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강간죄 성립요건 — 강도·강간 순서가 가르는 형량
강도강간죄 성립요건 — 강도·강간 순서가 가르는 형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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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강제추행 등

강도강간죄 성립요건 — 강도·강간 순서가 가르는 형량 

강대현 변호사

강도 범행 중 피해자를 성폭행하는 사건에서, 가해자가 재물부터 빼앗았는지 아니면 강간부터 저질렀는지는 언뜻 사소한 순서 문제로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형법은 이 순서를 형량을 가르는 결정적 요소로 취급합니다. 강도가 그 기회에 사람을 강간하면 형법 제339조의 강도강간죄로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라는 무거운 단일형이 적용되지만, 강간을 저지른 뒤에야 강도의 마음을 먹었다면 강간죄와 강도죄의 경합범으로 처리되어 처벌의 폭이 전혀 달라집니다. 이 글에서는 강도강간죄가 성립하는 구체적 요건과, 순서와 '강도의 기회'가 형량에 어떤 차이를 만드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강도강간죄란 — 재산범죄와 성범죄가 결합된 중범죄

형법 제339조는 "강도가 사람을 강간한 때에는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고 정합니다. 강도죄(형법 제333조, 3년 이상 유기징역)와 강간죄(형법 제297조, 3년 이상 유기징역)를 산술적으로 더한 것이 아니라, 두 범죄가 결합해 하나의 새로운 구성요건 — 이른바 결합범을 이루는 것입니다. 결합범으로 묶이는 순간 처벌은 개별 범죄의 합산이 아니라 법정형 자체가 하한 10년 이상으로 새로 설정되고, 상한은 유기징역이면 30년(가중 시 50년), 나아가 무기징역까지 선택 가능해집니다.

여기서 결합범이라는 형식이 중요한 이유는 실무상 처벌의 최저선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강도죄와 강간죄를 각각 저지른 경우라면 개별 사건의 정상에 따라 선고형이 3년 안팎까지 내려갈 여지가 남지만, 강도강간죄로 의율되면 작량감경(형법 제55조)을 거치더라도 하한의 2분의 1인 5년 아래로는 좀처럼 내려가지 않습니다. 그래서 수사기관과 법원은 사건 초기부터 강도와 강간 중 어느 쪽이 먼저 있었는지, 두 행위가 하나의 기회 안에서 이루어졌는지를 엄격히 가립니다.

순서가 갈림길 — 강도 후 강간이면 결합범, 강간 후 강도면 경합범

대법원의 입장은 분명합니다. 부녀를 강간한 사람이 강간행위를 마친 뒤에야 강도의 범의를 일으켜, 그 피해자가 강간으로 항거불능 상태에 있음을 이용해 재물을 강취한 경우에는 강도강간죄가 아니라 강간죄와 강도죄의 경합범이 성립할 뿐이라는 것이 대법원 1977. 9. 28. 선고 77도1350 판결대법원 1988. 9. 9. 선고 88도1240 판결이 일관되게 밝힌 법리입니다. 강간이 먼저 완결되고 강도의 의사는 그 이후에 별개로 생겨났다면, 두 범죄를 하나로 묶어 가중 처벌할 근거가 없다고 본 것입니다.

반대로 강도가 실행에 착수한 뒤 그 실행을 계속하는 중에 강간을 저지르면, 강도가 기수인지 미수인지를 가리지 않고 강도강간죄가 성립합니다. 결국 핵심은 강도의 범의와 실행행위가 강간보다 시간적으로 앞서 있었는지, 아니면 강간이 먼저 끝나고 나서야 재물에 대한 욕심이 새로 생겼는지입니다. 이 순서 하나가 법정형의 하한을 3년에서 10년으로 끌어올리기도 하고, 반대로 훨씬 낮은 구간에 머물게도 합니다.

강간을 마친 뒤에야 강도의 범의가 생겼다면 강도강간죄가 아니라 강간죄와 강도죄의 경합범이 성립한다 — 강도가 강간보다 시간적으로 앞서야 결합범이 된다.

"강도의 신분"을 취득하는 순간 — 강간 도중 강도로 바뀌면

판례는 강간범이 강간행위를 끝내기 전, 즉 실행행위가 계속되는 중에 강도의 행위(폭행·협박으로 재물을 빼앗으려는 행위)를 하면 바로 그 순간 강도의 신분을 취득한다고 봅니다. 이렇게 강도의 신분을 얻은 뒤 같은 자리에서 강간행위를 계속하면, 그 강간은 '강도가 사람을 강간한 때'에 해당해 형법 제339조의 강도강간죄를 구성합니다. 강간이 먼저 시작됐더라도 그 실행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강도 행위가 끼어들면 순서가 뒤집히는 셈입니다.

