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소송 중 아이 앞 험담 — 사전처분과 양육자 지정
사건 개요
이혼 소송이 시작되면 부부의 다툼은 법정으로 옮겨가지만, 아이는 여전히 두 사람 사이에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상담에서 자주 듣게 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소장이 접수된 뒤부터 배우자가 아이 앞에서 "네 엄마(아빠) 때문에 우리가 이렇게 됐다", "그 사람은 돈밖에 모른다"는 말을 반복한다는 것입니다. 아직 한집에 살고 있거나 별거를 막 시작한 시점이라 아이는 그 말을 매일 듣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는 전화를 받지 않고, 만나기로 한 날 이유 없이 약속을 미루며, 어느 순간 어른의 말투 그대로 한쪽 부모를 비난하기 시작합니다.
이때 부모가 흔히 택하는 두 가지 방법은 둘 다 사정을 악화시킵니다. 하나는 아이에게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배우자에게 직접 항의하는 것입니다. 앞의 것은 아이를 두 이야기 사이에서 판단하도록 몰아 더 위축시키고, 뒤의 것은 아이가 듣는 자리에서 다시 싸움을 만듭니다. 게다가 소송 중에는 그 항의 자체가 상대방에 의해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주장의 재료로 제출되곤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판결을 기다릴 필요는 없습니다.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가정법원에 사전처분을 신청해 그 언동을 금지시킬 수 있고, 그 행위 자체가 뒤에 양육자를 정하는 판단에서 상대방에게 불리한 사정으로 평가됩니다. 법은 이 문제를 누가 더 억울한가가 아니라 자녀의 복리라는 하나의 기준으로 봅니다(민법 제912조 제2항). 다만 결과가 갈리는 지점은 분노의 크기가 아니라, 그 언동을 제3자가 확인할 수 있는 형태로 남겨 두었는지입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판단이 갈리는 지점은 네 가지입니다. 첫째, 문제된 말이 이혼 과정에서 튀어나온 일회적 감정 표출인지, 아니면 아이를 한쪽 부모에게서 떼어 놓는 지속적 언동인지입니다. 둘째, 그 언동을 가사소송법 제62조의 사전처분으로 금지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떤 문장으로 금지를 구할 것인지입니다. 셋째, 그 행위가 양육자 지정에서 갖는 무게입니다. 대법원은 양육방식의 내용과 합리성·적합성, 부모와 자녀 사이의 친밀도, 자녀의 의사 등 모든 요소를 종합해 자녀의 성장과 복지에 가장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봅니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9므1458, 1465 판결). 넷째, 아이의 의사가 이미 한쪽으로 기울었을 때 법원이 이를 어떻게 걸러 내는가입니다.
특히 셋째와 넷째가 이 유형 사건의 함정입니다. 험담을 하는 쪽이 현재 아이를 데리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같은 판결은 현재의 양육상태를 변경하려면 그 변경이 현 상태를 유지하는 것보다 자녀의 복리에 더 도움이 된다는 점이 명백해야 한다고 봅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현상이 굳어진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언동을 멈추게 하는 일과 그 사실을 기록으로 남기는 일은 순차가 아니라 동시에 진행해야 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아이 앞에서의 언동을 사전처분으로 멈추게 하기
먼저 할 일은 판결을 기다리지 않고 지금 벌어지고 있는 행위를 끊는 것입니다. 가사소송법 제62조 제1항은 가사사건의 소 제기나 심판청구가 있는 경우 가정법원이 직권으로 또는 당사자의 신청에 의하여 상대방에게 현상을 변경하는 행위의 금지를 명할 수 있고, "관계인의 감호와 양육을 위한 처분 등 적당하다고 인정되는 처분"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이 조문을 다음 순서로 활용합니다.
1) 금지할 행위를 '위반 여부를 판정할 수 있는 문장'으로 설계합니다.
"험담하지 말 것"이라는 신청 취지는 결정을 받기도 어렵고, 받더라도 해석 다툼만 남습니다. 그래서 장면과 행위를 나누어 특정합니다. 미성년 자녀가 있는 자리에서 상대방의 인격·품행·소송 태도에 관한 부정적 언동을 하지 말 것, 자녀에게 소장·준비서면 등 소송 서류를 보여주거나 소송 경과를 알리지 말 것, 자녀를 통해 상대방에게 의사를 전달하게 하지 말 것, 자녀와 상대방의 전화·면접교섭을 방해하지 말 것과 같은 방식입니다. 이렇게 적어야 법원이 판단할 수 있고, 나중에 위반을 다툴 때도 쟁점이 "그 말이 험담인가"가 아니라 "그 자리에서 그 행위를 했는가"로 좁혀집니다.
2) 집행력이 없다는 점을 전제에 놓고, 제재 고지와 과태료를 지렛대로 씁니다.
사전처분에는 집행력이 없습니다(같은 조 제5항). 강제집행으로 말을 막을 수는 없다는 뜻이므로, 이 한계를 알고 설계해야 합니다. 대신 법원은 사전처분을 할 때 제67조 제1항에 따른 제재를 함께 고지해야 하고(같은 조 제2항), 정당한 이유 없이 이를 위반하면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가사소송법 제67조 제1항). 실무에서 더 큰 무게를 갖는 것은 두 번째 효과입니다. 법원이 명시적으로 금지한 행위를 그대로 반복했다는 사실은 그 사람의 양육 태도를 보여주는 자료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위반이 확인되면 과태료 부과 신청과 함께 그 경위를 본안 기록에도 남깁니다.
