 판결 선고 여부(선고일)를 확인합니다.

  3. 고소취소장 또는 처벌불원서를 서면으로 작성해 수사기관이나 법원에 접수하고, 접수증이나 접수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남깁니다.

취소나 처벌불원의 의사가 죄명·시기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진행 상황을 정확히 파악한 뒤 절차를 밟는 것이 뒤늦은 후회를 막는 길입니다.


마치며

고소취소나 처벌불원이라는 말을 들으면 “일단 시간을 좀 두고 정리되면 그때 하면 되지”라고 미루기 쉽습니다. 그런데 형사 절차는 생각보다 빠르게 1심 선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고, 그 시점을 넘기면 아무리 진심 어린 합의도 법적으로는 아무 의미를 갖지 못합니다.

고소를 취소하려는 피해자 입장에서는 죄명에 따라 취소가 사건을 끝낼 수도, 끝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을 먼저 알아야 합의의 방향을 제대로 설계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고소취소를 기다리는 피고소인 입장에서도 “합의만 하면 끝난다”는 막연한 기대로 대응 시기를 놓치면, 정작 취소가 효력을 가질 수 있는 시한을 넘겨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는 친고죄·반의사불벌죄 사건에서 처벌을 원하는 피해자 측과, 합의를 통해 사건을 마무리하려는 피고소인 측 양쪽을 모두 대리해 온 변호사로서, 같은 “취소”라는 행위라도 죄명과 시기에 따라 결론이 얼마나 달라지는지를 현장에서 반복해서 확인해 왔습니다.

고소취소나 처벌불원의 효력은 죄명과 시기가 함께 맞아야 완성됩니다. 그 판단이 애매하다면, 지금이 바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사기죄도 고소를 취소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원칙적으로는 아닙니다. 사기죄는 친고죄가 아니어서 고소취소가 공소기각 사유가 되지 않고, 수사와 기소가 그대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다만 합의·반환 여부는 양형에서 참작됩니다.

Q. 성범죄도 고소를 취소하면 사건이 끝나나요?

A. 아닙니다. 2013년 6월 법 개정으로 강간·강제추행 등 성범죄는 친고죄·반의사불벌죄에서 모두 제외되었습니다. 고소를 취소하거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혀도 수사와 기소는 그대로 진행됩니다.

Q. 1심 판결이 선고된 뒤에 고소를 취소하면 어떻게 되나요?

A. 효력이 없습니다. 형사소송법 제232조 제1항에 따라 고소취소는 제1심 판결 선고 전까지만 가능하고, 그 이후의 취소는 법적으로 아무런 효과가 없습니다.

Q. 고소취소와 처벌불원 의사표시는 어떻게 다른가요?

A. 고소취소는 친고죄에서 원래 고소했던 사람이 하는 것이고, 처벌불원 의사표시는 반의사불벌죄에서 고소 여부와 상관없이 피해자가 할 수 있습니다. 적용되는 죄의 종류부터 다릅니다.

Q. 한 번 취소한 고소를 다시 할 수 있나요?

A. 할 수 없습니다. 형사소송법 제232조 제2항은 고소를 취소한 자는 다시 고소하지 못한다고 정하고 있고, 이는 처벌불원 의사표시를 철회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준용됩니다.

Q. 공범이 여러 명인데 한 사람에 대해서만 고소를 취소하면 어떻게 되나요?

A. 친고죄라면 고소불가분 원칙에 따라 다른 공범에게도 취소의 효력이 미칩니다. 다만 반의사불벌죄에는 이 원칙이 준용되지 않아, 공범별로 의사표시의 효력을 따로 판단해야 합니다.

Q. 합의서만 작성하면 자동으로 처벌불원 의사표시가 인정되나요?

A. 아닙니다. 판례는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가 명백하고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표현되었을 것을 요구합니다. 서면 작성뿐 아니라 수사기관·법원에 실제로 접수하는 절차까지 갖추는 것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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