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관리책의 통화 녹음, 조직적 사기 가중처벌 피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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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관리책의 통화 녹음, 조직적 사기 가중처벌 피할 수 있나 

김강희 변호사


중간관리책의 통화 녹음, 조직적 사기 가중처벌 피할 수 있나


사건 개요


보이스피싱 조직 사건에서 검거되는 사람은 대개 두 부류로 나뉩니다. 전화를 직접 걸거나 현금을 인출한 말단 조직원, 그리고 그 위에서 실행팀을 배치하고 실적을 관리하던 중간관리책입니다. 후자에 해당하는 의뢰인들이 상담을 청해 오는 이유는 대체로 비슷합니다. 압수수색 과정에서 조직의 관리자, 이른바 '상선'과 나눈 통화 녹음이 다수 확보됐고, 그 안에 실행팀 배치·실적 독촉·피해자 정보 전달 지시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것입니다.

본인은 "나도 위에서 시키는 대로 전달만 했을 뿐"이라고 항변하지만, 검찰은 그 녹음을 근거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위반(사기) 혐의를, 사안에 따라서는 범죄단체가입·활동 혐의까지 함께 구성해 기소합니다. 녹음이라는 물증이 이미 확보된 상태에서, "나는 몰랐다"거나 "녹음을 증거로 쓰지 말아 달라"는 식의 대응은 대부분 통하지 않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 녹음 자체를 없애거나 증거에서 배제시키는 싸움은 성립하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방어의 무게중심을 옮겨야 합니다. 그 녹음이 실제로 무엇을 입증하는지, 그리고 그 입증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를 다투는 것이 실질적인 승부처입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결과를 가르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그 통화 녹음의 증거능력입니다 — 통화 당사자 일방이 직접 녹음한 것이라면 통신비밀보호법이 금지하는 '타인간 대화'의 녹음이 아니어서 배제하기 어렵지만, 녹음의 주체나 채증 경위에 따라서는 다툴 여지가 남습니다. 둘째, 그 통화 내용이 실제로 보여주는 것이 정범(공동정범)의 지위인지, 방조범의 지위인지입니다 — 형법 제30조의 공동정범과 제32조의 방조범은 법정형 자체가 다릅니다. 셋째, 가중처벌의 기준이 되는 이득액을 어디까지 본인 몫으로 산정할지입니다(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넷째, 함께 기소되는 경우가 늘고 있는 범죄단체조직·활동죄(형법 제114조) 해당 여부입니다.

이 네 지점은 순서대로 다투어야 합니다. 녹음의 증거능력을 형식적으로만 다투다 시간을 허비하면, 정작 형량을 크게 좌우하는 역할·이득액 다툼에 쓸 자료를 준비할 시간을 잃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통화 녹음이 입증하는 역할을 정범과 방조범의 경계에서 다시 쓰기


검찰은 통화 녹음이 있으면 그것만으로 사건이 끝났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녹음은 '대화가 있었다'는 사실을 증명할 뿐, 그 대화 속 화자가 조직에서 어떤 권한을 가졌는지까지 저절로 증명하지는 않습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이 지점을 다음 순서로 파고듭니다.

1) 증거능력 다툼의 한계를 먼저 냉정하게 가늠합니다.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제14조는 '타인간의 대화'를 몰래 녹음·청취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그런데 통화 당사자인 조직 관리자 본인, 혹은 그 상대방이었던 의뢰인 자신이 그 통화를 녹음한 것이라면 애초에 '타인간의 대화'가 아니어서 이 조항의 적용 대상이 되지 않고, 위법수집증거로 배제되기도 어렵습니다. 다만 녹음의 실제 주체가 통화 당사자가 아닌 제3자(수사협조자나 조직 내부의 다른 인물)였거나, 압수 과정 자체에 절차 위반이 있었다면 그 지점은 별도로 다툴 수 있으므로, 녹음의 채증 경위부터 먼저 정확히 확인합니다.

2) 녹취록을 '지시의 언어'가 아니라 '전달의 언어'로 재구성합니다.

