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유예 기간 중에 성범죄로 다시 수사를 받게 되면, 새로 문제 된 사건의 형량보다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 앞서 유예받았던 형입니다. 형법은 일정한 요건이 갖춰지면 집행유예의 선고 자체가 효력을 잃도록 정하고 있고, 그렇게 되면 유예됐던 형이 되살아나 새 사건의 형과는 별개로 집행됩니다. 다만 실효가 언제나 자동으로 일어나는 것은 아니어서, 새 사건에 어떤 형이 선고되는지와 그 판결이 언제 확정되는지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집니다. 이 글에서는 집행유예가 실효되는 요건, 실효됐을 때 형이 어떻게 집행되는지, 그리고 성범죄 재범 사건에서만 따로 문제 되는 부수처분까지 차례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집행유예 실효의 요건 — 형법 제63조가 요구하는 네 가지
집행유예가 저절로 날아가는 것은 아닙니다. 형법 제63조는 "집행유예의 선고를 받은 자가 유예기간 중 고의로 범한 죄로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아 그 판결이 확정된 때에는 집행유예의 선고는 효력을 잃는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짧은 문장이지만 요건이 네 겹으로 쌓여 있습니다. 범행 시점이 유예기간 안일 것, 그 죄가 고의범일 것, 선고된 형이 금고 이상의 실형일 것, 그리고 그 판결이 확정될 것입니다. 이 중 하나라도 빠지면 앞선 집행유예는 그대로 살아 있습니다.
실무에서 가장 무게가 실리는 요건은 세 번째, 즉 '금고 이상의 실형'입니다. 새 사건에서 벌금형이 선고되거나, 징역형이 선고되더라도 다시 집행유예가 붙으면 조문이 말하는 실형이 아니므로 앞선 집행유예는 실효되지 않습니다. 성범죄 사건에서 벌금형과 징역형 집행유예, 징역형 실형 사이의 간극이 유독 크게 느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같은 사건이라도 선고형이 한 칸 달라지는 순간, 앞서 유예받은 형까지 함께 집행되느냐 아니냐가 갈리기 때문입니다.
네 번째 요건인 '판결의 확정'도 그냥 넘길 대목이 아닙니다.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됐더라도 항소·상고가 진행 중이라면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고, 확정되기 전까지 실효라는 효과는 발생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형법 제65조는 집행유예가 실효 또는 취소되지 않은 채 유예기간을 경과하면 형의 선고 자체가 효력을 잃는다고 정하고 있으므로, 유예기간이 이미 지나간 뒤에는 실효시킬 대상 자체가 남아 있지 않게 됩니다.
범행 시점 — 새로 문제 된 범행이 유예기간 '안'에 저질러졌을 것. 유예 선고 전이나 기간 경과 후의 범행은 이 요건을 충족하지 않습니다.
고의범 — 과실로 범한 죄는 아무리 결과가 무거워도 제63조의 실효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금고 이상의 실형 — 벌금형이나 재차의 집행유예는 실효사유가 아닙니다.
판결의 확정 — 선고만으로는 부족하고, 상소 여부가 정리되어 판결이 확정되어야 합니다.
집행유예는 재범 사실만으로 날아가지 않는다. 유예기간 중의 고의범, 금고 이상의 실형, 그 판결의 확정이라는 세 겹의 조건이 모두 맞아떨어져야 비로소 효력을 잃는다.
실효되면 벌어지는 일 — 두 개의 형이 합쳐지지 않고 각각 집행된다
실효의 효과를 오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앞선 형과 새 형이 하나로 합쳐져 적당히 조정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경우인데, 실제 구조는 그렇지 않습니다. 실효된 집행유예의 형은 원래 선고됐던 형기 그대로 집행 대상이 되고, 새 사건의 형은 그와 별개의 확정판결로 따로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앞선 사건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았고 새 성범죄 사건에서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이 확정됐다면, 두 형이 각각 집행되어 실제 수용 기간은 두 형기를 더한 만큼이 됩니다.
