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조사 변호인 참여 제한, 준항고로 다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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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조사 변호인 참여 제한, 준항고로 다툴 수 있을까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변호인 참여를 신청했는데도 여러 이유로 참여가 거부되거나, 형식적으로만 허용되는 경우가 있다는 상담이 늘고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분들이 “변호사가 옆에 없어도 저는 사실대로만 말하면 되니까 괜찮다”, “경찰이 나중에 참여시켜준다고 했으니 문제없다”는 생각으로 신문에 그대로 응하십니다. 그런데 막상 조사실에 들어가 보면 변호인은 피의자 옆이 아니라 뒤쪽에 앉게 되거나, 발언 기회를 거의 얻지 못한 채 조서에는 “변호인 참여 하에 진행함”이라는 문구만 형식적으로 남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최근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는 변호인의 신문 참여권을 헌법상 독자적 기본권으로 두텁게 보호하는 방향으로 판단을 축적해 왔고, 정당한 사유 없이 참여를 제한하거나 실질적 조력을 방해하는 조치는 준항고나 헌법소원으로 다툴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경찰 조사에서 변호인 참여가 어떤 경우에 제한될 수 있는지, 그리고 부당하게 제한당했을 때 준항고로 다투는 구체적인 방법을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수사기관은 변호인의 신문 참여를 거부할 수 없습니다

변호인의 신문 참여는 원칙이고, 제한은 법이 정한 예외적 사유가 명백할 때만 허용됩니다.

형사소송법 제243조의2 제1항은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피의자 또는 그 변호인 등의 신청에 따라 변호인을 신문에 참여하게 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고, 이를 거부할 수 있는 경우를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이라는 예외로만 한정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정당한 사유”가 법률 조문 자체에는 구체적으로 열거되어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실무에서는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 등 하위 규범이 신문 방해나 수사기밀 누설의 우려가 있는 경우 등으로 제한 사유를 규율하고 있을 뿐, 수사기관이 임의로 넓게 판단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실무에서는 “조사에 집중해야 한다”, “변호인이 있으면 진술이 늦어진다”는 식의 막연한 이유로 참여 신청을 미루거나 형식적으로만 받아들이는 사례가 반복됩니다. 이런 경우 피의자는 자신이 어떤 권리를 침해당했는지조차 인식하지 못한 채 신문에 응하게 됩니다.

변호인의 신문 참여는 원칙이며, 제한은 법이 정한 예외적 사유가 객관적으로 명백할 때만 허용됩니다.


2. 신문 참여를 제한할 수 있는 사유는 폭넓게 인정되지 않습니다

신문 방해나 수사기밀 누설의 우려가 객관적으로 명백해야만 참여를 제한할 수 있습니다.

변호인 참여권이 처음부터 폭넓게 인정된 것은 아닙니다. 초기에는 구속된 피의자에 한해 신문 참여가 문제 되었는데, 대법원은 이미 2003년 결정을 통해 그 한계를 분명히 그은 바 있습니다.

구금된 피의자에 대한 신문에 변호인의 참여를 불허하는 처분은 구금에 관한 처분에 해당하여 준항고의 대상이 되고, 신문을 방해하거나 수사기밀을 누설하는 등의 염려가 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특별한 사정이 객관적으로 명백한 경우가 아닌 한 수사기관은 변호인의 참여 요구를 거절할 수 없다(대법원 2003. 11. 11.자 2003모402 결정).

이 결정 이후 변호인 참여권은 불구속 피의자에게도 동일하게 인정되는 방향으로 확장되었고, “참여시키면 조사가 번거로워진다”는 수사 편의상의 이유는 정당한 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이 실무의 대체적인 입장입니다.

특히 변호인이 피의자에게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도록 조언했다는 사정만으로는 참여를 제한할 정당한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진술거부권은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피의자 본인에게 보장한 권리이므로, 변호인이 이를 안내했다고 해서 신문을 방해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신문 방해나 수사기밀 누설의 우려가 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객관적으로 명백한 경우가 아니라면, 참여 제한은 정당화되지 않습니다.


3. 참여를 허용해도 자리 배치 등으로 조력을 막으면 위법한 제한입니다

변호인을 신문실에 들어오게 했다는 사실만으로 참여권이 온전히 보장된 것은 아닙니다.

변호인 참여를 아예 거부하는 경우뿐 아니라, 형식적으로는 참여를 허용하면서 실질적인 조력을 어렵게 만드는 조치도 문제가 됩니다. 대표적인 예가 변호인을 피의자 옆이 아니라 뒤쪽 자리에 앉히는 이른바 후방착석 요구입니다.

헌법재판소는 검찰수사관이 변호인에게 피의자 후방에 앉으라고 요구한 사건에서, 변호인이 자유롭게 신문에 참여할 권리는 피의자의 조력받을 권리를 실현하는 수단으로서 헌법상 독자적 기본권인 변호권으로 보호되어야 한다고 전제한 뒤,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피의자 옆에 앉는다고 하여 피의자 뒤에 앉는 경우보다 수사를 방해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후방착석요구행위의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절성을 인정할 수 없다(헌법재판소 2017. 11. 30. 선고 2016헌마503 결정).

메모를 하지 못하게 하거나 신문 도중 소곤소곤 조언하는 것조차 막는 조치도 같은 맥락에서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참여를 형식적으로 허용했다는 이유만으로 적법한 절차가 지켜졌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변호인을 신문실에 들어오게 했다는 사실만으로 참여권이 온전히 보장되었다고 볼 수는 없으며, 실질적 조력을 방해하는 조치도 위법한 제한입니다.


