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잔금 다 치렀는데 하자 수십 곳 — 손해배상 받으려면
사건 개요
인테리어 공사를 맡길 때는 대개 계약금과 중도금을 나눠 내고, 마무리 시공이 끝나면 잔금을 치르는 방식을 씁니다. 문제는 잔금을 치르고 나서야 벌어집니다. 이사를 마치고 짐을 들이며 하나둘 살펴보니 벽지 이음매가 벌어지고, 타일 줄눈이 어긋나고, 싱크대 문짝이 안 닫히고, 문틀 실리콘이 갈라진 곳이 한둘이 아닙니다. 사진을 찍어 나열해 보면 수십 곳이 넘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이런 상담에서 의뢰인이 가장 먼저 하는 말은 "잔금까지 다 냈는데 이제 와서 어떻게 하나요"입니다.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면 잔금 지급을 미루며 하자보수를 요구할 여지가 있었지만, 이미 돈이 다 넘어간 뒤에는 시공업체가 연락을 피하거나 "쓰다 보면 생기는 정도"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일이 흔합니다. 실제로는 잔금을 다 냈다고 해서 하자에 대한 권리가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완성된 인테리어 공사에 하자가 있다면 도급인(공사를 맡긴 사람)은 잔금을 이미 지급했더라도 수급인(시공업체)에게 하자보수 또는 그에 갈음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잔금을 먼저 낸 만큼 협상의 지렛대를 하나 잃은 상태이므로, 그 부족한 지렛대를 하자의 증거와 절차로 메워야 합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결과를 가르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문제 되는 부분이 법이 말하는 '하자'(계약 내용과 다르게 시공되었거나 통상 갖추어야 할 품질을 갖추지 못한 상태)인지, 아니면 자재 특성상 생기는 정상적인 오차인지입니다. 둘째, 하자보수와 손해배상 중 어느 쪽을 청구할지, 혹은 함께 청구할지입니다(민법 제667조). 셋째, 이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간이 아직 남아 있는지입니다(민법 제670조·제671조). 넷째, 잔금을 이미 지급해 동시이행 항변이나 유치권 같은 지급 거절 수단을 쓸 수 없게 된 상황에서, 배상액을 무엇으로 얼마나 증명할지입니다.
이 네 가지는 순서대로 이어져 있어, 하자를 하자로 특정하지 못하면 뒤의 청구권·기간·금액 다툼은 시작되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초기 대응이 결과의 8할을 좌우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잔금 지급 후에도 살아 있는 하자보수청구권을 증거로 세우기
잔금을 냈다는 사실은 공사대금 채무를 이행했다는 의미일 뿐, 시공업체가 계약대로 완성된 목적물을 넘겼다는 뜻은 아닙니다. 민법 제667조는 완성된 목적물에 하자가 있으면 도급인이 수급인에게 상당한 기간을 정해 하자보수를 청구할 수 있고, 보수에 갈음하거나 보수와 함께 손해배상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사실관계를 굳힙니다.
1) 하자 목록을 날짜·위치·사진으로 특정합니다.
"하자가 수십 곳"이라는 말만으로는 협상도 소송도 되지 않습니다. 방·구역별로 위치를 나누어 하자 하나하나를 사진과 짧은 설명(예: "안방 창틀 실리콘 시공 불량, 균열 폭 약 3mm")으로 정리한 하자 목록표를 만듭니다. 도배·타일·목공·전기 등 공종별로 묶으면, 뒤에 감정을 신청할 때도 그대로 감정 대상 목록으로 쓸 수 있어 이중 작업을 줄일 수 있습니다.
2) 내용증명으로 '상당한 기간'을 정해 하자보수를 최고합니다.