또 하나 실무에서 자주 문제 되는 유형이 있습니다. 강간할 목적으로 폭행·협박을 가해 피해자의 반항을 억압한 뒤, 그 반항억압 상태가 계속되고 있음을 이용해 재물을 가져가는 경우입니다. 이때는 재물을 빼앗기 위한 새로운 폭행·협박이 따로 없었더라도 강도죄가 성립한다는 것이 판례의 태도입니다. 강간을 위해 만들어 놓은 항거불능 상태를 그대로 재물 취득에 이용한 것이므로, 별도의 폭력행위가 없었다는 이유로 강도의 성립을 부정하지 않는 것입니다.

강도의 '기회'는 어디까지 인정되나 — 실행 착수부터 범행 직후까지

강도강간죄가 성립하려면 강간이 '강도의 기회'에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 기회의 범위는 생각보다 넓게 인정됩니다. 판례는 강도범이 강도 행위의 실행에 착수해 그 실행을 계속하는 중은 물론, 강도 범행을 마친 직후 아직 범행 현장에 있거나 피해자·목격자에게 추적당하는 상황처럼 사회통념상 강도 범행과 분리하기 어려운 상황까지 강도의 기회에 포함시킵니다.

이 넓은 개념 때문에 가해자가 재물을 빼앗은 직후, 현장을 벗어나기 전에 강간을 저지른 경우라면 시간상으로는 강도 행위가 종료된 것처럼 보여도 강도강간죄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또한 강도가 재물 취득에 이르지 못한 미수 단계에서 강간을 저질렀더라도, 강도의 실행 착수만 있으면 되므로 강도강간죄의 성립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 강도 실행 착수 후 실행 계속 중 강간 — 강도강간죄 성립.

  • 강도 종료 직후 현장에 머물거나 추적당하는 중 강간 — 강도의 기회로 인정될 여지.

  • 강도가 미수에 그쳤어도 그 기회에 강간하면 강도강간죄(미수) 성립 가능.

  • 강간이 완전히 끝난 뒤 별도로 강도 범의가 생기면 — 강간죄·강도죄의 경합범.

형량이 갈리는 폭 — 결합범과 경합범의 실제 차이

강도강간죄로 의율되면 법정형은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입니다. 작량감경(형법 제55조)을 거치더라도 유기징역은 형기의 2분의 1까지만 줄어들 수 있어, 최저 5년 아래로는 내려가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반면 강간죄와 강도죄의 경합범으로 처리되면 두 죄 모두 법정형 하한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고, 형법 제38조에 따라 가장 무거운 죄의 장기에 2분의 1까지만 가중되며 두 죄의 장기를 합산한 형기를 넘을 수 없습니다.

두 경우 모두 실제 선고형은 범행의 죄질, 피해 정도, 합의 여부 등 개별 양형 요소에 따라 크게 달라지지만, 법정형이라는 출발선 자체가 다릅니다. 강도강간죄는 하한이 10년으로 고정돼 있어 재판부가 아무리 정상을 참작해도 일정 수준 아래로는 내려가기 어려운 반면, 경합범 구도에서는 개별 범죄의 하한(3년)에서 출발해 가중되는 방식이라 사안에 따라 선고형의 폭이 훨씬 넓게 형성될 수 있습니다. 순서 하나가 이런 구조적 차이를 만든다는 점에서, 수사·재판 과정에서 강도와 강간의 선후관계는 결코 사소한 쟁점이 아닙니다.

특수강도강간 — 흉기·2인 이상 합동이면 형이 한 단계 더 오른다

강도의 방식에 따라 형이 한층 더 무거워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은 형법상 주거침입(제319조 제1항)·야간주거침입절도(제330조)·특수절도(제331조) 또는 그 미수범이 강간·유사강간·강제추행·준강간·준강제추행을 범한 경우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으로 처벌하도록 정합니다. 절도의 단계에서부터 성범죄로 이어진 경우까지 폭넓게 가중 처벌 대상에 포함시킨 것입니다.

한 단계 더 나아가 흉기를 휴대하거나 2인 이상이 합동해 강도를 저지르는 특수강도(형법 제334조)의 경우, 그 기회에 강간 등을 범하면 같은 법 제3조 제2항에 따라 사형,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까지 처벌 범위가 확대됩니다. 흉기 소지나 공범 합동이라는 위험성이 더해질수록 형법 제339조의 강도강간죄보다도 처벌이 무거워지는 구조입니다.