공동정범의 본질은 각자의 역할분담에 따른 기능적 행위지배에 있습니다. 즉 실행행위를 직접 하지 않았더라도 범행 전체를 계획·조직하거나 실질적으로 지배했다면 정범으로 처벌됩니다. 반대로 상부의 결정을 그대로 전달만 하고 독자적인 결정권이 없었다면 방조범에 그칠 여지가 있습니다. 이 차이는 녹음 속 표현에서 드러납니다. 실행팀의 채용·배치·실적 압박·자금 배분을 본인의 판단으로 결정했는지, 아니면 상선의 지시를 그대로 옮기는 데 그쳤는지를 녹취록 전체를 시간순으로 재구성해 대조하고, 급여 지급방식·인사기록·업무 지시 계통 같은 객관 자료로 뒷받침합니다.

3) 방조범 감경의 실익을 형량 계산에 명시적으로 반영합니다.

방조범은 정범의 형보다 필요적으로 감경됩니다(형법 제32조 제2항).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위반처럼 법정형 하한 자체가 높은 사건에서는, 정범과 방조범의 구분이 실형과 집행유예를 가르는 실질적 경계선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이 구분을 소송의 핵심 쟁점으로 명확히 설정하고, 그에 맞는 증거를 모읍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가중처벌의 범위를 좁히는 지점 — 이득액과 범죄단체 해당성 다투기


역할 다툼과 별개로, 가중처벌의 크기를 정하는 것은 결국 숫자와 조직 요건입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챙깁니다.

1) 가담 시기를 특정해 공모의 범위를 한정합니다.

판례는 모든 공범이 한자리에 모여 모의하지 않았더라도 전체 범행의 틀을 인식하고 역할을 수행했다면 암묵적·순차적 공모를 인정합니다. 그러나 이 공모의 효력은 가담이 시작된 시점 이후의 범행에 한정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통화이력·근무기록·급여내역으로 조직에 실제로 결합한 시점을 특정해, 그 이전에 발생한 피해까지 본인의 몫으로 산정되지 않도록 범위를 한정합니다.

2) 이득액을 재산정해 특경법 적용 구간 자체를 다툽니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는 사기죄로 취득한 이득액이 5억 원 이상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 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가중합니다. 검찰이 산정한 이득액이 조직 전체의 피해액 총합인지, 아니면 본인이 실제로 인식하고 관여한 범위 내의 피해액인지를 구분해 다투면, 적용 구간 자체가 5억 미만(형법상 사기)이나 50억 미만 구간으로 낮아질 수 있습니다. 이 재산정의 결과가 법정형의 하한을 통째로 바꿉니다.

3) 범죄단체조직·활동죄 해당 여부와 본인의 지위를 함께 다툽니다.

형법 제114조의 범죄단체는 특정 다수인, 어느 정도의 시간적 계속성, 특정 범죄를 위한 공동목적, 최소한의 통솔체계라는 네 요건을 모두 갖추어야 하고, 이 죄가 인정되면 사형·무기 또는 4년 이상의 징역이라는 별도의 중형이 사기죄와 별개로 더해집니다. 본인이 그 통솔체계 안에서 상시적으로 결합한 구성원이었는지, 아니면 일시적·단기적으로 용역을 제공한 관계에 가까웠는지를 보수 지급 방식, 업무 배정의 지속성, 조직 이탈의 자유 여부 같은 사실관계로 구분해, 범죄단체 활동죄의 성립 자체를 다툴 지점이 있는지 먼저 검토합니다.


결론


조직 관리자와의 통화 녹음이 이미 확보된 상황에서 "그 녹음을 없애 달라"는 식의 상담은 대개 헛수고로 끝납니다. 통화 당사자가 직접 녹음한 것이라면 증거능력을 다투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여기에 매달리다 정작 형량을 좌우하는 지점을 놓치는 사례를 자주 봅니다.

실질적인 방어는 그 녹음이 정범인지 방조범인지, 이득액이 어디까지 본인 몫인지, 범죄단체 요건을 실제로 갖추었는지를 하나씩 분리해 다투는 데서 시작됩니다. 조직 사건으로 조사를 앞두고 있거나 이미 기소된 상태라면, 본인의 역할과 이득액이 지금 어떻게 산정되어 있는지부터 한 번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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