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이 주는 대로 피웠다는 진술, 정말 공범일까
애인이 주는 대로 피웠다는 진술, 정말 공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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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인이 주는 대로 피웠다는 진술, 정말 공범일까 

김강희 변호사


애인이 주는 대로 피웠다는 진술, 정말 공범일까


사건 개요


연인 사이인 두 사람이 함께 있다가 마약 투약 혐의로 함께 조사를 받는 일이 있습니다. 이런 사건에서 자주 벌어지는 일이, 한쪽이 조사 초기에 "저는 그냥 애인이 주는 대로 받아서 피웠을 뿐"이라는 취지로 진술해 버리는 것입니다. 본인은 형량을 줄이려는 생각으로, 혹은 겁에 질려 별 생각 없이 던진 말이지만, 그 한마디로 상대방은 순식간에 '단순히 함께 있던 사람'에서 '마약을 구해다 준 사람', 즉 조달·제공자 역할로 지목되어 버립니다.

실제로 상담을 청해 오는 분들 상당수가 "내가 준 것은 맞지만 그건 나눠 가진 것뿐이지 판 게 아니다", "애인이 왜 그렇게 진술했는지도 모르겠는데 갑자기 내가 주범 취급을 받는다"며 억울함을 호소합니다. 문제는 수사기관과 법원이 이 진술을 대하는 태도입니다. "연인 사이인데 굳이 거짓말을 해서 상대를 끌어들일 이유가 있겠느냐"는 통념이 작용하면서, 애인의 말 한마디가 마치 움직일 수 없는 사실처럼 취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연인의 진술이라고 해서 그 자체로 신빙성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며, 설령 일부 사실관계가 인정되더라도 그것이 곧 공동정범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 두 가지—진술의 신빙성과 가담의 정도—를 처음부터 정확히 겨냥해 다투지 않으면, 애인의 말 한마디가 그대로 판결의 근거가 되어 버립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결과를 가르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애인의 진술이 형사소송법상 어떤 지위를 갖는가입니다. 형사소송법 제310조는 "피고인의 자백이 그 피고인에게 불이익한 유일의 증거인 때에는 이를 유죄의 증거로 하지 못한다"고 정해 자백만으로 유죄를 인정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는데, 판례는 공범인 공동피고인의 진술을 이 조항이 말하는 '피고인의 자백'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아 왔습니다. 즉 애인의 진술은 보강증거 없이도 유죄의 근거가 될 수 있다는 뜻이어서, 그 진술 자체를 흔드는 작업이 절대적으로 중요해집니다.

둘째, 그 진술의 신빙성을 실제로 무너뜨릴 수 있는 요소가 있는지입니다. 셋째, 설령 어느 정도 관여가 인정되더라도 그것이 형법 제30조의 공동정범(공동가공의 의사와 기능적 행위지배)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형법 제32조의 종범(정범의 실행을 단순히 용이하게 한 정도)에 그치는지입니다. 넷째, 그 구분에 따라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제4조 제1항, 제60조 제1항이 정한 처벌 수위—투약·제공·매매 등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가 어떻게 달라지는가입니다. 이 네 가지는 순서대로 이어져 있어, 신빙성에서 밀리면 가담 정도를 다툴 기회조차 줄어듭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연인 진술의 신빙성을 정면으로 탄핵하기


가장 먼저 무너뜨려야 하는 것이 "애인이니 거짓말할 이유가 없다"는 막연한 통념입니다. 실제로는 연인이야말로 수사 초기에 자신의 형량을 줄이거나 진짜 공급책을 보호하기 위해 상대방 쪽으로 책임을 돌릴 동기를 가장 크게 갖는 관계이기도 합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진술의 약한 고리를 찾아 냅니다.

1) 진술이 바뀐 흐름을 시간 순으로 재구성합니다.

최초 현장 진술, 이후 경찰 조사 진술, 검찰 조사 진술을 나란히 놓고 대조하면 표현과 강조점이 조금씩 달라진 지점이 드러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사가 진행될수록 자신의 책임은 줄고 상대방의 역할은 커지는 방향으로 진술이 이동했다면, 이는 진술이 사실 그대로가 아니라 형량을 의식해 다듬어졌을 가능성을 보여 주는 유력한 단서가 됩니다. 이 변화의 폭과 시점을 조서 원문 그대로 대조표로 만들어 제시합니다.

