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회 포옹 인사였는데 강제추행 고소당했다면
사건 개요
몇 년 만에 열린 동창회 자리였습니다. 오랜만에 얼굴을 마주한 반가움에, 상대방을 끌어안으며 인사를 건넸을 뿐인데 며칠 뒤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는 상담이 적지 않게 들어옵니다. 대개는 이런 식입니다. 여러 동창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오래 못 본 얼굴을 보고 반가운 마음에 팔을 벌려 안았고, 짧은 순간 어깨를 두드리거나 등을 감싸는 정도의 접촉이 있었을 뿐인데, 상대방이 뒤늦게 불쾌감을 느꼈다며 수사기관에 고소장을 접수한 것입니다.
고소를 당한 쪽은 억울함을 호소합니다.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 모두가 봤다", "그 사람과는 학창 시절부터 알던 사이고, 다른 동창들도 서로 안고 인사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수사기관은 이런 항변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신체접촉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는 다툼의 여지가 없고, 그 접촉이 상대방의 의사에 반했다는 진술이 있는 이상, 나머지는 결국 고소인의 진술과 피고소인의 해명 중 무엇이 더 신빙성 있게 뒷받침되는가의 문제로 넘어가기 때문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통상적인 인사 관행의 범위 안에 있는 신체접촉이었고 성적 의도가 없었다면 무혐의나 무죄를 받아낼 여지가 분명히 있습니다. 다만 그 여지는 "억울하다"는 호소만으로 열리지 않습니다.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의 진술과 접촉의 구체적 정황을 수사 초기 단계부터 얼마나 촘촘하게 기록해 두었는가에서 결과가 갈립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다투어지는 지점은 크게 세 갈래입니다. 첫째, 문제된 신체접촉이 형법 제298조가 정한 '폭행'에 해당하는지입니다. 대법원은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로 평가되는 이른바 기습추행의 경우, 그 폭행이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를 필요는 없고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로 족하다고 보고 있어(대법원 2018도13877 전원합의체 판결의 취지), 갑작스러운 포옹도 폭행 요건 자체는 비교적 쉽게 충족될 수 있습니다.
둘째, 그 행위가 '추행'에 해당하는지입니다. 대법원은 추행 해당 여부를 피해자의 의사, 행위자와 피해자의 관계,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 행위 태양, 행위가 이루어진 장소와 시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밝혀 왔습니다. 셋째, 가장 중요한 쟁점으로 '추행의 고의'가 있었는지입니다. 강제추행죄가 성립하려면 폭행·협박에 대한 인식과 더불어 그 행위가 성적 자유를 침해한다는 점에 대한 인식·의사가 있어야 하므로, 통상적인 인사로 이루어진 접촉이었다면 이 고의 요건에서 다툴 여지가 생깁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인사 관행이었다는 사실을 객관적 정황으로 구성하기
가장 먼저 무너뜨려야 할 오해는 "신체접촉이 있었으니 곧 추행"이라는 도식입니다. 앞서 본 대로 추행 여부는 관계와 경위, 태양, 장소·시기를 종합해 판단하므로, 이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접촉이 통상적인 인사 범위 안에 있었다는 정황을 다음 순서로 구성합니다.
1) 오랜 친분관계와 모임의 성격을 객관적으로 입증합니다.
동창회라는 모임의 성격, 두 사람이 알고 지낸 기간, 과거 함께 찍은 사진이나 단체 채팅방의 대화 기록 등을 통해 이 관계가 낯선 사람 사이의 접촉이 아니라 오래된 친분 사이에서 나온 인사였다는 맥락을 먼저 세웁니다. 같은 자리에 있던 다른 동창들이 서로 유사한 방식으로 인사를 나눴는지도 함께 확인해, 그 모임 안에서 포옹이 이례적인 행위가 아니었음을 뒷받침합니다.
2) 접촉의 강도·시간·부위·공개성을 구체적으로 특정합니다.
