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아내의 강제추행 주장, 동선 재구성으로 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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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강제추행 등

친구 아내의 강제추행 주장, 동선 재구성으로 방어 

김강희 변호사


친구 아내의 강제추행 주장, 동선 재구성으로 방어


사건 개요


오랜 친구 부부와 함께한 술자리였습니다. 특별한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늘 그랬듯 부부 동반으로 어울려 술잔을 기울이다 자정을 넘겨 자리를 파했습니다. 그런데 며칠 뒤, 친구의 아내로부터 그날 밤 자신을 강제추행했다는 연락을 받았다는 상담이 드물지 않게 들어옵니다. 상담을 청한 분들은 하나같이 "그런 일 자체가 없었다"고 하면서도, 상대가 다름 아닌 친구의 배우자이기에 더 당혹스러워합니다.

이런 사건이 무서운 이유는 걸려 있는 것이 형사처벌만이 아니라는 데 있습니다. 고소가 접수되는 순간 본인의 가정, 그리고 수십 년 쌓아 온 친구와의 관계가 동시에 흔들립니다. 배우자에게는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친구에게는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조차 막막한 상태에서 수사기관의 출석 요구서를 받아 들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수사기관과 법원은 두 집안의 오랜 인연이나 감정의 골을 심리하는 곳이 아닙니다. 그날 그 자리에서 실제로 신체 접촉이 있었는지, 있었다면 그것이 언제 어떤 경위로 이루어졌는지를 객관적 사실관계로 따집니다. 진술만 있고 물증이 없는 사건일수록, 결과를 가르는 것은 감정 호소가 아니라 그날의 자리 배치와 이동 경로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재구성해 냈는가입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승패를 가르는 지점은 대체로 다음 네 가지로 좁혀집니다. 첫째, 주장된 신체 접촉이 실제로 물리적으로 가능한 상황이었는지—그날의 좌석 배치, 테이블 구조, 동석자 배치상 접촉이 성립할 수 있었는지입니다. 둘째, 접촉이 있었다고 가정하더라도 그것이 고의에 의한 것인지, 부지불식간의 우연한 접촉인지입니다. 셋째, 술자리 이후 귀가 과정에서 주장되는 접촉이라면 이동 경로와 시간상 그 상황이 실제로 발생할 수 있었는지입니다. 넷째, 신고에 이르기까지의 진술이 시점마다 일관되는지, 경험칙에 비추어 자연스러운지입니다.

강제추행죄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추행에 이르는 경우뿐 아니라, 폭행행위 자체가 곧 추행행위로 인정되는 이른바 기습추행도 포함합니다(형법 제298조, 대법원 2018도13877 전원합의체 판결). 다만 어느 경우든 신체 접촉이라는 사실 자체가 전제되어야 하므로, 그 접촉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했거나 착오·우연이었음을 밝히는 것이 방어의 출발점이 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좌석 배치와 이동 동선을 객관적 증거로 재구성하기


진술 대 진술로 맞서는 사건에서 가장 먼저 흔들리는 쪽은 대개 기억에만 의존해 방어하는 쪽입니다. "그런 적 없다"는 부인만으로는 수사기관을 설득하기 어렵습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이런 사건에서 그날의 물리적 상황을 최대한 객관적 형태로 되살리는 작업부터 시작합니다.

1) 술자리의 좌석 배치를 증거로 복원합니다.

테이블 형태, 동석자의 자리 순서, 시간대별 자리 이동 여부를 동석자 진술과 업소 CCTV, 영수증상 좌석·인원 정보 등으로 재구성합니다. 좌석 간 거리와 각도상 주장된 형태의 접촉이 물리적으로 성립하기 어렵다는 점이 드러나면, 이는 진술의 신빙성 자체를 흔드는 유력한 근거가 됩니다. 동석자가 여러 명이었던 자리라면 이들의 진술을 조기에 확보하는 것이 특히 중요합니다—시간이 지날수록 기억이 흐려지고, 당사자 간 감정이 얽히면 진술을 구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2) 귀가 동선과 이동 시간을 데이터로 확정합니다.

