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소장을 받았다면 — 답변서 30일에 갈리는 것들
이혼 소장을 받았다면 — 답변서 30일에 갈리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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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소장을 받았다면 — 답변서 30일에 갈리는 것들 

김강희 변호사


이혼 소장을 받았다면 — 답변서 30일에 갈리는 것들


사건 개요


어느 날 법원 등기가 도착합니다. 봉투를 열어 보니 배우자가 선임한 변호사 이름으로 된 이혼 소장입니다. 이혼뿐 아니라 위자료, 재산분할, 자녀의 친권·양육까지 한꺼번에 청구되어 있고, 첫 장에는 "소장 부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문구가 박혀 있습니다. 상대방이 이미 변호사를 선임해 준비를 마쳤다는 사실 자체가 심리적으로 크게 다가오고, 정작 무엇부터 손대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한 채 시간만 흘려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상담에서 자주 듣는 말이 "이혼 사건은 자백간주가 안 된다던데, 답변서를 좀 늦게 내도 괜찮지 않냐"는 것입니다. 절반만 맞는 말입니다. 하나의 소장 안에 실려 온 청구들은 법적 성격이 제각각이라, 어느 부분은 침묵해도 곧바로 불리해지지 않지만, 어느 부분은 침묵하는 순간 그대로 인정된 것으로 굳어집니다. 이 차이를 모른 채 30일을 보내면, 정작 지켜야 했던 지점에서 이미 승부가 끝나 있는 경우가 생깁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혼 소장을 받은 뒤의 30일은 '이혼 여부'만을 위한 시간이 아니라 위자료·재산분할·양육 각각의 판이 갈리기 시작하는 시간입니다. 무엇을 반드시 답변서에 담아야 하고, 무엇은 이후 절차에서 다퉈도 되는지를 가려내는 것이 이 시기 대응의 핵심입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결과를 가르는 지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소장에 병합된 청구 각각의 사건 유형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이혼 청구는 나류 가사소송사건, 위자료 청구는 다류 가사소송사건, 재산분할과 양육 관련 청구는 마류 가사비송사건으로 분류되며(가사소송법 제2조 제1항 및 별표), 이 분류에 따라 답변서를 내지 않았을 때의 결과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둘째, 가사소송법 제12조가 가류·나류 사건에 한해 민사소송법 제288조의 자백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어, 이혼 자체를 다투지 않아도 자동으로 이혼이 확정되지는 않지만, 그 예외가 위자료(다류)에는 미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셋째, 답변서 제출기한 30일(민사소송법 제256조 제1항, 가사소송에 준용)은 세 유형 모두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절차상 마감이라는 것입니다.

이 세 가지가 얽혀 있다 보니, "이혼은 자백간주가 안 된다"는 반쪽 지식만 믿고 답변서를 소홀히 준비하면, 정작 자백 규정이 그대로 적용되는 위자료 청구 부분에서 유책사유가 다투지 않은 대로 굳어져 버리는 결과를 맞기 쉽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청구 유형별로 위험도를 나누어 답변서를 설계하기


답변서는 한 장의 문서지만, 그 안에서 각 청구를 대하는 태도는 달라야 합니다. 소장을 받으면 김강희 변호사는 먼저 청구취지를 세 갈래로 분해해 각각의 위험도를 짚습니다.

1) 이혼 청구 부분 — 침묵해도 즉시 확정되지는 않지만, 다투지 않으면 결국 불리해집니다.

이혼 청구는 나류 가사소송사건으로 가사소송법 제12조에 따라 민사소송법상 자백 규정이 배제되고, 법원이 직권으로 사실을 조사하는 직권탐지주의가 적용됩니다. 그래서 답변서를 늦게 내거나 이혼 사유를 명시적으로 인정하지 않았다고 해서 곧바로 원고 승소로 확정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이는 '다투지 않아도 괜찮다'는 뜻이 아닙니다. 법원이 직권으로 조사하더라도 결국 참고하는 것은 당사자가 제출한 자료이므로, 이혼 사유(예: 부정행위, 악의의 유기, 부당한 대우 등 민법 제840조 각 호)에 대해 다툴 부분이 있다면 답변서 단계에서부터 구체적 사실관계로 반박해 두어야 심리 방향이 한쪽으로 쏠리지 않습니다.

