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로 형을 살고 나온 사람이 출소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또다시 붙잡히면, 형량은 초범 때와 같은 잣대로 매겨지지 않습니다. 형법과 특별법은 출소 후 일정 기간 안에 다시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게 '누범'이라는 별도의 가중장치를 적용하고, 이 가중은 죄질이 나쁘다는 인상 차원이 아니라 법정형의 상한·하한 자체를 끌어올리는 조문상 효과입니다. 문제는 '출소 후 3년'이라는 숫자가 붙는 제도가 하나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형법상 일반 누범, 흉기휴대·합동범 등 특정 성범죄에 적용되는 특정강력범죄 누범, 그리고 집행유예 자체를 가로막는 결격사유까지 비슷한 기간 요건을 각각 다른 조문으로 규정하고 있어 정확히 구분하지 않으면 형량 예측이 완전히 빗나갈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성범죄 재범이 출소 후 3년 이내에 벌어졌을 때 어떤 가중 조항이 적용되고, 실제 선고형이 어느 범위에서 정해지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출소 후 3년, 왜 법이 이 시점을 기준으로 삼나
형법 제35조는 누범의 요건을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아 그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받은 후 3년 이내에 금고 이상에 해당하는 죄를 다시 범한 경우로 정하고 있습니다. 성범죄 대부분은 법정형에 징역형이 포함되어 있어 이 요건과 바로 맞물리고, 실무에서 '누범 기간'이라 부르는 것이 바로 이 3년입니다. 3년이라는 기간을 둔 이유는 전과에 의한 경고 기능이 무의미해질 만큼 시간이 흐르지 않은 상태에서 다시 범행에 나섰다는 점에서 행위책임이 더 무겁다고 보기 때문이며, 재범을 억제하려는 형사정책적 목적도 함께 반영되어 있습니다.
다만 이 요건은 세 가지가 동시에 충족되어야 합니다. 전범이 금고 이상의 형이었는지, 그 형의 집행이 실제로 종료되었거나 면제되었는지, 그리고 그로부터 3년이라는 시계가 다시 범죄로 이어졌는지를 차례로 따져야 하며, 어느 하나라도 어긋나면 누범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뒤에서 살펴보겠지만 이 중 '집행이 종료되거나 면제되었는지'를 놓치면 전혀 다른 결론에 이르는 경우가 실무에서 자주 나옵니다.
전범이 금고 이상의 형(징역·금고)일 것 — 벌금형 전과는 이 요건에 해당하지 않음.
그 형의 집행을 실제로 종료했거나 면제받았을 것 — 집행유예는 원칙적으로 해당하지 않음.
집행종료·면제일로부터 3년 이내에 금고 이상에 해당하는 죄를 다시 범했을 것.
누범 성립의 핵심은 '전과가 있다'는 사실이 아니라, 전범의 형을 실제로 다 치르거나 면제받은 뒤 3년이라는 시계 안에서 다시 범행했는지다.
형법 제35조 — 상한만 두 배로, 하한은 그대로
누범 요건이 충족되면 형법 제35조 제2항에 따라 그 죄에 정한 형의 장기의 2배까지 가중됩니다. 예를 들어 강제추행죄의 법정형이 10년 이하의 징역이라면, 누범이 인정된 피고인에게는 이론상 상한이 20년까지 늘어난 범위 안에서 형이 정해질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가중은 상한에만 미치고 하한은 그대로이며, 형법 총칙이 정한 유기징역의 전체 한도(가중 시 최대 50년)를 넘을 수도 없습니다. 즉 누범이라고 해서 반드시 무거운 형이 선고되는 것은 아니고, 재판부가 정할 수 있는 형량의 '운신 폭' 자체가 위로 넓어지는 구조입니다.
실무에서는 이 가중된 범위 안에서 구체적으로 어느 지점에 형을 정할지가 결국 다른 양형요소와 결합해 결정됩니다. 피해의 정도, 합의 여부, 반성의 태도, 동종 전과의 횟수 같은 사정이 함께 고려되고, 다음 항목에서 다룰 양형기준이 이 범위 안에서 권고 형량구간을 제시하는 역할을 합니다. 형법 제35조는 어디까지나 '법정형의 상한'을 넓히는 조문이지, 선고형을 자동으로 배로 만드는 조문이 아니라는 점을 정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흉기휴대·합동범 등은 다르다 — 상한·하한이 함께 2배로
성범죄 중 일부는 형법 제35조가 아니라 더 무거운 별도의 누범 조항을 적용받습니다.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제2조는 흉기나 그 밖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거나 2명 이상이 합동하여 범한 강간·강제추행·준강간·준강제추행, 강간등 상해·치상, 강간등 살인·치사, 미성년자에 대한 간음·추행, 그리고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부터 제10조까지 및 제14조(불법촬영 등)의 죄를 '특정강력범죄'로 규정합니다. 이 특정강력범죄로 형을 받아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받은 후 3년 이내에 다시 특정강력범죄를 범하면, 같은 법 제3조에 따라 그 죄에 정한 형의 장기 및 단기 모두 2배까지 가중됩니다.
