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터카에서 대마가 나왔다면 — 내 소지가 아니라는 증명
사건 개요
렌터카를 반납했는데 며칠 뒤 렌터카 업체나 경찰로부터 연락이 옵니다. 차량 내부에서 대마로 의심되는 물질이 발견됐고, 최종 이용자였던 당사자가 소지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된다는 내용입니다. 마른 잎이 든 비닐팩이나 흡연 도구가 트렁크 안쪽, 시트 밑 틈, 글로브박스 구석에서 나왔다는 식입니다. 정작 본인은 그런 물건을 본 적도 없는데, 대여 계약서에 이름이 올라 있다는 이유만으로 가장 먼저 의심을 받습니다.
실제로 렌터카·카셰어링을 이용하다 이런 이유로 상담을 청해 오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짧게는 하루, 길게는 며칠 빌린 차량은 그 앞에도, 때로는 반납한 뒤에도 다른 사람이 이용합니다. 그런데 수사기관은 우선 계약서상 명의자, 즉 발견 시점에 가장 가까운 이용자부터 조사선상에 올립니다. 억울함을 호소해도 "차 안에서 나오지 않았느냐"는 물음 앞에서는 말뿐인 진술만으로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소지죄는 물건이 있던 공간을 사용했다는 사실만으로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 물건이 자신의 것이라는 인식, 즉 고의가 함께 증명되어야 합니다. 다만 이 인식의 부존재를 재판부가 받아들이게 하려면 진술만으로는 부족하고, 차량 이용 이력과 과학적 감정 같은 객관적 자료로 뒷받침해야 합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다투어지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발견 시점을 전후해 그 차량을 실제로 이용한 사람이 당사자 외에도 있었는지—렌터카·카셰어링 특유의 다중 이용 이력입니다. 둘째, 발견된 위치가 이용자가 일상적으로 접근·관리하는 구역인지, 아니면 트렁크 안쪽처럼 통상적인 지배 범위 밖인지입니다. 셋째, 발견 당시와 조사 과정에서 당사자의 반응과 진술이 일관되는지입니다. 넷째, 발견물 자체에서 당사자와의 물리적 접촉을 특정할 지문·DNA 등 과학적 증거가 나오는지입니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은 대마를 소지·소유·수수·운반·보관한 자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합니다(제3조 제10호, 제61조 제1항 제3호). 그런데 이 소지죄가 성립하려면 대마를 사실상 지배하고 있다는 객관적 사실과 함께, 그것이 대마라는 것과 자신이 그것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인식—즉 고의—이 있어야 합니다. 이 고의의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고,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2항이 요구하는 '합리적 의심이 없는 정도'에 이르러야 합니다. 차량이 자신의 대여 계약 아래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이 고의가 당연히 추정되지는 않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렌터카 이용 이력을 객관적 자료로 재구성하기
가장 먼저 무너뜨려야 할 전제는 "그 시점에 차량을 지배한 사람은 당사자뿐이다"라는 수사기관의 출발점입니다. 렌터카는 구조적으로 여러 사람이 짧은 간격으로 돌려 쓰는 물건이라는 점을 그저 주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이용 이력으로 증명해야 재판부를 움직일 수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확보합니다.
1) 렌터카 업체의 예약·이용 이력을 전체 확보합니다.
발견 시점을 전후한 일정 기간—직전 예약 건뿐 아니라 그 이전 이용자까지—의 대여·반납 시각과 예약자 명단을 렌터카 업체로부터 사실조회 또는 문서제출 요청으로 확보합니다. 특히 반납과 재대여 사이에 업체 측의 내부 점검(세차·청소·잔존물 확인) 기록이 있는지 확인해, 그 절차가 형식적이었는지 실질적이었는지를 밝힙니다. 절차가 형식적이었다면 이전 이용자가 남긴 물건이 발견되지 않은 채 그대로 넘어갔을 가능성이 그만큼 커집니다.
2) 차량 내 위치·블랙박스·통행 기록으로 실제 접근 여부를 특정합니다.
발견 위치가 트렁크 안쪽, 시트 밑 틈, 글로브박스 구석처럼 일상적인 운전·동승 과정에서 눈에 띄지 않는 자리였다면, 그 위치가 통상적인 이용자의 지배·관리 범위 밖이라는 점을 사진과 도면으로 특정합니다. 블랙박스 영상이나 하이패스 통행 기록, 주유 영수증 등으로 당사자의 실제 동선을 시간순으로 재구성해, 발견물을 들여놓거나 만졌다고 볼 만한 정황이 있었는지 없었는지를 명확히 정리합니다.
3) 조사 초기부터 진술의 일관성을 확보합니다.
발견 사실을 처음 통보받은 시점의 반응, 이후 경찰 조사에서의 진술이 세부까지 일관되는지가 실무상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진술이 조사 회차마다 조금씩 달라지면 그 자체가 불리한 정황으로 읽히므로, 조사에 앞서 사실관계를 시간순으로 정리해 두고 임하도록 안내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지문·DNA 감정으로 '내 것이 아님'을 적극 증명하기
이용 이력만으로 부족하다면, 발견물 자체에 대한 과학적 감정으로 한 걸음 더 들어갑니다. 피고인에게 스스로 무죄를 증명할 의무는 없지만, 실무에서는 지문·DNA 감정 결과가 재판부의 심증을 사실상 좌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진행합니다.
1) 발견물에 대한 지문·DNA 감정을 직접 신청합니다.
대마 자체는 지문이 남기 어려운 재질이지만, 이를 담은 비닐팩·용기·흡연도구 등에는 지문과 DNA가 남을 수 있습니다. 수사기관이 감정을 거치지 않았다면 변호인 명의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을 신청하고, 이미 감정이 이루어졌다면 그 결과와 함께 증거물 봉인·보관 경위 같은 감정 절차의 적법성을 확인합니다. 당사자의 지문·DNA가 검출되지 않았다는 결과는, 그 자체로 물리적 접촉이 없었다는 유력한 정황이 됩니다.
2) 다른 이용자의 지문·DNA가 나올 가능성을 함께 짚습니다.
감정에서 당사자 아닌 제3자의 지문·DNA가 검출된다면, 그 물건이 다른 사람의 것이었을 가능성을 직접적으로 뒷받침하는 증거가 됩니다. 이를 위해 앞서 확보한 이전 이용자 명단과 대조할 수 있도록, 수사 초기 단계에서부터 감정 대상과 대조 표본의 범위를 넓혀 두도록 합니다.
3) 유사 사안에서의 법원 판단을 근거로 제시합니다.
여러 사람이 함께 사용한 차량에서 발견된 마약 관련 물건을 둘러싼 사건에서, 대법원은 그 물건에서 피고인의 DNA가 검출되지 않았고 차량이 다른 사람에 의해서도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 등을 들어 무죄를 인정한 원심을 확정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23도8024). 발견 장소가 여러 사람이 오간 공간이라는 사실과 과학적 감정 결과가 맞물릴 때, 법원이 소지의 고의를 쉽게 추정하지 않는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활용합니다.
결론
렌터카에서 나온 물건이라 해서 곧바로 최종 이용자의 소지로 단정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 단정을 막아 낼 수 있는 것은 억울함의 크기가 아니라, 그 차량을 누가 언제 어떻게 썼는지, 그리고 그 물건에 자신이 실제로 접촉했는지를 얼마나 객관적으로 밝혀내는가입니다.
조사 통보를 받은 초기 단계일수록 이용 이력과 감정 자료를 확보하기가 수월합니다. 렌터카·카셰어링 이용 중 이런 통보를 받으셨다면, 무엇을 먼저 확보하고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한 번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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