2) 위자료 청구 부분 — 침묵하면 그대로 인정된 것으로 처리됩니다.

이혼을 원인으로 한 위자료 청구는 다류 가사소송사건이고, 가사소송법 제12조가 정한 자백 규정 배제는 다류 사건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즉 일반 민사소송과 동일하게, 원고가 주장하는 유책사유 사실관계를 답변서에서 항목별로 인정·부인·부지를 명확히 표시하지 않으면 자백한 것으로 간주될 위험이 있습니다(민사소송법 제150조). "그런 사실 없다"는 식의 포괄 부인이 아니라, 원고가 나열한 날짜·정황·행위 하나하나에 대해 대응하는 답변서를 작성해야 이 부분에서 밀리지 않습니다.

3) 재산분할·양육 청구 부분 — 자백의 문제가 아니라 자료 싸움입니다.

재산분할과 친권·양육 관련 청구는 마류 가사비송사건으로, 애초에 자백이라는 개념 자체가 적용되지 않고 법원이 재량으로 판단합니다. 다만 그렇다고 답변서 단계에서 손 놓고 있을 부분은 아닙니다. 원고가 제시한 재산 목록에 누락되거나 과소평가된 재산이 있는지, 원고 명의 재산 형성에 자신의 기여가 어느 정도인지, 양육 방안에 대한 입장을 이 시점부터 자료로 정리해 두어야 이후 조정·심리 단계에서 협상력을 갖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30일의 골든타임을 절차적으로 쓰기


청구를 유형별로 나누었다면, 다음은 남은 시간을 실제로 어떻게 배분하느냐의 문제입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이 국면에서 다음 순서로 30일을 운용합니다.

1) 소장에 첨부된 증거를 먼저 검증합니다.

소장에는 대개 원고 측이 확보한 문자메시지·사진·진술서 등이 첨부되어 있습니다. 이 증거들이 실제로 주장하는 사실을 뒷받침하는지, 시기·맥락이 왜곡되어 인용된 부분은 없는지를 먼저 확인합니다. 여기서 확인된 허점은 답변서의 개별 부인 사유로 그대로 쓰입니다.

2) 이혼 자체를 다툴지, 조건만 다툴지 방향을 답변서 제출 전에 확정합니다.

이혼 자체를 다투지 않고 위자료·재산분할·양육 조건만 다투기로 한다면, 답변서에도 그 취지를 명확히 밝히고 반소로 별도의 위자료·재산분할 청구를 병합할지 여부를 함께 검토합니다. 반대로 이혼 사유 자체를 다툴 사안이라면, 답변서 초기 단계부터 반박 근거가 되는 사실관계와 증거를 확보하는 데 시간을 집중해야 합니다.

3) 30일 안에 완전한 답변서를 못 갖추더라도, 다툼의 취지만은 기한 내 제출합니다.

모든 증거와 논리를 30일 안에 완벽히 갖추기 어려운 경우가 실제로 더 많습니다. 이런 경우 청구취지에 대한 다툼 의사와 핵심 부인 사유만이라도 담은 답변서를 기한 내 제출하고, 세부 사실관계와 증거는 이후 준비서면으로 보완하는 방식을 씁니다. 기한을 넘겨 아무것도 제출하지 않는 것과, 골자만이라도 기한 내 제출하는 것은 이후 재판부가 사건을 대하는 태도에서 차이를 만듭니다.


결론


이혼 소장을 받은 뒤의 30일은 이혼이 성립하느냐만을 정하는 시간이 아닙니다. 그 안에 함께 들어온 위자료 청구는 답변서에서 다투지 않으면 그대로 인정된 사실이 되고, 재산분할과 양육은 이 시점부터 쌓아 둔 자료의 양이 협상력을 좌우합니다. 세 갈래가 서로 다른 법적 성격을 갖는다는 것을 모른 채 "이혼은 자백이 안 통한다"는 말만 믿고 시간을 흘려보내는 것이 가장 흔한 실수입니다.

상대측이 변호사를 선임해 소장을 준비했다면, 그만큼 이쪽도 어느 부분을 지키고 어느 부분을 내줄지 30일 안에 판단을 마쳐야 합니다. 지금 소장을 받아 든 상황이라면, 청구 하나하나를 유형별로 짚어 답변서의 방향을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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