제667조가 요구하는 절차는 구두 항의가 아니라 보수를 청구했다는 사실 자체를 남기는 것입니다. 하자 목록표를 첨부한 내용증명을 보내 "2주(또는 그에 준하는 상당한 기간) 내 보수를 이행하지 않으면 하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 및 그 밖의 손해에 대한 배상을 청구한다"는 취지를 명시합니다. 이 절차를 거쳐 두면, 시공업체가 무대응으로 일관할 때 곧바로 손해배상 청구로 넘어갈 근거가 생깁니다.
3) 시공업체 반박에 대비해 사전 소견을 확보합니다.
시공업체는 흔히 "이 정도는 자재 특성상 어쩔 수 없다"거나 "관리 소홀로 생긴 문제"라며 하자성을 부인합니다. 이에 대비해 인테리어 시공 경력이 있는 감정평가사나 건축사의 사전 소견서를 받아 두면, 협상 단계에서부터 하자 여부를 다투는 논리를 선점할 수 있고, 이후 소송으로 갈 경우 법원 감정을 신청할 때의 근거 자료로도 그대로 이어집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하자보수비 감정으로 손해액을 세우고, 남은 기간 안에 관철하기
협상이 결렬되면 결국 "얼마를 배상받을 것인가"와 "언제까지 청구할 수 있는가"의 문제로 넘어갑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함께 챙깁니다.
1) 하자보수비 상당액을 손해배상으로 구성합니다.
대법원은 도급계약에서 완성된 목적물에 하자가 있는 경우, 그 하자를 보수하기 위한 비용은 민법 제667조 제2항의 하자담보책임에 따른 손해배상으로도, 민법 제390조의 채무불이행 손해배상으로도 청구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20. 6. 11. 선고 2020다201156 판결). 두 청구권을 함께 구성해 두면, 어느 한쪽 요건에서 다툼이 생기더라도 다른 경로로 청구를 지킬 수 있습니다. 소송으로 가면 법원이 지정한 감정인이 하자 목록표를 바탕으로 공종별 보수비를 산정하는데, 이때 앞서 확보해 둔 사진·사전 소견·시공 계약서가 감정인에게 제출할 하자발생경위서의 뼈대가 됩니다.
2) 청구 가능 기간을 공사의 성격에 맞춰 확인합니다.
하자보수·손해배상 청구권은 목적물을 인도받은 날로부터 1년 내에 행사해야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민법 제670조). 다만 공사가 벽체 철거·구조 변경을 동반한 대수선처럼 건물 기타 공작물에 해당하는 규모라면, 민법 제671조에 따라 인도 후 5년(주요 구조재가 석조·금속 등인 경우 10년)까지 담보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단순 도배·마감 교체 수준인지, 구조에 손을 댄 공사인지에 따라 적용 조문과 기간이 달라지므로, 계약서와 시공 범위를 근거로 어느 기간이 적용되는지부터 확정해야 뒤늦게 기간 도과로 청구권을 잃는 일을 막을 수 있습니다.
3) 담보책임 기간이 애매하거나 지났다면 고의·중과실 여부를 검토합니다.
담보책임 기간이 이미 지났거나 애매한 경우라도 곧바로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시공업체가 정해진 시방·설계와 다르게 시공했음을 알면서도 그대로 마감했다는 등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드러나는 정황이 있다면, 하자담보책임과 별개로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을 검토할 여지가 생깁니다. 계약 당시 도면·자재 사양서와 실제 시공 상태를 대조해 이런 정황이 있는지부터 확인합니다.
결론
잔금을 다 치른 뒤에 발견한 하자는 협상의 지렛대 하나를 잃은 상태에서 시작하는 싸움입니다. 그렇다고 청구권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며, 결과를 가르는 것은 결국 하자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기록하고, 상당한 기간을 정해 보수를 최고했다는 사실을 얼마나 명확히 남겨 두었는가입니다.
공사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면 지금이 하자 목록을 정리하고 청구 가능 기간을 확인해야 할 시점입니다. 하자가 수십 곳에 이르러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하시다면, 하자보수비 감정과 손해배상 청구의 방향을 한 번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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