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재판 비공개 신청, 방청 제한이 인정되는 요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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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재판 비공개 신청, 방청 제한이 인정되는 요건 

강대현 변호사

성범죄 재판에서 피해자는 가해자뿐 아니라 방청석에 앉은 낯선 사람들 앞에서 사건의 세세한 경위를 진술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습니다. 재판은 원칙적으로 공개해야 하지만, 그 공개 원칙이 피해자의 진술을 위축시키고 2차 피해로 이어진다면 법은 예외를 열어두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비공개·방청 제한이 아무 때나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법이 정한 요건과 절차를 갖춰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 글에서는 성범죄 재판을 비공개로 돌리거나 방청을 제한할 수 있는 법적 근거와 신청 요건, 그리고 실무에서 이 신청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정리합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재판 공개 원칙과 그 예외 — 헌법과 법원조직법이 정한 한계

헌법 제109조는 재판의 심리와 판결을 공개하도록 정하면서도, 단서로 국가의 안전보장 또는 안녕질서를 방해하거나 선량한 풍속을 해할 염려가 있을 때에는 법원의 결정으로 공개하지 않을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법원조직법 제57조도 같은 원칙을 반복하면서 절차를 구체화합니다. 심리를 공개하지 않기로 한 경우 법원은 그 이유를 밝혀 선고해야 하고, 판결만큼은 어떤 경우에도 공개해야 합니다. 재판 공개는 사법 절차에 대한 국민의 감시와 신뢰를 지탱하는 원칙이기 때문에, 비공개는 어디까지나 예외이고 그 예외가 인정되려면 법이 정한 구체적 사유가 있어야 합니다.

다만 법원조직법이 정한 비공개 사유(국가안전보장, 안녕질서, 선량한 풍속)는 성범죄 피해자의 사생활 보호라는 목적과는 결이 다릅니다. 실제로 성범죄 재판에서 방청을 제한하려는 이유는 국가 안보나 사회 질서가 아니라, 피해자의 신상과 피해 경위가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이 때문에 입법자는 법원조직법의 일반 조항과 별도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성범죄 사건만을 위한 독자적인 비공개 조항을 두었습니다. 다음 항목에서 다루는 성폭력처벌법 제31조가 바로 그 근거입니다.

재판 공개는 원칙이고 비공개는 예외다. 비공개 결정은 이유를 밝혀 선고해야 하며, 심리를 비공개로 하더라도 판결의 선고는 항상 공개해야 한다.

성폭력처벌법 제31조 제1항 — 심리 자체를 비공개로 돌리는 요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31조 제1항은 "성폭력범죄에 대한 심리는 그 피해자의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하여 결정으로써 공개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법원조직법의 일반 조항과 달리 이 조항은 국가안전보장이나 사회질서가 아니라 오직 피해자의 사생활 보호만을 사유로 삼습니다. 결정의 주체는 재판부이고, 조문상으로는 법원의 직권 판단으로 규정돼 있어 당사자에게 명문의 신청권이 부여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실무에서는 검사나 피해자 측 변호인이 재판부에 비공개 심리를 구하는 의견서를 제출하고,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여 결정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신청 절차처럼 운용됩니다.

재판부가 이 재량을 행사할지 판단할 때 살피는 요소는 사건의 성질과 노출 위험입니다. 언론의 관심이 큰 사건일수록, 그리고 피해자의 심리적 부담이 클수록 비공개 결정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대로 이미 언론 보도로 사건 내용이 널리 알려졌거나 피해자 특정 우려가 낮다고 판단되면 비공개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피해자의 인적사항이나 얼굴이 방청객·언론을 통해 노출될 구체적 가능성

  • 친족 성범죄, 카메라등이용촬영물처럼 진술 내용 자체가 극히 은밀한 사건인지 여부

  • 피해자가 미성년자여서 노출로 인한 피해가 더 클 수 있는지 여부

  • 언론 보도·사회적 관심 정도, 사건이 이미 얼마나 알려졌는지

성폭력처벌법 제31조 제1항의 비공개 결정은 국가안보가 아니라 오직 피해자의 사생활 보호를 사유로 한다 — 그래서 노출 위험의 구체성을 소명하는 것이 관건이다.