여러 개의 형이 함께 집행될 때의 순서는 형사소송법 제462조가 정하고 있습니다. 자격상실·자격정지·벌금·과료·몰수를 제외하면 무거운 형을 먼저 집행하는 것이 원칙이고, 다만 검사는 소속 장관의 허가를 얻어 무거운 형의 집행을 정지하고 다른 형을 집행하게 할 수 있습니다. 이 예외가 실무에서 활용되는 이유는 가석방 요건 때문입니다. 형법 제72조는 유기형의 경우 형기의 3분의 1이 지난 뒤 행정처분으로 가석방을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는데, 어느 형을 먼저 집행하느냐에 따라 가석방 심사 시점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법원은 재판의 집행에 관한 이의 사건에서 형법 제63조의 입법 취지를 설명하면서, 이 조항이 재범의 방지뿐 아니라 "본래 경합범으로서 동시에 재판하여 단일한 형을 선고할 복수의 죄에 대하여 각각 별도로 재판이 진행되어 선고한 수개의 형이 별도로 확정된 경우에 그 복수의 죄에 대하여 동시에 재판하였더라면 한꺼번에 실형이 선고되었을 경우와 불균형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등 범죄자에 대한 적정한 형벌권 행사를 도모하고자 함에도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대법원 1997. 7. 18.자 97모18 결정). 실효 제도가 단순한 제재가 아니라 형벌권 행사의 균형을 맞추는 장치이기도 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판시입니다.
실효된 집행유예의 형과 새 사건의 형은 하나로 합산·조정되지 않는다. 두 개의 확정된 형이 각각 집행되고, 순서만 형사소송법 제462조에 따라 정해질 뿐이다.
실효를 피해 가는 경로 — 선고형과 확정 시점이 결론을 가른다
앞서 본 네 요건을 뒤집어 보면, 집행유예 기간 중에 재범을 했더라도 앞선 유예가 살아남는 경로가 몇 갈래 존재합니다. 첫째는 새 사건의 선고형이 실형에 이르지 않는 경우입니다. 강제추행이나 카메라등이용촬영 사건에서 벌금형이 선고되거나 징역형에 다시 집행유예가 붙으면 제63조가 말하는 '금고 이상의 실형'이 아니므로 실효되지 않습니다. 둘째는 범행 시점이 유예기간 밖인 경우입니다. 수사 단계에서 범행일시가 특정되지 않은 채 넘어가는 사건도 있는데, 범행일이 유예 선고 이전인지 유예기간 중인지는 실효 여부를 정하는 1차 관문이므로 처음부터 다투어 확정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셋째는 확정 시점입니다. 실형이 선고되더라도 그 판결이 확정되기 전에 유예기간이 먼저 경과해 버리면, 형법 제65조에 따라 앞선 형의 선고는 이미 효력을 잃은 상태가 됩니다. 이 경우 실효라는 효과가 걸릴 대상이 사라지므로 앞선 형은 집행되지 않습니다. 다만 이는 절차 지연을 노리라는 뜻이 아니라, 남은 유예기간과 재판 일정의 관계에 따라 사건의 실질적 무게가 달라진다는 사실을 정확히 파악하고 방어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넷째로, 고의범이 아닌 경우는 애초에 실효사유가 아닙니다. 다만 성범죄는 성격상 대부분 고의범이므로, 성범죄 재범 사건에서 이 갈래로 빠져나가는 일은 사실상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성범죄 재범 사건의 방어는 '선고형을 실형 아래로 내릴 수 있는가'와 '범행일시가 정말 유예기간 중인가'라는 두 축으로 수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선고형 축 — 벌금형 또는 재차의 집행유예를 목표로 한 양형 방어. 실효 여부가 여기서 갈립니다.
범행일시 축 — 공소사실상 범행일이 유예 선고일 이후인지, 유예기간 종료일 이전인지 확인.
확정 시점 축 — 남은 유예기간과 1심·항소심 일정의 관계 파악.
죄질 축 — 고의범 여부. 성범죄에서는 실질적으로 다툴 여지가 크지 않습니다.