일반 누범과의 차이는 하한까지 함께 올라간다는 데 있습니다. 형법 제35조는 상한만 늘어나 재판부의 재량 폭이 넓어지는 구조인 반면, 특정강력범죄법 제3조는 하한 자체를 끌어올려 애초에 선고할 수 있는 형량의 바닥을 높여버립니다. 그런데 흉기휴대나 합동범 요건 없이 단순히 폭행·협박만으로 성립하는 형법 제297조(강간)·제298조(강제추행)의 기본형은 이 특정강력범죄 목록에 포함되지 않으므로, 같은 죄명의 재범이라도 범행 수법에 흉기휴대나 공동범행이 끼었는지에 따라 적용되는 가중 조항 자체가 달라집니다.
특정강력범죄 해당 — 흉기휴대·2인 이상 합동 강간·강제추행·준강간, 강간등 상해·치상, 강간등 살인·치사, 미성년자 간음·추행, 특수강간·친족관계 강간·장애인 대상·13세 미만 대상 성범죄,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카메라등이용촬영 등.
특정강력범죄 미해당 — 흉기휴대·합동 요건이 없는 단순 강간·강제추행 기본형은 형법 제35조 일반 누범만 적용.
같은 성범죄 재범이라도 흉기휴대·합동범 등 특정강력범죄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상한만 2배 가중되는지 상한·하한이 함께 2배 가중되는지가 갈린다.
양형기준은 실제로 어떻게 반영하나
법정형의 상한·하한이 어디까지 올라가느냐와 별개로, 실제 선고형은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정한 양형기준의 권고 형량범위 안에서 정해지는 것이 실무 관행입니다. 성범죄 양형기준은 특정강력범죄(누범)에 해당하는 경우 해당 범죄유형의 권고 형량범위 상한과 하한을 1.5배 가중하도록 정하고 있으며, 이렇게 산출된 범위와 특정강력범죄에 해당하지 않는 일반적인 동종 누범을 적용한 형량범위를 비교해 더 무거운 쪽을 따르도록 되어 있습니다.
양형기준은 법적 구속력을 갖는 규범은 아니어서 법원이 그 범위를 벗어나 선고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기준 범위를 벗어나 선고할 때는 판결서의 양형 이유에 그 근거를 구체적으로 적어야 하기 때문에, 실무상으로는 대부분의 사건이 권고 형량범위 안에서 결론이 납니다. 동종 전과가 여러 차례 누적되어 있다면 누범 가중과는 별개로 특별가중인자로 평가되어, 권고 범위 자체가 다시 상향되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가중 요건이 충족돼도 상한까지 자동으로 가지는 않는다
누범 가중과 특정강력범죄 가중, 양형기준상 1.5배 가중까지 겹치면 권고 형량범위의 상한이 상당히 높아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는 재판부가 고려할 수 있는 형량의 범위가 넓어진다는 뜻이지, 그 상한이 곧 선고형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양형기준은 가중인자와 함께 감경인자도 함께 반영하도록 설계되어 있고, 실제 선고형은 이 둘을 종합적으로 저울질한 결과로 정해집니다.
대표적인 감경 요소로는 피해자와 실질적으로 합의하거나 상당한 금액을 공탁해 피해 회복에 나선 사정,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힌 처벌불원 사정, 수사 초기부터 범행을 부인하지 않고 진지하게 반성하는 태도 등이 꼽힙니다. 다만 성범죄는 친고죄가 아니어서 처벌불원 의사가 있어도 공소제기 자체를 막지는 못하고, 양형에서 유리하게 고려되는 요소로만 작용한다는 점은 구분해서 이해해야 합니다. 재범이라는 가중 사정과 이런 감경 요소가 함께 다투어질 때, 어느 쪽 비중이 더 큰지에 따라 실제 선고형이 권고 범위의 상단과 하단 중 어느 쪽에 가깝게 정해지는지가 갈립니다.
가중 요건 충족은 선고 가능한 형량의 상한을 넓히는 것일 뿐, 합의·처벌불원·반성 같은 감경 요소는 그 범위 안에서 여전히 별도로 평가된다.
'집행유예를 받았으니 괜찮다'는 착각
실무에서 자주 나오는 오해가 있습니다. 예전에 성범죄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적이 있는 사람이 유예기간 중이나 그 만료 직후 다시 범행을 저지른 경우, 이번에도 '전에도 집행유예였으니 비슷하게 끝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경우입니다. 그러나 대법원 1983. 8. 23. 선고 83도1600 판결은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형의 집행유예 기간 중에 다시 금고 이상에 해당하는 죄를 범했더라도, 이는 형법 제35조 제1항이 정한 누범가중 요건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명확히 밝히고 있습니다. 집행유예는 형의 집행을 유예한 것일 뿐 실제로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받은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 판례를 근거로 형법 제35조상 누범 가중 자체는 피할 수 있다는 점만 보고 안심하면 위험합니다. 전범이 실형이었고 그 형의 집행을 마치거나 면제받은 뒤 3년 이내에 재범한 경우라면, 앞서 본 누범 가중과 별개로 형법 제62조 제1항 단서에 따라 새로운 재판에서 집행유예 자체를 선고받을 수 없는 결격사유에 해당합니다. 즉 전범이 실형이었던 사람은 누범 가중과 집행유예 결격이 같은 3년의 시계 안에서 함께 걸리는 반면, 전범이 집행유예였던 사람은 형법 제35조상 누범 가중은 피하더라도 다른 양형요소에 따라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두 제도가 요건과 효과에서 어떻게 다른지를 구분하지 못하면 대응 방향 자체를 잘못 잡을 수 있습니다.