"안았다"는 한 문장만으로는 그 접촉이 어느 정도였는지 드러나지 않습니다. 접촉이 몇 초 정도로 짧게 끝났는지, 등이나 어깨 등 통상적인 인사 부위에 그쳤는지, 여러 사람이 지켜보는 공개된 자리에서 이루어졌는지를 시간·부위·장소 단위로 특정합니다. 은밀하거나 반복적인 접촉이 아니라 공개된 자리에서 순간적으로 이루어진 접촉이라는 점은, 성적 의도를 감추고 계획한 행위와는 거리가 멀다는 정황으로 작용합니다.
3) 목격자 진술을 구체적 증거 형태로 확보합니다.
같은 자리에 있던 동창들에게 막연히 "좋게 말해 달라"고 부탁하는 방식은 오히려 신빙성을 떨어뜨립니다. 그 대신 사건 발생 시점, 인사가 이루어진 경위, 접촉의 태양, 피해자로 지목된 사람의 그 자리에서의 반응(웃으며 받아들이는 듯한 태도였는지, 즉시 불쾌감을 표시했는지)을 구체적 사실확인서 형태로 받아 둡니다. 진술 시점이 이를수록, 그리고 여러 목격자의 진술이 세부에서 서로 일치할수록 수사기관과 법원에 대한 설득력이 커집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추행의 고의'가 없었음을 법리적으로 구성하기
정황이 아무리 잘 갖춰져도, 그것이 '고의 없음'이라는 법적 쟁점으로 연결되지 않으면 수사기관을 설득하기 어렵습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함께 짚습니다.
1) 성적 의도의 부존재를 정황사실로 뒷받침합니다.
평소 상대방에게 성적인 언동이나 접근이 전혀 없었다는 점, 접촉의 방식과 부위가 성적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운 형태였다는 점, 접촉 이후 태도(즉시 손을 떼고 통상적인 대화를 이어갔는지 등)를 정리해, 그 행위가 성적 자유를 침해하려는 의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순수한 인사였다는 점을 법리적 쟁점인 '고의' 항목에 정확히 대응시킵니다.
2) 고소에 이른 경위와 관계 악화 가능성을 확인합니다.
신고나 고소가 사건 직후가 아니라 상당한 시간이 지난 뒤에 이루어졌거나, 그 사이 두 사람 사이에 다른 갈등이나 오해가 있었다면 그 경위를 확인합니다. 이는 상대방을 비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접촉 당시 실제로 어떻게 받아들여졌는지를 보여주는 정황사실로서 수사기관의 판단에 참고자료가 되기 때문입니다.
3) 진술의 일관성과 정황증거의 불일치를 짚어 냅니다.
고소인 진술과 목격자 진술, 그리고 접촉 당시의 객관적 정황(사진, 동영상, 좌석 배치 등) 사이에 어긋나는 부분이 있다면 이를 구체적으로 대조합니다. 진술이 조사 단계마다 미묘하게 달라지는지, 애초 접촉을 문제 삼지 않다가 뒤늦게 문제 삼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를 정리해, 수사기관이 고소인 진술만으로 고의를 단정하지 않도록 뒷받침합니다.
결론
동창회 자리에서 오간 포옹 한 번이 강제추행 고소로 이어지는 사건은 결코 드물지 않습니다. 신체접촉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를 부인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방어의 축은 "접촉이 없었다"가 아니라 "이 접촉이 어떤 관계와 경위, 방식으로 이루어졌고, 성적 자유를 침해하려는 고의가 없었다"는 점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보여주는가에 있습니다.
모임의 성격, 오랜 친분, 접촉의 태양과 공개성,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의 진술을 사건 초기에 얼마나 촘촘하게 확보해 두었는가가 결과를 가릅니다. 지금 이런 고소를 받은 상황이라면, 억울함을 호소하기 전에 무엇을 기록하고 누구의 진술을 확보해야 할지 그 순서를 한 번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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