2) 진술 뒤에 있는 이해관계를 구체적으로 드러냅니다.

단순히 "연인이라 거짓말할 수 있다"는 추상적 주장으로는 법원을 움직이기 어렵습니다. 그 진술로 애인 본인의 처벌 수위가 실제로 어떻게 달라지는지, 예컨대 자신을 '단순 투약자'로, 상대방을 '조달자'로 그려야 본인의 가담 정도가 가벼워지는 구조인지를 구체적인 수치와 조문으로 짚어 진술에 이해관계가 걸려 있음을 보여 줍니다.

3) 객관적 정황과 대조해 모순을 찾아냅니다.

통화기록·문자메시지·계좌이체 내역·차량 이동 기록 등은 사람의 기억이나 이해관계와 무관하게 남는 자료입니다. 애인의 진술이 "내가 구해서 줬다"는 것이라면, 실제로 마약 대금이 오간 계좌나 연락을 주고받은 상대가 누구인지가 그 진술과 맞아떨어지는지를 대조합니다. 진술과 객관적 정황이 어긋나는 지점이 하나라도 확인되면, 그 진술 전체의 신빙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고, 이는 피고인신문을 통해 실질적으로 반대신문할 기회에서 그대로 활용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가담의 정도를 실제 역할에 맞게 되돌리기


신빙성 다툼만으로 부족해 어느 정도 관여 사실 자체는 인정해야 하는 상황도 있습니다. 이때 승부는 "관여했느냐 아니냐"가 아니라 "어느 정도로 관여했느냐"로 옮겨 갑니다. 공동정범과 종범은 형이 다르고, 종범은 법률상 정범의 형보다 반드시 감경되므로(형법 제32조 제2항), 이 구분을 정확히 세우는 작업이 처벌의 무게를 크게 좌우합니다.

1) 누가 실제로 마약을 구하고 자금을 냈는지 재구성합니다.

공동정범이 성립하려면 단순히 함께 있었다는 사실을 넘어, 범행에 대한 공동의 의사와 기능적 역할 분담이 있었어야 합니다. 마약을 실제로 구입한 사람, 대금을 지급한 계좌, 판매자와 직접 연락한 통신 내역을 확인해 의뢰인이 그저 건네받아 심부름하듯 전달한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스스로 조달을 주도했는지를 객관적으로 재구성합니다. 이 재구성 결과가 애인의 진술보다 더 구체적이고 일관될수록 법원의 심증을 되돌릴 수 있습니다.

2) 사전 공모의 부존재를 정황으로 뒷받침합니다.

공동정범의 핵심은 '공모'입니다. 사전에 계획을 함께 세운 적이 없고, 그 자리에 있다가 우발적으로 나눠 갖게 된 정황이라면, 그 우연성과 수동성을 뒷받침하는 사실관계—누구의 제안으로 그 자리에 있었는지, 사전 연락 내역에 계획성이 드러나는지—를 정리해 주도적 가담이 아니었음을 보여 줍니다.

3) 그럼에도 일부 가담이 인정될 경우를 대비해 양형자료를 함께 준비합니다.

가담 정도를 다투는 절차와 별개로, 초범 여부, 투약 경위, 치료·재활 의지, 반성의 정도 등은 마약범죄 양형기준에서 실제로 고려되는 요소입니다. 신빙성과 가담 정도를 다투는 동안에도 이 자료들을 함께 준비해 두어야, 최종적으로 어떤 결론이 나오더라도 처벌 수위를 최대한 낮출 수 있는 여지를 놓치지 않습니다.


결론


애인의 진술 한마디로 공범이 되어 버렸다고 느껴질 때, 그 진술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좌절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 진술이 형사소송법상 보강증거 없이도 힘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오히려 그 진술 자체의 약점을 정확히 겨냥할 수 있습니다.

진술의 신빙성을 흔드는 일과 실제 가담 정도를 되돌리는 일은 서로 다른 싸움이며, 두 가지를 함께 준비해야 결과가 달라집니다. 조사 초기 단계에서부터 진술과 정황을 대조해 두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므로, 지금 이런 상황에 놓여 있다면 어떤 자료를 남기고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한 번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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