3) 급박한 사정은 따로 소명하고, 필요하면 면접교섭의 방법 자체를 바꿉니다.
아이가 등교를 거부하거나 수면·배변 문제, 갑작스러운 위축 같은 반응을 보이는 단계라면 통상의 절차를 기다릴 여유가 없습니다. 급박한 경우에는 재판장이나 조정장이 단독으로 사전처분을 할 수 있고(제62조 제3항), 그 처분에 대해서는 즉시항고할 수 있습니다(같은 조 제4항). 언동이 주로 면접교섭 시간에 이루어진다면 금지 명령만으로 부족한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민법 제837조의2 제3항에 따라 면접교섭의 제한·배제·변경을 함께 구합니다. 배제까지 가지 않더라도 인계 장소를 제3의 기관으로 옮기거나 제3자가 입회하도록 접촉의 형태를 바꾸는 것이 현실적인 해법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그 언동을 양육자 지정 판단에 들어가는 자료로 만들기
행위를 멈추게 했다면, 다음은 그 일이 있었다는 사실이 최종 판단에 반영되도록 하는 일입니다. 이 단계에서 부모가 가장 자주 저지르는 실수는 아이를 증거 수집의 도구로 쓰는 것입니다.
1) 아이의 입이 아니라 어른의 행위를 기록합니다.
아이를 앉혀 놓고 "엄마가 아빠 욕했지?"라고 캐묻거나 녹음기를 들려 보내는 방식은 거의 예외 없이 되돌아옵니다. 조사 과정에서 그 사실이 드러나면 아이를 소송에 끌어들인 행위로 평가되어, 정작 문제를 제기한 쪽의 양육 적합성이 흔들립니다. 남겨야 할 것은 상대방이 나에게 직접 보낸 문자·메신저, 아이가 있는 자리의 상황을 함께 본 제3자(조부모·교사 등)의 진술, 인계 시각과 아이의 상태·발언을 그날그날 사실만 적은 면접교섭 일지, 그리고 아이가 다닌 상담센터나 소아청소년정신과의 소견입니다. 정도가 심하면 아이 앞에서 반복되는 언동은 아동복지법 제17조 제5호의 정서적 학대행위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으나(같은 법 제71조 제1항 제2호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 형사 고소는 아이를 조사 절차에 세우는 부담이 크므로 사안의 정도를 보아 신중히 판단합니다.
2) 가사조사 절차가 보는 시선에 맞추어 자료를 준비합니다.
양육이 다투어지는 사건에서 법원은 가사조사관에게 조사를 명합니다(가사소송법 제6조, 가사소송규칙 제8조 이하). 조사관은 부모를 각각 면접하고 가정을 방문하며 아이를 만나 양육환경·양육의사·양육능력과 부모·자녀 사이의 친밀도를 살핍니다. 여기서 무게를 갖는 것은 "내가 더 좋은 부모"라는 주장이 아니라, 아이가 다른 한쪽 부모와의 관계를 유지하도록 도울 의사가 누구에게 있는가입니다. 그래서 조사 전까지, 나는 면접교섭 일정을 성실히 이행했고 아이 앞에서 상대방을 깎아내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일정 이행 기록과 실제 나눈 대화의 내용으로 보여줄 수 있게 정리합니다. 상대방의 언동과 나란히 놓이는 순간 이 자료가 가장 강하게 작동합니다.
3) 아이의 의사가 어떻게 형성됐는지를 시간 순으로 드러냅니다.
아이가 13세 이상이면 가정법원은 양육에 관한 사항을 정하기에 앞서 그 아이의 의견을 들어야 합니다(가사소송규칙 제100조). 문제는 험담이 반복된 사건에서는 아이의 말이 이미 한쪽으로 기울어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아이의 희망이 곧 결론이 되지는 않습니다. 앞서 본 대법원 2009므1458, 1465 판결처럼 자녀의 의사는 종합적으로 고려되는 여러 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이의 진술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대신, 그 진술이 언제부터 어떤 표현으로 바뀌었는지를 시간 순으로 제시합니다. 아이가 직접 겪을 수 없는 일—재산분할 액수, 소송의 경위, 상대방의 과거 행적—을 어른의 어휘 그대로 옮기고 있다면, 그 자체가 그 말이 어디에서 왔는지 보여주는 근거가 됩니다.
결론
아이 앞에서의 험담은 부부싸움의 연장처럼 보이지만, 소송에서는 성격이 전혀 다릅니다. 아이가 다른 한쪽 부모와 맺고 있는 관계를 실제로 훼손하는 행위이고, 시간이 지날수록 되돌리기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대응의 순서는 항의가 아니라, 금지할 행위를 특정해 사전처분을 구하는 것과 그 사실을 아이가 아닌 어른의 자료로 남기는 것입니다.
결과를 가르는 것은 누가 더 억울한가가 아니라, 그 언동이 있었다는 사실과 아이에게 미친 영향을 확인 가능한 형태로 얼마나 갖추었는가이며, 현재의 양육상태가 굳어지기 전일수록 유리합니다. 지금 아이의 말과 태도가 달라지고 있다면, 무엇을 금지시키고 무엇을 남겨야 할지 대응의 순서와 시점을 한 번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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