집행유예 기간 중 재범, 다시 집행유예를 받을 수 있을까
재범 사건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질문입니다. 형법 제62조 제1항 단서는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한 판결이 확정된 때부터 그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된 후 3년까지의 기간에 범한 죄에 대하여 형을 선고하는 경우"에는 집행유예를 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집행유예 판결도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한 판결'이므로, 그 확정 이후 유예기간 중에 범한 죄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다시 집행유예를 선고하기 어렵다고 읽히는 대목입니다.
그런데 대법원은 여기에 중요한 예외를 인정했습니다. 대법원 2007. 2. 8. 선고 2006도6196 판결은 집행유예 기간 중에 범한 죄로 공소가 제기된 뒤 그 재판 도중에 집행유예 기간이 경과한 경우, 그 죄에 대하여 다시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근거는 형법 제65조의 효과입니다. 집행유예가 실효 또는 취소됨이 없이 유예기간을 경과하면 형의 선고가 이미 효력을 잃으므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집행의 가능성도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아 집행종료나 집행면제라는 개념 자체를 상정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 판례가 실무에 주는 함의는 분명합니다. 같은 재범 사건이라도 판결 선고 시점에 앞선 유예기간이 이미 지났는지 여부에 따라 재차 집행유예의 가능성 자체가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다만 이는 법률상 결격 문제일 뿐이고, 결격이 아니라고 해서 집행유예가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집행유예 기간 중에 같은 유형의 성범죄를 반복했다는 사정은 양형에서 매우 불리하게 작용하므로, 결격이 해소되더라도 실제로 유예를 받으려면 피해 회복, 재범 방지 조치, 치료·상담 이수 등 실질적인 근거를 따로 갖춰야 합니다.
집행유예 기간이 재판 도중에 경과하면 형의 선고가 효력을 잃어 형법 제62조 제1항 단서의 결격사유에 해당하지 않게 되고, 그 결과 다시 집행유예를 선고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누범 가중과는 다르다 — 형법 제35조가 적용되지 않는 이유
집행유예 기간 중 재범을 '누범'이라고 부르는 경우를 자주 보지만, 법률 용어로는 정확하지 않습니다. 형법 제35조 제1항은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아 그 집행이 종료되거나 면제된 후 3년 내에 금고 이상에 해당하는 죄를 지은 사람"을 누범으로 처벌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집행유예를 받은 사람은 형의 집행이 유예된 것이지 종료되거나 면제된 것이 아니므로, 유예기간 중의 재범은 누범의 요건을 충족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제35조 제2항의 장기 2배 가중도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 구별은 형량의 상한을 정하는 국면에서 실질적인 차이를 만듭니다. 누범이라면 법정형의 장기가 두 배로 늘어난 범위에서 선고형을 정하게 되지만, 집행유예 기간 중 재범은 원래의 법정형 범위 안에서 처단형이 정해집니다. 대신 앞서 본 형법 제63조의 실효를 통해 이미 유예받은 형이 되살아나는 방식으로 불이익이 돌아옵니다. 가중의 방식이 다를 뿐, 실제 체감되는 결과는 결코 가볍지 않다는 뜻입니다.
양형 단계에서는 오히려 더 불리하게 평가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법원이 집행유예를 선고한다는 것은 사회 내에서 재범 없이 지낼 것을 전제로 형의 집행을 미뤄준다는 의미인데, 그 기간 중에 다시 같은 유형의 범죄를 저질렀다면 그 전제가 무너진 것이기 때문입니다. 성범죄에서 이 점은 특히 무겁게 작용합니다. 유예기간 중 동종 재범은 재범 위험성을 뒷받침하는 사정으로 읽혀, 뒤에서 볼 부수처분의 부과 여부와 기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실효와 취소는 다르다 — 준수사항 위반만으로도 유예가 깨진다
재범이 없더라도 집행유예가 깨지는 경로가 하나 더 있습니다. 형법 제64조가 정한 '취소'입니다. 같은 조 제1항은 집행유예 선고 후에 제62조 단서의 사유, 즉 애초에 집행유예를 할 수 없었던 결격사유가 뒤늦게 발각된 때에는 집행유예의 선고를 취소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제2항은 보호관찰·사회봉사·수강을 명한 집행유예를 받은 사람이 준수사항이나 명령을 위반하고 그 정도가 무거운 때에는 집행유예의 선고를 취소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성범죄로 집행유예를 받은 경우에는 형법 제62조의2에 따른 보호관찰과 함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이 붙는 사례가 많습니다. 이때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거나 주거지 이전·출국 관련 신고 의무를 반복해서 어기고 연락이 끊기는 식으로 준수사항 위반이 누적되면, 보호관찰소의 신청을 거쳐 검사가 법원에 취소를 청구하는 절차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재범을 하지 않았는데도 유예가 깨지는 것이므로, 이수명령과 보호관찰 일정 관리는 재판이 끝난 뒤에도 계속 신경 써야 할 부분입니다.