증인신문만 비공개로 하는 신청 — 피해자와 가족에게 주어진 명문의 권리

재판 전체를 비공개로 돌리는 것과 달리, 성폭력처벌법 제31조 제2항은 훨씬 구체적이고 명문화된 권리를 규정합니다. "증인으로 소환받은 성폭력범죄의 피해자와 그 가족은 사생활보호 등의 사유로 증인신문의 비공개를 신청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는 법이 명확하게 '신청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피해자 본인뿐 아니라 그 가족도 독자적인 신청 주체가 됩니다. 이 신청의 대상은 재판 전체가 아니라 피해자가 증인으로 나와 진술하는 그 구간에 한정된다는 점이 제1항의 심리 전체 비공개와 다릅니다.

제31조 제3항은 재판장이 이 신청을 받으면 허가 여부, 그 증인신문을 공개할지 여부, 법정 외의 장소에서 신문하는 등 신문 방식과 장소를 결정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재판장은 신청 내용대로 전면 비공개를 명할 수도 있고, 방청은 허용하되 특정 인원만 배제하거나 법정이 아닌 별도 공간에서 진행하는 절충안을 택할 수도 있습니다. 신청이 없더라도 법원조직법 제57조 제2항·제3항이 준용되므로(성폭력처벌법 제31조 제4항), 비공개 결정을 할 때는 이유를 밝혀 선고해야 하고, 그 경우에도 재판장이 적당하다고 인정하는 사람에게는 입정을 허가할 수 있습니다.

증인신문 비공개 신청은 재판 전체가 아니라 피해자가 진술하는 그 구간만을 대상으로 하며, 신청 주체가 피해자 본인과 그 가족으로 법에 명시돼 있다는 점에서 제1항의 직권 비공개보다 절차가 분명하다.

비공개 결정과 방청인원 제한(방청권 발행)은 다른 문제다

실무에서 종종 혼동되는 것이 '비공개 결정'과 '방청권 발행을 통한 인원 제한'입니다. 앞서 본 성폭력처벌법 제31조에 따른 비공개는 법정 자체를 닫아 일반인의 방청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조치입니다. 반면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사건에서 법정 좌석이 부족할 때 법원이 방청권을 미리 발행하고 그 소지자에게만 방청을 허용하는 방식으로 인원을 제한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공개재판 원칙 자체를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물리적 수용 인원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조치에 불과합니다.

대법원 1990. 6. 8. 선고 90도646 판결은 법원이 법정의 규모, 질서 유지, 심리의 원활한 진행 등을 고려해 방청을 희망하는 피고인의 가족·친지나 일반 국민에게 미리 방청권을 발행하고 그 소지자에 한해 방청을 허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방청인의 수를 제한하는 조치가 공개재판주의의 취지에 반하지 않는다고 판시했습니다. 따라서 성범죄 사건에서 방청을 제한하고 싶다면, 목표가 '전면 비공개'인지 '인원 조정'인지에 따라 근거 조문과 신청 방식이 달라진다는 점을 구분해야 합니다.

성폭력처벌법 제31조의 비공개 결정은 법정을 닫는 것이고, 방청권 발행에 의한 인원 제한은 법정을 열어두되 수용 인원만 조정하는 것이다 — 대법원 1990. 6. 8. 선고 90도646 판결은 후자가 공개재판주의에 반하지 않는다고 본다.

비공개 결정 뒤에도 남는 것들 — 판결 공개와 재판장의 재량

심리를 비공개로 결정했다고 해서 그 재판의 모든 것이 감춰지는 것은 아닙니다. 헌법 제109조와 법원조직법 제57조는 심리는 비공개로 할 수 있어도 판결의 선고만큼은 항상 공개해야 한다고 못 박고 있습니다. 성폭력처벌법 제31조에 따른 비공개 결정 역시 이 원칙을 벗어나지 않으므로, 유·무죄와 형량이 정해지는 선고기일 자체를 비공개로 진행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선고기일에 낭독되는 판결 이유 중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부분은 별도로 가려 낭독하거나 서면으로만 남기는 방식이 실무에서 함께 검토됩니다.