준강도와 강간이 겹치는 경우 — 절도범이 붙잡히지 않으려 폭행한 뒤

처음부터 강도로 시작하지 않은 사건도 있습니다. 형법 제335조는 절도범이 재물의 탈환에 항거하거나 체포를 면탈하거나 죄적을 인멸할 목적으로 폭행 또는 협박을 하면 강도로서 논한다고 정하는데, 이것이 이른바 준강도입니다. 절도로 시작했더라도 붙잡히지 않으려고 피해자나 목격자에게 폭행·협박을 가하는 순간, 법적 지위는 절도범에서 강도범으로 바뀝니다.

형법 제339조는 강도강간죄의 주체를 단지 '강도'로 정하고 있을 뿐, 처음부터 강도로 범행을 시작했는지까지 구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준강도로 강도의 신분을 취득한 사람이 그 기회에 피해자를 강간했다면, 이 역시 조문의 문언과 앞서 본 '강도의 기회' 법리에 비추어 강도강간죄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지 않는다는 것이 실무의 일반적 이해입니다. 절도로 시작한 사건이라도 폭행·협박으로 강도의 신분을 얻은 이상, 그 뒤의 강간은 단순한 강간죄에 그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강도강간죄와 강간죄·강도죄 경합범은 형량이 실제로 얼마나 차이 나나요?

A. 강도강간죄는 법정형 자체가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으로 정해져 있어 작량감경을 거쳐도 5년 아래로 내려가기 어렵습니다. 반면 강간죄·강도죄의 경합범은 각 죄의 하한인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서 출발해 형법 제38조에 따라 가중되므로, 사안에 따라 선고형의 폭이 훨씬 넓게 형성될 수 있습니다.

Q. 강간을 하던 중 갑자기 재물을 가져가고 싶어져 빼앗았다면 강도강간죄인가요?

A. 강간행위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 즉 실행행위가 계속되는 중에 재물을 빼앗는 행위로 나아갔다면 그 순간 강도의 신분을 취득한 것으로 보아 강도강간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다만 강간이 완전히 종료된 뒤에야 재물에 대한 마음이 생겼다면 강간죄와 강도죄의 경합범으로 처리될 뿐입니다.

Q. 흉기를 들고 집에 들어가 절도하다가 강간까지 했다면 어떻게 처벌되나요?

A. 흉기를 휴대하고 저지른 특수강도(형법 제334조)의 기회에 강간 등을 범하면 성폭력처벌법 제3조 제2항에 따라 사형,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까지 처벌될 수 있습니다. 흉기 소지 없이 단순 주거침입·절도 단계에서 이어졌다면 같은 조 제1항이 적용되어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이 적용됩니다.

Q. 강도강간죄의 미수는 어떻게 처벌되나요?

A. 강도강간죄도 형법 제342조에 따라 미수범 처벌 대상이며, 강도가 기수인지 미수인지를 가리지 않고 그 기회에 강간이 이루어지면 강도강간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강도강간미수로 인정돼 미수감경을 거쳐 선고된 사례도 있어, 미수라고 해서 처벌이 가볍게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Q. 절도를 하다가 붙잡히지 않으려 폭행한 뒤 강간까지 했다면 준강도인가요, 강도강간인가요?

A. 절도범이 체포를 면탈하거나 죄적을 인멸할 목적으로 폭행·협박을 하면 준강도(형법 제335조)로 강도의 신분을 취득합니다. 그 상태에서 곧바로 강간까지 이어졌다면, 강도의 기회에 이루어진 강간으로 보아 강도강간죄가 적용될 여지가 있습니다.

Q. 강도와 강간의 순서는 재판에서 어떻게 가려지나요?

A. CCTV 영상, 피해자·목격자 진술, 폭행·협박의 계속성과 시간적 간격 등 객관적 정황을 종합해 강도의 범의가 언제 생겼는지, 강간과 같은 기회 안에서 이루어졌는지를 판단합니다. 순서 하나로 법정형의 하한이 크게 달라지는 만큼, 수사 초기 단계부터 이 부분이 핵심 쟁점으로 다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맺음말

강도강간죄는 강도와 강간이라는 두 중범죄가 하나로 결합해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라는 무거운 법정형을 갖는 범죄입니다. 그러나 똑같이 강도와 강간이 함께 일어난 사건이라도 어느 쪽이 먼저였는지, 강간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강도 행위로 이어졌는지에 따라 강도강간죄의 결합범이 될 수도, 강간죄와 강도죄의 경합범에 그칠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 흉기 휴대나 2인 이상 합동 같은 특수강도의 요소, 절도에서 시작된 준강도의 상황까지 겹치면 법정형의 폭은 한층 더 벌어집니다. 사건의 구체적 경과와 시간 순서를 객관적 증거로 정리하는 것이 형량의 출발선을 좌우하는 만큼, 수원지검이나 수원구치소 관할에서 절차가 급박하게 진행되는 사건이라면 더욱 이 부분부터 꼼꼼히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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