4. 제한을 다투지 않고 넘기면 진술이 위법수집증거로 배제될 위험이 커집니다

참여 제한 상태에서 얻어진 진술은 나중에 증거능력 자체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정당한 사유 없이 변호인 참여를 배제한 채 작성된 피의자신문조서는 형사소송법 제312조가 정한 적법한 절차와 방식을 위반한 증거일 뿐 아니라, 같은 법 제308조의2가 정한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에 해당해 원칙적으로 증거로 쓸 수 없습니다.

문제는 이 위법성을 재판 단계에 가서야 다투려 하면 이미 늦은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신문이 끝나고 조서가 작성된 뒤에는 참여가 제한된 정확한 경위를 입증하기가 쉽지 않고, 수사기관 쪽 기록만 남아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신문 단계에서 준항고를 통해 참여 제한의 위법성을 법원 판단으로 남겨두면, 이후 재판에서 해당 조서의 증거능력을 다툴 때 훨씬 유리한 근거 자료가 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당시 상황을 객관적으로 다시 확인하기 어려워진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참여 제한을 그 자리에서 다투지 않고 넘기면, 이후 진술의 증거능력을 다툴 기회 자체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5. 준항고는 처분 직후, 정해진 절차에 따라 지체 없이 제기해야 합니다

신문 현장의 기록을 남기는 것이 준항고 성패를 좌우합니다.

준항고는 통상 ①신문 현장에서 참여 제한에 대해 명확히 이의를 제기하고 그 경위를 기록 → ②사법경찰관 소속 경찰서 관할에 대응하는 검찰청(수원 지역 사건이라면 수원지방검찰청)을 확인 → ③그에 대응하는 관할 법원(수원지방법원)에 처분의 취소 또는 변경을 구하는 준항고장 제출 → ④법원의 심리와 인용·기각 결정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형사소송법 제417조는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구금·압수 등에 관한 처분뿐 아니라, 제243조의2에 따른 변호인의 참여 등에 관한 처분에 불복이 있으면 준항고로 그 취소 또는 변경을 구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처분이 있은 날로부터 시간이 지날수록 당시 상황을 입증하기 어려워지므로, 신문 도중이나 직후에 바로 절차를 밟는 것이 실익을 높입니다.

참여를 제한당했다면 감정적으로 항의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보하는 것이 좋습니다.

  1. 신문 현장에서 누가, 언제, 어떤 이유로 참여를 제한했는지 그 경위를 메모하거나 가능하면 기록으로 남깁니다.

  2. 참여 제한 사실이 기재된 피의자신문조서, 수사보고서 등 관련 서류를 확보하거나 열람을 요청합니다.

  3. 준항고장을 작성해 관할 법원에 지체 없이 제출하고, 필요하다면 이후 신문 절차나 조서 작성 진행에 대한 이의도 함께 밝혀 둡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형사 절차에 밝은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준항고 제기와 함께 이후 재판에서의 증거능력 다툼까지 미리 준비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경찰 조사를 처음 받는 분들은 자신이 어떤 권리를 요구할 수 있는지조차 모른 채 신문실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 참여가 제한되어도 그 순간에는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알아차리기 어렵습니다.

구속된 상태에서 조사를 받는 피의자는 신체의 자유가 걸려 있어 참여 제한에 즉각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지만, 불구속 상태에서 임의로 조사에 응하는 피의자는 “어차피 나중에 다시 조사받으면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참여 제한을 그냥 넘기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구속 여부와 관계없이 변호인 참여권은 동일하게 보장되며, 넘기고 지나간 절차의 흠은 재판 단계에서 되돌리기 훨씬 어렵습니다.

저는 구속 수사와 불구속 수사 양쪽에서 변호인의 신문 참여가 문제 된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신문 현장에서의 대응 여부에 따라 이후 재판 결과가 달라지는 경우를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참여가 제한당했다고 느껴지는 그 순간이,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입니다.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변호인 참여를 신청했는데 경찰이 “조사 끝나고 참여시켜주겠다”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이는 사실상 참여 거부에 해당합니다. 정당한 사유 없이 신문 시작 전 참여를 미루는 것은 형사소송법 제243조의2 위반이므로, 그 자리에서 즉시 이의를 제기하고 요구한 사실과 시각을 기록해 두어야 합니다.

Q. 변호인이 옆자리가 아니라 뒤쪽에 앉으라는 요구를 받았습니다. 이것도 다툴 수 있나요?

A. 다툴 수 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변호인을 피의자 후방에 앉히는 조치가 실질적 조력을 방해해 변호인의 변호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신문 방해 우려가 없다면 이런 조치는 정당화되지 않습니다.

Q. 준항고는 누가, 어디에 제기하나요?

A. 피의자 본인 또는 변호인이 그 처분을 한 검사·사법경찰관 소속 검찰청에 대응하는 법원에 제기합니다. 경찰서 관할이 수원이라면 수원지방법원이 관할이 됩니다.

Q. 신문이 이미 끝난 뒤에도 준항고를 제기하는 의미가 있나요?

A. 처분 자체의 취소·변경을 구하는 실익은 줄어들지만, 참여가 제한된 경위를 법원 판단으로 남겨두면 이후 재판에서 그 조서의 증거능력을 다툴 때 유리한 근거 자료가 됩니다.

Q. 변호인이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라고 조언했다는 이유로 참여를 제한당했습니다. 정당한가요?

A. 정당하지 않습니다. 진술거부권은 피의자 본인에게 보장된 헌법상 권리이므로, 변호인이 이를 조언했다는 사정만으로는 신문 참여를 제한할 정당한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Q. 불구속 상태에서 임의로 조사를 받으러 갈 때도 변호인 참여를 요구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구속 여부와 관계없이 형사소송법 제243조의2는 피의자 신문 전반에 적용되므로, 임의 출석 조사에서도 동일하게 변호인 참여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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