또한 법원조직법 제57조 제3항이 준용되는 결과(성폭력처벌법 제31조 제4항), 재판장은 비공개 결정을 내린 뒤에도 적당하다고 인정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법정 안에 있는 것을 허가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피해자를 지원하는 상담소·기관 관계자, 국선변호사, 신뢰관계인 등이 이 재량에 따라 예외적으로 입정을 허가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즉 비공개 결정은 '전원 배제'를 자동으로 의미하지 않고, 재판장이 사건의 성격과 필요에 따라 예외를 둘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둡니다.

비공개 결정을 하더라도 판결의 선고는 반드시 공개해야 하고, 재판장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사람에게 예외적으로 입정을 허가할 수 있다.

실무에서 신청은 언제, 어떻게 이뤄지나

비공개·방청 제한 신청은 이론적으로 재판이 진행되는 어느 시점에서도 낼 수 있지만, 실무에서는 공판준비기일이나 첫 공판기일 전에 미리 서면으로 제출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증인신문 비공개(제31조 제2항)는 피해자가 실제로 증인으로 소환된 이후, 늦어도 증인신문기일 전에는 신청해야 재판부가 신문 방식(가림시설, 중계장치 등)까지 함께 준비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신청서에는 사생활 보호가 필요한 구체적 사정을 소명 자료와 함께 담는 것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을 높입니다.

방청 제한과 함께 검토할 수 있는 제도로 형사소송법 제165조의2가 정한 비디오 등 중계장치에 의한 증인신문이 있습니다. 이 조항은 범죄의 성질, 증인의 나이, 심신 상태, 피고인과의 관계 등으로 인해 피고인과 대면해 진술할 경우 심리적 부담으로 정신의 평온을 현저히 잃을 우려가 있는 증인에 대해, 검사와 피고인·변호인의 의견을 들어 중계시설을 통한 신문이나 가림시설 설치를 허용합니다. 방청을 제한하는 것과 가해자와의 대면을 차단하는 것은 목적이 다르지만, 성범죄 피해자 진술의 경우 두 제도를 함께 신청해 피해자의 심리적 부담을 최대한 낮추는 방식이 실무에서 널리 쓰입니다.

  • 언론·SNS를 통한 신상 노출 위험의 구체적 정황

  • 가해자와의 관계(친족, 지인 등)로 인한 2차 피해 우려

  • 사건 내용의 은밀성(카메라등이용촬영물 등 진술 자체가 민감한 사건인지)

  • 피해자의 연령·심리 상태(진단서·소견서 등 자료 첨부 가능)

신청은 재판부가 준비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기일 전에 서면으로, 구체적 노출 위험을 소명 자료와 함께 내는 것이 관건이다.

비공개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 — 대안과 유의점

비공개나 증인신문 비공개 신청이 항상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닙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방어권과 재판 공개 원칙도 함께 고려해야 하므로, 소명이 부족하거나 이미 사건 내용이 널리 알려진 경우에는 신청이 기각되거나 일부만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예컨대 전면 비공개 대신 증인신문 구간만 비공개로 하거나, 방청은 허용하되 촬영·녹음을 금지하는 절충적 결정이 내려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신청이 기각되더라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소송절차에 관한 결정은 통상 독립하여 항고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어서, 기각 결정 자체를 곧바로 다투기보다는 형사소송법 제165조의2에 따른 가림시설·중계장치 신문을 별도로 신청하거나, 재판 진행 과정에서 신문 방식을 조정해 달라고 재차 요청하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사건 초기부터 노출 위험을 구체적으로 정리해 두면,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상황이 바뀌었을 때 다시 신청할 근거로 삼을 수 있습니다.