실효와 취소는 결과가 같아 보이지만 작동 방식이 다릅니다. 실효는 새 사건의 실형 판결이 확정되면 별도의 재판 없이 법률상 당연히 효력이 상실되는 구조인 반면, 취소는 법원의 결정이라는 별도의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취소 절차에서는 위반의 정도가 무거운지, 위반에 참작할 사정이 있는지를 다툴 여지가 있으므로, 취소 청구서를 받았다면 그 단계에서 소명 자료를 정리해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실효(제63조) — 유예기간 중 고의범으로 금고 이상 실형이 확정되면 별도 재판 없이 효력 상실.
취소 1유형(제64조 제1항) — 집행유예를 할 수 없었던 결격사유가 뒤늦게 발각된 경우, 취소가 필수적입니다.
취소 2유형(제64조 제2항) — 보호관찰·사회봉사·수강명령의 준수사항을 무겁게 위반한 경우, 취소할 수 있습니다.
대응 지점 — 취소는 법원의 결정 절차를 거치므로 위반의 경위와 정도를 소명할 기회가 있습니다.
성범죄 재범에서만 따로 문제 되는 것 — 등록·취업제한 기간이 뒤로 밀린다
집행유예가 실효되어 실형을 살게 되면, 형기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성범죄 특유의 부수처분 기간까지 함께 뒤로 밀립니다. 신상정보 등록부터 보겠습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5조 제1항은 선고형에 따라 등록기간을 정하는데, 10년을 초과하는 징역·금고형은 30년, 3년 초과 10년 이하는 20년, 3년 이하의 징역·금고형이나 공개명령이 확정된 사람은 15년, 벌금형은 10년입니다. 재범으로 선고형이 한 구간 올라가면 등록기간 자체가 5년 또는 10년 단위로 길어지는 구조입니다.
여기에 더해 같은 조 제5항은 등록대상자가 신상정보 등록의 원인이 된 성범죄로 교정시설이나 치료감호시설에 수용된 기간을 등록기간에 넣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수용되어 있는 동안은 등록기간이 흐르지 않는다는 뜻이므로, 집행유예가 실효되어 실제로 수용되면 등록 종료 시점은 수용 기간만큼 더 뒤로 밀립니다. 유예 상태로 사회에서 기간을 채우는 것과 수용되어 형을 사는 것 사이에는, 형기 그 자체를 넘어서는 차이가 존재하는 셈입니다.
취업제한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56조는 성범죄로 형 또는 치료감호를 선고하는 경우 판결과 동시에 취업제한명령을 선고하도록 하면서, 그 기간을 형이나 치료감호의 집행을 종료하거나 유예·면제된 날부터 기산하고 10년을 초과할 수 없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기산점이 '집행 종료일'이므로 실형을 살게 되면 취업제한의 시작점 자체가 출소 시점으로 미뤄집니다. 또한 검사는 성폭력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인정되는 사람에 대하여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5조 제1항에 따라 부착명령을 청구할 수 있는데, 유예기간 중 동종 재범이라는 사정은 이 위험성 판단에서 불리하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실형은 형기만 늘리지 않는다. 수용 기간은 신상정보 등록기간에 산입되지 않고 취업제한의 기산점은 출소일로 밀리므로, 사회로 완전히 복귀하는 시점이 형기보다 훨씬 더 뒤로 이동한다.