귀가 과정에서의 접촉이 문제 된 사안이라면, 택시 호출·결제 내역, 대중교통 카드 태그 기록, 휴대폰 위치정보(기지국 접속 기록), 아파트·상가 CCTV의 출입 시각 등을 확보해 누가, 언제, 어떤 경로로, 몇 분간 함께 있었는지를 분 단위로 특정합니다. 이렇게 확정된 동선과 주장된 접촉 시점을 대조하면, 애초에 접촉이 가능했던 물리적 시간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거나 극히 짧았다는 점이 드러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3) 증거의 소멸 시한을 역산해 우선순위를 정합니다.

CCTV는 보통 짧게는 2주, 길어도 한두 달 안에 순차 삭제되고, 통신사의 기지국 접속 기록이나 카드사 결제 내역도 보관 기간이 정해져 있습니다. 상담이 들어오면 가장 먼저 이런 자료들의 보존 요청과 확보 순서부터 정리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확보 골든타임을 놓치면 나중에 아무리 정황이 유리해도 이를 뒷받침할 객관적 자료 자체가 사라져 버립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진술의 신빙성을 다투고 절차 전체를 관리하기


물리적 재구성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진술이 유일한 증거인 사건에서는 그 진술 자체가 법이 정한 신빙성 기준을 충족하는지를 함께 다투어야 합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단계로 이 부분을 짚습니다.

1) 진술의 일관성과 경험칙 부합 여부를 점검합니다.

판례는 진술의 신빙성을 주요 부분의 일관성, 경험칙에 비추어 본 합리성, 허위로 불리한 진술을 할 동기의 부존재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 최초 신고 시점의 진술과 이후 수사기관·법정에서의 진술을 시간 순으로 대조해, 접촉의 부위·방법·경위 등 핵심 사실에서 설명되지 않는 변화가 있는지를 짚습니다. 다만 이 판단에는 피해를 알리기까지의 망설임 등 진술인이 처한 구체적 상황도 함께 고려된다는 점을 감안해, 단순한 시점 차이가 아니라 사실관계 자체의 모순에 집중합니다.

2) 신고에 이르게 된 경위와 맥락을 함께 살핍니다.

친구 부부 사이의 금전 관계, 최근의 갈등, 신고 시점과 계기 등 사건 주변의 맥락을 함께 정리합니다. 이는 상대를 비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신고에 이르는 과정에 사실관계 이외의 다른 동기가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는지를 수사기관과 법원에 설명하기 위한 자료입니다.

3) 무고 대응은 형사 절차의 결과를 확인한 뒤 신중하게 판단합니다.

허위임을 알면서도 고소한 경우 무고죄(형법 제156조, 10년 이하 징역 또는 1천500만 원 이하 벌금)가 성립할 수 있지만, 이를 섣불리 먼저 꺼내 들면 오히려 보복성 대응으로 비쳐 방어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무고 여부는 별도로 검토하되, 우선은 본 사건에서 혐의를 벗는 데 절차의 무게중심을 두고, 결과가 확정된 뒤 필요성을 다시 판단하는 순서로 안내합니다.


결론


친구의 배우자로부터 강제추행을 주장받는 상황은 형사처벌의 위험과 동시에 가정과 우정이라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관계까지 걸려 있다는 점에서 다른 사건보다 더 무겁게 다가옵니다. 그럴수록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그날의 자리와 동선을 있는 그대로 되짚어 객관적 사실로 남기는 작업이 먼저입니다.

CCTV와 통신 기록은 시간이 지날수록 사라지고, 동석자의 기억도 흐려집니다. 지금 이런 상황에 놓여 있다면, 무엇을 가장 먼저 확보해야 하는지 방향을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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