형벌 이외에 따라붙는 조치 — 전자장치 부착
성범죄 재범은 형량 문제로 끝나지 않습니다.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5조는 검사가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는 요건 중 하나로 성폭력범죄를 2회 이상 범하여(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은 경우를 포함) 그 습벽이 인정되는 때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재범 사실이 확인되면 검사는 재범의 위험성 등에 관한 조사를 요청하고 정신감정 등 전문가의 진단 결과를 참고해 청구 여부를 판단하게 되며, 법원이 부착명령을 인용하면 형의 집행이 끝난 뒤에도 상당 기간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한 채 지내야 합니다.
이처럼 재범 사건에서는 형량 자체의 가중 외에도 신상정보 등록, 전자장치 부착, 보호관찰 등 부수처분이 함께 검토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나의 재판에서 형량만 다투는 것이 아니라 이런 부수처분 청구 자체를 다툴 여지가 있는지, 청구가 이유 있더라도 부착 기간이나 준수사항을 다투는 방향이 있는지까지 함께 살펴야 사건 전체의 그림이 완성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출소한 날로부터 정확히 3년이 지나면 누범이 아닌가요?
A. 형법 제35조는 형의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받은 후 3년 이내에 다시 금고 이상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경우를 누범으로 규정합니다. 이 3년의 기간을 넘겨 재범했다면 형법상 누범 가중 요건 자체가 성립하지 않지만, 전과가 있다는 사정은 양형에서 일반양형인자로 여전히 불리하게 고려될 수 있습니다.
Q. 전과가 벌금형이었는데도 이번 재범에 누범 가중이 붙나요?
A. 형법 제35조는 전범이 금고 이상의 형(징역·금고)인 경우만을 요건으로 하므로, 전과가 벌금형에 그쳤다면 이번 재범에 형법상 누범 가중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다만 동종 전과 자체는 양형기준상 일반양형인자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Q. 어떤 성범죄가 상한·하한 모두 2배로 가중되는 특정강력범죄에 해당하나요?
A. 흉기휴대나 2명 이상 합동으로 범한 강간·강제추행·준강간, 강간등 상해·치상, 강간등 살인·치사, 미성년자 간음·추행, 특수강간·친족관계 강간·장애인 대상 성범죄·13세 미만 대상 성범죄·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카메라등이용촬영 등이 해당합니다. 흉기휴대나 합동 요건 없는 단순 강간·강제추행 기본형은 여기 포함되지 않습니다.
Q. 예전에 집행유예를 받았는데 그 기간 중 재범하면 이번에도 집행유예가 가능한가요?
A. 형법 제35조상 누범 가중 요건 자체는 성립하지 않을 수 있지만, 이는 이번 재판에서 다시 집행유예가 나온다는 뜻은 아닙니다. 재범이라는 사실과 구체적 범행 경위, 피해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실형이 선고되는 경우가 실무상 적지 않습니다.
Q. 양형기준의 권고 형량범위를 법원이 반드시 지켜야 하나요?
A. 양형기준은 법적 구속력을 갖는 규범은 아니어서 법원이 그 범위를 벗어나 선고할 수 있습니다. 다만 범위를 벗어난 경우 판결서의 양형 이유에 구체적 근거를 적어야 하므로, 실무상 대부분의 사건이 권고 범위 안에서 선고됩니다.
Q. 전자장치 부착명령은 형이 확정되면 자동으로 붙나요?
A. 자동으로 부과되는 것이 아니라 검사가 법원에 부착명령을 청구해야 하고, 법원이 재범의 위험성 등을 심리해 인용 여부를 결정합니다. 성폭력범죄를 2회 이상 범해 그 습벽이 인정되는 경우가 청구 요건 중 하나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맺음말
성범죄 재범에서 '출소 후 3년'이라는 숫자는 형법상 누범 가중, 특정강력범죄법상 가중, 집행유예 결격이라는 서로 다른 세 가지 제도에 각각 걸리는 공통 기준점입니다. 전범이 실형이었는지 집행유예였는지, 이번 범행에 흉기휴대나 합동 요건이 있는지에 따라 적용되는 조문과 가중 폭이 달라지므로, 자신의 사안이 정확히 어느 조항에 해당하는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형량 대응의 출발점입니다.
특히 수원지방법원 관할 사건처럼 재판이 실제로 진행되는 단계에서는, 양형기준상 권고 범위와 특별가중·감경인자를 어떻게 정리해 재판부에 제시하느냐가 최종 선고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칩니다. 사건 초기부터 전과 관계와 적용 조문을 정확히 짚어 대응 방향을 세워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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