자주 묻는 질문
Q. 집행유예 기간 중에 성범죄로 입건되면 그 즉시 유예가 취소되나요?
A. 입건이나 기소만으로는 실효도 취소도 되지 않습니다. 형법 제63조는 유예기간 중 고의로 범한 죄로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고 그 판결이 확정될 것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수사 결과에 따라 결국 실형이 확정되면 그 시점에 실효되므로, 초기 단계부터 선고형을 낮추는 방향의 대응이 중요합니다.
Q. 새 사건에서 벌금형이 나오면 앞선 집행유예는 어떻게 되나요?
A. 벌금형은 금고 이상의 실형이 아니므로 앞선 집행유예는 실효되지 않고 남은 유예기간이 그대로 진행됩니다. 유예기간을 실효나 취소 없이 넘기면 형법 제65조에 따라 그 형의 선고는 효력을 잃습니다. 다만 보호관찰이나 이수명령의 준수사항을 무겁게 위반한 사정이 함께 있다면 형법 제64조 제2항에 따른 취소가 별도로 문제 될 수 있습니다.
Q. 실효되면 두 형을 합쳐서 다시 재판하나요?
A. 아닙니다. 실효된 집행유예의 형과 새 사건의 형은 각각 확정된 별개의 형으로 남아 그대로 집행됩니다. 집행 순서는 형사소송법 제462조에 따라 무거운 형을 먼저 집행하는 것이 원칙이며, 검사가 소속 장관의 허가를 얻어 순서를 달리 정할 수 있는 예외가 있습니다.
Q. 집행유예 기간 중 재범이면 다시 집행유예는 아예 불가능한가요?
A. 원칙적으로는 형법 제62조 제1항 단서의 결격사유에 걸리지만, 대법원 2007. 2. 8. 선고 2006도6196 판결은 재판 도중에 앞선 집행유예 기간이 경과한 경우에는 다시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유예기간이 지나면 형의 선고 자체가 효력을 잃기 때문입니다. 다만 결격이 해소되더라도 양형에서는 여전히 불리하므로, 피해 회복과 재범 방지 조치 같은 실질적 근거가 필요합니다.
Q. 집행유예 기간 중 재범은 누범이 되어 형이 두 배로 늘어나나요?
A. 누범은 형의 집행이 종료되거나 면제된 후 3년 내의 재범을 말하므로, 집행이 유예된 상태에서의 재범은 형법 제35조의 누범에 해당하지 않고 장기 2배 가중도 적용되지 않습니다. 대신 집행유예 실효를 통해 이미 유예받았던 형이 되살아나는 방식으로 불이익이 발생합니다. 양형 단계에서 불리하게 평가되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Q. 실형을 살면 신상정보 등록기간도 그만큼 늦게 끝나나요?
A. 그렇습니다. 성폭력처벌법 제45조 제5항은 등록의 원인이 된 성범죄로 교정시설 등에 수용된 기간을 등록기간에 산입하지 않도록 정하고 있어, 수용 기간만큼 등록 종료 시점이 뒤로 밀립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56조의 취업제한 역시 집행 종료일부터 기산되므로 시작점 자체가 출소 시점으로 이동합니다.
맺음말
집행유예 기간 중의 성범죄 재범 사건은 새 사건 하나만 놓고 판단할 수 없습니다. 형법 제63조의 네 가지 요건 중 어디가 충족되고 어디가 비어 있는지, 공소사실상 범행일이 정말 유예기간 안인지, 남은 유예기간과 재판 일정이 어떻게 맞물리는지에 따라 실제로 감당해야 할 형의 크기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실효를 좌우하는 결정적 분기는 결국 새 사건의 선고형이 실형에 이르는지 여부입니다. 그 한 칸을 두고 앞서 유예받은 형까지 함께 집행되느냐가 갈리고, 신상정보 등록기간과 취업제한의 기산점처럼 형기 이후의 시간표까지 연쇄적으로 움직입니다. 그래서 재범 사건일수록 초기 수사 단계에서부터 범행일시의 특정, 피해 회복, 치료·상담 이수 같은 양형 자료를 계획적으로 준비해 두는 편이 유리합니다.
수원을 비롯한 경기남부 지역에서도 유예기간 중 재범으로 조사를 받게 되는 사건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사건 초기에 자신의 유예기간과 남은 일정부터 정확히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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