신청이 기각돼도 끝이 아니다 — 전면 비공개가 아니라 증인신문 구간 비공개나 가림시설·중계장치 신문 같은 절충안을 이어서 검토할 수 있다.

자주 묻는 질문

Q. 피고인 측도 비공개 심리를 신청할 수 있나요?

A. 성폭력처벌법 제31조 제1항의 비공개 결정은 법원의 직권 사항이라 피고인 측이 의견서를 낼 수는 있지만, 조문이 보호하려는 대상은 피해자의 사생활이므로 피고인 측 요청이 받아들여지는 사례는 드뭅니다. 다만 증인신문 방식에 관해서는 검사·피고인·변호인의 의견을 듣도록 되어 있어 이 절차를 통해 의견을 낼 수는 있습니다.

Q. 비공개 결정이 나면 기자도 방청할 수 없나요?

A. 원칙적으로 그렇습니다. 비공개 결정은 일반 방청객뿐 아니라 취재진의 방청도 제한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법원조직법 제57조 제3항이 준용되므로 재판장이 적당하다고 인정하면 예외적으로 특정인의 입정을 허가할 수 있습니다.

Q. 증인신문만 비공개로 하는 것과 재판 전체를 비공개로 하는 것은 뭐가 다른가요?

A. 재판 전체 비공개는 성폭력처벌법 제31조 제1항에 따라 심리 절차 전 과정의 방청을 막는 것이고, 증인신문 비공개는 같은 조 제2항·제3항에 따라 피해자가 증인으로 진술하는 그 구간에만 적용됩니다. 신청 주체와 대상 범위가 달라 실무에서는 사안에 따라 둘 중 하나만 신청하거나 함께 신청하기도 합니다.

Q. 비공개 신청은 꼭 변호사를 통해야 하나요?

A. 법률상 반드시 변호사를 통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지만, 신청서에 노출 위험과 사생활 침해 우려를 구체적으로 소명해야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형사절차에 밝은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피해자 국선변호사 제도를 활용하면 별도 비용 없이 이 절차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Q. 비공개 심리를 하면 판결도 비공개로 선고되나요?

A. 아닙니다. 헌법 제109조와 법원조직법 제57조에 따라 심리는 비공개로 할 수 있어도 판결의 선고는 항상 공개해야 합니다. 다만 판결 이유 중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부분은 실무상 가려서 낭독하거나 서면으로만 남기는 방식이 함께 검토됩니다.

Q. 방청권을 발행해 인원만 제한하는 것도 비공개 신청과 같은 절차인가요?

A. 아닙니다. 방청권 발행을 통한 인원 제한은 법정 시설의 수용 한계 때문에 이뤄지는 조치로 공개재판 원칙 자체는 유지되며, 대법원 1990. 6. 8. 선고 90도646 판결도 이를 공개재판주의 위반이 아니라고 봅니다. 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방청 자체를 막으려면 성폭력처벌법 제31조에 따른 별도의 비공개 신청이 필요합니다.

맺음말

성범죄 재판에서 방청을 제한하는 문제는 재판 공개라는 헌법적 원칙과 피해자의 사생활 보호라는 이익이 부딪히는 지점에 있습니다. 성폭력처벌법 제31조는 이 둘 사이에서 심리 전체를 비공개로 돌리는 길과 증인신문 구간만 비공개로 하는 길을 각각 열어두었고, 어느 쪽을 택하든 구체적인 노출 위험을 소명해야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반대로 법정 좌석이 부족해 방청권으로 인원만 조정하는 것은 이와 전혀 다른 문제라는 점도 함께 기억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무엇을 신청할지, 어느 조문을 근거로 어떤 시점에 신청할지에 따라 재판부의 판단과 이후 진행이 달라지므로, 수원지방법원을 비롯한 경기남부 관할 법원에서 재판이 진행되는 사건이라면 사건 초기에 노출 위험을 정리해 두고 신문 방식까지 함께 검토하는 것이 실질적인 도움이 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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